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기 전에 꽃가루를 더 모아야지' '이 코스모스가 시들기 전에 조금이라도 꿀을 더 모아야지' 언니벌들은 왱왱거리며 이 꽃 저 꽃 찾아갑니다. 날개도 아프련만 쉬지도 않습니다. 뒷다리엔 꽃가루를, 배 안엔 달콤한 꿀을 가득 채웠습니다. 추운 겨울 동안 먹기도 하고 아기 벌을 기르는데 쓰기도 한답니다. 부지런한 벌은 근면의 상징입니다.
하얀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가을 노래를 부릅니다. 작년 가을 '가을의 끝'으로 억새를 카메라에 담았었는데 이제 다시 억새와 갈대의 계절입니다. 오늘의 억새는 '가을의 무르익음'입니다.
옛 백제의 수도 충남 공주 공산성에서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 부터 8시까지 하절기(4월 부터 10월 10일까지) 수문병 교대식을 합니다. 공산성을 에워 싸고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깃발을 펄럭이며 굳게 성문을 지킵니다. 성문으로 들어가면 포졸들의 깎듯한 인사와 무료로 장군 옷을 입고 성벽을 지키는 포졸들에게 장군 대접을 받으며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51회 백제 문화제가 10월 7일 부터 10월 10일 까지 열리는 동안 수문병 교대식을 계속 볼 수가 있습니다. 또 (7일, 8일, 9일) 3일 동안 백제역사 퍼레이드가 연문광장에서 금강교를 건너 금강 둔치 까지 있습니다. 첫째날, 문주왕 퍼레이드, 둘째날 동성왕 승전 퍼레이드, 셋째날 무령왕 중흥 퍼레이드 등이 특색있게 열립니다. 가장 볼만한 구경거리이지요. 지금은 전국 향토 연극제(9월 24일 ~10월 5일)가 한창입니다. 주말에 어디 갈까 결정 못하시는 분들은 자녀들과 공주 역사 체험을 해 보세요.
'성냥개비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보시오' 라는 수학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반 꼬마 13명은 열심히 모양 만들기를 합니다. 꽃, 로봇, 학교, 수영장, 오징어 등등 재미있는 모양을 많이 만들고 즐거워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 꼬마. 청개구리와 친구하던 기선이가 겨우 성냥개비 여섯개로 작품을 완성하고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해석할 수 없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 이랍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느껴집니까?
충남 보령 옥계초등학교는 교직원들의 생일을 달력에 표시해 놨다가 간단한 생일 축하를 해드립니다. 쉬는 시간에 잠깐 모여 축하의 시간을 갖습니다. 같은 달에 생일이 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케이크와 과일, 치킨 등을 대접합니다. 말만 대접이지 먹는 건 다 같이 먹습니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고 케이크 한 조각씩 나눠 먹으며 서로에게 축하의 말을 건넵니다. 같이 먹고, 같이 일하는 사이에 교직원들은 정이 듭니다. 오늘은 치킨 3조각을 욕심내어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점심을 조금밖에 못먹었습니다.
