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젊은 세대들의 몰역사적 지식과 행동에 대해서 그들에게 과연 돌을 던질 수 있는 기성세대가 있을 것인가. 20대 이하 응답자의 23.2%가 6·25가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국가보훈처의 작년조사와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를 모른다는 안전행정부의 최근 조사 자료에 대해서 경악보다는 당연하다는 것이 적확한 판단일 것이다. 왜냐하면 기성세대가 국사로 인하여 사람들의 발자취를 통해서 역사적 교훈을 얻고 미래로 나아가는 진리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암기과목 수준으로 격하하고 급기야는 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에서도 제외하는 폭거를 저질렀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놓고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들이 역사성이 없느니 6·25를 모르느니 한탄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다행히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교원단체들을 중심으로 국사 과목의 수능시험 필수과목 지정을 촉구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과거를 모르면 현재를 알 수 없고, 현재를 알 수 없다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내가 왜 여기 서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앞으로 제대로 걸어갈 수 있겠는가. 아울러 6·25에 대한 표기가 어지럽게 널려서 혼란을 초래했었는데 6·2
몇 년 전 유명인들의 학력 위조 사건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었다. 청와대 고위 공무원과 염문을 뿌렸던 신 모 전 교수가 미국에서 허위로 받은 석사학위로 인하여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것이 바로 엊그제다. 그것을 필두로 정치인, 연예인, 대학교수, 건축가 등의 허위 학력이 고구마 엮이듯이 나왔고 인생에 치명적 오점을 남긴 채 쓸쓸히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도 몇 있었다. 게다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질시와 의심의 눈으로 거짓을 유포해 한 연예인을 괴롭혔던 네티즌들이 법의 단죄를 받은 기억도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학력이라는 것은 요즘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경쟁력이 심해진 사회에서 나를 드러내는 무엇, 이른바 스펙이라고 불리는 능력을 나타내는 자격증으로서 그 기능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기야 우리나라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3 졸업생의 80% 가량이 대학에 가는 세상이라서 학벌의 중요성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게다가 그 학벌을 유지하기 위한 사교육 창궐과 학문 도야의 본분 보다는 자격증이나 취업에 매달리는 상아탑의 병폐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현상을 치유하기 위
세상이 광속의 세상으로 변하다 보니까 우리 삶을 투사해주는 언어도 그만큼 변하기 마련이다. 언어에는 사람의 정신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서 이른바 유행어나 비속어 등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삼을 수 있다. 그래서 사회에서 통용되는 비속어(저자는 이를 이른바 ‘B끕 언어’로 표현함)에 대해서 어원과 의미, 사용법 등에 흥미를 갖고 이에 대해 해설한 재미있는 책(『B끕 언어』, 도서출판 네 시간, 2013년)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저자 권희린 씨는 현직 사립 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 비속어가 난무하는 교실 현장을 보고 그런 단어가 왜 쓰이는지, 어원은 어떠한지를 가르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한 5분 비속어 수업에서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비속어를 단순히 쓰지 말아야 할 나쁜 언어로 치부하기 보다는 어원을 잘 가려서 실생활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면 오히려 언어가 풍성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비속어가 적절히 활용된다면 무미건조한 삶을 유머러스하게 만들 수 있고 말랑말랑한 삶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비속어를 남발하는 학생들도 그 어원을 따져서 의미를 알게 하니까 비속어
