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책을 읽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바쁜 학사일정 속에서 혼자 독서하는 것만으로는 생각을 정리하거나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독서·토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서토론단을 조직하여 운영해 보기로 하였다. 독서토론단 조직 1·2학년을 대상으로 관심사나 진로 분야가 비슷한 학생 4~6명이 한 팀을 이루어 독서토론단을 조직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과정은 다음과 같다. 활동계획서에 활동 주제, 주제 선정 이유, 활동계획표(날짜와 장소 및 활동 내용), 구성원과 역할 등을 작성할 수 있게 양식을 제공했다. 7팀을 선발하여 주제 분야에 맞는 교과교사를 멘토교사로 연결해 주었다. 토론단을 모집하면 사실 문과 학생들보다 이과 학생들의 참여율이 더 높은 편이다. 2022년도에 독서토론단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멘토교사 없이 사서교사 단독으로 운영을 하였는데, 과학 분야 특히 물리학 전문 용어와 수식이 포함된 학생의 보고서를 이해하기 위해 난데없이 물리 공부를 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2023년부터는 팀의 주제에 맞게 교과교사를 멘토로 연결해 전문 분야에 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었다. 운영 전반에 관해서는 사서교사가, 토론 내용에 관해서는 멘토교사가 지도하는 이원화 방식인 셈이다. 선정된 팀은 멘토교사와 함께 주제에 적합한 토론용 도서를 선정하게 하였다. 막상 토론활동이 시작된 후 책이 너무 어렵거나 토론에 적합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어 책 선정에 있어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책 선정까지 마친 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여 활동 방법을 안내하고 활동 도서를 구매하여 나누어 주었다. [PART VIEW] 독서토론단 활동과 기록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모임을 가졌다. 팀마다 대표자를 두어 모임을 주도하게 하였으며, 대표자는 사서교사 및 멘토교사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외에서도 구성원 각자에게 역할을 부여하면 학생들이 좀 더 책임감 있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안내한 토론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지도교사 하에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실제 모임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소통과 관리를 위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였고, 패들렛을 채팅방에 연결해 활동을 기록하게 하였다. 팀원이 모두 나오는 인증샷과 그날의 토론 보고서를 작성하여 업로드함으로써 다른 팀의 활동도 공유할 수 있었다. 2024년도에는 철학(1)·역사(1)·생명과학(2)·화학(1)·경제(1)·환경(1)을 주제로 7팀이 활동하였다. 패들렛 기록의 장점은 각 팀의 활동을 수시로 점검하고 전체 활동을 한 번에 파악하기 쉽다는 점이다. 다만 종이에 기록한 활동보고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면 사진의 선명도나 해상도에 따라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활동 중간 이후부터는 온라인상에서 작성하여 파일 형태로 업로드하게 하였다. 시험 기간이나 방학 동안 학생들이 잠시 휴지기를 가질 때, 사서교사는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활동을 관리해야 한다. 처음 팀을 결성하고 계획서를 제출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각 팀의 모임에 1회 정도 참여하여 학생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하고 실제 운영 모습을 파악하면 활동이 종료된 후에 개인별 생활기록부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된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그동안 기록해 왔던 활동 과정을 토대로 발표할 자료를 제작하게 하였다. 토론 내용 요약, 인상 깊었던 논점, 그리고 독서를 통해 변화된 관점 등을 프레젠테이션으로 제작하여 멘토교사의 지도를 받았다. 팀당 발표시간 10분, 질의응답 시간 5분이 제공된다고 사전에 안내하였더니 워크숍 전날까지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독서토론단 워크숍: 결과 공유 2024년 10월 18일, 독서토론단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자신들의 토론 결과물을 발표했다. 각 팀의 발표 주제와 해당 도서는 다음과 같다. 독서토론단의 의미와 기대 효과 워크숍까지 모두 마친 학생들은 활동 평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질문 항목은 크게 네 가지이다. • 자기평가: 토론단 모임에서 자신이 담당한 역할과 운영에 기여한 점 • 동료평가: 토론단 활동에서 나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쳤던 팀원의 특징이나 배울 점 등 • 성장과 변화: 토론단 활동에 참여하며 갖게 된 문제의식과 변화 • 확장 및 연계 계획: 더 알아보고 싶은 분야, 이후의 연계 활동, 추가적인 탐구 계획 동료평가를 해보면 교사가 파악하지 못한 학생의 자질 및 공동체역량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의 역할과 기여도에 관해 스스로 작성한 첫 번째 자기평가 부분과 비교하여 실제로 어떻게 활동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독서토론단 활동을 하며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책을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다른 관점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생겼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단순한 독서습관 형성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경험을 했다. 또한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독서토론을 활성화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새 학기에 두 가지 화두가 있을 법합니다. 하나는 잊고 싶지만, 피부에 와닿아 자꾸 떠오르는 이야기라면, 다른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하지만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뒷전으로 밀리는 주제입니다. 전자는 어려워진 오늘날 교직상황을 걱정하는 하소연이고, 후자는 본격적인 챗봇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에이구, 너무 힘들다.” 새 학기에는 이런 하소연은 하지 맙시다. 교직이 훨씬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학생 대하기가 어려워졌고, 학부모 대하기는 더 힘겨워졌습니다. 다루어야 하는 학내 문제의 심각성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교단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하소연이 나오는 건 충분히 이해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억눌렸던 감정이 분출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알리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정적인 면도 존재합니다. 하소연은 숨통을 트여주되 일시적일 뿐, 시간이 지나면 되레 부정적인 감정이 증가하게 됩니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감기 걸렸을 때 재채기하면 시원하더라도 옆 사람들이 전염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더 심각한 부작용은 본인을 스스로 피해자로 여김으로써 의도치 않게 가해자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누가 자신이 가해자라고 자인할 리 없겠지요. 어쩌면 본인이야말로 진정한 피해자라고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공존하고 상생해야 할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 손가락질하고 갈등이 증폭되고 모두가 괴로워지게 됩니다. 서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고 갈라치는 순간 협력과 평화는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하소연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충동을 조절해야 하겠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스트레스를 담아내는 회복탄력성 역량을 높이거나 동료와 연대하여 서로 지켜주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단계 더 나가 하소연에 낭비되는 시간을 교육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노력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 투자의 대상이 바로 ‘에이아이(AI)’입니다. AI 이전 시대를 위해 지어졌고 이제는 철 지나서 고물이 된 교육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생명 연장하는 바람에 교육이 많이 망가졌지요. 이와 함께 교직의 가치도 하락했습니다. 학생들도 괴로워하고, 학부모도 힘겨워하고, 이젠 교사마저 신음하는 교육시스템을 그대로 놔두고 교직의 위상을 드높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나요? 저는 모릅니다. 제가 아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가 AI시대를 위한 교육에 몰두할 때, 그래서 교육이 다시금 학생에게 희망과 학습의 즐거움을 선물할 때, 우리가 존중받고 존경받고 권위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AI시대를 위한 교육을 준비해서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거대한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한 30년 전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대적으로 등장하면서 산업화시대가 정보화시대로 본격적으로 이동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한국 전체가 정보화 혁신에 매진하던 때를요. 교사 재교육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모두가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배웠습니다. 신규교사만이 아니라 교장선생님들도 ICT 연수를 받았습니다. 깡촌마을학교에도 인터넷이 연결되고, 컴퓨터가 설치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 기반 교육시스템을 이루어내고 새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해 냈습니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 기술기반 문제해결능력(Proficiency in problem solving in technology-rich environments)에 대한 2013년도 OECD 보고서입니다. 여기서 기술기반은 ICT를 뜻합니다. 대한민국 성인(55~65세)의 ICT 능력은 세계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16~24세(학생) 경우에는 세계 최고였습니다. 기술에 관해서 가장 무지한 세대가 가장 유능한 기술을 지닌 후세를 양성해 냈다는 건 기적입니다. 기적의 비결은 바로 교사의 재교육에 있었습니다. 교사의 정보화 기술력(How skilled are teachers in ICT and problem solving)에 대한 2016년도 OECD 보고서가 말해줍니다. 당시 한국 평균 대졸 직장인마저 ICT 능력이 세계 최하위였지만, 한국 교사 집단만 별도로 평가하면 세계 최고였습니다. 상위권이 아니라 단연 세계 일등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30년 전 교사들이 먼저 ICT 교육을 대대적으로 받은 덕분에 ICT에 능한 인재를 양성해 낼 수 있었고, 국가가 선진국 대열에 우뚝 올라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때 우리를 난민 취급하던 나라들이 지금은 대한민국 여권만 지니면 국경을 활짝 열어주고 환영합니다. 우리가 심지어 일본보다 더 부유하게 살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통쾌하고 신나는 일입니까. AI는 우리가 그저 선진국 대열에 턱걸이하지 않고 이참에 확실하게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열강 틈에 끼어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AI가 데이터 기반 기술인 만큼, 기록물 활용 전쟁인 만큼, 중국의 역사와 문화 왜곡에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정보화는 컴퓨터와 인터넷 활용법을 배우는 것으로 유효했지만, 우리가 현재 당면한 AI 과제는 추상적이어서 좀 더 도전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AI 생태계와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디지털 정보화가 하드웨어 혁신이라면 오늘날 AI는 소프트웨어 혁신입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막강합니다. 이제 이에 걸맞은 피플웨어만 구축하는 일이 남은 셈입니다. 지난 1월에 AI 선구자인 샘 올트먼이 자신의 블로그에 ‘10년 안에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습니다. AI의 다음 단계로 볼 수 있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와 ASI(Artificial Super-Intelligence)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인재의 개념도 다음 단계로 빨리 진화해야 하겠습니다. 수능시험 만점이 더는 인재의 기준이 될 수가 없습니다. AI시대에는 학생들이 NRS(Non-routine skills)를 갖추어야 합니다. 정답이나 방정식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흑백 논리력보다 퍼지(fuzzy) 사고력이 중요합니다. 호기심·모험심·자신감·효능감·방향감 등 감각적(정의적) 역량을 비롯하여 영성적 역량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AI시대에 인간 디자이너가 가야 할 길이 ‘영혼 담긴 디자인’(중앙일보 2025.2.4.)이라고 하듯이 학교교육에 논리와 이성을 초월한 영감과 통찰력과 지혜가 동원되어야 합니다. “이게 뭐지?”, “나더러 또 뭘 배우래?” 이런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AI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더라도 머뭇거리지 맙시다. 하다 보면 무엇인지 알게 되겠지요. 우리가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30년 전에 정보화가 도대체 뭔지도 몰랐던 선배교사들은 해냈지요.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무척 매정하게 들리겠습니다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하소연한다고 현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각을 본인과 과거(원인 규명)로 돌리면 ‘탓하기’와 ‘각자도생’이란 고달프고 외로운 길로 빠집니다. 시각을 외부와 미래로 돌리세요. AI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지금 시작하세요. 그래야 학생도 살고, 나라도 살고, 우리도 삽니다.