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문화와 양보에 관한 그림책 지니네 가족은 오늘 여행을 떠나요.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고속도로는 벌써 붐비기 시작했어요. 차들이 많아 속도를 낼 수 없었어요. 그때 옆에서 달리던 승용차가 갑자기 '슝~'하고 지니네 차 앞으로 끼어들었어요. "끼익~!' 놀란 아빠가 핸들을 확 돌리는 바람에 지니네 차는 크게 흔들렸어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화간 난 아빠는 끼어든 차를 따라잡으려고 속도를 냈어요. "아빠, 무서워요! 천천히 가요!" 아이들이 소리쳤지만 아빠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니네 차는 끼어든 차를 따라잡기도 전에 붐비는 차들 때문에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빵빵, 빵빵!" 커다란 차가 지니네 차 뒤에 바짝 붙어서 경적을 울려댔어요. 시끄러운 경적 소리에 귀가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어요. 아빠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던 아빠 옷이 '투두둑!' 소리를 내며 찢어지는 거예요. 결국 아빠는 괴물로 변했어요. 괴물로 변한 아빠는 마구 소리를 지르며 운전했어요. 주위를 둘러본 지니는 깜짝 놀랐어요. 버스 아저씨도, 트럭 아저씨도, 자가용을 모는 아줌마도 모두 괴물로 변해 있었거든요. 괴물들은 '빵빵
2016-09-22 16:01인간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생각이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은 또한 인간을 퇴보의 자리에 앉게하는 역할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선입관을 갖고 살아간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생각, 성격, 버릇 또한 대부분 선입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선입관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선입관은 그냥 타고난 것이 아니다. 먼저 선입관을 형성하는 외적 요인이 있다. 첫째가는 요인이 가족요인이다. 가족은 사회의 최소 단위다. 사람은 가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이나 사회의 규칙, 매너 등을 익힌다. 유소년기에는 부모가 모든 기준이 된다. ‘옳다, 옳지 않다’라는 부모의 판단 기준이 아이 판단 기준의 바탕이 된다. 부모가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지도한다면 아이는 그 생각에 의거해서 자세를 익히면서 자란다. 세살 정도 아이도 우리 가족이라는 말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한편 ‘아이가 어릴 때는 원래 시끄럽기 마련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이가 큰 소리로 떠들어도 주의를 주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둘 중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아이는 부모가 ‘옳다’고 믿는 생각을 바탕으로 자라기 때문에 결과적으
2016-09-22 09:00진리는 통한다 인문학은 라틴어 휴마니스타스 즉 인간의 본성을 뿌리로 하여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이다. 고전의 시작은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이다. 정독해야 하고 생각하며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심하며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인문고전 읽기를 시작함에 있어서 동양철학 25선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필자가 권한 까닭이다. 음식으로 치자면 정통 한정식 메뉴라고나 할까? 시간을 들여 조리한 음식의 풍미와 색을 음미하며 맛을 보고 코스 요리를 즐기는, 마치 귀한 사람 대우 받는 느낌으로 받아든 밥상 같은 책이다. 동양철학을 관통하는 25가지 책을 잘 골라서 깔끔하게 정성스럽게 차려 놓은 동양고전의 밥상이다.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쉽게 읽히는 책은 인스턴트 음식처럼 씹지 않고 먹는 음식처럼 지혜가 생기기 어렵다. 격물치지는 책을 읽는 태도에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읽고 되묻고 의심하고 초서를 남기며 읽게 하는 책이라야 오래 남는다. 성리학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문이다. 자신을 수양한 후에 남을 교화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니 자기 스스로를 닦고 백성을 다스리는 학문'이다. 성학십도는 한마디로 경(敬)이