요즘 스마트(smart) 시대라는 말이 대세다. 손바닥 보다 작은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 메일 보내기, 사진 찍기, 동영상 편집 등의 기존 컴퓨터가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대부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 습득과 확장에 있어서 정말 신기원을 이룬 혁명적인 사회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항상 빛이 있으면 그늘도 길게 드리워지는 법,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촌지도 진화하는 양상이다. 5월 28일자 대전지역 모 신문에 ‘현금 대신 모바일 상품권... 스마트시대 촌지의 진화(대전일보, 2013.5.28 기사 참조)’라는 기사가 떴다. 대강의 내용을 보면, 과거처럼 학교를 방문하여 담임에게 케이크나 꽃다발 등을 전달하면 남의 이목도 있고 상급관청의 암행감찰에 단속되는 등의 눈치가 보여서 많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물론 순수한 존경의 의미로 전달하는 사례도 많이 있지만 그 선물 속에 촌지를 넣어 보내는 소수의 사례가 항상 말썽이다. 하여튼 이런 고전적인 방법 대신에 요즘은 학부모들이SNS를 이용한 ‘선물하기’ 코너를 이용하여 외식상품권이나 호텔뷔페권을 구매한 뒤 담임에게 보낸다는 것이다. 가격도 1~2만원이면 따뜻한 마음으로 봐주겠지만 십만 원대를 넘어간다고 하니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경이지만 옛날 학부형들은 서당의 훈장에게 ‘서당매’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음력 초하루의 달인 삭월에 매질을 할 수 있는 나무를 마련해서 주었고, 만약 서당에 가져간 회초리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으면 오히려 학부모가 훈장을 찾아가서 자식을 잘 신경써주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서양의 경우에는 속담에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Spare the Rod, Spoil the Child).’는 것이 있는 것을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내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부모들이 적정한 훈육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세태가 바뀌어서 그런지 교사나 부모가 매를 들면 폭행이다, 학대다 뭐다 하면서 언론의 가십난을 장식하는 때가 되었다. 물론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면서 감정을 실어서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는 폭력적 체벌의 경우는 다르다. 이런 일은 생겨서도 안 되지만 교단의 사기와 이미지를 깎는 잘못된 일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내 자식이 학업성취를 떠나서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훈육이 필요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금지옥엽 같은 새끼를 혼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옛날과 달리 요즘은 거
몇 년 전부터 대두됐던 것이지만 저출산이라는 대재앙의 출몰이 더 빈번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전지역의 초중고 학생 수의 급감이 예사롭지 않다. 대전시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4만 6477명이었던 학생수가 2013년에는 3만여 명 줄어든 21만 6379명이었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생의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는 10만 명이 무너졌고, 올해는 9만 3451명으로 2009년에 비해 18.5% 가량이 줄었다고 한다. 중학생은 같은 기간 1%, 고등학생은 0.3% 줄었는데 어차피 초등학생 수 급감은 연차를 두고 중고교에 미치므로 파급력은 명약관화하다. 그래서 그런가. 새 정부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학급당 학생 수 조정정책을 발표했다. 교육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현행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상위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전수 실태조사를 한다고 한다. 실태조사는 학생 개개인이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도록 교원들이 교과수업 및 학생지도 등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고, 학교별 학생 수 변화 추이, 가용교실 현황과 증축 가능 교실 수, 학교 신설계획 등을 조사한다. 이 보도 자료를 보는 순간 묘한 기시감(旣視
장면 1 : 전남 목포 시내를 알몸으로 활보하는 정신 이상자로 추정되는 여성을 주변 행인들이 보호하기는커녕 따라다니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거나 방관한 일이 일어났다. 그 여성을 보호한 것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로 인근 가게에서 속옷을 사서 입히고 경찰 비옷으로 몸을 감싸서 파출소로 데려갔다고 한다. 현재 인터넷을 통한 SNS 등에서는 이 여성을 찍었던 동영상과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장면 2 : 대전의 한 지하철역에서 초등학생이 지하철 출입구 지붕 위 채광창에 기어 올라갔다가 유리가 깨져서 밑으로 추락해 중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당시 지하철 계단을 지나가는 많은 승객들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밑으로 추락한 초등학생을 구조 신고한 것 또한 전화 3통에 불과했다. 중상자 학생을 보호한건 역무원, 경비원, 초등생 친구였다고 한다. 사건 당시에 역을 오가는 수많은 승객들이 있었다. 앞에서 말한 사례는 가상의 일이 아니다. 한 달도 안 된 최근에 발생한 바로 우리 주변에서 생긴 일들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동물에게 없는 다른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모든 동물들의 제왕이라는 인간이