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는 2018년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도입되었고, 2023년부터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전국 고등학교에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있어서 지역별·학교별 차이는 있었으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고시 외 과목 편성 등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과 학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여 최소 성취수준 미달학생을 위한 보충지도가 마련되어 최소 성취수준 보장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물론 희망학생 부족으로 적극적인 보충지도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학교현장에 최소 성취수준 보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고교학점제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과정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와 그 해결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고등학교 교사들의 수업·평가·행정업무 부담은 대폭 늘어났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고교학점제 안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 아래에서 교사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진로탐색 및 학업설계 지원, 이수기준 도달을 위한 모니터링 및 피드백 제공, 미달학생에 대한 보충수업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이자 당연한 역할이지만, 과밀학급이 존재하는 수도권 및 광역시의 학교나 학생수가 적어 교사가 여러 과목을 담당해야 하는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경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김영은·허예지·백경선, 2023).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수 감축방안을 발표하여 학교현장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둘째,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당장 3월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적용되지만, 교원들의 전문성 함양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교육부와 교육청은 전국적으로 다양한 연수와 안내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교사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다양한 과목에 대한 이해와 수업 및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융합선택과목은 교과내·교과간 주제 융합과 실생활 체험 및 응용을 위한 과목으로 미래핵심역량 함양에 유용하지만, 기존 교과 중심의 교육을 해 온 교사들에게는 낯설어 준비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융합선택과목은 실제 학교교육과정에서 제대로 편성되지 못하고 있다.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5단계 상대평가와 함께 도입되는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준비가 미흡하다. 2012년부터 성취평가제가 도입되었지만, 9단계 상대평가와 병행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교육과정에 따른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은 평가계획서에만 형식적으로 제시되고, 실제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교사들은 성취평가제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전문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5단계 상대평가가 시행되고 표준 편차가 기재되지 않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성취평가제 정보는 대입평가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성취수준을 고려하여 문항을 출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셋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다.올해부터 학생들은 학점 이수기준에 미달할 경우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이를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에 필요한 192학점을 채우지 못해 졸업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2023년부터 시행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희망학생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아직 보편화되지 못했고, 교사들의 전문성 또한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달학생이 많은 학교의 경우, 학기 중 보충지도를 위한 학점당 5차시 수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하므로 학기 말뿐만 아니라 방학 중에도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이러한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주어져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넷째,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교 교육공동체의 인식 부족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교육청과 학교에서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체제와 대입 관련 연수를 제공하고 있지만, 학교 교육공동체의 이해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여 학교교육과정 이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학교교육과정 이수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교사의 경우, 고교학점제를 학생 맞춤형 책임교육이 아닌 단순히 다양한 과목 개설 및 선택으로 인식하고 학생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입과 과목 위계만 고려한 과목 편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28 대학 입시 개편방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기존 대학 입시의 어려움만을 고려하여 고교학점제로 인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심지어 고교학점제 도입 이전 학교교육의 문제점까지 고교학점제로 인해 발생했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무엇일까?고교학점제 도입 초반부터 제기되어 온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이는 교원단체의 지속적인 반대로 이어졌다. 특히 2022년 이후 고교학점제 준비는 더욱 지체되고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교육과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교사 업무부담 경감과 실질적인 지원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학교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적용해야 한다.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학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체제에서 고교학점제의 유연성이 강조되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지원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교사는 행정학급단위 기준이 아닌 실제수업단위 기준으로 배치하여 수업의 질을 유지하면서 교사들의 수업 및 평가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 또한 학생의 미래역량함양을 위한 융합적이고 학생 주도적인 수업과 서·논술형평가를 위해 학급당 인원수를 20명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 물론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중요한 고려사항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학생의 정상적이고 질 높은 학습을 위해 필요한 교원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정규교원뿐만 아니라 기간제교사 인원수를 학생수 감소를 고려하여 적절히 조정하여 배치할 필요가 있다(허주 외 3인, 2020). 둘째,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교사 대상 교육과정-수업-평가 연수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특히 새롭게 도입되는 융합선택과목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여 교사들이 융합적 주제 학습 및 문제해결, 실생활 맥락 속 적용 및 실천능력 함양 등 미래핵심역량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연수 프로그램은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수업사례 공유, 교재 개발 및 활용법 안내,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지원 등을 포함하여 실질적인 수업적용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5단계 상대평가와 함께 병기되는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준비를 돕기 위해 관련 연수를 의무화하고, 평가도구 개발 및 활용법 교육, 문항출제 및 평가기준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과 안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자료들조차 교사들에게 충분히 안내되지 못해 해당 정보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셋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먼저 전 과목 미이수제 도입에 따라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최소 성취수준 보장 및 지도에 대한 의무 연수를 제공하여 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연수는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지도사례 공유, 학생 맞춤형 지도방안 및 자료 개발, 개별화된 피드백 전략 등 실제적인 지도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최소 성취수준 미달학생에 대한 보충지도 체계를 학교 단위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도 함께 구축하여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달 학생수가 많은 학교의 경우 보충지도를 담당할 인적지원이 필요하며, 학교 단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교육청 단위 또는 지역사회 협력을 통해 보충지도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보충지도에 참여하는 교사에게는 정규수업시간 이외의 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업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여 교사들의 동기 부여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넷째,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교 교육공동체의 인식 부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고교학점제 체제와 대입 관련 교육 및 상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 및 자료 외에 학생과 학부모의 접근성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동영상·PDF 등)를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에게는 고교학점제를 학생 맞춤형 책임교육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28 대학 입시 개편방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해결방안은 학교현장과 끊임없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의지와 노력이다. 지금까지는 학교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어려움과 요구사항을 듣기만 하고 실제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교육청에 요구하면 교육부의 지원이 부족하다 하고, 교육부에 요구하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이 없어서 어렵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많은 교육제도와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문제점은 계속해서 반복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본격화되었고, 시대의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고교학점제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정책이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은 학교 교육공동체, 교육당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2025년 초반부터 AI 디지털교과서는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AI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적 효과와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될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등장 배경과 특징 2023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교육 분야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있다(UNESCO, 2020).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 학생의 학습 수준에 맞춘 개별화학습을 지원하는 체계가 더욱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고,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학교현장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게 됐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전자책(e-book)의 단순한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학습경로를 제시하는 교과서를 말한다(KERIS, 2023). 주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맞춤형 학습지원이다. AI 알고리즘이 학습자의 성취도·관심도와 학습의 어려움 등을 분석하여 적절한 학습내용 혹은 학습코스를 제공한다. 둘째, 학습분석 기능이다. 학습자가 어느 부분에서 자주 실수하는지, 어떤 유형의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지 자동으로 분석·시각화하여 교사에게 대시보드로 제공한다. 셋째, 멀티미디어 및 상호작용성이다. 텍스트·영상·애니메이션·퀴즈 등을 한 번에 활용할 수 있어, 학습동기 유발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넷째, 자동 채점 및 평가관리이다. 즉각적인 채점과 피드백을 지원하고, 학기 말 교과평어 등을 AI가 작성해 줘 교사의 평가업무 부담을 줄여 준다. 이처럼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효과와 교사의 교수·학습지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현장 활용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교사 입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이며, 교사가 수업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나아가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 ● 학생의 학습효과 측면 먼저 학생의 학습효과 측면에서 보면, 개인 맞춤형 학습경로 제공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지도하다 보면,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습자의 이해도와 숙달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보충·심화 학습자료를 제시해 준다. 