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교육부 일환으로 각급 학교 도서관 꾸미기가 한창이다. 기존에 있던 도서관을 최신식의 정보기기와 장서를 구비해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존의 있던 우리 초중고 학교의 도서관은 대부분이 책을 보관하는 장소이거나 혹은 학생들이 교과 공부를 하는 독서실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등학교로 올라 갈수록 도서관은 제 기능을 상실하고 대부분이 독서실 대용이거나 혹은 일명 특수반 아이들의 공부 장소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올해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도서관을 새롭게 정비하게 되었다. 예전의 도서관은 말 그대로 의자와 책상, 그리고 철 지난 옛날 책들만이 먼지가 쌓인 채 꽂혀 있었다. 공간 리모델링에서부터 장서 구입, 그리고 정보 기기 구입까지 완전히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데 무려 몇 개월 시간이 소요되었다.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짜내 완성시킨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공간과 장서를 구입하고 나서 문제는 발생했다. 학교 도서관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사용 용도를 두고 회의가 열리게 되었다. 도서관 담당자로서
우리는 주변에서 심신장애나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유전이나 사고로 어린 시절부터 그와 같은 병을 앓으면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왠지 모를 씁쓸함부터 느끼게 된다. 최근 들어 이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에 대해서 많은 말들을 하지만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 심신장애나 정신지체아를 위한 학교가 있다고 하지만 특정 지역에만 위치하거나 그 수가 매우 적어 실제적으로 교육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말 그대로 이런 아이들은 교육의 소외지대에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이런 질병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어린아이들이 그들에게 맞는 교육적 기회마저 가지지 못한다면 그들은 영원히 일상적인 삶의 자리에서 멀어지고 말 것이다. 본교와 같은 농·어촌학교에는 심신장애나 정신지체를 가진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교육적, 제도적 배려는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 이들을 가르칠 교재도 없으며, 더군다나 이들을 위한 시설 배려는 꿈도 꿀 수 없는 실정이다. 물론 특수학급 등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교육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
요즈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소지품 중의 하나가 휴대폰이다. 또한 아이들이 제일 갖고 싶어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휴대폰에 이어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는 아이들을 일상적으로 보게 된다. 이 물건이 그들에게 어느정도의 의미를 지니는지 얼마 전 우리학교의 한 학생이 한 말 속에서 새삼 되새기게 된다. “급식비는 못 내도 휴대폰 비는 내야 합니다.” 휴대폰 통화료가 엄청나게 나오는 바람에 급식비를 못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건만 그 학생은 너무도 당당하게 휴대폰 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그 아이에게 휴대폰 사용이 그토록 절실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밥값도 내지 못하는 형편에 한 달에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몇 십만원의 휴대폰 사용료를 내는 아이의 생각의 틀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휴대폰을 통화 수단으로서만 사용하는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휴대폰의 사용은 우리 아이들의 일상적인 삶의 영역까지도 바꾸어 나가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끊임없이 암호와도 같은 문자메시지를 서로 주고받는다. 메시지를 보내는 손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렇게 빨리 손을 놀
교원의 지위는 법에서 특정직 공무원으로 정하고 있다. 법관, 경찰, 군인 등과 같이 그 지위가 자리매김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실상을 꼼꼼하게 따져 보면 교사는 다른 특정직 공무원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법적 지위에 있다. 예를 들어 타 특정직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정책결정이나 중요한 나라의 사항들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 그에 비해 교사는 교육정책이나 교육과정, 그리고 입학 전형 등 중요 정책 결정에 거의 참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누군가 '교사는 교장이나 장학관이 되면 될 것 아닌가'하고 반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교장이나 장학관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관리나 교사들의 신상이나 인사를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나라의 중요한 교육정책이나 교육과정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과 실적을 쌓다 보면 분명 그 분야 최고의 자리에서 정책 결정이나 집단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단지 권력이나 돈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조직이나 집단을 이끄는 사람은 분명 그 조직이나 집단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교사의 모든 것을