우리의 문화재 중 국보 제153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일성록[日省錄]은 기록문화의 금자탑 중 하나다. 다음 포털로 조회해 보니, 이 책은 조선 1760(영조36)년부터 1910(융희4)년까지 150년 동안 날마다 임금의 말과 행동을 적어 규장각에서 편찬한 책으로 모두2,329권이 있다고 한다. 그 일성록에 있는 한 대목을 보자. “어제 눈(雪)을 치우는 일로 백성들에게 폐를 끼칠까 염려되어 하교한 바가 있었는데, 오늘 지나는 도로에 눈이 한 점도 없는 것을 보니 폐단이 적지 않았음을 상상할 수 있다.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나 이번만은 십분 참작하여 처벌하지 않을 것이니 앞으로는 깊이 유념해서 시행하라” 이 기록은 애민 사상과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문화임금 정조 4년1780년 1월 7일자 기록이다. 정조 본인이야 시정을 둘러보거나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을 가보기 위해 나선 가벼운 행차였건만 벼슬아치들이 백성들을 동원해서 길을 쓸고 부산을 떨다보니 민초들의 생업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얼마나 아팠으면 저런 것을 하교했을지 능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물론 고을 사또야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겠지만 그 행동이 지
교육의 난맥상이다. 언제는 그러지 않았냐 싶지만 요즘 들어 입법의 불비로 인해 더 그런 듯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문제에 대한 것을 한번 말하고자 한다. 첫째, 중학교 교직원의 운영지원비 지원수당 미지급 문제다. 이는 교총을 위시한 대다수 교원단체와 공무원노동조합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원상복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사안이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인하여 학교운영지원비 징수가 의무교육 원칙에 반하므로 그에 따른 지원수당 미지급이 발단의 시초가 되었다. 잠깐 생각해보면 운영지원비를 걷어서 그 비용 안에서 교직원에게 수당을 주었는데 그 지원비를 못 걷게 되었으니 수당 또한 주지 못한다는 논리는 맞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지원비 징수에 따른 반대급부로서 준 수당이라기보다는 지난시기 공무원의 봉급이 적다보니 궁여지책으로 붙여 준 수당으로 이해해야 옳다. 또한 봉급 체계상 수당이라는 것은 한번 지급할 경우 삭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다. 아울러 다른 시․ 도의 경우 일부는 예산을 책정해서 지원수당을 지급하는 반면에 다른 곳은 주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본다. 상대적 박탈감 또한 무시하지 못할 사기 저
봄은 더디와도 오긴 오는가 봅니다. 연일 영상 15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어서 교정에 산수유가 피었네요. 밤새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다가 그쳐서 조금 쌀쌀한 날씨지만 봄은 오기는 오는가 봅니다.
교육계가 몸살이다. 감사원 감사에서 인사 관련해서 검찰 수사 중인 교육감들이 있는가 하면 교육전문직 시험문제 유출과 뇌물수수 관련하여 조사받던 교육감이 음독하는 비극적 모습을 연출한 광경도 있다. 선거와 관련하여 수많은 법정논란 끝에 중도하차한 서울교육감 사태는 이 또한 무슨 참담한 모습이런가. 어떤 언론인은 교육감들이 범죄학 교과서를 새로 쓰고 있다고 쓴 소리를 퍼붓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의 눈을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처참함 그 자체일 것이다. 이러저러한 교육계 모습에 염증을 느껴서 지친 여러 사람들이 이제는 이 모든 사태의 근본에 교육감 직선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하면서 폐지하든지 손을 보자고 달려든다. 선거를 치르자면 적어도 50억 원 정도를 들여야 하므로 평생 교육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이 돈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하고, 국가에서 보조를 받아도 상당한 액수의 빚을 떠안아야하므로 필연적 부정의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선거 한 번에 패가망신 한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선거 후 빚을 보전해야 하니 인사와 관련한 뇌물이 오가기도 하고, 보은 인사를 하다 보니 교육행정이 잘 굴러갈리 만무하다. 당연히 시민들과 학
