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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말기 교육4대 ‘대못박기’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 이념적 ‘민주시민’ 교육과정 개정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 설치법 처리 ‘돌봄·급식 대란’ 되풀이 방치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과 17개 시·도교총(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 김진선·제주교총 회장)이 “현 정부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정권 말기 ‘교육 대못박기’를 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대못박기로 보고 있는 정책은 ▲정규 교원 확보 없는 고교학점제 2025년 졸속 도입 ▲정파적 ‘민주시민’ 개념이 강조된 2022 교육과정 개정 ▲정권 종속·편향 국가교육위 설치법 처리 ▲돌봄· 급식대란 방치 등이다. 우선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에 대해 교총은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도농 간, 학생 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10일 청와대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권 말기, 교육 대못박기 규탄 및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8개월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말 정권이 국민과 교육계의 반대를 철저히 무시하고 고교학점제,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몰두하고 있다”며 “일방·편향적으로 정책 밀어붙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교총이 현장 교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양한 교과 개설에 있어 교사 절대 부족’, ‘입시제도 연계 미비’ 등을 이유로 지금과 같은 고교학점제 졸속 추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 연구기관도 고교학점제를 위해 8만8000여명의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결과를 내놨다. 이념적 ‘민주시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4월 한 여당의원이 정부수립 이래 우리 교육이념의 근간이 돼 온 ‘홍익인간’을 삭제하고 ’민주시민‘을 강조하는 법 개정을 하려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자진 철회했다. 이에 앞서 같은 맥락의 교육부 수탁연구도 있어 ‘짜맞추기식 교육과정 개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총은 “교육계에서 ‘민주시민’ 자체의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으나, 문제는 ‘민주시민’이라는 외형적 용어가 아니라 특정 정파와 교육 카르텔 세력이 추구하는 민주시민의 함의 때문”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어떤 민주시민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려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국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 초·중‧고에서 강화돼야 할 교육영역은 인성교육(36.3%)이 가장 높았고, 독서 등 인문학적 소양(20.3%), 진로·직업 교육(9.3%)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시민교육(5.1%)은 6번째에 불과했다. 교총은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 개정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지난 7월 여당 주도로 국가교육위 설치법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면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국가교육위원회 정신은 실종된 채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마련된 법대로라면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소속이어서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관측이다. 총 21명의 위원 추천권 중 ▲대통령 5명 ▲국회 9명 ▲교육부차관 1명 ▲교육감협의체 1명 ▲교원 관련 단체 2명으로 정부·여당 인사가 손쉽게 과반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재적위원 과반수 요구로 개의하고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토록 된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일사천리로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교총은 “조변석개 혼란을 거듭해온 것을 막기 위해 교육계가 20여 년 간 요청해온 국가교육위 설치가 여당 주도의 법 통과로 인해 결국 교육 독주와 대못박기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으로 변질됐다”고 우려했다. 또한 교총은 매년 되풀이 되는 교육공무직의 돌봄‧급식 파업이 더 이상 방치되면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도 전달했다.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고 대체근로가 허용되도록 노동조합법의 즉각 개정, 특히 돌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돌봄 운영주체가 학교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교총은 “정부와 국회는 돌봄 운영 지자체 이관, 돌봄 예산 확충, 돌봄 인력 고용 승계 등을 골자로 한 온종일돌봄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지금 학교와 교원은 2년 간 누적된 아이들의 학습 결손 등을 회복하는데 전념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일방·편향적인 정책 강행에 몰두하고 돌봄을 방치해 학교현장을 더 큰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도 “이 같은 요구들은 현 정권을 넘어 차기 정권, 정부가 감당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인 만큼 교육 비전과 공약으로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리당략을 초월해 교육을 국정의 중심에 놓는 ‘교육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언남초등학교(교장 권혁범) 학부모회는 10월 22일~11월 5일 ‘언남 우유 탄생~’이라는 주제로 학교에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새롭게 단정하는 활동을 했다. 언남초 학부모회는 학교 교육의 주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년 화단 가꾸기, 아침맞이 활동 등을 통해 언남 교육의 성장에 이바지해 왔다.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하지 않아 비어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멋지게 꾸미며 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하고 건강하게 뛰어놀기를 기원했다. 학생들은 예쁘게 변화된 우유 창고를 보며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못해 아쉽고, 예쁜 우유 창고에 담겨 있는 우유는 더 맛있을 것 같아요”라며 우유급식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우유 창고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 남선영 씨는 “예쁘게 변한 우유 창고를 보고 좋아하며, 우유 먹고 싶다는 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학생들이 우유 급식을 위해 우유 창고를 매일 매일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전·현직 교원문인들로 이루어진 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의 발행인 장세진 평론가(전 군산여상 교사)가 지난 5일 문학평론집 ‘서사성과 형식미’(신아출판사, 2만 원)를 펴냈다. ‘서사성과 형식미’는 문학평론집으로만 국한하면 8번째, 영화평론집이나 산문집 등 다른 장르들까지 망라하면 총 49권째(편저 4권 포함) 장세진 지음의 책이다. ‘미국영화 톺아보기’ 이후 1년 만에 펴낸 또 한 권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기금을 지원받았다고는하지만, 왕성한 필력이다. ‘서사성과 형식미’ 수록 글은 대부분 ‘시대현실과 비판의식’(2014) 이후 쓴 평론과 칼럼들로 동인지나 신문 등에 발표한 것들이다. 비평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은 상당수가 밀리언셀러나 베스트셀러, 나름 화제를 모은 소설과 수필들이다. 이 책은 그런 작품들인 ‘82년생 김지영’·‘풀꽃도 꽃이다’·‘정글만리’·‘칼의 노래’·‘한국이 싫어서’·‘무소유’ 등을 꼼꼼히 읽고 구체적으로 조모조목 살펴보는 실제 비평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례사 비평 따위를 배격하고, 장·단점을 분명히 가려 독자들의 작품이해를 돕는 것이 다른 비평집과의 차별성이다. 무엇보다도 외국 문학이론 원용이라든가 난해하고 현학적인 비평을 지양한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읽기 쉬운 글이라 할 수 있다. 일반 독자들도 해당 작품을 이해하는데 참고서가 되도록 한 글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 책은 5부로 나뉘어 있다. 제1, 2부는 소설론이다. 1부 베스트셀러소설의 유명작가들과 2부 나름 화제를 모은 소설작품론이다. 제3부는 수필론이다. 세월호 참사 추모문집 ‘눈먼 자들의 국가’를 비롯 서울·부산·경남 등지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의 수필세계를 살펴보고 있다. 4부는 본격비평보다 르포 성격의 구상시인론과 ‘전북문단70년사’에 수록된 문학평론사다. 5부는 짧은 평론 내지 독후감, 그리고 추모칼럼들이다. 다소 긴 5·18 광주민중항쟁 관련 글도 있다. 장세진 평론가는 군산여상을 거쳐 한별고 교사로 2016년 2월말 퇴직하고 같은 해 5월 교원문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처음부터 부족한 교원문학회 운영비를 사재로 충당하는 발행인이기도 한 저자는 1983년 방송평론, 1985년 영화평론, 1989년 문학평론에 당선한 이래 방송⋅영화⋅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왕성한 비평활동을 펼치는 중견 평론가다. 한편 장세진 평론가는 그 동안의 활발한 저술활동을 인정받아 전북예술상(문학, 1998)⋅신곡문학상(2001)⋅전주시예술상(영화, 2002)⋅공무원문예대전행정자치부장관상(저술, 2003)⋅전국지용백일장대상(2004)⋅한국미래문화상대상(2005)⋅단국대학교교단문예상(2010)⋅전북문학상(2011)⋅연금수필문학상(2018)⋅충성대문학상(소설, 2018)⋅교원문학상(2020)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엔 동해예술인창작지원금을 받아 ‘영화, 사람을 홀리다’를 펴내기도 했다. 또한 장세진 평론가는 재임중 학생들 특기⋅적성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바쳐 지도한 공적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교육감⋅대학교총장⋅교육부총리 등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2014년엔 대통령상을 수상한 제자의 추천으로 스승의날기념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015년 마침내 제25회 남강교육상을 수상하는 등 여느 문인들과 다른 교사로서의 이력도 갖고 있다.