본 리포터는 5년여 동안 정보부장을 하면서 컴퓨터 관련 특기·적성 교육에 힘써 왔다. 학교에 처음 컴퓨터실이 생겼을 때 학생들이 얼마나 컴퓨터실에 오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환경이 열악한 농촌 지역 학생들은 집에는 컴퓨터가 없어 오로지 학교에 와야만 컴퓨터를 만질 수가 있으니 어린 학생들의 목마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1주에 1시간씩 배정된 컴퓨터(정보) 시간으로는 양이 안차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재빨리 고학년들이 자리를 점령해 버리는 것이 일쑤였고,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가 컴퓨터 학원을 다닌다는 것도 엄두가 안 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전문 강사를 학교로 오게 하여 컴퓨터 (주로 워드프로세서) 교육을 시켜 상당수 학생이 자격증을 따기도 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퍼져 나간 컴퓨터 보유율은 농촌 지역에도 만족할 만한 보급율을 보이고 있다. 허나 학생들은 인터넷 게임을 즐기거나 숙제 해결을 위한 이용 등 시간을 적절치 못하게 활용하는 것을 보고 항상 워드프로세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왔다. 이왕 공부하는 김에 더욱 열심히 하여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소인수 학생이 주를 이루는 농어촌 지역의 학생들은 한 사람이 여러 가지
9월 21일 제16회 초등학교 음악경연대회(사물놀이 · 풍물)가 보령시 대남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사물놀이 11개 팀이 1, 2부로 나뉘어 경연을 벌였고 대관초등학교의 풍물부가 단독으로 출전하여 좋은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날 대관초의 최현기외 61명이 펼친 충청웃다리 풍물의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규모의 어마어마함에 놀랐고 한결같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어린이들의 뛰어난 기량에 놀랐습니다. 체육관에 울려 퍼지는 꽹과리 소리, 북소리, 장구소리, 징소리, 날라리 소리는 심장을 둥둥 울려 주며 정신마저 빼앗아가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교정의 화단에 잔디가 엉망입니다. 토끼풀과 잡초들이 잔디보다 더 많습니다. 날씨도 흐리고 비가 온 뒤라서 풀뽑기가 쉽습니다. 아이들은 풀을 캐다가 지렁이를 발견하면 뱀이라고 우깁니다. 그래서 금방 '잔디밭에서 뱀을 보았다' 라는 소문이 퍼집니다. 교감선생님이 합류하셔서 오손도손 뽑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만 있으면 장난만 치고 '할 일이 뭐였드라?' 라는 식으로 까맣게 모릅니다. 그래서 학생들 곁에는 언제, 어디서나 선생님들이 행동을 함께 하십니다.
학교가 파할 때 쯤이면 학원차가 와서 기다립니다. 학교에서 못 다 배운 예·체능 과목이나 기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거지요. 노란 학원차가 오더니 한 청년이 내려 운동장을 돌기 시작합니다. 넓은 운동장을 보면 달려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요. 20바퀴나 달렸을 즈음 하나, 둘 학생들이 모여듭니다. 한 명이라도 태우러 오고 학원이 끝나면 집에까지 태워다 주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좋아합니다.
같은 장소를 1년 열두 달을 다녀도 똑같은 장면은 볼 수 없지요. 변화무쌍한 날씨와 산(산맥)과 마을과 들판이 시시때때로 멋진 풍경화를 보여줍니다. '조금 있다 찍어야지' 하다가 맘에 드는 풍경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요즘 비가 오고 난후 청명한 가을날씨 덕분에 일찍 출근하는 맛이 납니다.청양에서 대천 쪽으로 구봉산의 여주재를 넘다보면 산 저쪽과 이쪽의 날씨가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주재를 넘자 마자 이름없는 산맥과 산맥 사이에 하얀 구름이 학이 춤을 추듯 느리게 움직이며 깔려 있습니다. 1년중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발아래 익어가는 들판과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출근일랑 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길게 난 마을길로 따라 들어갈까요? 아담한 동네를 뚫고 나아가면 하얀 구름에 파묻힌 또 다른 마을이 있을텐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이른 아침의 멋진 풍경에 나그네는 넋을 잃었습니다.