예를 들어 수학 단원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과 기초개념을 반복 학습해야 할 학생을 구분해 각기 다른 활동과 학습코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동영상·애니메이션·게임·퀴즈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교과내용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초·중등학생일수록 시각·청각적 자극에 민감하므로 이를 통해 학습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실시간 피드백을 통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이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면 해설 강의나 추가 예시를 확인해야 하고, 어느 순간 개념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더 어려운 문제로 넘어가는 식이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기능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의 어느 단계를 어려워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적절한 개별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고른 교육기회 제공과 학습격차 해소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학교현장에서는 항상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문제로 지적된다. 경제적·지역적 차이로 인해 사교육 기회가 제한된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보충학습 콘텐츠를 통해 상대적으로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기회를 부여하여, 학습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 교사의 교육활동 효과 측면 교사의 교육활동 효과 측면에서는 교수·학습디자인의 효율화를 첫손에 꼽는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분석해 주는 학생별 학업성취도 데이터를 통해, 교사는 학급 전체 흐름뿐만 아니라 개별 학생의 학습상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준별 수업을 구성하거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개별 과제를 부여하는 등 세밀한 수업디자인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업 준비시간 단축과 평가업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평가를 위해 문제를 일일이 준비하고 채점하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수준별 문제와 평가기능을 활용하면 평가결과가 자동으로 분석되어 교사에게 돌아오므로 평가업무에 들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다른 효과는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한 현장교육의 신뢰 향상이다. 학교현장에서 학부모상담이나 학생상담을 진행할 때, 교사는 주로 평가결과나 관찰기록을 활용한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분석자료를 추가로 활용하면, 정답률·오답유형·학습소요시간 등 좀 더 구체적인 지표를 갖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습현황을 객관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고, 교사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의 역할 그렇다면 AI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먼저 ‘수업 설계자’로서의 역할이다.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업을 직접 설계한다. 단순히 AI가 제안하는 피드백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학생과 학급의 상황을 고려하여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어 ‘학습 가이드’로서의 역할이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한 학습과정에서 기술적 오류를 겪거나, 잘못된 학습경로에 빠질 수 있다. 교사는 즉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안내하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목표를 달성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사회·정서적 지원자’로서의 역할도 교사에게 주문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지식전달과 학습 분석에는 효율적이지만, 학생들의 감정·사회성 형성 같은 부분에서 교사를 대신하기 어렵다. 교사는 교실 안에서 학생 간 협력·소통·상호존중·책임감 등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이끌고,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리·안전 수호자’로서의 역할이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수집·분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학생들의 정서와 학습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사는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학생·학부모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윤리·안전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AI 디지털교과서는 개인 맞춤형 학습, 실시간 평가 피드백, 교사의 수업 효율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격차 해소와 교사의 수업 전문성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교육 방향과 부합한다. 그러나 아직은 학교현장에서 기술적 인프라 미비, 디지털 과잉에 대한 우려,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의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교사 입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대체자’가 아니라 ‘보완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업 디자인과 학습 안내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을 대상으로 한 AI 역량 강화 연수,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AI 디지털교과서 학습모델 설계, AI 디지털 윤리교육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결국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사의 전문성과 결합하여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획일적·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창의적 학습으로 나아가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세계가 한국앓이 중이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한국어를 배우려 줄을 서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는 것도 마다 않는다. 한국으로 유학 오려는 학생들도 가파른 우상향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 등 교육 국제화의 중심기관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립국제교육원 한상신 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즈 사업이 시작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 외국인 유학생이 몰리고 TOPIK 응시자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언제 어디서든 TOPIK을 볼 수 있도록 AI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K-에듀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립국제교육원 하면 가장 먼저 TOPIK이 떠오른다. 응시자가 연간 50만 명에 이른다고 들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TOPIK이 치러진다. 국내 응시자가 21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해외에서는 중국·베트남·일본·우즈베키스탄 순으로 많다. 응시하려는 인원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공고가 나면 국내에서는 1~2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던데. “1년에 6번 치러지는데 공고가 나기 무섭게 마감되곤 한다. 특히 수도권이 심하다. 해외는 물리적 여건 때문에 연 1~2회 실시되다 보니 이웃 나라로 원정 시험을 치는 경우도 있다.” -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취업하거나 유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K-컬처 등 한국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교육부를 중심으로 추진한 한국어 교육 확산 노력과 유학생 유치 정책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맞아떨어지면서 TOPIK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본다.” 한국어능력시험 세계 100개국서 연간 50만 명 응시 - TOPIK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얼마 전 만난 외교관 한 분이 그 나라의 언어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 국가에서 공인하는 언어능력시험이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는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토익이나 토플에 목숨 걸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한국어가 그들과 어깨를 견준다. 언어가 주권이고 국력이란 말처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못 따라간다는 지적도 있다. “TOPIK은 지필평가(PBT)와 인터넷기반시험(IBT)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가 많아 주로 지필평가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치르려면 현지로 시험지를 공수하고채점은 한국에서 해야 하는 탓에 준비에서부터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 때문에 수요를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 수요 공급 불일치를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TOPIK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응시생의 편의와 시험 관리의 효율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AI 기술을 적용해 원격 감독과 문항 자동생성 및 채점 기능 등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TOPIK 응시생이 시험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급증하는 시험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홈테스트 같은 방식도 도입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애니타임 애니웨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는 인터넷 기반 시험인 IBT 시행 횟수를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고 시행국가와 시험장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 TOPIK 디지털 전환이 핵심으로 보이는데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아마 2026년이면 TOPIK을 인터넷 기반 시험으로 전환하고 홈테스트 방식도 시범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민간업체에 이 사업을 위탁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TOPIK의 공신력을 위해 문항 감수 등 감독 기능은 우리가 맡아 철저하게 운영할 생각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대학-지자체-산업체 연계해야 효과↑ -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국제교육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 유학생 규모가 2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학에 유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보면 수도권 56%, 비수도권 44%이다. 특히 비수도권은 전년도인 2023년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통한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30만 명 목표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 해외에서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오는 5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부산 글로벌도시재단과 협업해 한국유학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전 세계 14개국 17개 도시와 온라인을 통한 유학박람회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원은 물론 지자체와 대학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 산업 수요에 기반한 유학생 유치에 나설 것이다.” - 지자체들도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많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최근에는 시도지사뿐 아니라 시군구 자치단체장까지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이철우 경북지사 같은 분은 몽골·베트남 등을 찾아 유학생 유치 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유학박람회를 열었을 때는 전남도교육청까지 참여했다. 이제는 특성화고에도 외국인 유학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반증이다.” -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보면 국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차세대 한국유학종합시스템을 3월 개통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한국유학 포털사이트인데 AI 기반 24시간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통해 100여 개 외국어 자동번역기능을 지원한다.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입학 및 취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원해외파견사업, 사업, 현직교사 지원 늘었으면 - 유학생의 양적 증가도 필요하지만 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맞는 말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지자체·산업체 등 3자가 유기적 연계를 통해 유학은 물론 취업과 정주 여건까지 갖추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보장돼야 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으로 오려 하지 않겠는가. 한국에 유학 왔다가 학업을 계속해 대학교수가 된 분들도 나오고 있다.” - 국제교육원에 특수외국어 교육사업이란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던데. “영어처럼 널리 활용되는 언어는 아니지만 잘 알려지지 않거나 학습기회를 갖기 어려운 언어를 국제교육원을 통해 쉽게 배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5개 언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 원이 운영하는 특수외국어교육 종합포털에서 수강신청하면 된다. 실제 수업은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국내 거주하는 이주배경 주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배워보기 강좌는 3월 24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교원을 파견하는 사업은 국위 선양과 함께 교육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크다. 성과는 어떤가. “교원해외파견사업은 현지 국가들로부터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 특히 초등·컴퓨터·과학교사들의 인기가 높다. 개발도상국에서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벌이는 것은 교사들에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2월 성과보고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파견한 교사로부터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 수능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아 곧 한국으로 유학을 올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 교육의 글로벌 역량을 기르기 위해 더 많은 교사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으로 교육계가 침통하다.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故 김하늘 양 사망 사건에 깊은 애도에 말씀을 드린다. 선생님들 또한 누구보다 가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여긴다. 다만 이번 불행한 사건이 우리 교직사회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사회, 말하지 않는 다수는 선생님들을 믿고 학교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일견 목소리 큰 소수가 전부 인양 비칠 때가 있지만 세상엔 침묵하는 다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 위안을 삼으셨으면 좋겠다.”
