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레탄트렉·가습기 사태에서 배울 점 올 봄 대한민국은 미세먼지 홍역을 치렀다. 배출원 중에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가 참 많이 거론됐다. 그동안 클린 디젤로 명성을 얻었던 유럽산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오랫동안 모든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했던 독일산 폭스바겐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동차 제조과정에서 배출가스 문제, 환경 문제를 쉽게 생각하고 이를 억제하는 데 정성을 다하지 않은 것이 사태의 원인인 듯 싶다. 또한 올해는 옥시산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얼룩진 상태다. 이 사건의 근본 문제도 제품 생산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치 않고 정성을 다하지 않은 탓이라고 본다. 그러나 올해는 학교 운동장의 납 범벅 우레탄 트랙이…
2016-07-08 15:13학교교육은 학생의 행복 증진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을 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교육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경쟁보다 협력 체득 방식 중요 이 같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 자체에서 행복감을 높이고, 또한 학교를 졸업한 후 지속적으로 행복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학교생활이 대학입학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 돼야 한다. 미래 행복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두 번째는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같은 교실이나 학교에서 동문 수학하는 학생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상대적인 등급으로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 실력 정도를 절대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2016-07-08 15:11최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9∼24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놀랍게도 ‘고의적 자해(자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만명 당 7.8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2003년(7.4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고, 운수사고(4.4명), 악성신생물(암)(3.1명)로 인한 사망보다 훨씬 높은 놀라운 결과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오명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다양한 예방정책을 추진해왔고, 교육부도 매년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정서·행동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자살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자살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우리나라 특유의 입시 경쟁, 성적지상주의와 학벌사회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청소년 중 무려 39.3%가 자살충동의 원인을 성적과 진학문제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를 위한 끊임없는 경쟁, 사교육을 통해 좋은 대학교를 나오면 출세할 수 있다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깊게 깔려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가정교육의 부재다. 알다시피 학교에서 문제를…
2016-07-01 14:52최근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무엇을 많이 알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지만 인성교육은 그렇게 좁은 개념이 아니다. 그냥 착해서만도 잘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뮤지컬 ‘빅터’가 주는 감동 작년 7월부터 인성교육이 학교 등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교육부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은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2013년부터 ‘우수 인성교육 실천사업 공모전’을 시작했다. 작년 제2회 우수 인성교육 실천사업 공모에서는 세계 수재들의 모임 ‘멘사’ 회장 빅터 세리브리아코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빅터’가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 ‘바보 빅터’에 나오는 주인공 빅터는 아이큐가 173인 천재다. 그런데 그는 청년기까지 무려 17년 동안 그 사실을 모르고 자신을 바보라 여기며 살아간다. 나중에 자신의 아이큐를 알고는 본인이 더 놀란다. 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던 시기 동안 그는 그저 바보일 뿐이었다. 아이큐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상징하는 도구일 뿐이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느냐, 무시하느냐에 따라 발현될 수도 있고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빅터는 학창시절 아이큐 검사에서 ‘73’을 받았다. 돌고
2016-07-01 14:49
진심, 최선, 베풂 보여주신 세 분의 스승님 잊지 못해 검은 바지와 걷어 올린 ‘샤스’ 40년 전 선생님 모습 그대로 故김원룡 교수님과 짧은 만남 격려에 용기얻고 자책감 벗어 먼 훗날 단 세 명의 제자라도 스승으로 불러주는 말 듣고파 한번 따져보자, 과연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몇 명의 교사와 교수를 만나는지. 아마 어림잡아 100명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 몇 분을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스승으로 여기고 있을까? 나는 세 분의 스승을 모시고 있다. 고교 수학선생님, 대학원 지도교수님, 그리고 우연히 만난 은퇴하신 교수님이다. 옛날 옛적 이야기지만 세 분을 떠올리면 여전히 감사함과 그리움에 가슴이 저려온다. 나는 고교 입학 전까지는 참으로 멍했던 아이였다. 공부를 못했지만 그게 창피한 것인지 몰랐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공부를 안 해도 야단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만 있다. 야무진 꿈이 없는 대신 ‘꿈같은’ 사춘기를 보낸 셈이다. 그러나 고교생이 되면서 늦은 밤에 부모님의 한숨소리를 듣게 됐다. 누이 넷이 모두 대학교와 대학원에 진학했던 터라 그들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부모님의 고민과 걱정이 태산이었다. 장학금을 받
2016-06-24 15:03
