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초등학교 (교장 한상윤)로 전근이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현관 입구에 환영 입간판이 반겨주었습니다. 예쁜 그림에 긴장된 마음이 녹습니다. 가방에 늘 넣어 가지고 다니는 디카를 꺼내 찍어봅니다.
한 학년 무사히 끝내고 학교에 혼자 남아 교실 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텅빈 학교에 누군가가 찾아왔습니다. 재잘거리는 듯한 잔 물결 같은 웃음소리가 출입구 쪽에서 나는 것을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희진이, 희선이 자매가 종종 걸음으로 들어 옵니다. 반가움보다는 이 시간에 웬일인가 언짢았습니다. "희진이구나 웬일이니?" "저 선생님 드리려고 음식 좀 싸왔어요." "아니 어떻게? 으응 선생님 차가 있는 것을 보고 들어왔구나? 잘 왔다. 근데 할머니가 해 주셨니? 엄마가 해 주셨니? "아니요. 우리 둘이 했어요." 하며 음식(?)을 싸온 보자기를 풀었습니다. 거기에는 귤과 오렌지를 까서 예쁘게 담고 군데군데 얼음 조각까지 섞어 놓았습니다. 잠시 일손을 놓고 같이 먹여주고 먹었습니다. 달콤하고 새콤한 향기가 코 끝을 간질이며 목구멍을 타고 흘렀습니다. '이제 너희들과 이별이야.' 종업식날 발령이 안 터져서(?) 우리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이제 이 학교를 떠난다는 것을 알려 주지 못했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희진이 자매의 친절을 마지막으로 받았습니다. 어느 해보다도 사랑스럽고 잔잔한 사건이 그칠 날이 없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선생님
오늘 종업식을 했습니다. 깔고 앉았던 방석이며 사물함에 있었던 물건도 다 꺼내서 가방을 쌌습니다. 활짝 웃으라 해도 영 웃질 않습니다. 13일간의 봄방학을 끝내고 오면 정들었던 몇분의 선생님이 안 계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2월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달. 헤어짐의 아픔이 가시면 새 선생님을 만날 기대로 가슴이 부풉니다.
15일 옥계초등학교(교장 박명규) 제 60회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졸업생은 7명, 축하 해 주러 오신 학부모가 30여명, 내빈이 20여명, 학교운영위원, 재학생 등 졸업생보다 축하객이 10배나 많습니다. 학생수가 적어 밤낮으로 안타까워 했었는데 오늘은 학생수가 적은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학교장상, 학부모상, 대외상으로 나뉜 시상 내역을 들여다 보면 최고 많이 탄 학생이 6개, 가장 적게 탄 학생이 3개나 됩니다. 장학금만도 종류가 10개나 되어서 우등한 학생이 30만원의 장학금을 가져갔습니다. 흐뭇하고 축제 분위기의 졸업식이었습니다. 찍히는 사람보다 찍는 사람이 더 많아 학생들은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모릅니다. 전교생이 다 이름을 알고 지내며 선생님들 또한 전교생의 이름을 다 압니다. 왼쪽부터 아영이, 세인이, 영하, 혜숙이 상무. 앞줄 왼쪽부터 성현이, 영진이가 한껏 멋을 내며 60회 졸업생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개학을 하였습니다. 촉촉히 내린 봄비가 꼭꼭 숨어있던 산골짜기 눈 녹여 버리고, 운동장에 물 고이게 하였습니다. 학교를 너무나 좋아하는 경태와 기복이가 운동장을 사랑합니다. 옷차림은 아직 겨울점퍼에 장화를 신었지만 기분은 지난 여름날로 돌아갑니다. 발갛게 언 손으로 모래성을 쌓고 물길도 내어봅니다.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즐겁고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즐거운 이들에겐 학교는 넓은 놀이터입니다. 선생님이 나오셔서 손시렵지 않냐고 물어봐도 안시렵다고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경태는 이 다음에 커서 경찰관이 될거고 기복이는 소방관이 될 사람들이라 여간해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산과 들과 운동장, 모두가 친구입니다.