운동회날입니다. 학생수가 적어 단체경기는 학부모와 같이 하고 달리기도 2명씩 달립니다. 프로그램도 하루를 버티기에는 다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달리기와 저헉년 위주의 경기를 합니다. 마당놀이중 풍선을 불어서 짝꿍을 껴안고 터치는 게임이 있습니다. 운동회나 야유회 때 단골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영진이와 유정이는 오늘 마음껏 껴안아 봅니다. 둘이는 착하고, 귀엽고, 부지런한 모범생들이랍니다.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과 선생님은 행복합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는 운동회날입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3, 4, 5, 6학년이 펼치는 훌라후프를 이용한 무용이 시작되었을 때 내빈석에서 누군가 뛰쳐나와 리듬을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도 그 분을 끌어내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본교 선생님 한 분이 재빨리 훌라후프를 갖다 드렸습니다. 그 분은 흥겹게 곁눈질을 하며 따라하는데 양말 발인 그 분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흥겨운 리듬에 자기도 학생들과 한 몸이고 싶었을 뿐입니다. 옷차림은 후줄근했지만 연습 한 번 안했는데 어쩌면 그리도 잘하는지 보는이들이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손뼉으로 박자를 맞춰 주었고 그 분은 끝까지 학생들을 따라 다니며 끝을 보았습니다. 누구 아빠인지 궁금했는데 학교 다니는 자녀가 없는 홀로 사는 혼기 놓친 나이 많은 농촌 총각이었답니다. 이렇게 우리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모두 모여 흥겨운 한마당 잔치를 벌였습니다.
하늘엔 만국기가 펄럭이고 저녁해는 학교 뒷산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때 시커먼 소나기 구름떼가 몰려 오더니 한낱 두낱 빗줄기를 뿌립니다. "아! 비오면 안돼는데?" 자세히 보니 다행히도 비에 젖어도 끄떡없는 비닐로 된 제품입니다. 운동장엔 이미 천막도 쳐 놨고 만국기는 그 고운 자태를 하늘에 대고 뽑내고 있습니다. 만국기를 보면 왜 이리 가슴이 울렁거리고 오미자처럼 시기도 하고 떫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고 맵기도 하고 쓰기도 할까요? 언제 보아도 운동회엔 뭐니뭐니 해도 화려한 만국기가 제격입니다. 기분을 한껏 돋우어 주고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한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모든 준비 끝낸 선생님들 다 돌아간 텅 빈 운동장에서 본 리포터는 오래오래 하늘을 보며 서 있었습니다. 그 고운 만국기 때문에······. 내일 아침엔 하얀 횟가루 줄마다 뿌리고, 푸짐한 상품 내다놓고, 방송시설 내다 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선생님들은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할일이 많습니다. 당일날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오신 손님들에게 학생들의 씩씩하고 아름다운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서 애쓰고 계십니다. 오신 분들도 한바탕 뛰고, 달리고, 경기를 하고
사물놀이 옷을 차려입고 연주를 합니다. 상쇠 두 명의 표정이 매우 심각합니다. 혼신의 힘을 쏟아 구슬땀이 맺히도록 꽹과리를 두드립니다. 리듬에 몸을 맞기고 고개를 흔듭니다. 팔도 몸도 마음도 훌쩍 컸습니다. 이젠 호흡도 척척 잘 맞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전교를 뒤흔드는 경쾌한 소리에 모두 신이 납니다. 4,5,6학년 모두 참가해야 한 팀이 됩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협동심, 책임감, 리듬감이 되살아납니다. 옥계초등학교 사물놀이 팀 화이팅!
10일 학교 운동장에 모래를 깔았습니다. 다음주 14일(수요일) 운동회를 앞두고 운동장 단장을 하는 것입니다. 본교 운동장은 비만 오면 트랙 안쪽이나 바깥쪽 모두 물이 빠지지 못하고 고여 있어서 달리기나 운동 경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모교를 사랑하는 신재길 운영위원장을 비롯하여 학부모 여러분이 모래와 석분을 인근 채석장을 통해 기증을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이 골고루 모래를 내려 주면 포크레인이 정지 작업을 합니다. 운동장엔 모래를, 교문안 진입로에는 석분을 깔았습니다. 모래를 두껍게 깔면 이제는 운동장에 물이 고이는 일이 없을 겁니다. 새롭게 단장된 운동장에서 힘차게 달릴 날을 생각하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