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등교 1년, 학교는 서서히 코로나 이전의 리듬을 회복해갔다. 운동회와 학부모 공개수업 등이 하나둘 부활했다. 새봄을 준비하기 위한 겨울도 평화롭게 지나가는가 했으나, 전국 학교현장은 요동치고 있다. 실내 마스크 자율 착용 권고와 함께 시작된 걱정이 몰려왔다. 방역당국의 실내 마스크 자율 착용 방침에 맞추어 지난 2023년 1월 27일, 교육부는 학교 마스크 착용 권고기준을 공개했다. 교육부가 안내한 학교·학원 내 마스크 착용 권고사항에는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 다수가 밀집되어 있는 경우, 사례별로는 교실·강당 등에서 합창수업 시, 그 밖에 실내의 다수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 생성행위가 많아 교육시설의 장(학교장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라고 적혀있다. 이 대목에서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갸우뚱했다. “이게 기준인가?” 학교 입장 _ 권리존중과 아동학대 사이, 학교는 끼어버렸다 일단 거의 모든 학교·학원이 ‘실내의 다수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 생성행위가 많은’ 상황에 속한다는 점이 첫 번째 문제이다. 예컨대 20~30여 명의 학생이 1m의 거리도 유지하기 힘든 교실 안에 밀집되어 있다. 그렇다면 학교장은 ‘우리 학교는 여기에 해당되니 실내 마스크 착용
2023-03-06 10:30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교육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1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네 가지 중 두 가지는 AI·디지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은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를 제시하였고, 디지털·인공지능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실생활 맥락과 연계된 수업 등을 표방하였다.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공교육에서 AI·디지털로 인한 교육변화와 AI 시대를 살아갈 학생이 준비해야 할 역량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학교현장에서의 AI 기술 사용, AI 혹은 AI 기반 기술이 교사를 지원하거나,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특히 AI 튜터의 경우, 학습자 맞춤형 교육 지원, 교사의 교수 지원 등을 위해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필자는 교육현장 변화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기술과 AI 튜터 등의 활용과 관련하여 교육현장에서 직시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
2023-02-03 10:30AI 시대를 맞아 교육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2025년부터 AI 튜터를 교육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AI 튜터의 기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영상합성기술을 활용한 가상교사, 둘째, 학습과 학습 습관 관리를 돕는 AI 튜터, 셋째, AI 상담교사다. 구체적인 세부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의 계획엔 가장 기본적인 교육부터 학습 습관, 상담까지 모두 AI에게 맡기겠다는 뜻이 담겼다. 고차 사고력 교육과 교사의 역할 학교현장에 실제 적용될 경우 문제점은 없을까. 정부 발표에 담긴 기대와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는 사뭇 달랐다. 교사들은 대체로 ‘교육의 모든 영역을 AI 튜터에게 맡기는 것은 어렵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AI 튜터는 일부 영역에서 교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뜻이다. 주위 동료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먼저 교사들은 AI 튜터가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을 교육할 때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학생의 수준별 학습 진단, 적절한 학습콘텐츠와 피드백 제공
2023-02-03 10:30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기술의 일상 침투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등이 등장하면서 AI는 더욱 인간처럼 자연스러워지고 문학·미술 등의 창의적인 활동도 가능해졌다. 단순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인간과 함께 살아갈 동료로 바뀌는 전환기에 가까이 다가왔다. 교육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2023년을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전 세계 AI 튜터들은 어떤 시도해왔고, 어떤 것을 성취했으며, 무엇이 남아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교육적 역할 기대 불구 명확한 정의는 없어 AI 튜터는 개인화 교수, 인공지능 조교, 교육행정 지원, 인공지능 심리·진로상담 등의 교육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다. 누군가는 지식을 전달해주거나 학생과 질의응답하는 챗봇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 등장하는 로봇과 같은 선생님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며, 영화 HER에 나오는 음성형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같은 조력자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을 상상한다고 할지라도 지금은 틀린 것이 아니다. AI 튜터는 완성형이라기보다는 여러
2023-02-03 10:30AI 튜터는 교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교육부가 2025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메타버스가 적용된 디지털교과서이다.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AI 튜터이다. 교사의 역할을 보조하는 수단이지만, 디지털교과서와 함께 에듀테크 교육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AI의 파급력과 가능성은 기존의 혁신이나 기술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강력하다. 그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와 불안, 수많은 질문이 교차하고 있다. AI가 교사를 대신하게 될 것인가? AI 시대에 교사에게 무엇이 요구되는가? AI는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을 키워 주는가? 아니면 오히려 의존도를 높이는가? AI는 교육내용과 방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AI 교육은 누구의 몫인가? AI는 교사의 적일까? 아니면 동지일까? 이번 호는 에듀테크 교육을 대표하는 AI 튜터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활용 가능한 것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AI 튜터의 등장으로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AI 튜터는 수업현
