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밖으로 뛰쳐나온 악한 우리는 왜 ‘악’에 굴복하고 마는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통찰하고 있는 사회학 서적의 제목을 그대로 질문 삼아 글을 시작해본다. 정유정의 소설은 언제부터인가 책을 열기까지 두려움을 주기 시작했다. 유독 가독성이 높은 그녀의 소설은 한 번 페이지를 읽기 시작한 순간 폭주하는 서사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가쁜 호흡과 쉴 새 없이 진행되는 사건의 전개는 영화보다 오히려 큰 피로를 주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소설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악한’의 존재는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종의 기원’이라는 제목, 다윈의 진화론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 오버랩 되어서였는지 긴장을 풀고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여지없이 같은 패턴의 격한 호흡 속에 빠지고 말았다. ‘속았다’라는 생각도 잠시, 이전까지의 작품 속 악한들보다 더 악랄하고 종잡을 수 없는 주인공은 충격적이었다. 새벽녘 악몽에서 깨어나 발견한 참혹한 시신, 어머니임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그의 말과는 상관없이 사이코패스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이야기는 모두 변명으로 역겹게 들렸다. 기분 나쁜 독서 시 간이었음에도 ‘종의 기원’
2017-12-01 09:00세월호 참사 이후 수영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쉽게 생존수영을 익힐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돼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48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 죽전초 임성욱·현동호·김진욱 교사와 대구 한솔초 권수현 교사가 공동 제작한 교육자료 ‘거꾸로 교실로 익히는 SOS 수상안전교육’이다. 해난사고 발생으로 위험에 놓이거나 인명을 구조할 상황에 대비한 수영법을 짤막한 동영상으로 제작, 모바일 웹이나 QR 코드, NFC 카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초적인 수영장 예절부터 물속에서 가위바위보 놀이를 통한 수중 호흡법, 몸을 새우등처럼 굽혀 물에 뜨거나 똑바로 누워 오래 뜨는 방법, 페트병이나 과자 봉지를 이용한 수영법, 인명 구조법 등 수상안전교육의 핵 심적인 내용들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밌게 구성했다. VOD나 VR로 활용이 가능한 이런 내용의 웹 콘텐츠가 무려 109종에 이른다. 여기에 생존수영에 대한 교육과정 구성부터 학생용 워크북, 교사용 지도서, 학습지, 평가 자료 등을 체계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제작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수
2017-12-01 09:0011월 23일 7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교총)는 1947년에 창립된 우리나라 최대·최고 교원단체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국 10,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개의 시·군·구교총, 17개 시·도교총, 각종 직능단체를 아우르는 중앙단체이며 ‘교직관을 전문직’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직관’과 차별되는 단체다. 굴곡진 대한민국의 현대사만큼이나 교총 70년 역사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지만 교육전문가들도 현재의 교육관련 법과 제도, 교원의 보수와 수당·후생복지와 관련된 것들의 역사를 추적해보면 교총의 손을 거친 것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교원의 예우와 교권보호를 강화한 교원지위법 제정,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가능하게 한 교육세 신설과 교육재정 GDP 5% 확보,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끌어낸 중학교 무시험 입학제도 도입 등이 대표적이며 교원의 후생복지 증대와 관련된 것은 사립교원의 연금제도 신설을 비롯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교총의 현재 심정을 표현한다면 ‘갈 길은 아직 먼데 벌써 날은 저물고’라고 할 수 있다. ‘현장의 교육부’로서 우리나라 교육 역사를 만들어 왔지만 50만 현장교원과 회원은 교총이 더 분발하기를 바라고 있다.…
2017-11-01 09:00나는 미신과 주술을 모른다 순자의 천론(天論)편 서두를 보면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주역점을 잘 아는 자는 주역점을 치지 않는다.” 정말 주역을 잘 아는 이는, 주역이 제시하는 건강한 상식을 아는 이는, 그걸 바탕으로 세상을 살지 따로 점을 쳐서 그걸 믿고 의지하고 집착한 채 살지 않는다는 말이죠. 사실 순자는 원래 운명론, 미신, 주술적 인식을 매우 싫어했는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천론(天論)편의 서두입니다. 천행유상( 天行有常 ) 하늘의 운행에는 한결같은 법도가 있으니 불위요존( 不爲堯存 ) 불위걸망( 不爲桀亡 ) 요임금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요, 걸임금 때문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응지이치즉길( 應之以治則吉 ) 응지이난즉흉( 應之以亂則凶 ) 다스림으로 응하면 길하고 어지러움으로 응하면 흉하다 강본이절용( 彊本而節用 ), 즉천불능빈( 則天不能貧 ) 양비이동시( 養備而動時 ), 즉천불능병( 則天不能病 ) 근본에 힘쓰고 물자를 아껴 쓰면, 하늘이라도 가난하게 할 수 없고 준비를 잘하고 때맞게 움직이면, 하늘이라도 병들게 할 수 없다.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하늘이 감동 했다, 하늘이 화와 복을 내린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은 하늘에 어떤…
2017-11-01 09:00“여기서 한 사람이라도 살믄 우리가 이기는 거여~.” 영화 군함도의 명대사 중 하나다. 일제가 저지른 대표적 만행으로 꼽히는 조선인 강제 징용의 상징 군함도. 우리민족의 한과 피와 눈물로 쓰여진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지난 8월 서울 동원중학교 학생들이 찾았다. 학생 21명과 인솔교사 5명이 함께한 이번 군함도 탐방은 동원중학교의 특색사업인 ‘창의 융합적 독서활동을 통한 역사 바로알기’ 일환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이 독서활동을 하고 책 내용과 관련 된 곳을 직접 찾아봄으로써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을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군함도 탐방은 동원중학교가 소설 군함도의 한수산 작가와 학생들 간 ‘작가와 만남’ 행사를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정덕채 교장은 “독서체험 여행을 통해 독서와 독후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력과 비판력을 향상시키고, 바른 역사인식을 갖춘 미래세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앱의 활용과 현장체험을 연계한 독서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교과 융합적 활동을 폭넓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군함도 탐방기사는 동원중학교 박예인(2학년), 이경빈(3학년) 학생이