신혼여행으로 오로라를 보러 아이슬란드에 가는 것이 여행 버킷리스트였다. 하지만 현실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도를 갈 수밖에 없었다. 아이슬란드나 제주도나 같은 섬이라는 위안으로 넘겨보려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현재의 아내와 결혼하기 전 처음으로 함께 해외여행을 갔던 베트남 여행이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파워 J’ 성향인 둘이 6박 7일 동안 ‘다낭-호찌민-무이네-나트랑-다낭’을 거치는 그야말로 지리과 답사 같은 여행이었다! 그중에서도 무이네는 베트남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다. 다시금 그 추억에 빠져보려 한다. 모래 언덕이 빚어낸 베트남 속 숨은 낙원, 무이네 우리가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기대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공통으로 나올 수 있는 대답 중 하나는 이국적인 풍경일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최대한 탈출하고 싶은 바쁜 우리에게 낯선 경관은 해방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이국적으로 다가오는 경관은 무엇일까? 바로 사막이라고 생각한다. 장엄한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곳에서 자신도 모르게 경이로움에 취해 절로 숙연해지는 곳. 고요한 적막 속에서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막은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깝게 사막을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중국 또는 몽골이겠지만, 사막과 비슷한 체험을 가성비 있게 할 수 있는 곳이 베트남에도 있다. 그곳이 바로 오늘의 여행지, ‘무이네’이다. 무이네는 베트남 남부 판티엣 부근의 해변마을로, 베트남의 하와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휴양지이다. 이곳은 바람이 강하여 거칠고 높은 파도로 유명해 아시아의 손꼽히는 서핑 명소이기도 하다. 또한 강한 바람이 또 다른 선물을 무이네에게 주었으니, 바로 해안사구이다. 해안사구는 해안가에 쌓인 모래가 바람에 의해 날려 형성된 거대한 모래 언덕이다. 무이네는 해안에서 불어오는 탁월풍1이 연중 강하게 불어, 큰 규모의 해안사구가 바다와 어울려 매력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가끔 매체에서 무이네를 사막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다. 무이네의 해안사구가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마치 사막처럼 보여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무이네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편은 없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호찌민과 나트랑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어느 도시에서 출발하든 자동차로 4시간 정도 소요되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나와 아내는 고민 끝에, 호찌민에서 슬리핑 버스를 타고 효율적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호찌민에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오후 7시에 예약한 슬리핑 버스에 탑승했다. 완전하게 편한 구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누워서 이동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는데 어두컴컴할 줄만 알았던 베트남 농촌풍경에 이따금씩 불빛이 빛나는 게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농작물이 있는 밭에 불을 켜놓은 것이었다. 대체 왜 밤에 불을 켜놓았는지 호기심이 일었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바로 ‘용과밭’이었다. 조명을 활용하면 용과가 비수기에도 열매를 맺어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밭에 조명을 환하게 켜놓는 것이라고 한다. 버스로 6시간을 달려 새벽 1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무이네에 도착해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 수 있었다. 모래와 바다가 만나는 곳, 무이네의 해안사구 무이네는 ‘화이트 샌드 듄’과 ‘레드 샌드 듄’을 함께 둘러보는 지프투어가 일반적이다. 무이네 시내와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투어 신청을 통해 가이드가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반나절 투어를 하는 방식이 무이네 여행의 정석이다. 화이트 샌드 듄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예약한 지프투어의 시작은 새벽 4시 반이었다. 숙소에 도착한 게 새벽 1시였으니, 그야말로 눈을 감았다 뜬 수준이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생각보다 승차감이 좋지 않은 지프 안에서 손잡이를 붙잡고 휘청거리기를 30분,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운 가운데서도 멀리 희미하게 하얀 모래 언덕이 마치 신기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화이트 샌드 듄은 워낙 넓어 ATV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생각보다 정말 빠르게 모래 위를 질주하는데, 웬만한 놀이기구 못지않았다. 사구 정상에는 새벽녘이라 다소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이 떠오르는 태양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모여 있었다. 우리 또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각자 소원을 빌었고, 일출을 맞으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아래쪽 호수와 어우러진 화이트 샌드 듄의 모습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은 정말 사막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흰 모래의 끝에 자리한 호수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매혹적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당겼다. 해안사구의 모래는 바람에 날려 쌓인 것이기 때문에, 입자가 매우 곱고 작아 부드럽다. 마치 사막의 모래가 포근히 감싸주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한참을 경이로운 풍경을 바라보다 아쉬운 마음을 간신히 달래며 모래 언덕을 내려올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소인 레드 샌드 듄으로 이동하는 도중, 가이드가 추천하는 장소에 잠깐씩 세워 옛스런 지프와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길이 남을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장소였던 화이트 샌드 듄이 하얀색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사구라면, 레드 샌드 듄은 특이하게 적색을 띠는 모래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비슷한 지역에 있는 사구임에도 이렇게 색깔이 다르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규모는 앞선 사구보다 작지만, 특유의 빨간색 모래가 일몰과 만날 때면 감탄을 자아낸다고 한다. 특히 푸른 바다와 맞닿은 모래가 정말 이색적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들어선 붉은 모래 언덕이 경이롭게 다가온다. 레드 샌드 듄에서는 모래 위에서 타는 썰매인 샌드보드 또한 즐길 수 있다. 현지에 사는 아이들이 장판을 들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그보다 더 빠르게 동심의 세계로 어느덧 빠져든다.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피싱 빌리지와 신비로운 요정의 샘 무이네 지프투어에는 현지 어촌마을에 들르는 일정도 포함된다. 피싱 빌리지라 불리는 이곳은 특이하게 원통의 대야처럼 생긴 배들이 바다 위에 무수히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둥근 바구니 모양의 베트남 전통 배로 ‘투옌퉁’ 또는 ‘까이퉁’이라고 부른다. 원래는 길고 가늘게 자른 대나무를 엮어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그 위에 기름을 발라 만드는 배이지만, 지금은 편의상 플라스틱으로 만든 투옌퉁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전진도 힘들 것 같은, 배라기 보다는 놀이기구일 것만 같은 배가 무수히 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에는 항구가 건설되지 않은 곳이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베트남 어촌마을에서는 큰 배의 접안이 불가능하여, 큰 배에서 잡은 물고기를 육지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생선 운반선인 투옌퉁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없이 많은 투옌퉁이 별처럼 바다에 박혀 있는 피싱 빌리지의 해안가에는 투옌퉁으로 운반한 해산물들을 거래하는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 거래된 해산물들이 주변 식당으로 운반되며, 무이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보케 거리의 맛집들 또한 이곳에서 해산물을 공급받는다고 한다. 피싱 빌리지를 둘러보면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여러 갑각류가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지프투어를 하면서 해산물을 살 수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투어의 마지막 일정은 동양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요정의 샘이었다. 무려 ‘그랜드캐니언’이라니! 지리교사가 혹할 수밖에 없는 명칭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다. 요정의 샘은 365일 내내 마르지 않는 얕은 개울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곳으로, 물 깊이가 발목을 살짝 넘을 정도로만 흘러 부담 없이 자연을 느끼며 개울을 거슬러 걸을 수 있다. 겉보기에는 진흙탕 느낌이지만, 매우 부드러운 흙이 발을 촉촉하게 감싸줘 힐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요정의 샘은 얕은 개울이 주변 석회암을 침식해 만들어진 작은 협곡으로, 붉은 모래 언덕과 석회암 절벽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붉은 모래 언덕은 석회암이 풍화를 받아 형성된 테라로사2 토양일 터였다. 아하! 비슷한 지역인데 화이트 샌드 듄의 모래는 하얀색이고 레드 샌드 듄의 모래는 붉은색이었던 이유가 바로 기반암에 있었다. 레드 샌드 듄은 석회암 풍화토인 붉은 색의 테라로사 토양이 풍화되어3 모래로 쌓인 곳이고, 화이트 샌드 듄은 회백색의 석회암 자체가 풍화되어 하얀색으로 쌓였음을 추론할 수 있었다. 반나절 동안의 몰입된 무이네 여행이 우당탕 끝난 뒤, 고생에 대한 보상으로 랍스타를 한 마리씩 뜯어먹고 우리는 또다시 슬리핑 버스를 타고 나트랑으로 떠났다. 온 김에 최대한 볼 수 있는 것을 다 보고 가고 싶다는 공통된 여행 취향이 낳은 괴물 같은 일정이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의 많은 지역을 방문했지만, 여전히 아내와 나에게 있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은 무이네이다. 바다와 모래 언덕이 빚어낸 비현실적인 풍경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지금 손잡고 있는 이 여자와 결혼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원을 화이트 샌드 듄에서 떠오른 태양이 이루어주었으니까.