경기도 수원 잠원초등학교(교장 이윤수)는 지난달 15일 교실 밖의 자연을 교실 안으로 가져와 녹색 식물과 어우러져 사는 체험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교과 과정과 연계한 '꽃 생활화 체험 교육'은 꽃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꽃을 직접 만지고 가꾸며식물에 대한 관심을 기르고 안정적인 정서를 함양하는 기회를 가졌다. 꽃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재미있는 꽃 만들기’ 프로그램 활동은 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 뿐 아니라 꽃에 얽힌 동화 이야기, 꽃 이름 알기, 꽃 말 알기, 꽃노래 부르기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꽃을 표현하고,가꾸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구성됐다. 3학년 학생들은 생화로 꽃 바구니 만들기,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 화분 만들기에 참여했다. 화원에서 구입해 집에장식만 하던 식물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생명의 소중함과 살아있는 식물에 대한 즐거움도 느끼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교육의 장이 되었다. 3학년 김○○ 학생은 "직접 살아있는 식물로 꽃 바구니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꽃을 가까이 보니 신기하고 예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내가 만든 것이라 더 소중히 느껴져 집에서도 잘 키우고 싶다. 빨리 집에가서 우리집을 장식하고 어머니께 선물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박○○ 학생은 "오늘 체험학습은 눈도 즐겁고 기분도 좋게 만드는 공부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생님, 동시 낭송대회에 가서 저는 대상은 안 탈거예요. 왜냐하면 대상을 타게 되면 내년에는 못 나가잖아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우리 혁준이. 동시 낭송대회요강을 살피면서 꿈도 야무지게 대상을 탈까봐 걱정했다. "선생님 저는 동시가 시시한 건 줄 알았는데 소리내어 노래 부르듯이 친해지다 보니 마음의 문을 열어주어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교직 생활 30년 만에 처음, 3학년 과학 교담을 하면서 만난 혁준이는 호기심이 많고 지적 수준은 높으나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타인에게는 무감각, 무관심으로 소통이 안 되는, 자폐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었다. 교담 전담교사는 학부모와의 관계나 생활지도에 대한 심적 부담이 적어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혁준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해리 왕은 ‘좋은 교사 되기’에서 교사는 4단계(환상→생존→ 숙련→영향)를 거쳐 성장한다고 했다. 그런데 ‘담임교사로서 나’를 돌아보니 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생존’과 ‘숙련’ 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던 자화상이 떠올라 많이 부끄러웠다. 성찰의 시간을 통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취미로 틈틈이 익힌 시 낭송이 떠올랐다. 시 낭송을 통해 얻은 새로운 에너지를 혁준이 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삶에서 다른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교사의 삶이 바로 학생들에게 배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배움을 얻게 해 준 혁준이를 통해 미미하지만 ‘선한 영향력’ 있는 교사로서 살게 해 준 문화예술동아리 ‘동시랑 마음이 말랑말랑’ 이야기 보따리를 지금부터 펼쳐본다. 교직 슬럼프로 많이 힘들었을 때 만난 시 낭송은 내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짐의 실체들, 세상에 미처 풀어놓지 못하고 가두어 두었던 수많은 말과 소리를 자유롭게 풀어내게 해주었다. 낭송을 통해 길러진 내면의 평화로움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훌륭한 도구와 나의 작은 경험들을 나누고 싶어서 문화예술동아리 ‘동시랑 마음이 말랑말랑’을 2017년부터 운영했다. 36학급의 대규모 학교로 여유 있는 교실 공간이 없어서 아침수업 전 20분, 중간놀이 시간 20분을 활용해 오전만 사용할 수 있는 돌봄교실에서 동아리 문을 열었다. 혁준이를 포함한 12명의 동아리 학생은 졸음을 이겨내고 학교에 나와 근면의 미덕을 발휘하며 동시랑 친해져갔다. "동시와 친구되기 1단계는 읽는 거야." 동시집에서 마음에 드는 동시를 찾아 큰 소리로 읽어보기 활동을 했다. 국어 시간에 학습하던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고 자기 느낌대로 동시 읽는 것을 녹음해서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는 것을 부끄러워했는데, ‘장, 단, 고, 저/ 강, 약, 완, 급’의 의미를 익히고 동시 맛을 살려 녹음을 반복하다 보니 자기 목소리 듣기를 즐거워했다. 특히 혁준이는 정확한 발음과 풍부한 성량으로 감정을 잘 표현해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고 동아리 친구들의 칭찬을 받으며 인기남이 되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아직도 어려워했지만, 아무 때나 불러내도 반갑게 달려와 주는 동시와는 아주 친한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동시와 친구되기 2단계는 많이 써 보는 거야." 낭독(보고 읽는 것)과 낭송(외워서 하는 것)의 차이점을 알아가며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면 저절로 외워진다는 것을 체득해갔다. 낙서하듯 써 보고 쪽지에도 써 보고 동시가 찾아오면 그냥 보내지 말고 꼭 써 보기를 권했다. "동시와 친구되기 3단계는 네 마음을 털어놓은 일이야." 친구가 되면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듯 시에게 자기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도록 했다. 자기만의 목소리로 느낌을 살려 표현할 수 있을 때 동시로부터 위로 받을 수 있고 멋진 친구로 함께 있어 줄 거라고. 이렇게 동시와의 우정을 나누며 즐기고 있을 즈음, 광주카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열리는 나태주 시인 초청 특강 오프닝 무대에 우리 동아리팀이 사제동행 동시 낭송과 풀꽃 퍼포먼스 공연을 하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동화책 풀꽃을 바탕으로 구성한 역할극과 풀꽃 시 낭송을 했다.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으며 오프닝을 멋지게 장식한 아이들은 해냈다는 기쁨과 환희, 열정으로 자부심을 갖고 동아리 활동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 아울러 시민과 함께하는 금남로4가 지하철 예술 무대에 특별출연해 동시 낭송 공연으로 재능기부도 하면서 배움과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또한 매년 8월에 개최하는 윤보영 동시 전국 어린이 낭송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고 동시 낭송가 인증서도 받았다.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총 216명이 예선을 거쳐 35팀이 본선에 진출, 지정 시(윤보영 동시) 1편과 자유시 1편을 낭송하며 경연을 펼쳤는데 우리 학교에서 5팀이 출전해 모두 수상(은상3, 동상2) 하는 영광을 안았다. 아이들은 여러 동시집을 보며 마음에 드는 동시를 고르고 낭송까지, 대회 준비 과정을 즐기는 동시에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이면서 신나게 참여했다. 혁준이와 친구들은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게 즐겁고, 동시는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자꾸자꾸 소리내고 싶어지고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 동시가 공부인 줄 알았는데 참 맛있어요", " 선생님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시면 안 돼요"라고 했다. 삶에 지친 나에게 시 낭송이 따뜻한 위로를 주었듯이 아이들에게도 동시는 열려라 참깨와 같은 주문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부푼 꿈을 안겨주었다. 동시의 매력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작은 희망의 꽃을 보았다. 혁준이는 처음 시작할 때 대상을 타면 다음 대회에 못 나간다는 귀여운 걱정(?)을 해서인지 재작년에는 동상, 작년에는 은상을 수상했다. 올해 6학년이 되면서 윤보영 동시 낭송대회에서 꼭 대상을 탈거라고 벼르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어 엄청 서운해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튜브 언텍트 생중계 공연’을 앞두고 동시 낭송 연습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혁준아! 어느 날, 길을 걷는데 문득 낭송했던 시 한 편이 생각난다면 넌 시에 빠진거야. 중학교에 가서도 시와 너의 우정이 영원하길 바라." 한 편의 동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아이들 마음속에 한 송이 꽃을 피어 내는 것과 같았다. 아이들이 눈높이에 맞는 동시를 노래하며 시처럼 예쁜 말, 시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닮아가는 모습에 감동했다. 작은 날개짓이지만 동시와의 만남을 통해 말랑말랑해진 마음으로 낭송의 즐거움을 맛보며 즐길 줄 아는 아이들에게서 얻은 행복함과 감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무와 풀과 별과 대화할 줄 모르는 우리들을 대신해서 그들과 나눈 애기를 나직나직 우리에게 전해주는 시인들의 위대함에도 감사하게 되었다. 사는 일이 숨 가쁘고 고달플 때 시인이 나에게 희망을 노래해 주었듯이 동시의 맛과 향기로움은 아이들에게도 전인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삶과 배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해줄 거라 믿는다. 작은 나눔이 큰 성장을 만들어 동심으로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진정한 여행을 오래도록 아이들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 ----------------------------------------------------------------------------------------- 수상 소감한 사람을 위한 시 처방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처방해주는 ‘사적인 서점’ 운영자인 정지혜 씨은 독특한 방식으로 책과 사람을 연결해준다. 일대일 상담 후 맞춤형 책을 골라주는, 마치 증상을 말하면 의사가 약을 처방해 주듯이 책을 처방해 주는 서점이다. 이처럼 나도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가보지 않는 길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코로나 블루로 지친 영혼을 달래주고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맞춤 시 처방’, 나만의 콘텐츠 개발을 꿈꾸고 있다. 귀로 들어가는 기계음은 많지만, 입을 통해 나오는 가슴의 소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마음의 벙어리가 되지 않도록 사람과 사람 사이를 시가 잇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 트로트로 심리적인 허기를 채우고 위안을 얻는 분들이 많다. 감성 언어의 결정체인 시 낭송도 시시할 것 같지만, 시의 토닥거림을 즐기다보면 금새 빠져들 것이다. 신바람 나는 인생이란 소리가 풍성한 데서 누릴 수 있기에 지금은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끝으로 아이들과 나누었던 ‘동시(童詩)랑 마음이 말랑말랑’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방현미 광주 유안초 교사