2017-11-01 09:00“저는 올해 발령받은 신규교사로,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6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안전교육을 TV로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반 여학생이 화장품을 바르고 있기에 저는 그 화장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은 화장품을 파우치에 넣더니 ‘그런적 없다’며 발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서너 차례 대화가 오가면서 실랑이를 좀 벌이다 제가 가방을 검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그 여학생이 ‘아 이 XX! 빡치네’ 라고 말하며 책상을 발로 차고는 교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이것은 어느 신규교사가 털어놓은 얘기이다. 이와 같은 도발적 대화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중학교에서 많이 발생한다. 수업시간에 이루어진 다음 대화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3 교실 영어 수업시간 "왜 겉옷을 입고 있니? 벗어라.” “추워서 입었는데요.” “창문은 다 열려 있고 선풍기는 틀어져 있고 밑에는 반바지를 입었으면서 춥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냐?” “아침에 오려고 하는데 긴 바지를 못 찾아서 그냥 반바지를 입었는데요.”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 거야. 긴 바지를 입고 와야
2017-11-01 09:00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질의하시는 교원의 보수와 수당제도 등에 대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연수자료로 제공하는 ‘2016 공무원 보수의 이해’를 기초로 최신 법령 개정사항을 반영하여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특수업무수당으로서 연구업무수당, 보전수당, 다양한 형태의 교직 수당과 교직가산금에 대해 지급대상 요건과 지급액, 초과근무수당 등 시간외근무수당과 관리업무수당에 대한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면 관계상 QA는 생략하며 다음 호에서 명절휴가비,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등 실비변상 성격의 수당 및 중·고등학교의 학교 회계에서 지급되는 수당에 대한 해설과 함께 QA를 종합·안내해드리겠습니다. 10. 주요수당 안내 – 특수업무수당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 11. 주요수당 안내 – 시간외근무수당(「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 ○ 지급대상 및 지급수당 : 현업대상자 및 교대근무자 이외에 일반적인 출·퇴근시간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공무원은 초과근무수당 중 시간외근무수당만 지급 ※ 주의 : 학교는 시간외수당만 해당됨. 월 10시간의 시간외수당은 정액분으로 지급 ○ 지급시기 : 초과근무를 한 다음 달의
2017-11-01 09:00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에는 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전 영역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듯이, 휴대폰이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문제로 대두된 지 수년이 지났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관점에서 휴대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휴대폰 사용을 전면 허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휴대폰을 강제적으로 일괄 수합하면 자칫 인권침해로 몰리기 쉽다. 또한 수합 과정에서의 파손이나 분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곤란한 상황을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을 특정 기간이나 학교 일과 중에 일괄적으로 걷어 보관하는 학교들이 많다. 교사로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나, 학생들을 위한 일이어서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 교사들의 노고를 알기에 일괄 수거에 수긍하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교사 눈을 피해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공기계를 제출해서 교사를 속이는 경우까지 있다. 이처럼 휴대폰을 내지 않고 교사 몰래 사용하는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휴대폰을 걷는 것이 타당한지를 떠나,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며 규칙의중요성도 일깨워 주는 방법은 없을까? 다음은 한 어떤 신규 교사가…
2017-09-01 00:001986년은 매우 상징적이며 충격적인 두 개의 폭발 사고로 시작했다. 1월 28일 미국에서는 7명의 우주인을 태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후 73초 만에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발했다. 승무원 중에는 최초의 민간인 탑승으로 화제를 모았던 민간 우주비행사 제1호인 고교 교사 크리스타 맥얼리피도 포함되었다. 우주선과 함께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조사 결과 처음에는 기계적 결함이 원인이었음을 밝혔으나, 그 후 인재였다는 것이 발표되어 더욱 큰 충격이었다. 3개월 후인 4월 26일에는 인류 역사에 남을 또 하나의 큰 폭발 사고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의 오랜 경쟁국 소비에트 연방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출력제어 실패로 폭발했고, 원전 근로자뿐 아니라 사고 진압을 위해 투입되었던 소방대원과 운전사 등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환경재앙은 해당 국가뿐 아니라 모든 나라, 모든 인류,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크고 지속적인 위기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 소련의 붕괴를 주도하였던 고르바초프였다. 교육민주화선언과 교육자율화선언 이 두 개의…
2017-09-01 00:00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규정의 취지는 교원이 방학 등에 교과지도 및 교재연구 등 연찬을 독려하고자,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다양한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위 자율·자가연수로도 불리는 제41조 근무지외 연수의 사용에 있어서 다양한 해석상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제41조 연수 제도에 대하여 교육부(2012.8)에서 발간한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의 업무처리요령」의 내용을 토대로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 1. 입법 취지 ○ 교육공무원법 제41조는 교원 연수에 관한 규정으로서,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지난 교육활동을 정리하고 향후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등 자기 연찬을 목적으로, 심도 있고 다양한 연수가 가능하도록 연수 장소의 제한을 열어주는 데 목적이 있음. ○ 학교 현장에서 학기 중 조기 퇴근·단축 근무, 방학 중 연수 휴가 등 본래의 취지와 어긋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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