1967년, 파독광부 3년 생활 끝에 귀국을 준비하던 내게 당시 수양어머니 로즈마리 여사는 계속 남아 유학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독일어 실력은 물론 등록금 준비, 체류 연장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귀국길에 오르려던 나를 만류하기 위해 공항까지 달려 나온 수양어머니의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달랑 몸만 독일 땅에 남게 됐다. 당시 나의 전 재산은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용돈 몇 마르크(당시 독일화폐)뿐이었다. 우선 불법체류자로 강제 추방당하지 않고 신변을 보호받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급한 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벨기에 군대내 군수품 보급소에서 임시직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수양어머니 말씀에 따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장기체류 절차를 3개월 안에 밟아야했는데, 의외로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순조롭게 진행돼 여름학기부터 수강할 수 있었다. 솔직히 5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외국인 신분의 나에게 대학이 왜 입학허가를 줬는지 모른 채 살고 있다. 지금까지도 스스로 의문을 안고 살아 왔고, 아마 죽을 때까지 이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외로운 독일…
2016-06-17 15:096월 21일 중3과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실시된다. 이 시험은 교육 정책 수립과 학교 현장의 평가방법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가가 국민 교육을 주도적으로 하고 평가를 직접 관장하는 것은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일반 국민의 기초 학력 보장과 증진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보다 발전적으로 산출하기 위해서는 현행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의 변화와 진화가 필요하다. 국‧영‧수 위주 단답형 평가로는 한계 최근 수업 패러다임이 학생의 참여와 협력, 탐구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평가에서도 획일화된 지필평가에서 벗어나 수행평가나 논술형 평가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학업성취도 평가도 이런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서술형 평가 문항의 출제다. 물론 학생들이 원리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 측정하는데 적합하다면 어느 유형을 출제하든 상관 없다. 하지만 현재의 단답형, 서답형 평가 형식으로는 단순한 기억력 측정에 그칠 우려가 있다. 이런 평가 방식은 암기 위주의 학습을 부추기고 학교 교육을 주입식 교육으로 왜곡시킬 수
2016-06-10 13:4321세기 세계화 시대의 교육 목표는 바람직한 미래 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다. 학교는 이 같은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는 보금자리다. 또 미래 사회를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삶의 지식과 역량 등을 기르는 배움터다. 학교의 다양한 교육 활동 중에서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학교경영이다. 학교경영은 구성원들이 당해 학교의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효과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고 결합해 나가는 활동이다. 즉 단위 학교에서 자율적・창의적으로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제반 조건과 자원 등을 원활하게 조정‧지원하는 활동이다. 권한은 줄고 책임만 커지는 교육현실 학교장은 교육과정, 장학, 인사 및 재정, 대외협력 등 학교 경영의 여러 영역을 조율, 조정하는 최고경영자다. 따라서 단위 학교에서 학교장의 역할과 소임은 매우 막중하다. 단위 학교 교육의 성패가 학교장의 학교경영으로 가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학교장의 경영 철학, 리더십, 의사결정 등에 따라 학교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학교장이 집단지성과 하의상달을 중시하고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창의적인…
2016-06-10 13:41요즘 ‘교권침해’들이 점차 ‘교사학대’의 징후를 띠어 간다. 심야에 스마트폰으로 교사에게 폭력의 언어를 보내온다. 분노 조절 없이 모욕의 언어를 그대로 배설한다. 무조건적인 사과를 반복해서 요구한다. 교실로 쳐들어와 아이들 앞에서 주먹질을 한다. 학교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교사 학대의 장면들이다. 교권침해 뛰어넘는 가학의 현실 이를 굳이 ‘교사학대’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교권 침해’라는 표현이 너무 추상적이고 완곡해서 학대받는 교사들이 겪는 격심하고도 실존적인 고통을 조금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권침해’란 말은 교사가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권력이 좀 침범을 받았다는 뜻으로만 전해진다. 교사의 고통보다는 ‘교권침해’ 문제를 교사의 기득권 손상 정도로 보려는 시각만 담기게 되는 것이다. 학대의 심리로 충동되는 사람은 ‘신뢰’에 의한 인간 발달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살아오는 동안 누구로부터 믿음을 받지도 못하고, 누구를 믿어보지도 못한 사람들, 그러면서 억울함과 분노를 품고 더더욱 이기적으로 공격성을 띠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작은 갈등에도 금방 학대의 심리로 무장한다. ‘신뢰결핍의 사회’가 ‘학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2016-06-03 14:33
요즘 문학 강연을 많이 다닌다. 작년에는 130회를 다녔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 같다. 그냥 가까운 곳도 아니고 전국 곳곳을 다닌다. 자동차가 없는 사람이다 보니 힘이 부치고 청하는 일정을 모두 소화 해내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래도 나는 가능한 한 거절하지 않으려고 애 쓴다. 강연료가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찾는다 하지 않는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하지 않는가! 그러니 거리 따지고 강연료 따지고 강연 주제나 청중들 수준이나 계층을 따질 이유나 여유가 없다. 그냥 가는 것이다. 가서 아무 이야기나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웃고 한 숨 쉬고 우는 것이다. 그냥 사람들이 열광한다. 이야기에 몰입한다. 별것도 아닌 이야기다. 그저 소소한 삶의 이야기일 뿐이다. 결코 나는 웅변가도 아니고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도 대단한 사상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별난 그 어떤 조건이나 특징을 지닌 사람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소시민이요 가난한 사람이요 늙은 사람, 조그만 시골 시인일 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렇게 나의 이야기에 목말라 하고 좋아하는가? 오로지 그것은 시…
2016-05-27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