지난달 29일, ‘여교사 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초등학교 교장 긴급체포’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이를 접한 많은 교원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과 참담함 그 자체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교장 구속 등 관련 내용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자 교육자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몰카, 국민적 지탄받아 마땅 교총은 이러한 교원 정서를 대변해 ‘성범죄는 교육악! 철저히 수사해 사실이면 교단 영구 퇴출 등 엄벌에 처해야!’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학교장의 범죄 행위는 코로나 극복과 교육에만 전념하는 전국 교육자 모두를 허탈하고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교직 사회에 더 높이 요구되는 도덕성과 책무성에 부응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기초·기본교육을 하는 초등학교 교장이 이런 범죄 행위를 한 것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 마땅하다. 학교장의 여교사 화장실 몰카 설치 사건은 그 전례를 찾기 어려워 교육계 안팎의 충격이 더 크다. 정확한 사실은 수사와 재판으로 드러나겠지만 이번 사안으로 교육계 전체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됐다. 2020년 1월, 대법원은 ‘60대 여성 기사를 성추행한 교원의 해임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교원은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많은 교원이 문제행동 학생의 증가와 교권 침해를 호소한다. 실제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사건은 총 5760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계는 헌법적 가치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거치면서 이러한 요구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교직 사회의 강력한 교직 윤리 실천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성비위, 음주운전, 금품수수로 징계받은 교원 수는 총 3673명이다. 그중 성비위가 1037건, 음주운전 2349건, 금품수수 287건이다. 물론 교육활동 중에는 크고 작은 실수나 억울한 사연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4대 비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깨끗한 교육자상 스스로 정립해야 과거 스승존경 문화를 당연시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교권은 당연히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교직 사회 스스로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즉, 교권은 교사가 제자 사랑은 물론 열정과 헌신의 교사상을 스스로 정립할 때 사회가 부여하는 권위다. 교직 사회가 솔선해 깨끗한 교육자상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교권 확립 또한 요원하다. 이번 몰카 사건의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이 몰카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고,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당장 불시점검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을 단지 개인 일탈이나 일과성 사건으로 여기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 교직 윤리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 이러한 다짐과 노력을 외면하는 교육자가 있다면 전체 교육자의 이름으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신이 되려는 인간(호모 데우스) 세상에서 “변화만이 유일한 미래의 상수(常數)”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상은 첨단 과학⋅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명찰을 달고 입학한 초등학교 아이를 눈을 비비고 알아보아야 할 정도로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한 그 자체다. 이제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르는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3차원의 디지털 세상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시킬지 상상의 끝을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국내와 미국, 심지어 자국산 물품에 대한 애국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조차 판매 예약이 폭증하면서 초대박을 예상하게 했다. 그 기술의 무한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과거 애플(Apple)의 그늘에서 초라하던 시절은 어디로 가고 이젠 당당히 초격차의 기술로 세계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기적같지 않은가. 하지만 현재 인류는 인간이 변화로 이루어 온 화려한 바벨탑에 잠시 멈춤 내지 주춤하는 시기에 봉착해 있다. 안타깝게도 1년 10개월 전부터 ‘코로나19’란 괴물이 인류를 볼모로 잡아 포로 생활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인류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응시하고 있다. 인류는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과학적인 성과로 모든 것을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으나, 이 전염병을 물리치거나 장악할 실마리를 찾는 데 허둥대고 있을 뿐이다. 마치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론 제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에 의해 ‘바빌론 유수(幽囚)’를 당한 것처럼, 현재 인류는 ‘코로나19’에 의해 21세기판 ‘바빌론 유수’가 연상되고 있다. 유수가 무엇인가? '잡아 가둠', 즉 ‘포로 생활’이 아닌가. 그 당시 교황은 사실상 한지에 유폐되지 않았던가. 그 이유는 자신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선민이어서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고, 예루살렘은 신이 거주하는 시온성으로 세상의 어떤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착각한 오만 때문이었다. 이처럼 무사태평했던 그들에게 닥친 결과는 감금과 유폐라는 가혹함이었다. 현대 인류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약간의 성공을 얻으면 오만해진다. 그러기에 영원히 성공한 사람도 없고 영원히 실패한 사람도 없다. 우주의 섭리가 조화로운 것처럼, 인간의 흥망성쇠 역시 공평하다. 예루살렘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멸(自滅)한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역경은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 보라는 경고다. 마치 르네상스가 죽어가는 유럽을 살려냈듯이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이전의 체계를 대체해 다시 태어나려는 용기와 지혜다. 그러나 초고속,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변화의 시대에도 변화가 더딘 곳 중하나가 바로 학교다.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 학력 저하의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것이 코로나19가 가져온 학교 교육의 실태다. 이를 역전시키는 것은 교사들에게 달렸다. 그런데 교사들이 철밥통인지라 그들 역시 잔뜩 움츠려 있다. 마치 그간 쌓아 온 시온성을 지키며 현상 유지만 해도 성공인 듯 말이다. 그것은 미래 교육에 무용지물인, 현실지향의 목표, 입시교육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다양성 추구와 더불어 창의성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 즉, 체인지메이커가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체인지메이커는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이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지방자치시대의 학교 자치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간연대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공교육을 혁신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의 파도를 타고 거대한 대양을 건너야 한다. 이젠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교육으로 전환해 적극적인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서 위대한 공존의 힘으로 인류의 생존 역사를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침체된 우리 교육을 더 이상의 수렁에서 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외로운 나그네이기도 하고, 고독한 순례자이기도 하며, 촉이 있고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힘이기도 하고, 생물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자 거름이며, 세상을 향한 모험이기도 한,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앞으로 한 사회의 성공은 그 안에 체인지메이커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라 불리는 '아쇼카'재단의 창업자 빌 드레이튼의 말이 우리의 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허한 외침이라 할지라도 목청껏 함성을 질러 본다.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