“‘열심히 가르치고 지원하면 뭐 하나. 졸업하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 버리면 우리 세금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다문화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들은 우리 학교교육에 적응하려 애쓰고,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건실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다문화학생 20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중·고교생 526만여 명 가운데 다문화학생은 18만여 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해마다 다문화학생은 늘고 있어 2025년에는 20만 명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동구로초등학교는 우리나라 대표적 다문화학교로 유명하다. 전교생의 70%가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다.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학생까지 포함하면 80%에 이른다. 이 학교 김경동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선입견 없는 교육’을 가장 강조했다. 지난 1년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발전 가능성이 높고, 바른 심성을 가진 학생들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중국 동포를 부정적으로 다룬 영화 때문에 거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막상 학교에서 만난 다문화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바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라고 칭찬했다. 전교생 70%가 다문화학생 … 특별학급 증설 절실 교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허성무 교사는 처음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10여 년 교직생활을 하면서 다문화학생을 만난 적이 없는 그로서는 잘해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주변에서 수업시간에 중국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말도 들려와 중국어 학원을 다닐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개학 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든 생각은 ‘똑같네’ 였다. 한국어 구사가 서툴다는 것 외에는 학생들끼리 너무 잘 어울렸다. 누가 한국학생이고 다문화학생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깨달았다. “아이들은 장벽이 없는데 나 스스로 장벽을 쌓은 것은 아닌지 반성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 이후 허 교사는 한국학생이건 다문화학생이건 똑같이 대했다. 교육과정을 학급 특성에 맞게 재구성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만 집중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선입견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차별금지 캠페인을 벌여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장려했다. 이를 잘 지킨 학생에게는 소정의 간식을 제공하고, 차별금지 다짐 포토존을 설치해 사진을 찍으면서 동기를 유발했다. 이 외에 친구나 선생님에게 칭찬 또는 격려의 글 남기기 이벤트를 통해 학교생활에서 차별없는 생활이 체화되도록 했다.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교육활동도 병행했다. 동구로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여러 나라의 인사말과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문화 다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에게 문화 다양성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제공해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를 모두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면화하는 데 힘썼다. 문제는 언어장벽.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언어다. 언어소통이 안 돼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을 줄이기 위해 특별학급을 두고 다문화학생들에게 국어와 사회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특별학급은 동구로초가 가장 역점을 두는 교육활동이다. 현재 1개 학급을 운영하는데 중도입국하는 학생들이 늘어 수용인원을 넘기는 바람에 학교 측은 고민이 깊다고 한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언어를 비롯 우리 교육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몰려오다 보니 학급당 학생수 상한선을 넘겨,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을 일반학급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병희 교무부장은 “언어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충분히 교과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아이들이다. 특별학급에서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길 때까지 지원해 주고 싶은데 현실적 한계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구로초가 시험을 치를 때 지필평가를 최소화하는 대신 과정중심평가를 주로 하는 데에는 이런 말 못 할 속사정도 담겨있다. 전 교무부장은 “예산 부족 탓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줄어드는 교원 정원의 영향이 커 특별학급 증설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이중언어·세계시민교육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 많아 교사들은 또 다문화학생들에게 우리가 일방적으로 베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외국어 습득과 함께 세계시민의식 함양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장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더불어 사는 삶을 일찍부터 체험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소중한 토양이 되고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학생 중에는 중국에서 온 다문화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이 제법 있다. 이들 중에는 ‘꼬마 통역사’로 불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학급에서 우리말이 서툰 학생들과 일반 학생 사이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구로초가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이중언어교실도 다문화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세계시민역량을 기르고 언어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중언어교실 프로그램은 방과후에 중국어·한국어교육 및 다문화 동아리(다문화 공작소) 활동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지난 학기 총 80명이 참여한 이중언어교실은 중국어에 관심이 많고 심화된 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학생들과 한국어를 더 공부하고 싶은 중국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동구로초는 서울 시내 어느 학교보다 분위기가 좋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신뢰가 워낙 깊다 보니 민원 한 건 찾아볼 수 없다. 학교폭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정화 교감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이처럼 고마워하는 경우는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학부모회라도 열리는 날이면 연차를 내서까지 참여하는 열의를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저분들 실망시켜서는 절대 안 되겠다. 열심히 가르쳐 좋은 시민으로 키워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학교 전적으로 신뢰 … 민원 없고 학폭 없어 한국학생과 중국학생이 섞여 있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한국과 중국이 국제경기를 치른 다음 날이면 학급 분위기가 미묘해진다는 것. 그럴 때면 교사들도 어느 한쪽이든 자극하지 않으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학년이 오를수록 분위기는 반전된다. 1·2학년 다문화학생에게 ‘우리나라’ 그러면 10명 중 8명은 중국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5·6학년쯤 되면 같은 질문에 대한민국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아이들 성장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교육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동구로초는 내년부터 대대적인 단장에 들어간다. 학교 증·개축에 착수, 다문화학생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의 교육거점센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교장은 교장실 벽면에 걸린 학교 조감도를 가리키며 “다양한 시설 인프라를 갖춰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안전하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동구로초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구로초가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새롭게 단장해 다음 세기를 준비하는 명실공히 최고의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출생 극복과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근무여건 조성을 위해 출산 관련 휴가일수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가 2월 11일 개정 시행됐습니다. 출산 관련 휴가 변경 사항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정 사항 1. 배우자 출산 경조사휴가 가. 단태아 출산에 따른 경조사휴가: 10일 → 20일로 확대 (배우자 출산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사용, 최대 3회로 분할 사용 가능) 나. 다태아 출산에 따른 경조사휴가: 15일 → 25일로 확대 (배우자 출산일로부터 150일 이내에 사용, 최대 5회로 분할 사용 가능) ※ 휴가 사용 마지막 날이 120일 또는 150일 범위에 있어야 함. ■ 규정 변경에 따른 경과조치: 종전 규정에 따라 사용한 휴가일수는 개정 규정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휴가일수에서 뺀다. 1) 개정일(2.11.) 전에 종전 규정에 따라 배우자 출산 경조사휴가를 사용하고, 배우자가 출산한 지 90일이 지나지 않은 공무원 2) 개정일(2.11.) 당시 종전 규정에 따라 배우자 출산 경조사휴가를 사용 중인 공무원 출산휴가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미숙아(37주 미만이거나 체중 2.5kg 미만에 해당)를 출산한 경우: 90일 → 100일(출산 후 45일 이상 확보)로 확대(국가공무원복무규정 개정 시행일 이후 미숙아를 출산하는 경우부터 적용) 출산 관련 휴가 QA Q. 퇴근 이후,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출산한 경우에 출산휴가 기산 시점은 어떻게 되나요? A. 여성 공무원이 정규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후 출산을 한 경우에는 당일은 제외하고 다음 날부터 기산해 출산휴가 일수를 계산합니다. 그러나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출산한 경우에는 해당일을 포함해 출산휴가 일수를 계산합니다. Q.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출산휴가도 사용 가능한가요? A. 경조사휴가는 직계혈족 또는 법률상 가족관계로 등록된 경우에 사용 가능합니다.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에는 출산한 자녀의 가족관계증명을 통해 경조사휴가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부모님 등 가족에 대한 경조사휴가는 부여할 수 없습니다. Q. 미혼인 여성도 출산휴가가 가능한가요? A. 출산휴가는 산모의 건강을 보호해 주기 위한 제도이므로, 산모의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출산 후의 휴가기간이 45일 이상 되도록 하라는 것은 출산일 또는 출산예정일 당일을 포함해 계산해야 하는지요? 출산예정일보다 아이가 늦게 태어나서 45일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출산일 당일을 제외한 이후 날부터 45일 이상을 확보하라는 의미입니다. 의사진단서(출산예정증명서) 기준으로 45일 이상 확보해 신청하였다면, 출산일이 늦어진 것은 본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적정한 처리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산전 육아휴직 중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복직일과 출산휴가 시작일을 신청해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당초 예정일보다 일찍 출산한 경우에는 복직일을 변경해야 하는지요? A. 출산휴가는 실제 출산일로부터 정해진 기간의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당초 출산예정일로부터 출산휴가를 시작할 경우 휴가일수를 모두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예: 출산예정일 9.14./ 실제 출산일 9.7.→ 복직일을 9.7.로 변경하지 않고 9.14.로 유지할 경우 83일의 출산휴가만 사용할 수 있음). 따라서 출산휴가 일수를 온전히 사용하려면 복직일 변경이 필요합니다. Q. 임신 10주였던 교사가 2월 17일 유산해 이틀 후인 2월 19일 휴가를 신청한 경우 언제까지 쓸 수 있나요? A. 16주 이내 유산인 경우 유산한 날부터 10일까지 유산·사산휴가가 가능합니다. 30일 미만의 휴가에 대해서는 토요일·공휴일을 포함하지 않고 휴가를 부여하므로, 유산한 날부터 10일까지인 2월 28일까지 8일간 휴가사용이 가능합니다. 휴가기간은 유산한 날부터 기산하므로 이날이 지난 후에 신청하면 그만큼 휴가 가용일수가 단축됩니다. [참고] 유산·사산 휴가일수 - 임신기간이 15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10일까지 - 임신기간이 16주 이상 21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30일까지 - 임신기간이 22주 이상 27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60일까지 - 임신기간이 28주 이상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90일까지 ※ 배우자가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3일의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부여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년 차인 햇병아리 초등교사입니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는 설레임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무서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임용고시도 합격하고, 발령이 난 후에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으면서도 학급 내에서 아이들끼리 갈등이라도 생길까, 저희 반 학생 표정이 안 좋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신경이 쓰이고, 아이들이 평소랑 다르게 구는 날에는 제가 뭔가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도 너무 긴장해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올해 다시 반복할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듭니다. 언론이나 교사 커뮤니티에 보면 무서운 얘기들이 너무 많고,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걱정이 문득 문득 듭니다. 다른 동료분들을 보면 잘 하시는거 같은데 제가 경력이 쌓인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올해 만나는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이상한 학부모를 만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교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도와주세요.. (사연자: 김소연(가명)교사)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마음 속에 있는 많은 걱정과 고민을 이야기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연만 봐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열정과 마음이 너무도 잘 느껴집니다. 일단 발령 후 무사히 한 해를 마무리한 것에 대해 정말 많이 애쓰고 잘 해내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 해보는 것은 어렵고 낯설고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죠. 선생님의 사연을 보면 그 시기의 교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서 아이들과 무사히 한 해를 끝낼 수 있을지, 혹시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지,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는 없을지, 학부모가 힘들게 하지 않을지, 이 모든 것들이 그 시기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연자선생님께서는 걱정의 원인을 ‘내가 아직 신규교사이기 때문에 잘 몰라서 그렇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신규 발령 후 작년 한 해를 무사히 잘 마무리하시고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하시게 되는 거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걱정들은 10년 차, 20년 차 교사가 되어도 새 학기 시작 전 당연히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지난 경험들을 바탕으로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뿐, 언론에 보도되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 상황들을 보면서 그런 일이 올해 내 학급에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높은 연차의 선생님들께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을 구분해보세요. 