추석 명절이 다가오자 연일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 전화가 걸러와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어떤 제자는 문자 메시지로 온갖 문구를 써서 보내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온갖 아바타가 그려진 이메일을 보내는 제자가 있어 가끔은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가끔은 이름은 알겠는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때면 지나간 졸업 앨범 사진을 뒤척이며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제자들은 애교 섞인 말로 찾아뵙지 못함을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기 전에 다음에 꼭 찾아뵙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는 제자들도 많은데 그나마 전화라도 해주는 제자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기만 하다. 이 모든 것들이 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그런데 문안을 하는 제자의 공통점이 있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 하고 행동 또한 모범생인 학생들로부터 안부 전화나 편지를 받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나마 연락을 취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말썽을 많이 피워 학생과를 자주 드나들던 학생들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제자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저녁 퇴근 무렵. 주머니 있던 휴대전화의 벨이 울렸다. 발신 전화번호가 낯설었다. 전화를 받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울러 나왔다. “선생님, 안녕하십
종례시간. 벌써 아이들의 마음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로 마음이 들떠 있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선생님이기에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표정으로 보아 종례 시간이 길어지면 왠지 짜증을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즐거운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한 마디만 하고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올 추석 연휴는 워낙 짧아 아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조금 부족한 듯하나 이 기간 동안이나마 입시의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기를 바랬다. 교실 문 앞에 서서 가방을 챙겨 나가는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들 또한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답례를 해주었다. 오늘따라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아이는 한 명뿐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도무지 집에 갈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얼굴이 시무룩해져 있었다. 그래서 다가가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OO아, 집에 안가니? 어디 아픈 거니?” “------” 그 아이는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창문만 바라보았다. 무언가에 심보가 났는지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적인 운동보다 정적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이는 인터넷의 급속한 파급 효과의 탓도 있지만 아이들을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사회 여건과 교육정책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우리 나라 초등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만의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아마도 그건 운동 부족에서 오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 등의 서구식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것도 큰 요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물며 초등학교 학생들 중 일부는 아직까지 김치를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본교는 학생 개개인의 체력 수준을 진단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학생 체력의 증진을 유도하며 체력에 대한 국민 의식 고취 및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 제공의 차원에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아이들의 체력 검사를 실시하였다. 총 7가지의 검사 종목(50M 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팔굽혀펴기, 팔굽혀매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오래달리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평소 체력을 측정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매 종목마다 아이들은 좋은 등급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였으나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이들은
연일 계속되는 수시 모집 인터넷 원서접수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가고 있었다. 수업이 많은 날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피곤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담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에 내색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어떤 날은 하루가 짧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의 원서 접수 마감일이 오늘(9월 15일)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눈치 작전을 벌이며 기다려왔던 아이들의 원서를 한꺼번에 작성해야만 했다. 그래서일까? 아침부터 교무실 앞에는 우리 반 아이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사전에 여러 번 상담을 했지만 치솟는 경쟁률을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어 가는 듯했다. 몇 명의 아이들은 상담을 했을 때 가고자 했던 대학과 학과를 경쟁률 때문에 바꾸기도 하였다. 경쟁률에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말고 소신껏 지원해 보라고 타이르기도 했으나 막무가내였다. 이렇듯 아이들과 의견 충돌로 언쟁을 벌이다 보면 한 시간에 고작 쓰는 원서가 3개 내지 4개의 대학뿐이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점수보다 상향 지원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화가 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원서를 작성하고 난 뒤, 말 없이 교무
최근 보도에 의하면 고등학교 성적 부풀리기 관행이 아직까지 자행되고 있으며 일부 일선 학교에서는 부당한 방법으로 고사가 치러지고 있다는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시판 중 참고서 문제 그대로 전제 2. 전년도 출제 문제 재출제 3. 객관성 결여, 논란이 되는 문제 출제 4. 정답이 없는 문제 출제 5. 복수 정답 인정(or처리) 6. 문항 배점 동일 7. 난이도 조정 비율 미 준수 8. 평균 90이상 및 100점 만점자 과다 발생 9. 수행평가 기본점수 부여 10. 수행평가 기준안과 다르게 채점 11. 수행평가 만점부여 과다 발생 12. 영역별 평가 미 구분 13. 태도, 준비물 영역 누가기록물 미 보관 따라서 본교에서는 10월초에 시행되는 2학기 중간고사(10. 4∼10. 7)를 앞두고 자체적으로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기존의 출제안에 대해 위의 사항들을 점검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2학기 중간고사 출제 시에는 위와 같은 사례 중 어느 것 하나도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공정한 성적관리에 있다고 본다. 이것은 성적 조작 대부분의