교사들은 매년 11월 교원평가 기간이 다가오면 굉장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유서술식 문항 때문이다. 평소에 교사와 작은 말다툼이나 문제가 있었던 학생들은 교원평가 문항에 욕설, 반말 등 학생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개의치 않고 기록한다. 교사 괴롭히는 막말 평가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근무해온 교사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글이 담긴 서술형 평가 결과지에 교사로서 회의감과 모멸감이 들고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는 사회적 문제가 된 연예인에 대한 악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혐오스럽고 무자비한 언어폭력 탓에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되자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연예인 기사에 댓글 달기 기능을 차단한 바 있다. 이처럼 성숙한 어른도 익명이 보장되는 댓글을 달 때는 당사자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심한 욕설과 비하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물며 교원평가라는 명목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익명 댓글 권한을 주었으니 그 결과는 뻔하다. 긍정적 이야기보다는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을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외모 비하, 성희롱, 인격모독 등 학생들의 아무 생각 없는 악성 평가 글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현장 교원이 아주 많다. 이런 부작용이 속출함에 따라 욕설과 비난으로 가득 찬 서술식 평가 문항을 거의 읽지 않는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한 동료 교사는 학생들이 교원평가에 남긴 욕설과 반말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이른 나이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익명성이라도 제거해야 이렇다 보니 최초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목적으로 도입된 교원평가는 해가 지날수록 교원의 전문성 신장보다는 학생들이 교사를 악의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막무가내식 교원평가는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연예인 기사 댓글 금지 정책처럼 교원평가에서 자유서술식 평가 문항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 만약 서술식 평가문항의 폐지가 어렵다면 악성 댓글의 가장 큰 원인인 익명성을 없애 자신이 평가한 글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를 전면폐지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그동안 교원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는 거리가 먼, 단순히 점수로 줄 세우는 교원평가로 전락했다. 학생들의 모욕적인 욕설과 발언으로 공정성과 객관성도 결여됐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악성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서술식 문항을 폐지를 포함해 교원평가 제도를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가 정책 비전과 과제,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평가받는 담론의 장이다. 국가의 리더는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다. 리더의 국정 방향에 따라 국민의 살림살이도, 국가의 경쟁력도, 젊은이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교육 공약은 사실상 ‘실종’ 그런데 여야 대선 후보를 보면 실망스럽다. 정책과 비전 제시보다는 이념과 편 가르기, 상대방 흠집 내기가 난무한다. 그나마 내놓는 공약도 엉성하다. 더욱이 교육 분야는 사실상 ‘실종’이다. "교육 뇌관을 건드리면 표(票) 떨어진다"라며 대충 넘어가려는 듯한 인상이다. 표를 의식해 교육을 등한시하는 건 반애국적 행위다. 그런 후보자는 리더 자격이 없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식과 연구가 글로벌을 지배하며 국부(國富)를 키워가는 세상 아닌가. 소중한 노동의 땀을 뒷받침할 첨단 연구와 지식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인공지능, 메타버스, 디지털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강자가 될 수 있다. 그 원천은 교육이다. 교육으로 다양한 창발적 인재를 길러내야 국민소득 5만 달러, 10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교육 뇌관을 건드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퇴보시킨 교육을 재건해야 한다. 학력 깜깜이, 기초학력 저하, 교육 양극화, 평둔화(平鈍化), 이념교육, 고등교육 부실화 뇌관부터 건드려야 한다. 자율 없는 통제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 대선 후보에게 몇 가지 제언한다. 첫째,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 교사들의 권위가 무너지고, 교사가 노무 갈등의 뒤치다꺼리나 하면 절대 잘 가르칠 수가 없다. 제자는 스승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재를 키우려면 교권을 신장해 교사들을 북돋워야 한다. 이념교육의 카르텔 깨야 둘째, 이념교육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교육의 가치를 중립에 놓고 학생을 가르치며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권과 교육감 성향에 따라 국가학업성취도 평가가 오락가락하고 역사교육이 춤을 춰선 안 된다. 학생 실력이 추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추락한다. 셋째, 자율 경쟁과 개방 교육, 학교 다양화를 존중해야 한다. 혁신학교·자사고 논쟁을 접고 학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넷째, 고등교육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인재는 대학에서 나온다. 대학은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나침반이다. 초격차 기업과 초격차 대학은 그 뿌리가 인재다. 마지막으로 정히 자신 없으면 입시는 건드리지 말라. 수능 절대평가, 수능 정시 비율 40%, 수시 폐지 같은 코미디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놔두면 된다. 대학이 학생을 고르는 게 아니라 학생이 대학을 고르는 초저출산 시대다.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수업운영을 위해 교원들의 휴가는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별도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휴직 또한 학기단위 사용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선생님들도 많이 헷갈려하시는 학기중 올바른 휴가 및 휴직제도 사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의 QA Q. 연가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사안 아닌가요? 학기 중 사용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껴집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나요? A. 교원(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휴가는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휴가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학기 중 연가사용은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교원의 연가를 승인하고 있으므로 학교장과의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Q. 나이스 상에 조퇴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나요? A.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근무상황부 종별 중 연가(반일연가를 포함한다)를 신청할 때에는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를 포함한다)의 「사유 또는 용무」란에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지각(지참)·조퇴·외출을 신청할 때에는 사유를 기재한 후 학교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조퇴 시 구체적인 사유를 적으셔야 합니다. Q. 학기 중 해외방문을 위한 연가 사용은 허가 대상이 되나요? A. 교원의 공무외 국외여행은 본인 또는 친인척의 경조사 및 본인의 긴급한 질병 치료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 교육에 지장이 없는 휴업일(여름·겨울 방학 및 학기말 휴업일을 말함) 중 본인 연가일수 범위 내에서 공무 외의 목적으로 한 국외여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원칙에 따라 휴업일이 아닌 학기 중에는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연가를 사용한 공무 외 국외여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안의 판단은 학교장이 결정해야 할 것이며 복무감사에 대한 권한은 임용권자인 시도교육청에 있으므로 해당 사유에 대한 판단은 시도교육청에 문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 41조 연수는 학기중에도 수업에 지장이 없으면 사용 할 수 있는건가요? A.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는 ‘휴업일’ 실시가 원칙입니다. 학기 중 수업일의 경우에는 수업이 없는 경우라도 근무지외 연수는 적용되지 아니하며, 교사는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제 20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고, 국·공립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1일당 8시간이라는 정규 근무시간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교육공무원이 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의 취지는 방학 등에 교재연구, 현장체험방문 등 다음 학기의 수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므로 단축근무, 조기퇴근 등의 용도로 운용될 수 없습니다. Q. 병가 사용 후 병휴직을 하려 합니다. 3월 초 병휴직에 들어갈 경우 병가를 며칠 사용할 수 있나요? A. 병가의 경우는 연가와 달리 ‘실제 근무일’을 기준으로 사용 일수가 달라지지 않으며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새롭게 상신이 됩니다. 따라서 3월 초 병휴직을 들어가시더라도 연간 60일의 병가는 동일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Q. 휴직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학기중 복직이 가능한가요? A. 휴직자가 휴직사유가 소멸됐을 경우 30일 이내에 복귀신고를 한 때에는 당연 복직되며 이 경우는 복직일까지를 휴직기간으로 봅니다. 즉, 당초 계획했던 휴직기간을 채우지 않고 복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선생님 휴직 시 대체했던 기간제 교원에게 해임 통보 등을 위해 필요한 한 달 정도의 기간을 예상하고 복직신청을 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Q. 초과근무를 한 날에는 외출을 사용할 수 없나요? A. 「2021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에 따라 ‘근무 당일 지각이나 외출 또는 반일 연가를 사용한 공무원이 시간외 근무명령을 받고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시간외 근무를 인정하며, 그 계산 방법은 평일 정규 근무시간 이후 시간외 근무 계산과 동일하다.’ 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초과근무와 외출은 별개 사안으로 보는 것이 적합합니다.