교사라는 직업은,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내가 어떤 학생들을 만나게 될지 통제와 예측이 거의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불안한 요소를 없애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지만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미리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쉬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구분하는 것이 좋아요. 예비교사들에게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적어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과 노력해서 변화시키거나 준비할 수 있는 일을 혼재해서 적는 모습들을 보게 돼요. 이를 테면 ‘교사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학부모’, ‘모든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는 학급’,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도 우선 선생님께서 바라는 학급의 모습이 무엇인지 한번 적어보세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되고 싶은 교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리해보셨으면 해요. 내가 아이들과 일년을 보내는 동안 나는 이것만큼은 꼭 아이들에게 전달하거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아이들에게 이런 일만큼은 절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해요. 기존에 이미 많은 교사분들을 보면서 좋은 모델들을 마음에 두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건 그분들이 만드신 교사상이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는 선생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출발점에 이제 서 계신 거죠. 그렇게 종이를 모두 채우셨다면 내가 희망하는 학급의 모습 중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은 한쪽으로 제외시켜 볼게요. 쉽게 화를 내는 학부모님을 안 만나면 좋지만 내가 원한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지요. 그럼 제외시키는 겁니다. ‘사랑이 많은, 친구들을 존중하고 싸우지 않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반절은 통제할 수 없는 반절은 우리가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보이지 않나요? 어떤 아이들은 마음에 미움이 많을 수도, 매사 부정적인 아이일 수도 있어요. 그 아이가 우리 학급에 올 수 있지요. 그렇지만 한 해 동안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아이가 적절한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게 될 수 있어요. ‘욕설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는 바람은 어떤가요? 학기 초 학급규칙을 통해 어느 정도 우리가 교육을 시키고 아이들이 규칙을 잘 따르게 하면서 달성해 보면 좋은 바람이겠죠? 이렇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 적어보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바라는 것이 매우 당연한 욕구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지만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이 일들을 미리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다음으로는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목표한 바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가를 유목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선생님은 슈퍼히어로가 아닙니다. 현실적 목표를 하나씩 세워보세요. 선생님께서 바라는 교사상과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정리해보셨다면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선생님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랍니다. 모든 것을 다 달성하고 수퍼히어로가 된 것처럼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때문에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심적, 물적 자원과 아이들의 발달연령을 고려하셔서 ‘내가 원하는 것은 A부터 F까지의 목표지만 지금 우리반 아이들이 3학년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엔 B와 D가 가장 중요한 목표야’와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아요. 그 후엔 3월 학기 초에 구조화를 잘 해주시는 것이 중요해요. 학급 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은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했을 때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들을 믿어주시라는 것입니다. 교실은 인위적으로 만든 실험실이 아니라 작은 사회와 같아서 서로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공간이잖아요. 선생님도 학생들도요. 아이들은 선생님이 어떤 부족함도 없이 완벽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좋은 목표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했기 때문에 성장해요. 그리고 각자의 자원을 가지고 자기의 자리에서 성장해요. 모두 마음 따뜻한 친구들만 모인 학급에서 일년을 보낸다면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따뜻한 삶의 좋은 조각을 만들어 가겠지요. 대신 살면서 한번쯤은 불만 많고 화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사람이 화낼 때 나는 나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구나,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구나를 배우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 두 가지는 모두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랍니다. 그 아이들이 성장해나가고 배워나가는 공간 안에서 선생님께서 어떤 어른으로 있어줄지 생각해보시고 선생님만의 자리를 세워나가는 교사 생활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본지의 상담 코너는 선생님이 겪고 계시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온심리상담센터 조아라 대표와의 1:1 지상상담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공감 깊은 내용으로 구성될 이번 기획에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리며, 사연을 통해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hyo@kfta.or.kr 로 접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의 시간을 되찾는 귀한 여정에 본지가 함께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전국 시‧도교육청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인정교과서) 관련 파일 미 제공으로 교원들이 신학기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한국교총 등 교육계에 따르면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프레젠테이션 등 전자저작물을 수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PDF 형식의 파일이 필요하지만, 교육청의 허가가 없어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가 교원에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총은 지난달 2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파일 제공을 조속히 허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도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교원들이 요구하는 교과서 파일은 디자인 제도, 금융 일반, 미디어 콘텐츠 일반, 컴퓨터 그래픽 등 주로 특성화고 교과들이다. 전자칠판용 자료나 PPT 형태의 수업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관련 파일을 받지 못해 수업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 홈페이지에는 교원들의 교과서 파일 제공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저작권이 교육청에 있어 파일을 마음대로 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총은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많은 교과서가 지도서와 함께 전자저작물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교과서의 PDF 파일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수업방식의 구시대적 회귀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사 측은 교육청의 허가만 따른다면 PDF 파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체 발간 교과서의 경우 당연히 PDF 파일을 제공하고 있지만, 교육청이 제작(교육청 저작권 소유)하고 서울교과서가 인쇄만 담당한 교과서는 파일에 대한 권한이 없어 제공 불가라는 것이 출판사 측의 해명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비단 서울교과서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개발하고 저작권을 보유한 여타 인정도서에 대해서도 실태를 조사하고 PDF, PPT 등 파일 제공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어 “교과서와 함께 교사용 지도서도 함께 개발‧보급해달라”며 “고교학점제가 본격 도입되는 시점에서 교사들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매년 학교 현장은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에 휩싸여있다. 학생을 위한 현장체험학습이 사고가 날 때마다 오히려 족쇄처럼 작용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인솔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데 누가 과연 위험부담을 감당하며 체험학습을 추진할까? 현장체험학습 중 급한 학생에게 버스 안에서 용변을 보게 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사례, 같은 이유로 초등 6학년생을 부모 요청에 따라 휴게소에 내려줬던 교사가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사례, 학생이 놀이기구를 타다가 다쳤는데 담임교사가 함께 탑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민사소송을 하는 등의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은 이미 교사들에게 엄청난 고난이자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한국교총이 전국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절대다수의 교원(97.3%)이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해 각종 민원, 고소·고발이 우려된다고 대답했다. 현장체험학습은 아무런 사고가 없으면 본전이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민원 제기, 고소·고발 등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현장체험학습을 추진하려면 제대로 된 교원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독려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것은 수영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물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현장체험학습은 수명이 다한 정책이다. 가족 체험학습이 일상화된 시점에서, 교원에게 많은 부담을 주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문화적 혜택이 별로 없었던 시대에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을 권장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부모와 자유롭게 평일에도 갈 수 있고 체험학습 장소도 아주 많다. 따라서 더 이상 교원들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지 말고, 현실에 맞게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폐지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대전 초등생 살해사건으로 교실 내 CCTV(폐쇄회로 TV) 설치 주장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의원(국민의힘)은 지난달 18일 초·중등학교 교실, 복도, 계단 등 교내에 CCTV 설치가 가능하게 하는 학교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설치 장소, 수량 등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안전 확인이 아니면 열람을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법안에 대해 교육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CCTV 설치로 인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의 모든 행동이 촬영된다면 지속적 감시 대상이 되어 개인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 행동 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이 제한되어 인권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교실을 잠재적 범죄·갈등 공간과 불신의 장소로 인식하도록 할 수 있다. 셋째,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학교폭력의 증거 도구 등 오남용 가능성이다. 비록 안전 확인이 아니면 학부모 열람을 제한했지만, 안전 확인이라고 주장하면 열람 자체를 막기 어렵다. 지금도 툭하면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로 신고해 고통받는 사례가 많다. 또 학생 간 사소한 장난이나 의도치 않은 행동조차 CCTV 영상을 근거로 학교폭력 사안 증거 자료로 악용될 수 있다. 학교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교내 사각지대의 CCTV 설치 확대 또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극단적인 사례를 일반화한 대증적인 처방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교실 CCTV가 갈등과 분쟁을 예방하고, 이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 사제 간, 학부모 간, 학생 간 신뢰와 믿음, 화해와 조정 등 교사의 교육적 노력과 의지는 더욱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선생님, 이 유튜브 영상이 진짜인가요?” “카톡으로 친구가 보내준 글인데, 이게 사실일까요?” 