교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수업을 얼마나 내실있게 잘 하느냐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생님이 ‘내가 과연 수업을 얼마나 잘 하고 있을까’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쉽사리 대답하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는 학습자들의 반응이나 분위기에서부터 교사의 수업 준비나 진행방식까지 다양한 과정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교직에 입문한지 2-3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을 것이다. 우연히 선배 선생님께서 수업연구대회에 한 번 나가보지 않겠냐고 지나가는 말을 툭 던지시는 것이었다. 수업연구대회는 특정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생님들이 수업 시범을 보이고 평가를 받는 그런 연구대회였다. 당시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연구대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정작 한 시간의 수업이 별 준비 없이도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막상 제대로 된 수업지도안을 계획하면서 깨지고 말았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을 고민하며 자료를 준비, 제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런 어려운 준비과정이 있었기에 대회에 나오신 선생님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감히 선배 선생님들의 수업을
중간고사가 임박했다. 아이들은 제각각 시험 준비에 몰두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날 나도 그랬나 싶어 때론 아이들의 피어나는 얼굴에서 씁쓸함과 피곤함을 느끼곤 한다. “선생님 글씨 예쁘면 수행평가 점수 더 주나요, 저는 글씨가 원체 나빠 아무리 잘 쓰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아요. 그냥 워드로 작성해서 노트 정리하면 안 될까요?” “이놈아, 선생님이 평가안에 글씨나 맞춤법 따위도 넣는다고 했는데, 너 혼자 워드로 작성해서 내면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잖아!” “아! 어떡하지 내신을 잘 받아야 하는데….” 아이는 연신 공책 정리에 대한 평가 점수에 신경이 곤두 서 있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중간고사 시험공부나 열심히 해, 너 정도면 시험점수에서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건데 너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선생님, 그래도 자꾸만 수행평가도 신경이 쓰여서요.” 내신 때문에 평가 점수에 자꾸만 신경을 쓰는 아이를 보면서 내심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그 아이에게 대놓고 수행평가 점수 걱정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 입장도 못 되고, 그렇다고 평가안에 따라 글씨 부분에 점수를 넣어야 되니 교사로서 이만저만 고민되는 것이 아니었다.
수학여행 철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학여행 담당 선생님들이 몇 달 전부터 준비에 골머리를 앓는다. 아이들의 경비에서부터 숙박시설, 관광코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 준비해야 하고 아이들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이런 어려운 일이기에 일선 학교에서는 수학여행 업무라면 피하고 싶은 업무 중의 하나에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에 누구도 업무를 맡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일이 또한 수학여행 관련 업무이기도 하다. 첫발령을 받고 운 좋게 그해에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론 수학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그저 학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흥분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그런 지난시절의 낭만과 추억은 곧 깨지고 말았다. 그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수학여행 가야 하나! 요즈음 일부 언론에서는 교사들이 수학여행을 핑계 삼아 여러 가지 이권을 업체로부터 받기도 하고, 더 나아가 검은 돈까지 받아 챙긴다는 기사를 곧잘 내놓는다. 이는 곧 교사 집단 전체의 무능과 부패, 나아가 대한민국 교사의 질적 수준을 폄하하는 범위로까지 곧잘 확대되기도 한다. 수학여행 때문에 학기 초부터 신경을 써야하는 일선학교 담당 교사들을 이런 말들에 낙담하기에 앞서 대꾸할