수포자의 증가추세가 심각하다 지난 8월 좋은교사운동이 중·고등학교 수학교사와 교육전문직 160명을 대상으로 2022 수학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학교사들은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게 하는 것보다 수포자(수학포기자) 해결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고등학생의 ‘수포자’ 비율이 13%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행 표집 평가가 시행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 결손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수준의 공식 통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포자를 질병으로 보는 이상한 세상 그동안 여러 학부모와 학생, 수학 전공 교사들을 만나서 많이 이야기했던 것이 “왜,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할까요?”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다. 아이들의 실력을 줄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나 학원 교사도 못 푸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출제하면서, 아이들은 수학 수업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수학 시험의 허무함과 공포로 모두 포기해 버리는 자포자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의 성취도는 최상위권이다. 지난 2020년 1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국제 교육 성취도 평가 협회’의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 2019’ 결과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의 수학, 과학 성취도가 국제적으로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는 58개국 초등학생 약 33만 명, 39개국 중학생 약 25만 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12월에 345개교의 학생 1만 2,101명이 참여했다. 한국 초4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국제 평균을 500점으로 봤을 때 600점으로, 58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25점), 홍콩(602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초등학생의 성취도는 이 평가가 처음 시행된 1995년부터 수학 2~3위로,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64%로, 국제 평균 76%보다 낮다. 수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60%로, 마찬가지로 국제 평균(수학 80%)보다 낮다. 한국 중2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607점으로, 39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16점), 대만(612점)에 이어 3위였다. 1995년 이 평가가 시작된 이래 한국 중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1~3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수학 실력이 가장 뛰어난 ‘수월 수준(625점 이상)’ 이상 학생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한국 중학생 중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46%, 흥미가 있는 학생은 40%로 국제 평균(자신감 있음 57%, 흥미 있음 59%)보다 낮았으며, 수학 학습이 가치가 있다고 보는 학생은 70%로 역시 국제 평균(84%)을 밑돌았다. 한마디로, 한국 학생들의 수학 과목 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최저 수준으로, 잘하지만 억지로 공부하는 셈이다. 수포자를 병으로 몰아세우는 사회 인식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학을 못하는 것을 병으로 보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게다가 학원이나 공교육 곳곳에서 수포자를 치료하겠다고 병원에서 쓰는 ‘수학 클리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수포자들을 더욱 회복되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린 것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우리 사회가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수포자로 매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수학 평가 점수를 100점이라고 하면, 어떤 학생들은 50점에 접근하고도 만족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100점만 수학을 잘한다 생각하고, 50점대 학생은 수학을 못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시선과 상처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누적되어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학원들이 밀집한 건물의 카페에 들어서면, 학원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대부분 수학 문제만 풀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수학 문제의 수준이 쓸데없이 높아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깊게 배우고, 범위도 엄청 많아요.”라고 말한다. 최근에 학생, 학부모들은 지금도 배울 수학 내용이 너무 많으니 교육과정에서 덜어 내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학 학계에서는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학 교육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되는 형국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대안이 중요하다. 수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읽기 수포자를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수학이라는 학문을 대하는 자세에 그 해답이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교과서의 원리, 개념, 증명 등의 다양한 수학적인 지식들을 세상 속의 자연 현상과 만나게 해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야 한다. 수학 수업과 이 세상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배우는 수학은 세상과 관련 있고, 가치 있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교육과정이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학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에서는 세상과 관련된 수학을 통해서 수포자들이 수학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만을 푸는 것은 수학의 본질이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 자유롭지 못한 학생들은 수학 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수학 문제를 잘 풀어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하여 풀면서 학생들은 수학을,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나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아닌, 그냥 다른 학생들보다 난이도 높은 수준의 문제를 많이 해결하여 좋은 점수를 받아야 되는 과목으로 생각하게 된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유사한, 동일한 문제를 엄청나게 여러 번 많이 풀어야 시험에서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학생과 학부모는 앞으로 펼쳐지는 각종 수학 시험에서 경쟁자인 다른 학생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문제만 반복해서 풀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학생들은 수학이라는 아름다운 과목을 그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무한정 반복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 투성이 과목이라고 낙인찍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기본적인 즐거움, 호기심,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된다. 더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사람들이 수학이라는 과목이 많은 문제들을 풀어야 고입이나 대입 등 상급학교 진학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학을 포기하는 교육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수학이 즐겁고, 재밌고, 세상과 일치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을 책임질 학생들에게 수학은 너무나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갑작스럽게 생기는 팬데믹 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도 수학의 본질을 즐겁게 알려 줘야 한다 수포자들이 없어지는 방법은? 수포자들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3~4학년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학생들은 많은 양의 수학 개념, 각종 복잡한 수학 문제로 인해 수학을 그냥 포기하게 된다. 