교실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난해 부산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사건과 이후 밝혀진 청소년 디지털 범죄 통계는 우리 교육이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학생들은 새로운 기술을 다루는 데는 능숙하지만, 그 기술이 지닌 영향력을 이해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명백한 한계를 보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4명 중 3명이 가짜뉴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며, 그중 1명은 허위 정보를 사실로 오인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학생들에게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건강하게 소통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준다. 교실의 새로운 과제로떠올라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읽기와 쓰기라는 기초 문해력이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문해력이다. 2023년 OECD의 PISA 결과가 보여주듯, 읽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온라인에서도 정보의 신뢰성을 더 정확하게 판단한다. 기초 문해력은 디지털 리터러시의 근간이자 토대인 것이다. 이러한 기초 위에 콘텍스트를 읽는 눈을 길러줘야 한다. 예를 들어, ‘교사 휴게시간 보장’이라는 같은 주제의 뉴스라도, 어떤 매체는 “학생 안전은 누가?”라는 관점에서, 다른 매체는 “교사의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보도한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성향과 일치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해 특정 진영의 논리에 갇히게 만든다. 학생들이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나아가 비판적 사고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정보를 분석하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이 정보의 출처는 누구인가?”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을까?”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의견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AI가 생성한 콘텐츠일까?”와 같은 질문들을 습관화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특정 과목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교과 특성에 맞게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이제 단순한 정보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실에서 시작하는 작은 실천들이 미래 사회의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기초 문해력부터 시작해야 여기에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텍스트 생성이 쉬워졌고, 딥페이크 기술은 이미지와 영상의 진위 구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는 ‘AI 리터러시’에 대한 중요성도 간과해선 안 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새로운 문해력이자, 우리 교실에서 반드시 시작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겪는 고난과 선택을 잘 보여줍니다. 고통스러워 방황하는 인턴 양재원에게 주인공 백강혁 선생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너도 너만의 이유를 찾아.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 넌 아직 그 이유를 못 찾은 것뿐이야.” 교육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우리들에게 던지는 깊은 질문처럼 다가옵니다. 학기 초 학생들의 끝없는 요구, 실시간으로 터지는 다양한 사태에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총알이 흩날리는 전장을 누비는 병사들 같아 보입니다. 퇴직하는 선생님이 전쟁터에 전우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했던 말이 와닿습니다. 그러한 속에서도 버티려면 ‘아무리 깨져도 절대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가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내가 이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고, 운명처럼 주어진 이 길에서 만난 제자들을 위해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목표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병원에도 힘든 과와 그렇지 않은 과가 있듯이 학교에도 힘든 반과 업무가 있습니다. 모두가 기피하는 반과 업무를 스스로 찾아가는 선생님이 바로 ‘백강혁’일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제자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다는 신념 하나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우리 학교의 버팀목입니다. 조국의 최전선을 지키는 병사처럼, 생사 앞에서 촌각을 다투며 뛰는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처럼, 많은 선생님은 오늘도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 돌아보면 아쉬움이 큽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열정적인 선생님으로 살아남으려면 기초체력, 가르침을 즐기는 마음, 그리고 학생에 대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했듯이 연인을 찾을 때처럼 사랑하는 일을 찾아 전념해 보기 바랍니다. 각종 민원과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로 가득 찬 현실이지만, 제약 범위 내에서 학생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때 존재 이유를 찾게 될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도 한 꺼풀만 벗겨내면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기다리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임을 30여 년의 가르침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빛나는 이유는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며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때문입니다. 혼자 가기에는 벅찬 길입니다. 마음에 맞는 동지를 만들어 서로에게 기대고 위로하며 나아가기 바랍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흔들릴 때면 길을 묻고, 힘들 때면 기대어 울 수도 있는 스승도 필요합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구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힘들기에 더 보람찬 이 길을 후회 없이 완주하길 바랍니다. 어느 삶에서건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고, 외로이 시대를 채찍질하며 그 길을 가는 영원한 스승으로 마주치기를 기대합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도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등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 건수 및 심리치료 자료를 봐도 3~4년 만에 4~5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보건교사가 교사·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의학 지침서를 펴냈다. 김미화경북 약목고 보건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경북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공모사업을 통해 최근 ‘스트레스, 불안, 공황장애 self-care 가이드(부교감신경 활성화!)’(디자인21 펴냄)를 발간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부교감신경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곤란했어요. 어느 날 보건실을 찾은 학생에게 등 마사지를 적용했는데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책을 쓰는 데는 임상간호사와 다수 대학의 외래교수 경력을 통해 쌓은 실무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각종 출판자료와 관련 논문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적용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독자들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통합의학에 대한 논문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발간돼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동·서양 의학 분야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인문계고에 근무하다보니 입시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아 더 시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책이 나오고 나서는 “우리 학생들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동료들 반응이 가장 반가웠다. 김 교사는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 실천을 강조했다. 약물이나 심리상담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 스스로 치료자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나 불안 증세가 나타날 때 당황하지 말고 심호흡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실 것을 권유했다. 또 도구를 활용한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황장애나 불안 증세로 패닉에 빠진 학생들이 보건실을 찾으면, 마사지, 복부 온찜질 등을 통해 대부분 효과를 봤다. “학교 현장은 여러 사건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교총 대의원회는 학교 현장이 위기에 빠져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교육 발전의 기본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한 인솔교사 1심 유죄 판결 등의 현실을 나열하며,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회복과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위한 50만 교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전히 아동복지법 추가 개정을 미루고, 정부는 안전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어 학교 현장 불안 요소 방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20회 임시대의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현장 교원 의지를 담은 9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우선 최근 발생한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을 애도하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사건 대책이 정신질환 교원의 선별과 분리로만 이어지는 것에 반대하며. 고위험군 교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되, 교직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는 전체 교원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는 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교육감·경찰이 아동학대 아닌 것으로 판단한 사건은 검사에 불송치하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조속 개정 ▲악성 민원에 대한 기준 개선 및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대한 교원의 이의제기 권한을 명시하는 교원지위법 개정 ▲학생 안전과 교원 보호가 담보되지 않는 현행 현장체험학습 중단 및 폐지 ▲교실 내 제3자의 몰래 녹음에 대한 강력 대응 및 근절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행정업무는 교원으로부터 분리하고, 학교 내 업무 갈등을 일으키는 업무는 학교 밖 관련 기관에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 등을 결의했다. 특히 교원의 정치기본권 단계적 확대를 위한 관련 법제 개선에도 힘쓰기로 했다. 교원의 권리 확대를 위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현장이 주도하는 교육개혁을 실현하려면 현장 교원 스스로 교육정책 의사결정권자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 대의원회는 마지막으로 질 높은 수업과 교육연구 등 교육 본연의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기본권 확대 정책 실현 방안 ▲임원(선출이사) 선출(안) ▲사무총장 승인(안) 등이 심의 의결됐다.
교실을 비롯한 학교 공간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한국교총이 재검토를 요청했다. 교총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표발의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사고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김민전 의원실에 전달했다.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면 교실을 포함한 학교 내 어떤 곳이든 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발의됐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 2층 복도와 돌봄교실, 시청각실 등에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교총은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CCTV 설치를 통한 교육 현장 감시는 결코 범죄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실 등 학교 내 CCTV 설치는 학생과 교사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질의한 서울시교육청에 권고한 내용에 따르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해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이 제한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교실 내 CCTV 설치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교총은 “교실 내 CCTV 전면 설치는 선량한 다수의 교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낙인찍는 행위일 뿐 아니라 교육 자주성을 훼손, 교육활동의 극심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교총은 “학교에서 크고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TV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증요법으로 CCTV 설치 확대가 논의되지만, 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대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Al 첨단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전통적인 지식 기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 문제 해결력, 자기 결정력과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언스쿨링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학교 교육이 한계에 직면한 지금,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임시방편적인 개혁에 의존할 수 없다. 