며칠 전 일선 교육관련 기관에서 학생들 문제집과 관련된 비리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접했다. 일선 교육 관련기관에서 수능과 관련하여 일부 업자들로부터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사였다. 내심 이런 기사를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대학입시와 관련된 기관들의 비리가 심심치 않게 내재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대부분이 학생들의 문제집이나 참고서와 관련된 일임을 보면 정말로 교육적이어야 할 곳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에 분노를 삼키게 만든다. 선생님 또 문제집 사요? 일선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대부분 보충수업으로 학생들에게 문제집이나 기타 참고서를 선택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능이나 대학입시와 관련한 것이기에 학생들도 별 군말 없이 구입하게 된다. 하지만 구입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 곧잘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선생님 또 문제집 사요, 도대체 문제집이 몇 권이나 되는 줄 아세요?” “그렇게 말하면 선생님 섭섭하다. 마치 내가 문제집을 팔기 위해 광고라는 하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그건 아니고요, 과목마다 대부분 문제집을 사야하니 너무 부담이 많이 되서 그래요.” “선생님도 안다. 하지만 수능을 보기 위해서는 부득불 문
며칠 전 초등학교 한 여선생님이 급식지도를 잘못한 죄로 학부모에게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빈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이런 저런 사유로 그 교사는 대한민국 교사의 현 주소를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득 우리 아이들도 그것을 보았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새삼 우리 아이들을 똑바로 보기가 힘들었다. 요즈음 교사가 최고 인기 직종이라고들 난리다. 특히 대학만 입학하면 무조건 교사가 되는 교대의 경우 그 점수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심지어 일류대를 그만두고 교대에 편입하는 경우도 종종 신문지상이나 방송 등에서 접하게 된다. ‘새삼 교사라는 자리가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론 언젠가 또 갑작스럽게 천대받을 수 있는 시절이 오지 않을까 내심 두려워지기도 한다. 선생님! 정말 하시기 힘드시겠습니다 “선생님, 정말 큰 일 입니다. 어떻게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학교의 사정도 들어보지 않고 그렇게 막무가내로 교사를 몰아붙이다니….” “이놈아, 엉뚱한 소리 말고 공부나 신경 써라!” “선생님, 그래도 저도 세상 보는 눈이 있는데….” “그런 세상 보는 눈으로 책을 더 뚫어지게 열심히 봐라.” 그 아이는 곧잘 엉뚱한 소리로 교사인 나를 한
5월의 유독 감사해야 하는 날이 많다. 뿐만 아니라 봄과 더불어 찾아오는 낭만과 운치가 만물을 완연하게 소생시키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감사의 낭만의 달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소 괴로운 달이 되기도 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오월에 유독 글짓기나 독서 감상문 대회 등을 자주 열게 된다. 물론 아이들의 독서와 논술 향상을 위한 것도 있지만, 다분히 형식적인 행사로서 아이들에게는 괴로움을 안겨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단체에서 아이들의 글짓기 공모전에 참가해 달라는 협조 공문이 하루다 멀다하고 일선 학교 현장으로 날아든다. 이거 아이들이 글짓기 선수도 아니고! “이거 해도 너무하는 것 같애. 아이들이 무슨 글짓기 선수도 아니고, 하루가 멀다하고 무슨 기관 단체에서 글짓기 협조 공문이 오니 말이야.” “학교에서도 오월이면 어버이 달이다 스승의 달이다 해서 이런 저런 글짓기 행사를 많이 하는데, 여타 많은 단체들에서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협조 공문을 보내니 선생님께서 괴로우시겠습니다.” “인근에 있는 단체들의 협조 공문이니, 학교 체면도 있고 해서 하기는 한다 만은….” “교장 선생님도 딱 거절하시니 못하니, 어떡하겠어요. 인근 일선 단체들도 모두
또 한 분의 기간제 선생님이 부임했다. 벌써 올 한해만 네 분의 기간제 선생님이 본교에 부임을 했다. 교사를 통틀어 봐야 겨우 13-14명 남짓한데 기간제 선생님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 정도니 가히 그 사정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학교로서는 이 점 때문에 업무나 기타 여러 부분에서 어려워 하고 있다. 이는 특히 사학의 경우는 심해 거의 정규 교사의 10% 이상이 비정규직 교사인 기간제 선생님으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교사들의 인원 충원 문제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도 자칫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자못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거 원 도대체 나중에는 기간제 선생님이 절반쯤 될 것 같애. 아이들한테도 교육적으로 좋지 않은데….” “그러게나 말에요. 업무를 추진하는데도 문제가 많아요. 기간제 선생님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길 수도 없잖아요.” “물론 계시던 선생님들의 사정으로 인해 기간제 선생님들이 공백을 잘 메워 주기는 하지만, 정식 발령도 내 주지 않고 기간제 선생님을 자꾸만 채용하라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 “아이들도 혼란스러울거야. 적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일년 정도 배우다가 가시게