사람들은 보통 글쓰기만큼 글 읽기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그럴 것이다. 글 읽기가 어렵다고? 물론 문해(文解) 수준의 단순한 글 읽기야 누군들 못하랴마는 글이라는 것에는 모름지기 그 글을 쓴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깊은 속뜻을 파악하고 숨은 의도를 찾아내서 읽는 것 그것이 진정한 글 읽기가 아닌가 한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를 소개할까 한다. 저자는 텔레비전을 포함한 여러 언론에 시사평론가로 출연해서 이름과 낯이 익은 인물이다. 특히 11년간 진행해 오던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 브리핑’ 코너를 진행하다가 석연치 않은 외압으로 하차한 바 있다. 이후에 이슈 털어 주는 남자라는 팟 캐스트를 운영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제를 폭로하기도 하였다. 하여튼 세상을 다소 삐딱(?)하게 보는 사람인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지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는 무덤덤하게 언론을 볼 것이 아니라 곱씹어 가면서 세간에 숨은 뜻을 찾아내면서 주체적으로 세상을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세 부분이다. 1부는 뉴스 제대로 읽기이며, 뉴스를 어떻게 읽은 것인가, 합리적 의심을 할
풍경 하나 : 지금이나 예나 명절이 되면 꼬맹이들에게는 설렘이 가득하다. 특히나 예전 시골 같은 경우는 평소에 슈퍼마켓이나 장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비린 음식을 많이 먹어보지 못하는데 명절은 별미를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대처에 나갔던 형제자매들이 귀향을 해서 선물 한 꾸러미씩을 들고 오니 이 또한 기쁜 일중 하나였다. 더 좋았던 것은 어른들이나 형과 누나가 주는 세뱃돈 명목으로 주는 용돈이었다. 평소에는 거머쥐기 힘든 이 용돈으로 대개는 먹는 것을 사먹거나 조립하는 장난감, 화약총을 사는데 탕진해서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때는 동네 조무래기들과 같이 몰려다니며 세배를 빙자한 세뱃돈 받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때야 고작 세뱃돈으로 100원, 많으면 500원을 받았던 추억이 있다. 그런 추억의 세뱃돈도 이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찬바람으로 인해서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지는 모양이다. 화폐가치가 올라서 요즘 초등생에게는 5천원에서 1만원, 중고생에게는 1만원에서 3만 원 정도를 주는 것이 대개의 경우인데 이제는 그것도 어렵다는 말도 들려온다. 하기야 1만 원 정도의 세뱃돈도 어렵다보니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살인적 인
문방구(文房具). 어학사전을 보니 글을 쓰거나 사무를 보는데 필요한 도구를 파는 가게라고 나온다. 필자가 어렸을 적 80년대에는 시골의 200여명이 조금 안 되는 작은 초등학교임에도 문방구가 2곳이 있었다. 윗집과 아랫집으로 불렸는데 그곳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이른바 불량과자로 불리는 5원짜리 캐러멜부터 공책과 필기구 등을 잡다하게 갖추고 있었다. 명절 즈음해서는 장난감이나 화약총을 뽑는 뽑기도 나와서 용돈을 많이 갖다 바친 기억도 난다. 시골 동네에 구판장이 없어서 유일한 먹을거리와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추억의 문방구였다. 그런 학교 옆 문방구가 요즘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얼마 전 모 신문에 나왔던 문방구 주인들의 인터뷰 하소연이 엄살은 아닌 듯 들린다. 외환위기 때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가게를 내놔도 가져가겠다는 사람도 없는 현실이란다. 가게에는 팔다 남긴 물건만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채 있는 모습이 불황의 짙은 그늘을 보는 듯하다. 그나마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하루 15만 원 정도는 손에 쥐었으나 요즘은 5만 원 만지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임대료 내기도 버거운 정도다. 문방구 감소 추세는 통계청 통계로도 증명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갈수록 가관이다. 충남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장학사 선발시험에 부정의혹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만해도 ‘설마 그럴 리가’생각했다. 기우이기를 바랐다. 차라리 불합격한 사람들의 질투에 사로잡힌 투서나 경찰의 실적내기 경쟁이 부른 헛발질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하나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관련자들이 줄 소환되면서 일부가 구속되었고, 소환 대상자 한 명이 목숨을 끊자희망은 이제 절망으로 바뀌었다. 내가 소속된 교육청이 아니니까 다행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시민과 학생들은 그러한 전문직 시험 비리를 어느 한 교육청으로 국한해서 생각하지 않고 다른 모든 곳들도 그러려니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필기시험 문제를 출제한 후에 밖으로 몰래 가져나와서 사전에 유출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최근 언론지상에 나오는 것을 보면 출제 전부터 미리 문제를 알려주고서 알려준 문제를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어느 부도덕한 한 개인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고위층 연루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매관매직을 한 것이다. 합격한 대다수 전문직 예비합격자들이 이런 식으로 합격한 것이라면 들러리를 선 탈락한 다른 사람들은 억울함을 넘어서 기울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