대신 언스쿨링의 철학과 방법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이를 학교교육 시스템에 통합해야 한다. 학습자가 운전석에 앉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인류는 수천 년간 달의 전면만 바라보며 살아온 인류는 달의 후면도 전면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탐사 결과 달의 뒷면은 전면과 다른 독특한 지형과 자원이 발견되어 많은 이들이 놀랐다. 이제 사람들은 수천 년간 지속된 무지와 오류에서 벗어나 달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교육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유가 가능하다. 지난 160년간 사람들은 교육이 오직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믿어 왔다. 국가는 언스쿨링을 불법과 열등교육으로 간주하며 금지했다. 그러나 이제 언스쿨링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학교교육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교육 방법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관이 변화하고 있다.21세기가 시작되면서 주요 문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기존의 사고와 가치에 대한 근본 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사회와 과학 분야에서 급진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되고 있으며, 기계적 세계관이 유기적 세계관으로 전환되고 있다. AI는 교육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AI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을 분석하여 최적의 경로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을 관리하며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가르치는 교육에서 아동 주도의 학습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교육 구조와 학습 방식의 필요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과 인간 경험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지식과 학습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교육을 선택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진행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진실을 말할 때가 되었다.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뒤처져 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세계와 선택이 존재하지만, 교육만은 예외다. 교육이 헤게모니적 개념 모델로 고착되고 교조화된 탓이다. 교육이 고착화되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며 미래에 대한 시야를 좁히게 된다. 기존의 틀에 갇힌 교육은 다양한 개인의 필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로봇 인간을 양성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이제는 이러한 고착화를 무너뜨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동안 교육 개혁을 위한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정신 건강 문제는 심각해지며, 청소년 자살률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도박 게임'에 빠져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무시하고, 정부는 실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여론을 호도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연 아이들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을 기계 부품처럼 여기는 기계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현대 사회와 맞지 않다. 교육 혁신은 과거의 기계적 패러다임으로는 불가능하며, 아이들은 시스템의 원료가 아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성장할 수 있는 존재다. 이러한 진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에 눈을 돌려야 한다. 언스쿨링은 유기적 세계관에 기반한다.교육 혁신은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중시하는 유기적 세계관에서 찾아야 한다. 이는 기계적 세계관과 달리 인간과 자연, 사회의 상호연결성을 강조하며, 전인적 발달, 자기 주도 학습, 지속 가능한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아이들이 균형 잡힌 인격을 갖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돕는다. 홈즈의 유토피아 아동의 은유를 빌리면, "언스쿨링 아이는 살아 있고, 깨어 있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다. 언스쿨링 아이의 활동은 자기 자신의 활동이며 자신 안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같다. 학교 아이와 달리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 그는 수동적인 순종의 무력감 속에서 성인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대처한다. 그는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관성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어려움에 맞서 싸운다. 그의 주도성은 지성과 함께 발전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유기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언스쿨링은 전통적인 교육 규범에 도전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믿는다. 이는 구조화된 커리큘럼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학습자 중심 접근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책은 학교 교육에서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독자들과 교육에 관심 있는 시민, 교육자,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첫걸음이다. 학교 교육의 한계를 성찰하고, 언스쿨링이 미래 교육에 가져올 잠재력을 탐구하며, AI 시대에 적합한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언스쿨링의 개념, 철학, 역사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천을 원하는 부모를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또한 언스쿨링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언스쿨링이 주류 교육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 언스쿨링 접근 방식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탐색하고, 현대 사회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논의한다. 셋째, 언스쿨링으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 세대가 변화하는 세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확장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널리 공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넷째, 교육자들이 언스쿨링 교육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전략과 방법을 제시한다. 다섯째, 부모와 교육자, 정책 결정자에게 언스쿨링 교육을 통한 혁신 가능성을 제안하며,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스쿨링을 효과적인 교육 대안으로 제시하고, 아동 중심의 개별화된 학습 접근법을 수용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언스쿨링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새로운 "언스쿨링 교육학 (unschooling pedagogy)"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려, 교육 혁신과 정책에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다. 미래 교육은 현재 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창의적이며 유연한 교육 방식을 도입하려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기존 체제를 무너뜨릴아이디어와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유와 기쁨이 넘치는언스쿨링의 세계에 뛰어들 준비가 된 사람들! 이것이 혁명으로 들린다면, 아마도 그때가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이 많은 이에게 언스쿨링의 길로 나아가는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하는 데 도움을 주신 사랑하는 제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황기우 저자 약력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공부하고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일한 적이 있다.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현재는 한국 언스쿨링 연 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역서에는 「언스쿨링」, 「언스쿨링의 비밀」, 「Gen Z 100년 교육, 언스쿨링이 온다」, 「야성과 자유의 부름』, 「교육의 오류」, 「교사 리더십」, 「공교육의 미래」, 「교사의 권력」, 「21세기 교사의 역할」, 「영감을 주는 교사」, 「재외 한국 민족교육의 실태」, 「통합사회의 한국교육」등이 있다.
경기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은 2025년 2월말 퇴직 교원 758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장을 전수하고 학생 교육을 위해 헌신한 공적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27일 경기과학고대강당에서 열린 전수식에는 홍정표 제2부교육감을 비롯해 국장, 퇴직 교원과 가족, 동료 직원 등이 다수 참석해 758명 교원의 영예로운 퇴임과 수상을 축하했다. 전수식 행사에 동행 취재했다. 전수식 행사는 개식사 및 국민의례에 이어 늘쌤 밴드의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교육활동 동영상 시청, 퇴직 교원 대표 퇴임사, 임태희 교육감 영상축사, 제2부교육감 축사, 훈·포장 및 표창장 전수, 폐식순으로 이어졌다. 늘쌤 밴드(즐겁게 노는 선생님 밴드)는 교사 네 명이 출연해 포상자들의 재직 중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나는 반딧불’,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앵콜곡으로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선보였다. 이 밴드는 2020년 파주지역 교사들로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어 동영상 시청. 수상자들이 제출한 재직 시 교육활동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든 것을 보았다. 수상자들은 초임지 첫 출근에서부터 현재 마지막 출근까지 자신들의 교육활동, 동료들과의 활동 모습,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 함께한 학생, 동료, 교직 보람, 즐거움과 기쁨, 나 자신의 활동을 주의깊게 보며 교직생활을 회고했다. 다음은 수상자 두 분의 퇴임사가 있었다. 오태숙 수원 입북초교사는 1982년 3월 1일 첫발령부터 43년간의 교직 여정과 희노애락을 마치 그림 그리듯이 한편의 수필로 엮어 낭랑하게 회상했다. 유춘석 망포고교사는 "1984년부터 41년간 학생들과의 삶이 아름답고 특별했고 소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교육 홍보 차 미국 하버드대 출장 중인 임태희 교육감은 영상축사에서 “오늘 빛나는 교직여정의 뜻깊은 자리를 축하드린다. 여러분의 가르침은 학생들의 가슴 속에 소중히 남아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제자들의 길을 밝히는 등불 역할을 해오셨다. 깊은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퇴직 후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기 기원한다”고 했다. 홍정표 제2부교육감은 “학생 때는 국어 영어 수학에 집중하고 사회에 나가서는 예체능에 주력하고 퇴직 후에는 체육에만 힘쓰라는 말이 있다”며 “비록 제1섹터인 교육현장을 떠나지만 제2섹터에서도 경기교육의 발전을 위해 후배교육자들의 멘토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오늘 전수식의 하일라이트인 훈·포장 및 표창 전수식. 훈․포장과 표창장 수상 인원은 ▲황조근정훈장 153명 ▲홍조근정훈장 196명 ▲녹조근정훈장 144명 ▲옥조근정훈장 132명 ▲근정포장 48명 ▲대통령표창 15명 ▲국무총리표창 18명 ▲교육부장관표창 52명 등 총 758명이다. 수상자들은 홍정표 제2부교육감으로부터 훈·포장 및 표창을 1:1로 전수 받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또 함께한 가족과 동료들은 영예로운 퇴임 축하 인사를 나누며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경기과학고강당은 두 시간 동안 축하의 물결로 가득찼다. 오늘 수상을 한 퇴직자들은 이렇게 교직생활을 마무리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하 1층 강당 입구에 대형 포토존을 비롯 배너를 곳곳에 설치해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고 미처 입장을 못한 가족들을 위해 강당 입구에 모니터를 설치,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실시간 생중계로 편의를 제공했다.
한국교총과 한국상담학회(회장 김장회 경상국립대 교수)가 함께 교원의 마음건강 회복 지원을 위해 힘을 모은다. 양 기관은 2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교육활동 침해나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 교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실제로 심리치료를 받은 교원이 3~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교원에 대한 체계적인 심리상담 제공, 교원의 정신건강 실태 관련 연구 수행의 상호 지원 및 협조, 교원의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연수 등 추진이다. 또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필요한 행동·정서·관계 영역의 전문상담 연계 서비스 지원, 교원의 정신건강 증진에 대한 이해 및 적극적 해결을 위해 연수 및 기고 등으로 홍보 강화, 관련 법령 및 정책 마련에 협력 등이다. 김장회 회장은 “교사의 마음건강이 위기”라며 “한국상담학회가 교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호교총 회장은 협약식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교실 붕괴, 교권 추락 속에서 선생님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교권 침해와 직무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들이 마음 건강을 되찾고 안정적인 교직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상담학회는 지난 2000년 상담 연구 학자와 상담전문가들로 설립된 상담학 학술연구단체로 지난해 말 현재 4만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또 15개 분과상담학회, 9개 지역상담학회, 4개 연구회, 410여 개의 교육연수기관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