이렇게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수학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눈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줘야 한다. 수학이 아름답고, 수학이 즐겁고, 수학이 흥미있는 과목이라는 것을 알려 줘야한다. 그리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수학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날려 버렸으면 한다.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통해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실천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수포자에서 수학교사로 필자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완전 수학포기자였다. 그렇지만, 고1 때 수학을 담당하는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때부터 수학에 푹 빠졌다. 그렇다보니, 수학의 기초도 몰라서 거의 구구단부터 수셈까지 다시 시작하면서 독학을 거듭하여 결국 고1 때 수업에서 진행하는 진도까지 따라잡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을 줄 만한 친구, 선생님, 부모 등이 없어서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끈기와 인내심으로 수학포기자에서 수학성공자로 거듭 태어났다. 수학성공자가 된 필자는 사범대학 수학교육과에 입학하였고, 수학교사로 교단에 서게 됐다.
‘안전하고 쾌적하다.’ ‘좁고 불안하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모듈러 교실이란 교육부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면서 등장한 모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컨테이너 교실의 개정판에 가깝다. 사전적 의미는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및 전기시설 등을 갖춘 건물을 완성해 학교로 가져와 조립한 교실이다. 좁고 답답하고...모듈러 교실의 한계 지난 7월 29일 교육부는 ‘교육회복 종합 방안’ 기본 계획에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신.증축에 모듈러 교실을 포함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일시적인 과밀 유형에 속해있는 학교에 모듈러 교실을 배치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 2학기 과밀학급 해소를 추진하는 학교 중 7% (91개교)에 해당하는 학교는 모듈러 교실을 통해 단계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겠다고 했다. 모듈러 교실은 일시적인 또 즉각적인 과밀학급 해소 방법으로서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교 건물을 증축, 개축 하는 것 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일시적인 대여를 할 수 있고 이른 시일내 일시적으로 과밀학급 해결이 가능하며 철거 후 재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 눈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보여지는 모듈러 교실 홍보 영상과 달리 보완해야 하는 단점이 너무 많다. 첫째, 창문 개폐가 약 15도 정도여서 자연환기가 되지 않아 아이들이 기침과 어지러움을 호소 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시 창문 밖으로 대피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공기질은 문제가 없다는 게 교육당국 주장이지만 안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둘째, 천장이 2.6m로 본 건물에 비해 낮고, 냉.난방 시설도 취약해 여름철 수업시간이면 학생들이 더위를 호소하고 있다. 셋째, 학부모 참관 화상회의 시, 옆반의 소음이 들릴 정도로 방음에 열악하다. 음악 수업시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옆반 수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모듈러 교실은 운동장 부지에 설치되어 있어 실외 체육수업 시 소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넷째, 교실내부의 구조가 가로형태로 넓게 분포되어 양 끝에 위치한 아이들은 칠판이 보이지 않아 일어나 가운데로 와서 칠판을 봐야한다. 맨 앞줄에 앉은 아이는 칠판이 가까워 눈이 아프고, 맨 뒤에 앉은 아이는 등이 벽에 닿아 불편할 정도로 좁다. 조명 반사가 심해 전자칠판 등은 학생들의 시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다섯째. 운동장 부지에 설치되어 있어 실외 체육수업 시 교실 내부가 시끄럽게 방음에 취약하며, 반대로 실외 체육수업을 하는 아이들은 조용히 수업을 해야 하는 이중고가 있다. 여섯째, 계단 폭이 좁고, 화재 발생시 본 건물보다 대피로가 부족한 직사각형 복도식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안전에 취약하다. 실제 화재시에는 골든타임 안에 아이들이 무사히 대피할지에 대하여서도 강하게 의문이 든다. 학부모들은 이런 현실 적인 문제점을 여러차례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 및 교육청에서는 이와 같은 시설적인 문제를 해결 하기보다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임시 교실과,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한 추가 교실 수요에 효과적이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지난 7월 26일. 교육부는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식 모듈러 교실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 간 협력 강화’에 따른 조달청 및 소방청 간 업무협약 체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학부모들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소방 안전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렇듯,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모듈러 교실을 교육부가 왜 각급 학교에 설치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떨칠수 없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과밀 학급당 정원을 3~4명이 늘어 난다 하더라도 문제점이 많은 모듈러 교실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3~4명이 늘어난 과밀 학급 이더라도, 모듈러 교실을 사용함에 있어 더 나은 이유가 없는데 굳이 수십억의 예산을 사용하여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는데는 오히려 예산을 낭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교육당국은 과밀학급이 되면 선생님도 힘들고, 아이들의 학습권이 열악해진다며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 모듈러 교실의 단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아이들의 학습권이 열악하다는 핑계를 삼아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하려는 데 학부모들은 전혀 납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밀학급이기 때문에 학교를 증축해 달라는 민원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부족해 어쩔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다. 오히려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야 교사 배치가 가능하다는 말은 궤변이 아닐수 없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학부모들은 모듈러 설치에 대한 교육부, 교육청의 입장을 도저히 납득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학급당 28~29명에서 3~4명이 늘어나 열악한 환경이 되더라도 운동장에 모듈러를 설치하여 운동장 없는 학교에 다니는 것 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온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2022~2026년 제1차 교육시설 기본계획’에는 신설 학교. 신축 건물도 모듈러 교사로 짓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는 지금, 무작정 밀어붙이기보다 모두가 공감학 수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10대, 우리답게 개념 있게 말하다 (정정희 지음, 맘에드림 펴냄, 240쪽, 1만4000원) 24년간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현재는 장학사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저자는 10대 청소년의 일상 언어에 집중했다.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창의적 변주가 반영된 언어, 편의성이 높은 방향으로 진화돼 가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무분별하게 복제되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에 우려하며 언어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교사의 서재 (이한진 지음, 테크빌교육 펴냄, 347쪽, 1만8000원) 초등교사인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 흔들리는 교실, 매너리즘으로부터 교실을 지키려면 교사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오가며 율곡, 키에르케고르, 박지원, 푸코, 마이크 샌델 등 44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명저 44권을 선별해 소개한다. 또한 진정한 배움, 바람직한 가르침, 행복한 교육, 정의로운 교육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44개의 주요 철학 개념을 교사의 생생한 일상에 대입시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언택트 공부 혁명 (호시 도모히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28쪽, 1만4000원)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생들을 아이비리그에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로 알려진 스탠퍼드온라인고등학교.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중·고등학생을 위해 설립한 이 학교의 교장인 저자가 자기주도학습을 실현하고 창의력과 융합사고,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법을 소개한다. 나이에 따른 학년제와 획일적인 커리큘럼, 시험성적 중심의 평가가 모두 없는 이 학교의 성공비결을 소개하며 아이의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지침을 전한다.