겨울방학 . 운동장엔 찬바람이 지나갑니다. 아침해가 기울면 어김없이 삼총사가 찾아옵니다. 마을에 같이 놀 사람이 없는 기복이가 먼저 자전거를 타고 나타납니다. 기복이가 왔다 갔다 하는 소리에 끌려 학교 옆에 사는 경태가 동생 광태를 데리고 나타납니다. 둘이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교사 주위를 맴돌고 아직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유치원생 광태는 형들 뒤를 부지런히 쫓아 다닙니다. 소란스러움과 반가움에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나가봅니다. "야 니네들 떡국 먹었니?" "네" 씩씩하게 대답하며 다가옵니다. 추워서 콧물이 흐르고 살갗은 움츠러 들었건만 학교에 와야 친구 얼굴을 볼 수 있으니 기복이와 경태는 마냥 좋습니다. 그리고 대뜸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선생님 삼촌이 동화책 두권이나 사 주셨다요." "선생님 나는 받아쓰기 19차 까지 했다요." 그럼 유치원생 광태는 무슨 자랑을 했을까요? "선생님 나 팔 또 수술해야 된다요" "헉!" 광태가 내민 팔뚝은 반대로 굽어져 있었습니다. 추운데 그네를 타다가 떨어져 그랬답니다. 너누나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광태는 오랜만에 만난 형아의 선생님께 드릴 소식이 그것 밖에 없었습니다. 도회지의 깨끗한 아파트에서 엄마, 아빠 보
일선에서 또는 교원 단체에서 들고 일어 날 것 같은 문제들을 교육부에서 먼저 내놓으니 의아하기만 하다. 승진 틀에 맞추어 연수 이수며 근평 받으려고 밤낮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은 나이 든 교사들에게는 타격이 크다. 양지와 음지는 반드시 공존하는 것! 반 수 이상의 교사들에게는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는 제안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교총에서 제시한 교장 초빙 공모제, 교원양성-연수-승진 개선안 등의 의견에 공감을 느낀다. ◇공모형 초빙교장제 초빙교장을 50%까지 확대하는 안에 반대하고 현행 10% 이내로 유지하자는 교총의 주장에 찬성한다. 무엇보다도 교원 전문성의 상징인 자격 승진제는 유지 보완 대상이지 폐지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타당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초빙교장제는 교장 임기의 특혜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도 중임이 안되는 5년 단임제인 세상에 4년 중임에 초빙교장까지 한다면 10년이 넘는 기간을 교장직에 머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의)초빙 교장들은 능력이 뛰어나고 잘나고 똑똑해서라기 보다는 정년 연장의 차원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여론들이다. ◇수석 교사제 교총에서 수석교사제의 도입을 제시한지도 몇 년이 흘렀다. 마음을 바꾼다거나 어떤 제도
한 학년씩 올라가면 배울 새 책이 나왔어요. 2학년 교과서는 국어(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수학(수학, 수학익힘책), 바른생활(바른생활, 생활의 길잡이)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 5개 과목에 9권의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겨울방학이 끝나고 내년 3월 2일 부터 가지고 다닙니다. 새 책을 받은 친구들은 한장, 한장씩 넘겨 보며 즐거워 하였습니다.
지난 주말 42년전 졸업한 초등학교 동창회에 다녀왔습니다. 젊고 예쁜 때 못 만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더 늙기 전에 만난 것도 감사하였습니다. 진짜 처음 보는 친구도 있었고, 서너번 만난 친구도 있었습니다. 여자 두반, 남자 두반 240 여명이 섞이지도 않고 6년을 지냈으니 우리 반 아닌 친구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남자 친구는 이름도 잘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었고요. 우리들은 6. 25때에 태어났거나 그 이듬해 태어난 가난했던 시절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였습니다. 꿈에도 못잊어 그리워 했던 초등학교 때 내 친구를 만나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훌훌 벗어버리고 유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교대 교수가 된 친구가 회장(공주교대 구권환)역활을 성실히 잘 해내고 있었습니다. 모든 회원에게 이름표를 달아 주며 한사람 한사람 이름과 살던곳과 사는 곳, 옛날에 뭐하는 집 아들, 딸이었나를 소상히 밝히며 전 회원들 앞에서 소개를 해 주는데 그의 자상함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임원진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데 회장은 종신으로 하라고 밀어 붙였
폭설이 되어 내렸던 첫눈이 다 녹자 또 폭설이 내렸습니다. 모두들 겨울방학 전에 이렇게 자주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서)해안 지방이라 더 많은 눈이 내립니다. (대천 앞) 바다에서 만들어진 수증기가 바람에 날리면서 미처 올라갈 새도 없이 그냥 눈이 되어 해안지방에 쌓인답니다. 그래서 섬지방에선 눈이 왔다 하면 보통 무릎까지 푹푹 빠진답니다. 시내에서 출근하는 선생님들이 청천저수지를 돌아 학교에 출근할라 치면 저수지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하얀 눈보라로 변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제가 넘어 다니는 여주재에서는 멀리 발 아래 눈 구름이 산들을 휘감고 있다가 갈곳을 몰라 동네에 하얀 눈을 흩뿌려 주기도 합니다. 겨울이라 해가 늦게 떠 등교하는 우리 아이들 그림자를 길게 비춰줍니다. 산위로 삐쭉 내민 게으른 해가 소담한 눈 송이 위에 머물렀습니다. 하얀 눈을 밟고 등교하는 정겨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창문 사이로 잡혔습니다. 여름내 정원수 손질을 해 주신 교장 선생님의 솜씨로 정원수가 하얀 옷을 입고 날씬한 몸매를 뽑냅니다.