오전 8시 20분. 1교시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의 출석을 점검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린 지도 오래다. 언제부터인가 담임으로서 아이들의 출석 상황이 그 날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특히 1학기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불규칙적인 생활로 지각 내지 결석이 잦아 학급마다 출결에 대한 담임 선생님의 신경이 곤두 서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나마 우리 학급의 아이들은 학교 생활을 잘해 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교실 문을 열자 1분단 창문 쪽에 빈 자리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빈 자리의 주인공은 어젯밤 2학기 수시 때문에 상담을 한 남학생이었다. 그 아이는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지각이나 결석이 없었고 평소에 학교 생활도 잘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아이였다. 다만 한 가지 염려가 되는 것은 가정 사정으로 인해 부모와 헤어져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는 점이었다. 1교시 수업을 하는 내내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 교실로 가 보았으나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누구하나 그 아이의 결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교무 수첩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지난 일요일(9월 11일) 우리 가족은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개최하는 '제3회 자연사랑 전국 그림․글짓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아내와 나는 그곳에서 먹을 김밥과 간단한 준비물을 챙겨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 막내 녀석을 데리고 대회가 열리는 용평리조트로 향했다. 그런데 내가 가족을 데리고 이 대회에 가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강원도민으로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강원일보사가 창간 60주년을 맞아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곳인'HAPPY 700 청정의 고장' 평창에서 열리게 되어 그 의미를 두었다. 특히 자라나는 꿈나무와 청소년들에게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중요성을 심어줌으로써 자연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하였으며 창작활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대회를 참가해 봄으로써 2014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열기를 그나마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림과 글짓기를 통해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믿어 의심치 않
토요일 퇴근시간. 이번 주는 계발활동이 있는 관계로 3학년 자율 학습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주 추석을 앞두고 그 동안 학교 일로 미루어왔던 벌초를 가족과 함께 할 작정이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수시 모집 때문에 금요일까지 아이들과 진학 상담을 하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다행히도 모든 아이들의 상담이 끝나 토요일은 조금 홀가분한 기분이기도 하였다. 부리나케 가방을 챙겨 교무실을 빠져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교무실 밖에 우리 반의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 가방을 메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계발활동이 끝난 모양이었다. 나는 짧게 수인사를 나눈 뒤 퇴근을 재촉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내 뒤를 따라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주차장까지 와서야 그 여학생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선생님, 바쁘세요? 잠깐 이야기 할 시간이 있으세요?” “무슨 일이니? 어제 수시 모집 상담을 다하지 않았니?” 사실 그 여학생은 어제 한 시간 가량의 상담을 통해 수시 모집에 갈 대학을 결정한 터였다. 그래서 내심 가고자 하는 대학을 바꾸려고 하는 줄만 알고 대뜸 나는 물었다. “그래, 대학이 바뀌었니? 어떤 대학으로...,
9일 학교급식에 대한 국내산 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한 전라북도 학교급식조례 재의결안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려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판결로 인해 지금까지 급식 조례를 잘 지켜오던 학교까지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농산물로만 급식을 해오던 것을 값이 저렴한 수입 농산물로 대체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며칠 전의 일이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교실에 가 보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 식당으로 갔으나 몇 명의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 온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생각보다 도시락 반찬이 맛있어 보였다. 한 아이에게 학교 급식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학교 급식에 대한 부모님의 불신 때문이라고 하였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김치가 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라는 보도를 접하고 학교 급식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급식을 중단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교 급식과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점심을 해결할 때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그 아이는 여러 가지 차이점에 대해 말하였으나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불신이었다. 도시락을 매일 챙겨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무엇보다 부