옆 반 선생님의 온·오프라인 학급살이 엿보기 (김선민 외 9명, 책장속북스 펴냄, 323쪽, 1만9000원) 옆 반 선생님은 요새 어떻게 수업할까?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궁금증, 고민을 풀어내기 위해 저경력 교사부터 고경력 교사까지 10명의 교사가 지혜를 모았다.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겨울방학을 마무리하는 다음해 2월까지 1년간의 흐름에 따라 교사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34가지의 수업과 각종 교육행사 방법을 담았다.
교사의 말 (마이크 앤더스 지음,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펴냄, 256쪽, 1만5300원) 교사의 말 한마디가 평생 남는 상처가 되기도, 힘을 주는 응원이 되기도 할 정도로 교사의 한마디에는 아이를 성장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 책에는 무심코 사용하는 익숙한 표현들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고 어떤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교사의 원래 의도와 진심을 충실하게 전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소금호수가 그려 준 하늘의 모습 우유니 소금호수. 할 말을 잊는다는 표현이 어쩌면 가장 적확(的確)한 표현이 될 수 있을 법합니다. 나는 사람들 입에 그렇게나 빛나게 회자되던 곳, 그래서 살짝 미화를, 지나친 포장을 의심했던 그 우유니 소금호수에 섰습니다. 의심은 모독이었고, 현실은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처음엔 탄성을, 이후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신비에, 진정으로 내가 현실 속에서 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표면은 벌집 모양의 다각형 결정체로 촘촘하게 얽혀있고, 그 위를 아주 일정한 깊이의 물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지평선이라 해야 할까요? 수평선이라 해야 하나요. 어찌하였건 그 너머로는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부터 땅인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하늘의 모습을 그대로 소금호수가 그려내 주는 까닭이지요. 세상에! 이런 풍경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니요. 고산증, 숱한 날들과 흙먼지를 기꺼이 감수하고 이 머나먼 볼리비아 고원지대로 달려오는 이유를, 그럴 만한 가치를 비로소 알겠습니다. 그러나 우유니에는 환상적인 소금호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700m에서부터 근 5,000m를 넘나드는 고원 사막은 지각 변동이 빚어낸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과 수많은 호수들과 라마, 플라밍고 같은 생명들을 품고 있습니다. 1만 2,000㎢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은 먼지와 모래와 바윗돌들을 헤집어, 달려도 달려도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눈을 뗄 수 없던 그 황량함이 야생성이 그저 신비롭고 낯선 즐거운 풍경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기적처럼 호수가 나타나고 그 속엔 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소금호수 위에서 해지는 풍경을 보고, 우유니에서의 첫날 밤은 온통 소금으로 지어진 숙소에서 보냈답니다. 그리고 이틀째 밤 숙소에서도 세상에나! 별빛이 쏟아지는 사막 한가운데입니다. 황량한 고원 사막 한가운데 부려진 숙소라니! 우유니에서의 이틀째 해가 질 시간이 가까워져 옵니다. 해발 4,000m가 넘는 곳에 자리한 숙소는 마치 황야에서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 남은 것 같은 곳에 웅크리고 있었지요.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눈앞에 소금호수가 펼쳐져 있고 고원 특유의 황량함이 영화처럼 펼쳐져 있으니, 평생 언제 다시 이런 멋진 숙소에 머물 수 있단 말인가요?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음울하고도 애절한 OST ‘콜링 유(calling you)’의 멜로디가 떠오릅니다. 먼지, 사막, 외로움, 인생, 기약 없는 기다림, 그리움들. 창이 드리워진 거실에 앉아 먼 풍경을 한참 바라봅니다. 일본인 젊은 친구가 주인집 아들인 듯 새까맣게 그을린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가 다시 창 쪽 풍경을 비워냅니다. 몇몇 거니는 사람이 보이고 이윽고 산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으슬으슬 몸이 추워지는군요. 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내겐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흙먼지를 종일 뒤집어쓰고도 찬물로 대충 세면을 하고, 한 숙소에서 머물게 된 다른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일찍 침대 위에 몸을 뉘었습니다. 윙윙 바람이 시공을 스쳐 흐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판이 서로 부딪히고 먼바다였던 당신과 만나 이 낯설고도 높은 곳까지 떠밀려와 한세상 이뤘으나, 나는 다시 먼바다인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을 향한 이 목마른 목숨을 어찌해야 할까요.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 이제 멀고도 먼 곳에 있던 당신과의 만남도 끝자락에 이르렀고 이틀 뒤면 다시 떠나야 합니다.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그 만남의 삯으로 평생 그리움의 신열에 고통스러울지라도, 꼭 보고팠던 마음 채우고 떠날 채비를 합니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생이 이렇게 가파른 비행을 하는데 말입니다. 그리하여 생은 또 지속되고 생의 끝날까지 다시 목마른 그리움, 그 힘으로 시간을 다독이는 생의 즐거움을 거듭 알겠습니다. 깨어있는 시간, 삶 속에 당신 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각성, 그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모릅니다. 어느 사이엔가 그리움에도 많은 에너지, 열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고 나는 그만 편안함과 지극한 일상성에 나를 묻어두고자 묶어두고자 하는 속삭임에 때로 귀를 내주곤 하였답니다. 그렇습니다. 여행은 한없이 무뎌져 가는 그리움에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 다시 일상의 관자놀이를 펄떡이게 하는 일임을 알겠습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향하는 버스 안입니다. 자다깨다를 몇 번 하면서 벌써 5시간을 달려왔는데도 길은 가까워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달려온 것을 네 곱 다섯 곱을 해야 이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 놀라운 것은 5시간 가까이 달려왔는데도 황막한 황무지의 모습은 걷힐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푸른 잎을 가진 나무라고는 경유해온 도시에 야자수 몇 그루 본 것이 모두였을 뿐 생명의 기운이라곤 풀 한 포기 찾아보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리곤, 읽고 있던 책의 한 구절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았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며,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글귀를 말입니다.