2016-09-21 17:07시대극이거나 대하사극도 아닌 50부작 드라마가 줄을 잇고 있다. MBC의 경우 9월 20일 종영한 월화특별기획 ‘몬스터’가 50부작이다. 그 전작 ‘화려한 유혹’도 50부작이었다. 매주 토⋅일요일 밤에 방송되고 있는 MBC창사55주년특별기획 ‘옥중화’의 50부작 의미와 특별함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지난 3월 28일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SBS ‘대박’ 들과 동시에 시작한 월화특별기획 ‘몬스터’는 9월 13일 종영 예정이었다. 일주일 늦게, 그것도 9월 20일(화) 49, 50회 연속 방송으로 종영한 것은 8월 8, 15, 16일치가 올림픽 방송에 치여 결방된 때문이다. 같은 날 동시에 시작한 드라마중 내가 선택한 것은 ‘대박’이었다. 이른바 퓨전사극을 즐겨 보지 않으면서도 도박이란 소재가 새로워 선택한 시청이었지만, 그러나 8회 이후 ‘몬스터’로 채널을 돌리고 말았다. ‘막장 사극’에 본전 생각이 한가득 차올라서다. ‘몬스터’는, 이를테면 중간부터 시청한 50부작 드라마인 셈이다. 33년 넘게 방송평론을 해오면서 거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정통복수극’을 표방한 ‘몬스터’에 뒤늦게나마 확 ‘꽂힌’ 셈이라고나 할까. 물론 정규방송때 보지…
2016-09-21 14:11인간은 목적을 가진 존재이다. 그러나 이 목적을 다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연구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시멜로 테스트가 어린이들의 학문적 성취를 측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자인 월터 미셸이 1970년대에 고안한 이 실험은 4살짜리 어린이를 실험실에 불러 마시멜로가 놓인 책상 앞에 앉힌다. ‘실험자가 15분 정도 나가 있는 동안 책상 위에 놓인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잘 참고 있으면, 돌아와서 2개를 주겠다’는 어른들의 사악한 제안을 담은 실험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끝내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입에 가져가지만, 종종 끝까지 참는 아이들이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결과는 그들을 추적조사한 후 알게 된 사실들이다.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놀라운 자제력을 보여준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했다. 15년 뒤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에서 15분을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었던 학생보다 평균 210점가량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4살 때 실시한 아이큐(IQ) 검사보다 학업 성취도에 대해 훨씬 더 정확한 예측력을 보이는 지표였다. 그들은 20년 뒤 대학 졸업 성적도 좋았고, 30년 뒤 연봉도 더
2016-09-20 11:09어찌된 일인지 MBC만 지난 해에 이어 편성이 없었을 뿐 2016 추석특선 TV영화들이 예년처럼 즐비했다. 지상파 방송에 국한해보면 외화보다 한국영화들이 월등히 많았다. 부쩍 성장한 한국영화의 위상이 가늠되는 현상이라 괜히 우쭐해지기까지 한다. 어쨌거나 극장 등에서 제때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골라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을 법하다. 2016 TV추석특선 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2015년 개봉작들이 많다는 점이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뷰티 인사이드’⋅‘암살’(이상 SBS), ‘극비수사’⋅‘대호’⋅‘내부자들: 디 오리지널’⋅‘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상 KBS) 등이다. 그밖에 ‘도리화가’(tvN) 등도 있다. ‘뷰티 인사이드’⋅‘암살’ 덕분에 주말극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경우 올림픽 기간에 이어 다시 결방되기도 했지만, 여기서 만나보려는 영화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이다. 다른 영화들은 이미 극장에서 봤거나 이런저런 사정이 맞지 않아서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감독 정기훈, 이하 ‘열정’)는 ‘도리화가’와 함께 2015년 11월 25일 개봉했다. 각각 ‘국민 여동생’과 ‘국
2016-09-19 11:14'고향, 추석’ 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기다림, 그리움 같은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것이다. 한 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울로 돈 벌러 가신 형님 누님들이 “올 추석에는 어떤 선물을 사 오실까?”하루하루 기다림 속의 흥분과 긴장 속에서밤잠을 설치기도 했었다. “우리 언니는 이번에 새 옷 사왔다. 우리 형아는 과자를 엄청나게 많이 사왔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온 동네에 자랑하고 돌아다니느라고 바빴고“여러분,마을 뒷산 공터에서 콩콜 대회가 있으니저녁 일찍 드시구 많이 참석해 주세유.”이장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지면 “이번 콩콜 대회에는 누가 상을 탈까?”기대하며 저녁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마을 뒷산으로 향했다. 콩콜 대회의 최우수 상품은시계였고 낫, 곡괭이, 삽 같은 농기구가 대부분이었다. 꾀죄죄한 모습에 햇볕에 검붉게 그을렸던 형님도 충청도 사투리에 시골티가 났던 누님도 서울만 갔다 오시면뽀얀 얼굴에 서울 말씨를 쓰는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했다. ‘나도 어서 커서 형님, 누님들과 같이 돈 많이 벌어 멋진 모습으로 고향에 나타나야지.’라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추석날은윷놀이와 자치기를 하며 형님 누님이…
