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서는 과거에는 경험하지도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장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의지할 멘토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선배 학교장들도 지금과 같은 문제는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교장들은 해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쉽게 답을 얻지 못한다. 결국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학교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이처럼 오늘날 학교장 자리는 난제를 혼자 끌어안은 채 끙끙 앓아야 하는 힘겨운 자리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시중에는 성공한 CEO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은 경영서가 많다. AI 시대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인들에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참고서적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학교장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책이 부재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학교장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야 함을 의미하기에 학교장에게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 진정한 독서는 감성을 자극하고…
2026-05-07 10:00시뮬레이션 면접은 응시자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마주하게 될 구체적인 상황이나 과제를 가상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처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여 역량을 평가하는 면접 방식이다. 이번 호에서는 역량중심 면접 중 시뮬레이션 면접에 관해 자세히 살펴본다. 시뮬레이션 면접의 의미와 평가 초점 시뮬레이션 면접은 단순히 지식을 확인하는 면접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나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응시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분석하고, 타인과 협의하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구조적으로 제시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면접에서는 ‘무엇을 많이 아는가’보다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조정하며, 어떻게 실행으로 연결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교육전문직 선발에서 시뮬레이션 면접은 현장 대응력과 조정 능력을 확인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한 부서나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학교·교육지원청·교육청·지자체·전문기관·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하므로, 응시자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뿐 아니라 역할을 조정하고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까지 보여 주어야 한다.
2026-05-07 10:00
지방선거의 계절과 교육의 실종 지방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교육계도 들썩인다. 거리마다 화려한 현수막이 걸리고, 저마다 ‘교육혁신’의 적임자라 자처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학생’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자 부속물로 전락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교육자로서의 철학보다는 특정 진영의 전사(戰士)에 가까운 이들이 태반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단어 ‘edu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에듀케레(educere)’다. 이는 ‘밖으로(e)’+‘이끌어내다(ducere)’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육의 핵심은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억지로 집어넣는 ‘주입(input)’이 아니라, 아이가 가진 고유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밖으로 끌어내는 ‘인출(output)’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떤가.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1,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2026-05-07 10:00
2022년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지식 생산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은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이다. 지식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며, 학습 수준에 따라 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언뜻 보기에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I 시대에 교사는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자극적 물음이 아니라, 오늘의 학교가 반드시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대응 방안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특히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우려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교육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의 의미를 지식 전달
2026-05-07 10:00
기대와 현실 사이 AI 디지털교과서(AIDT)가 2025년 3월, 영어·수학·정보교과에 도입되었다. 76종이 검정을 통과했고, 15만 명의 교원연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달랐다. 감사원 점검 결과, AIDT 자율 선정 학교에서 단 한 번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평균 60%, 평균 활용률은 8.1%에 그쳤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수업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교사가 기대하는 기능과 실제 서비스 사이에도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인터랙션과 학생의 수준에 맞춘 개별화 역시 기대만큼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AI 기술이 교육에 맞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까. AI 기술 자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개별 학습자에 맞춘 진단과 피드백이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다. 다만 기술이 존재하는 것과 그 기술이 30명의 교실에서 수업도구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서비스 설계의 영역이다. 왜 서비스가 현장에 맞지 않았는가. AI 코스웨어 시장이 그동안 사교육의 입시 효율성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시장이 거기에 있었기에 대부…