“영일고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학교죠. 그리고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많은 학교고요.” 인터뷰하면서 최승훈 교장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가능성’과 ‘기회’였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믿도록 하는 것, 각자의 재능을 살릴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 품성이 좋은 학생,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학생 모두에게 고루 기회가 주어지고 그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다. 그래서 최 교장은 지금의 모습으로 학생을 규정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학교라는 플랫폼을 통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교사를 신호등에 비유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길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는 사람, 그리고 그들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존재여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만들어내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교사이기를 당부한다. 당장은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는 그가 좌우명처럼 간직한 모토이다. 최 교장은 영일고 7회 졸업생이다. 자신의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교장까지 오른 드문 케이스. 고교 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은사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교사를 꿈꿨고 그리던 모교에서 교사의 길을 걷는다. 학생들이 제자이면서 새까만 후배이다 보니 더 애틋하다. 올해로 교직 31년. 교장으로서는 첫해를 보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영일고는 대대로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하는 전통이 있다. 개교 이래 11명의 교장이 임용됐지만 1대 윤명기 교장을 제외하곤 모두 내부승진으로 임용됐다. ‘교육에 관한 한 모든 것을 학교에 믿고 맡긴다’는 설립자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재단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이 명문 영일고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현 정명애 이사장은 자신의 집무실을 학교 도서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본관 건물 입구에 위치한 이사장 집무실을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만들자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우리 정서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정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못할 게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최 교장은 임기 동안 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AI(인공지능) 선도학교 등 앞서가는 영일고의 위상에 맞는 교육여건을 갖추고 현실적 과제인 대학 진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등포 일대 제일이라는 의미를 가진 영일고. 이름 그대로 서울 서남부지역 최고의 명문 사학이다. 늘 깨어 있는 학교,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학교다.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건전한 지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 든 사람도 좋고 난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된 사람을 기르는 것. 영일고가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서울 강서구 등촌로에 위치한 영일고는 1971년 개교 이래 ‘창조적 사고, 자주적 행동, 강건한 체력’을 교훈으로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써온 전통의 명문 사학이다. 학생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가능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교육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치밀한 진로교육 정평 실제 영일고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학생들에게 ‘자아 탐색과정 - 진로 탐색의 구체화 과정 - 진로 탐색의 심화 과정 - 진로 탐색 마무리 과정’ 등 4단계로 구성된 체계적인 진로탐색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자아 탐색 과정에선 진로 로드맵 구성을 위한 나만의 책 쓰기, 습관의 재발견,영일 동행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심화 과정에서는 진로 스토리텔링 심화 과정, 나의 비전 찾기 경진대회 등을 진행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와 더불어 마을연계 프로그램과 유네스코 및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개인-사회-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기능할 때 배움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배운 내용들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인재로서의 역할을 중시한다. 홍콩·중국 등의 자매 결연 학교와 교류하면서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2025년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에서도 영일고는 앞서간다. 선도학교로 지정돼 지난 3년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과정 선택권을 부여해 왔다.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 교육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일고가 독일어 거점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뿐 아니다. 인근 학교와의 공유캠퍼스를 통해 인도네시아어·태국어 과정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영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업 유연화 교육과정. 기존 융합교육을 좀 더 교육과정에 녹아들게 업그레이드한 수업 유연화 교육과정은 영일고가 야심차게 도전하는 프로젝트이다. 2~4개 과목이 하나로 합쳐져 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웬만한 고등학교에서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 오치훈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생각에서 도입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좋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영일고는 지난 1학기에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을 기반으로 시범운영했다. 작품을 통해 ‘제한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대응 양상’을 살펴보는 데 중점을 뒀다. 소설 남한산성을 관통하고 있는 '고립'을 주제로 국어, 과학, 사회, 영어, 수학 과목까지 연결한 융합 수업을 기획했다. 또 영어과에서는 노벨 문학상 작품 ‘파리대왕’을 읽으면서 제한된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인간의 대응 양상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알아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교과목을 넘나들면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우는 이 같은 실험과 시도는 미얀마 응원 프로젝트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세계인권선언을 학습하고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4개 국어로 된 ‘힘내라 미얀마, 영일비전 공동선언문’을 만들어 인권 선언의 의미를 살렸다. 또 미얀마 운동에서 보이는 상징적인 세 손가락의 의미나 구호 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지어 군부독재가 나타나기까지 미얀마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교해 보는 의미에서 관련 영상과 사진을 꿈담카페에서 전시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영일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코딩 프로그램, 글쓰기 프로그램, 전문 직업인 초청 강좌, 금융 경제 경영 콘텐츠 기획 제작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를 찾아봄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이외에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학교 수업 방향에 발맞추기 위해 코딩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IT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첨단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IT 인프라는 코로나19와 함께 시행된 원격수업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교사들은 수업 결손을 피하기 위해 많은 랜선으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 원격수업의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지난 4월에는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자 주변 학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진행하는 등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영일고는 공부 잘하는 학교다. 흔히 말하는 SKY를 포함, 대학진학률이 60%를 웃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비춰볼 때 괄목할 실적이다. 진로진학 담당 부서와 교사들이 학생의 특성과 자질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 진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결과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보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독서교육 등 인성교육도 풍성 학력만이 아니다. 인성교육 역시 으뜸이다. 활발한 독서활동과 다양한 예체능 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뒤처짐이 없다. 먼저 점심시간을 이용한 독서 활동 지원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독서 활동을 함으로써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개관한 청소년 문화 카페는 학생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DVD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앞으로 뮤지컬과 다큐멘터리를 담은 영상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프로그램은 영일고가 10여 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 사업 중 하나다.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심을 갖도록 하는 한편,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일석이조의 교육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일고는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방향을 안내하는 학교, 학생의 현재 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믿고 공정한 기회를 주는 학교가 되기 위해 80여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승훈 교장은 “사람을 한자로 인간(人間)이라고 한다. 사람이란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진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쉬운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자기 스스로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 혼자 선 후에는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