2016-09-19 11:12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9월 8일 막을 내렸다. 7월 6일 방송을 시작한 20부작이니 올림픽 와중에도 결방되지 않은 종영이다.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드라마들이 줄줄이 사탕 격으로 결방된 걸 떠올려보면 ‘함부로 애틋하게’의 정상 방송은 이례적이라 할만하다. 아마 ‘태양의 후예’처럼 사전제작에 중국과 동시방송하는 드라마여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태양의 후예’가 대박을 일구어 한류를 부활했다는 평가 직후 방송되어서인지 사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작되기 전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새로 시작하는 여느 드라마와 다르게 이런저런 신문리뷰가 있었던 것.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첫회 12.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이 나왔을 때만 해도 대박까지 넘보는 형국이었지만, 웬걸 갈수록 하강곡선이 그려졌다. 7회부터는 종영까지 한 번도 10%대로 올라서지 못한 시청률이었다. 100억 원쯤 투입된 ‘대작’답지 못한 초라한 결과라고나 할까. 덕분에 톱스타 반열에 오른 김우빈(신준영 역)과 배수지(노을 역)는 체면을 구기게 되었다. 그들이 TV로 돌아온 건 2013년 SBS ‘상속자들’(김우빈)과 MBC ‘구가의 서’(배수지) 이후 3년…
2016-09-13 09:03자신을 지키는 독서 "사나이가 독서하고 행실을 닦으며 집안을 다스리고 일을 할 때는 마땅히 집중해야 하는데, 정신력이 아니면 모두 해내지 못한다. 정신력은 부지런함과 민첩함을 낳고 지혜를 낳으며 업적을 세우니, 진실로 능히 마음을 견고하게 세워 한결같이 앞을 향해 나아간다면 비록 태산이라도 능히 옮길 수 있는 것이다."-다산 다산은 어떤 환경에서도 책을 펼쳐서 본분을 지키려 했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박함을 책을 통해 멀리하고 대산 우직하고 깊은 마음을 챙겼다.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나 멀리 강진까지 와 있는 자신의 초라한 형편을 보면서 독서만이 자신을 지키고 자식들의 앞날을 보장할 수 있은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했다. 유배지에서 겨우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작은 방을 사의재(四宜齋)라 이름 짓고 자신을 다독이는 삶을 설계한다. 사의재는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이다. 자신을 지키려는 독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생각은 마땅히 맑아야 한다. 맑지 못하면 곧바로 맑게 해야 한다. 외모는 마땅히 엄숙해야 한다. 엄숙하지 못하면 곧바로 엄숙함이 엉기도록 해야 한다. 말은 마땅히 과묵해야 한다. 과묵하지 않으면 어서 말을
2016-09-12 16:14한가위를 앞둔 시장에는 사람들과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시절은 아름다운 가을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빳빳하게 군기가 든 모습으로 무논을 지키던 초록 모들은 여름을 지나 어엿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여문 씨알들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색은 황금빛입니다. 이따금 메뚜기가 뛰고 여치와 잠자리들이 끝물고추밭을 이리저리 돌아답니다. 아직은 가을 초입이어서 여름 꽃들이 기세를 올립니다. 왕고들빼기의 연노랑꽃들이 흐드러지고 맥문동도 푸른 열매와 보랏빛 꽃을 함께 달고 있습니다. 분홍 메꽃은 밭둑에 까마중 줄기를 친친 감아 무성합니다. 하지만 계절은 그대로 묵묵히 가고 있습니다. 거리엔 이미 은행열매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떨어지기 시작했고, 아련한 꽃무릇이 무수한 꽃대를 올립니다. 저는 이제 가을을 시작하려 합니다. 갈색 스카프와 붉은빛이 도는 펠트 모자를 구입하였습니다. 약간 더운 날이지만 모자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수크렁 무성한 무학산 언저리를 공원을 산책하였습니다. 산바람은 서늘하고 붉은 잎이 드문드문 보이는 벚꽃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이문열의 책을 읽었습니다. 황제를 위하여는 정감록을 취재하라는 데스크의 호출에 시덥잖은 잡지사에 근무하는 그
2016-09-12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