아침에 출근을 하여 3학년 1반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포기했다며 아쉬운 소리를 했던 장애우 익진이가 갑자기 수능시험을 본다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녀석이 학과 담임인 나를 속인 것이었다. 대학 진학을 하라고 몇 번을 설득해 보았지만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 탓인지 극구 반대를 하였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등·하교를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왔기에 대학에 입학하여 등·하교를 혼자서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나의 설득은 녀석에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으레 녀석이 수능시험을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로 나는 익진이에게 수능시험과 대학 진학에 대해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로 녀석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수시 모집에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수능원서를 접수하고 난 이후에도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는 익진이는 예전과 다름없이 나를 보며 웃기만 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심 녀석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주었기에 나에게만은 그 사실을 이야기해줄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가 끝났다. 3학년 담임선생님은 수능원서 작성이 끝나고 쉴 겨를도 없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수시 모집 2차 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이에 각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가 대대적으로 시작된다. 어떤 날은 하루에 3개 이상의 대학에서 나온 관계자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입시 홍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를 찾아 온 손님이기에 마지못해 홍보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어떤 때는 짜증이 날 때가 있다. 물론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 해야만 하는 대학관계자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더 현실성을 고려한 입시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떤 때는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와 보면 책상 위에는 각 대학의 학교 홍보물과 책자로 수북히 쌓여져 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대학관계자는 명함을 건네며 학교 홍보에 열을 올린다. 묻지도 않은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3학년 담임선생님에게 잠깐이나마 휴지(休止)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수많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사용하여 설명을 함으로써 오히려 실속이 없는 학교 홍보로 전락할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따른 본교의 원서 접수(9월 8일) 하루를 앞두고 3학년 담임선생님의 일손이 바쁘기만 하다. 만에 하나라도 실수를 할까 선생님들은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듯했다. 어제(9월 6일)는 학생 개개인에게 응시원서와 응시원서 접수확인서를 나누어주고 항목별로 작성된 사항과 누락된 부분을 확인시켰다. 특히 제일 많이 틀리기 쉬운 4교시 탐구영역 항목을 확인할 때에는 아이들에게 두 번씩이나 강조하였다. 아이들 또한 선생님의 뜻을 알았는지 바짝 긴장하여 확인하는 모습이 얼굴 위로 역력히 나타났다.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있는 학생에게는 수정 내지는 다시 원서를 작성하게 하여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9월 7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 평가를 치르고 난 뒤, 최종 점검을 하는 차원에서 교장실에서 3학년 담임선생님의 임시회의가 열렸다. 교장 선생님의 감독 하에 각 반 담임선생님은 학급의 수능원서를 다른 학급과 교환하여 확인 작업을 여러 번 하였다. 확인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어떤 선생님이 그럴듯한 제안을 하였다. 제안인즉,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학급을 찾아내면 그 학급의 담임선생님이 저녁을 사기로 한 것이었다. 모든 선
수시 모집 1차에 따른 최종 결과가 집계되었다. 본교는 고려대를 포함한 4년제 대학 46명, 전문대 41명 등 총 87명이 합격하여 관내에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냈다. 이 모든 것은 학생들을 위한 담임선생님의 노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무더위와 맞서며 시종일관 최선을 다한 아이들에게도 무언의 박수를 보낸다. 수시 1학기 모집에 합격(등록기간 전에 대학 자율로 발표한 추가합격도 포함)한 학생들은 수시 모집에 합격한 대학에 반드시 등록을 하여야 하며 등록하지 않더라도 수시2학기 모집과 정시모집 및 추가모집에 지원을 못하게 된다. 9월초부터 시작되는 수시 모집 2차에서도 본교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어 모교에 영광을 안겨 주기를 바란다.
요즘 휘발유 값 폭등으로 인해 자가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정부 또한 어떤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일 배럴당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각 기업체 및 공공기관, 학교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세워야 되지 않을까? 우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차량 10부제의 철저한 이행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잘 지키고는 있으나 자가용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본교 선생님들 중 몇 분은 기름 값을 아끼는 차원에서 카풀을 시작하고 있으며, 또 어떤 선생님은 자동차 대신에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예전에 비해 한 달 기름 값을 무려 5만원이상 절약한다고 한다. 그리고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불필요한 전등 끄기 운동을 벌이는 것도 작은 실천의 하나라고 본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전등을 켜놓은 채로 생활하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보도에 의하면 국제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어쩌면 석유 파동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담임선생님은 조․종례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에너지 파동에
토요일 퇴근시간을 앞두고 교무실은 아이들의 종례를 끝내고 퇴근을 준비하는 선생님들로 어수선하였다. 바로 그때 학생부장 선생님 책상 위에 놓인 전화벨이 울렸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선생님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라고요? 어디에서요? 확실합니까?” 전화를 끊고 난 뒤 그 선생님은 교감선생님께 간략하게 전화 내용을 이야기하고 부리나케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 사고 경위는 자세히 알 수 없었으나 ‘교통사고’라는 말에 교무실에 남아 있던 선생님들은 자못 신경을 곤두세우는 눈치였다. 그리고 큰 사고가 아니기를 바랐다. 잠시 뒤,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런데 전화를 받는 교감선생님의 얼굴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 교감선생님은 수화기를 무겁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우리 학교 여학생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군요. 상황이 심각하답니다. 두 여학생은 중경상을 입었고, 한 여학생은......” 교감선생님이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충이나마 사고의 심각성을 읽을 수가 있었다. 사실인즉, 한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인도로 걸어가던 우리 학교 여학생 세 명을 치었다는 것이었다. 그 사고로 한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