2023-02-03 10:30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2023)을 앞두고, 일각에서 공적연금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비롯하여 민간근로자 대상 공적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한 해외사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해외 공무원연금개혁의 배경과 전제조건을 중심으로 그 사례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2012년 일본 공무원연금개혁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1. 일본은 공무원연금을 민간근로자 대상 후생연금과 ‘단일화’하는 방식으로 연금개혁을 실시한 국가이다. 공무원 공제연금에 있던 노후소득보장기능을 후생연금으로 이전하고, 직역가산 부분을 폐지하였다(그림 1 참조). 이를 대신하여 민간근로자 대상 퇴직연금과 같은 연금지급퇴직급여를 도입하였다. 당시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배경과 재정상황은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일본의 피용자 연금 단일화 과정을 살펴보면, 한국과 달리 공무원 공제연금의 재정상태가 훨씬 건전했다는 것이 단일화의 주요한 전제조건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 특히 국민연금과의 통합을 이야기할 때 일본 연금개혁의 배경이나 전제조건보다는 주로 ‘연금 통합’이라는 개혁의…
2023-01-05 10:30중장년 세대에게 익숙한 ‘환갑’은 60세 이후까지 생존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전통적인 행사였다. 그런 환갑이라는 행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다수가 60세 이상을 사는 세상이 되다 보니, 환갑이라는 특별한 행사를 치를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에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이 흔히 사용되는 세상이다.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머 사피엔스와 다른 인류가 나타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유엔에서 ‘호머 헌드레드’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익숙해진 용어다. 우리 공무원연금이 처음 도입되던 196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52.4세였다.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후 12년이 지난 2000년, 지금부터 22년 전에 이미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75.9세로 늘어났다. 공무원연금이 도입된 이후 40년 사이에 무려 23.5세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1960년 공무원연금이 도입될 당시에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60세였다. 연금액도 근로기간의 소득수준 대비 40%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서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액수를 지급하는 제도로 도입되었다. 그런데 제도를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20년만 가입하면 퇴직 즉시 연금을
2023-01-05 10:30공적연금개혁의 필요성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한국의 인구구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하였고, 2026년에는 21%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통계청, 2021). 이와 같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노인의 사회복지 수요도 매우 가파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노년기 질환에 대한 의료와 장기요양과 같은 수요의 증가와 더불어 고령인구의 소득보장이 가장 큰 정책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빈곤은 43%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처럼 고령인구의 빈곤이 높게 나타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노인들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공적연금제도 등 사회복지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급하는 사람은 45% 수준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인구의 약 70%가 기초연금을 수급하고 있지만, 노년기의 빈곤을 크게 감소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공적연금제도가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적연금의 재정이 고갈되어 “
2023-01-05 10:30공무원연금제도는 2009년과 2015년 두 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연금 수령 나이가 조정되고, 납입비율이 늘고 수령액수는 감액됐다. 당시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고, 현재도 진행형으로 갈등과 불신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공무원연금제도는 국민연금제도와 확연히 다르다. 납입체계도 다르며, 기금을 운영·관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제도를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다루려는 것은 옳지 않다. 지난 8월 교육부 앞에서는 젊은 교사들의 집회가 있었다. 그동안 교육현안과 관련한 집회에서 젊은 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었던 터라 많은 이목을 끌었다. 젊은 교사들이 한목소리로 반발한 내용은 바로 임금동결에 대한 항의였다. 2023년도 교원 임금은 1.7%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임금삭감인 상황이다. 담임수당·보직교사수당 등 많은 수당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본봉마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좌절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OECD 국가의 교사 임금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당국의 대응은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다른 나라와의 교사 업무체계나 강도의 차이를 간과한 단순 데이터 비교는 교사들이 마치 과한 욕심을…
2023-01-05 10:30장학사 시절 교육계 밖의 50대가 넘은 분들로부터 레퍼토리처럼 들었던 말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장학사 온다고 하면 복도를 양초로 광내고, 교실 대청소하고 학교가 떠들썩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과거 교육청의 위상과 장학의 모습을 알려주는 웃픈 단상이다. 장학의 개념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엄밀하게 정의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두 가지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장학은 어떤 관점에서 보든, 궁극적으로는 교육활동의 핵심인 수업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그 대상은 교사이다. 즉 장학은 ‘교수행위의 개선을 위해 교사에게 제공되는 장학담당자의 모든 노력’이다. 장학담당자는 장학행정이나 장학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적 지도·조언의 기능을 수행한다. 수업전문성과 장학의 역할 과거에는 장학이 수업전문성에 초점을 두었으나, 시대변화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이 확대되면서 광의로는 전문성 개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장학의 범위 및 대상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하나 분명한 것은 교육청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특정지역에서 학교가 모두 소멸한다면 그 지역의 교육
2022-12-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