요즈음 일본이 독도를 두고 자주 망언을 일삼고 있다. 그 정도가 심화되거 자칫하면 국가적인 분쟁까지 일으킬 수 있는 지경에 와 있다. 최근 일본은 더욱 더 전략적인 관점에서 독도 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여러 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시켜 자신들의 관점을 관철시키려는 일본의 전략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독도에 대한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자 최근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독도에 대한 새로운 교육 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도와 관련한 많은 교육지침서가 발간되어 현장에 배포되고 있으며, 다양한 독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되거나 실제 일선 현장에 주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편승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이것에 앞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독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최근 입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무조건적인 비난에 앞서 그들의 생각을 좀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듣고 싶었다. 독도, 우리 땅이 아니었습니까! “선생님이 글쓰기 과제로 내어주신 일본의 독도 망언에 대해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독도를 자기땅이라고 우
일선 고등학교의 성적 처리 불안이 교육부의 또 다른 정책 입안으로 이어졌다. 다름 아닌 올해부터 각 고등학교의 시험 문제를 인터넷에 올리라는 결정이다. 올리지 않을 경우에는 각 시·도교육청에 불이익을 준다는 경고 아닌 경고를 하고 있다. 공개해야 할 항목으로는 고등학교 각 학년별, 과목별 시험 문제, 평가 채점 기준, 평가 내용 등이다. 이렇게 교사를 믿지 못했어야!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의 이와 같은 지침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마다 마련된 홈페이지에 수행평가나 채점 기준 등은 거의 시험을 보기 전, 학년 초에 공고를 하거나 탑재를 한다. 하지만 시험문제까지 탑재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신 평가나 시험 문제 출제 때문에 일선 학교, 특히 일선 고등학교의 수많은 선생님들의 평가 심의 절차나 감사로 극도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거 원 교사들을 아예 믿지 못하겠다는 거 아냐.” “도대체 시험 문제를 인터넷에 탑재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학교나 지역 차이, 그리고 지도 교사에 따라서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인데, 이를 모두 인터넷에 탑재하라는 것은 결국 그런 차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
“요즈음 아이들이 너무 약을 많이 먹는 것 같아요. 혹시나 약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까봐 걱정돼요. 시험이나 환절기가 되면 많은 아이들이 와서 약 달라고 다들 성화니 이거 원 내가 약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닌데 혹시 준 약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봐….” 학교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 선생님의 하소연이다. 학생 보건을 담당하고 있지만, 약 처방이나 학생들의 건강 진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터라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진통제나 감기약 같은 것을 아이들에게 주기는 하지만, 주면서도 이걸 줘도 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아요. 하도 와서 약 달라고 하니까 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가 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기도 해요.”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건강을 담당하는 업무가 있다. 대부분 수업을 하고 맡고 있는 특정 과목의 선생님들이 그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일선 학교에 학생들의 건강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는 보건교사의 배치는 여전히 요원한 일로 취급되고 있다. 제발 약 너무 많이 먹지 마라! 이런
요즈음 아이들 책 많이 읽지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말들이 우리 어른들이 지어낸 공허한 말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도서관을 새롭게 정비하고 아이들이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춘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새삼 아이들이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도서관을 맡고 있는 담당자로서 마음이 뿌듯하다. 특히 신간이나 인기 있는 책들을 서로 빌려가려고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어, 속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안타까움 새롭게 도서관을 꾸미면서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빌리거나 읽을 수 있는 공간에 한정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골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이 필요하지 싶었다. 본교와 같은 시골 고등학교에는 한글을 제대로 해득하지 못한 아이들이 종종 나온다. 물론 육체적, 정신적 질병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제 시기에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다. 가끔은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제때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혹은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