요즘은 자기 통장을 가지고 자기 발로 걸어가서 직접 저금을 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어떤 학교는 1주에 한 번 은행 직원이 출장을 나와서 등교길에 저금을 받아 가기도 하는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나 담임 선생님의 수고를 덜어 주는 의미로 환영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매주 목요일을 '저축의 날'로 정해서 학교로 저금을 가지고 오면 담임선생님들이 모아서 농협에 보내어 일괄 정리해 오게 합니다. 동네마다 학교와 뚝뚝 떨어져 있어서 학교 다니기도 어려운데 자기 발로 걸어서 40분 거리에 있는 농협(지소)에 간다는 것도 무리입니다. 왜냐하면 학교에 있다가 시간이 되면 학교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 하니까요. 저는 초등학교 시절 저금을 얼마나 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다만 6학년 졸업때 저금을 많이 찾은 친구가 부러웠던 기억은 납니다. 그 친구는 그 돈으로 중학교에 갈 모든 경비를 대고도 남는 액수라고 신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저금을 찾으러 자모님들이 연말에 학교에 오신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자모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기 딸이 "엄마 이 저금 찾으면 세탁기 사세요"라고 했다면서 감동스러워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저금을 가져온 학생에게는
교실 창가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 놓았습니다. 화분에 조그만 (트리) 나무를 심어 주었더니 예쁜 카드와 그림을 그려서 걸었습니다. 집에서 가지고 놀던 조그만 인형도 가져와 걸었습니다. 선생님께, 친구에게 쓴 편지도 매달았습니다. 요즘 '나라사랑'을 배우는데 그때 그려본 태극기도 그려서 매달았습니다. 그리고 꾸미는 동안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곱고 예쁜 마음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학생들을 태우고 달리는 통학버스 바퀴에 고드름 꽃이 피었어요. 꼬불꼬불 산길로, 논둑길로, 용감하게 달리는 차 바퀴에 흙투성이가 된 눈(雪)물이 그대로 얼어 붙어 규칙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줍니다. 얼마나 추웠으면 흘러내리지 못하고 달리면서 얼어붙었을까요? 버스가 학생들을 태워 오니까 폭설이 내린 날도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등교하였답니다. 이렇게 학교에서는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답니다. 버스를 운전하시는 분이 있어서 먼 곳에 사는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등교할 수 있고, 반가이 맞아 주시는 선생님들과 따뜻하고 아늑한 교실이 있어서 하루가 즐겁습니다. 또 급식실에서는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먹을 수가 있지요. 여러 사람들이 협동하고 힘을 합쳐 한 명, 한 명의 학생을 길러냅니다. 우리 학생들은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무럭무럭 자랍니다.
충남 보령시 보령중학교(교장 송성순)에서는 교육부 지정 '학교단위의 사이버가정학습 체제 구축 및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중간 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보고회는 '수학과, 과학과, 영어과, 사이버 특기적성(컴퓨터반)이 사이버가정학습을 연계한 수업공개를 하였습니다. 이어서 운영 보고, 사례발표 등으로 보고회를 마쳤습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보령중학교의 학생들의 시간별 열람자 수가 16시 전후로 접속자가 많았다고 보고한 것을,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사이버 가정학습의 의미는 가정에서 열람하는 것이라며 20시 이후로 기대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더 연구하고 깊이 생각할 문제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보령중학교 학생들중 가정에 인터넷 연결이 안 된 학생들을 위하여 방과 후 오프라인 사이버가정학습실을 운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참고로 136명의 전체 학생 중 가정에 컴퓨터가 없는 사람이 4명, 인터넷이 안된 사람이 20명 이라고 합니다. 사이버 가정학습이란 학습의 공간을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계 확장시키고, 온라인상에서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이 주어지는 가운데,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 학교 수업을 보충할 수 있도
교실 한가운데에 있던 조개탄 난로에 불을 피우려면 1시간도 더 걸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등교할 무렵 온 교실이 더워지게 하려면 1시간은 더 일찍 출근하여 불을 피워야만 했었습니다. 불쏘시개 감도 일정량만 타다 썼습니다. 따뜻한 심야전기 난로가 들어온 후에는 밤새 충전된 따뜻함이 하루 종일 솔솔 풍겨 주기 때문에 안전하고 편리하고 깨끗한 교실이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눈을 만지고 들어 온 아이, 고드름 따서 갖고 놀던 우리 아이들의 장갑과 머플러가 난로위에서 따뜻하게 말려집니다. 차가운 우유가 싫은 사람은 난로 위에 우유를 올려 놓았다가 따뜻해지면 먹습니다. 양쪽 창가에 1대씩 있어 교실안은 훈훈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기선이가 시내 학교로 전학을 간답니다. 친구들이 기선이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기선이를 가운데 두고 기념 쵤영을 했습니다. 따뜻한 난로와 같은 훈훈한 친구들의 마음을 담뿍 안고 가는 기선이는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슬프다고 하였습니다. 기선이와 1년 내내 짝꿍을 했던 다영이는 기선이의 목을 끌어 안고 서운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기선이 옆의 노란 쪼끼 입은 유정이는 기어이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기선이와 한 동네에 살면서 기선이가 자주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