2026-05-07 10:00
현직 마지막 스승의날 소회를 쓴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 선생님들께는 먼 이야기 같겠지만, 살아보니 30여 년의 교직생활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정년 10년 전부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10년은 3652일입니다. 조금 지나니 2천 단위로, 다시 1천 단위로 줄어들더니 금세 손안의 모래처럼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긴 100년도 겨우 3만6525일에 불과하니 우리의 생 자체가 그리 긴 시간은 아닙니다. 현직 마지막 스승의날 소회와 퇴직 직후에 썼던 짧은 글을 통해 어제를 돌아보며 교육계 선후배들과 함께 내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현직 마지막 스승의날 소회 스승의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선생님께 축하를 전합니다. 2024년 5월, 제자들이 들고 온 카네이션 향기가 연구실 가득했던 현직 마지막 스승의날을 기억합니다. 은사님들께도 작은 축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나와 연을 맺어 함께 했던 수많은 제자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습니다. 부족한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훨씬 아름답게 꽃피웠을 제자들도 많습니다. 수업 중에 종종 미안함을 담아 이러한
2026-05-07 10:00
성(性)적인 언행은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여 인류 보편적 유머 코드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성적인 호기심이 많을 나이인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음담패설을 소위 ‘섹드립’으로 많이 소비하기도 한다. 교사는 수업 중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며, 재미있는 예시를 사용하거나, 혹은 신체적 접촉 등으로 학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성적인 함의가 담긴 유머나 행동이 사용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업이라는 것은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에 그 중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농담으로 했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면 교사의 발언 의도와 무관하게 성희롱으로 문제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수업 중 성희롱이 문제 된 사례들을 살펴보자. 성희롱은 어떤 범죄가 되나 흔히 성범죄라 하면 강간이나 강제추행과 같은 신체적 접촉을 동반한 심각한 수준의 범죄를 떠올리거나 혹은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이나 최근 자주 발생하는 딥페이크를 통한 사진 합성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실제 성희롱은 형법상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수업 중 성희롱은 미성…
2026-05-07 10:00
또다시 스승의날이다. 화려한 꽃다발보다 칠판에 꾹꾹 눌러쓴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글귀와 아침부터 불어 놓은 풍선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교사는 아이들에게 상처받고, 아이들에게 감동하며, 교직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 역시 선생님들에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한 마디의 격려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믿어주는 선생님에게 힘을 얻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만나기도 한다. 가수 아이유는 인생의 결정적 터닝포인트로 중학교 체육대회를 꼽았다. 수업 중 장난을 치던 아이유에게 벌로 노래를 시켰던 체육 선생님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축제 무대에 설 기회를 건넸고, 조명과 시선의 황홀함을 느끼며 가수의 꿈을 굳혔다. 스티브 잡스 역시 문제아였던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학습의 재미를 알려준 힐 선생님을 만났기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고, 박찬호 또한 그의 재능을 믿어준 지도자가 있었기에 메이저리그라는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특별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믿어준 특별한 ‘한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2026-05-07 10:00
‘얼죽신’은 ‘얼어 죽어도 신축’의 줄임말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주택 선택에서 신축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새 아파트를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특정 시기의 유행이라기보다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선택 기준에 가깝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새것에 끌린다. 새 차를 좋아하고, 새 가전을 선호하며, 새 옷에 기분 좋아지는 것처럼 집에서도 유사한 심리가 작동한다. 쾌적하고 깔끔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는 보편적이며, 신축이 주는 만족감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가치이다. 결국 ‘얼죽신’이라는 표현은 새롭게 등장한 유행어일 뿐, 그 이면의 현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새 아파트가 주는 심리적 만족감과 생활의 편의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요소이며, 이러한 경향이 반복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얼죽신’, 얼어 죽어도 신축에 살고 싶은 이유 사람들의 주거에 대한 기대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위치와 면적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의 질과 생활의 편리함까지…
2026-05-07 10:00
쇼츠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서 15초 분량의 짧은 영상부터 2분 이내의 숏폼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책을 읽지 않고,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간간이 터져 나왔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사치처럼 느껴진다. 이미 우리의 시선은 영상, 그중에서도 짧은 영상들에 잠식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이들, 초·중·고 학생들은 얼마나 영상에 눈을 빼앗기고 있을까? 청소년 하루 평균 온라인 영상 시청 시간은 3시간 20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5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전국 17개 광역시 초등학교 4~6학년 및 중·고등학생 2,674명 대상) 결과를 보면, 현재 아이들의 미디어 소비가 숏폼 중심으로 얼마나 깊게 자리 잡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의 하루 평균 온라인 영상 시청 시간은 약 3시간 20분에 달했다. 중학생이 3시간 53분으로 가장 길었고, 고등학생 3시간 46분, 초등학생 2시간 23분 순이었다. 중학생의 경우 깨어있는 일과 시간 중 무려 4시간 가까이를 영상 시청에 쓰고 있는 셈이다. 영상의 형식을 들여다보면, ‘롱폼’에서 ‘숏폼’으로의 완벽한 이동이 눈에 띈다. 청소년…
2026-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