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교원교육학회 2024년 동계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토론원고를 발전시킨 것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때 국가가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이어서 미래 교육을 위해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차적인 역량을 추가로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AI·DT시대 학습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3의 관점을 추가하고자 한다. AI 및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교육의 변화 가. 사고력 약화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 필요 현행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이 요청하면 바로 답을 주는 접근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사고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줄어들 위험성이 있다(박남기, 2024). 비영리교육기관인 칸아카데미는 GPT-4 기반 AI 튜터인 ‘칸미고(Khanmigo)’를 출시했다. 칸미고는 즉문즉답을 내놓는 방식의 기존 챗GPT와 달리 학습을 돕는 교사나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GPT-4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수학문제에 대한 즉답을 요구하는 학생에게 칸미고는 스스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하면서 문제풀이 과정에 필요한 사고와 학습을 제안한다. 살 칸 CE…
2025-01-07 10:00“중학교 졸업하고 50여 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어요. 졸업장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궁금했고,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합격하고 나니 주위 분들이 서울대에서 만나자고 하네요(웃음).” 47년 차 국민 디바로, 또 다문화 교육기관 해밀학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인순이. 강원도 강릉 스카이베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사립학교교장회 하반기 총회장에서 새교육과 만나 “도전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실패를 두려워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댄스그룹을 만들고,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는가 하면 머슬퀸 프로젝트와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열정 넘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도전하는 삶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인순이. “사실 전 궁금한 걸 못 참는 스타일이에요. 뭘 하다가 궁금하면 가보고 확인을 해봐야 직성이 풀려요”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아픈 경험이 해밀학교 설립 원동력 그가 도전만큼이나 애정을 쏟는 것이 또 있다. 자신이 설립한 다문화 교육기관 해밀학교이다. 2018년 학생 6명으로 시작한 해밀학교는 13년이 지난 현재 56명의 학생과 18명의 교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학생의 60%…
2025-01-07 10:00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살리는 곳에서 왜 하필 죽음의 장례식장을 운영하는지 참 이상합니다. 우리는 장례식장을 겸비한 병원의 편리함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상반된 두 곳이 한 장소에 공존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지요. 편리하기는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곳에서는 그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일본에서도 병원과 장례식장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아예 같은 장소에서 마무리까지 다 하고, 문상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고, 이미 24시간 운영되는 곳이어서 밤새는 삼일장을 치를 수 있다는 등 편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아마 한국에는 수요자의 ‘원스톱 서비스’라는 편리함과 공급자의 상당한 수입 이윤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빨리빨리’ 문화의 대명사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병원’의 본분이 퇴색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처럼 이상한 게 학교에도 있습니다. 학교는 가르치는 곳입니다. 학교는 교육자가 중심에 우뚝 서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학교는 일과를 교육적 시각에서 교육적 방법으로 처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왜 변호사와 경찰
2025-01-07 10:00서울양원숲초등학교(교장 이일권)는 2022년 신설된 학교로서 ‘꿈·열정·감동으로 미래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이라는 학교장 경영 구상 아래, 온고지신(溫高智身)의 교육정신으로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사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신뢰와 감동을 주는 행복한 학교다. 지난해 9월 1일 양원숲초에 새롭게 부임한 이일권 교장은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친절한 단호함이 있는 인성교육,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초·기본교육, 개인의 욕구가 전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취약한 개인을 함께 보살필 수 있는 공동체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평화를 가꾸는 교육, 자유를 잘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등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모든 교육의 큰 밑거름을 가꿔 나가고 있다. 양원숲초는 내적인 학습동기로 학습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성급하게 학생의 능력을 단정하지 않고, 과도한 경쟁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을 추구하…
2025-01-07 10:00윤석열 정부는 국토부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추진 분야에서 메가시티를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가장 단순한 의미에서 메가시티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한 인구 천만 명을 보유한 공간을 의미한다(김찬동, 2024). 그런데 한국의 상황에서 인구 천만 명은 꼭 물리적인 수치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수치이다. 우리나라에서 메가시티는 양적 목표 기준을 도시의 인구 규모에 두고 도시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의 하나라 볼 수 있다(차재권·서선영, 2024). 메가시티 전략은 노무현 정부의 4대 초광역경제권,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문재인 정부의 부·울·경 신공항 추진 등 2000년대 이후의 정부 아래에서 빠짐없이 나온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의 메가시티 조성 공약이 지방선거를 지나며 집권 여당의 구체적 공약으로 추진되자 최근 경기 김포·구리 인근 도시들이 서울 편입을 꿈꾸며 술렁이고 있다. 대전·세종·청주 등 수도권 인근 지자체들은 서울 편입을 꿈꿀 수는 없지만, 메가시티 전략에 따라 광역 전철권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따른 중앙정부의 대대적인 재정 지원을 기대한다. 전통적 자동차산업 중심 제조업이 시들어 가는 울산에서 부산·울산·창원의 메가시티는…
2025-01-07 10:00교직문화는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형성되며, 인간관계이론에서 언급하듯 조직 내 규범과 풍토 그리고 비공식적 조직형성 등은 그 조직의 생산성과 침체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더 나아가 학교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교원들이 처한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사회 문화적 맥락과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의 제안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도, 교직문화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사건 이후로 교원들의 부당한 압력과 어려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학교 현장교원이 체감하는 교직문화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교직문화가 갖는 고유한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가 실시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은 우리나라 현직교사 약 6천여 명으로 지금까지 실시된 적 없는 대규모 조사 연구라는 점 또한 특징이다. 이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직문화는 교직 정체성, 교직갈등과 스트레스, 교내 의사소통, 교직풍토와 분위기이며, 순서대로 교원들이 바라보는 교직문화에 대해 간략히 논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교직 정체성 _ ‘학생을 중심에 두고, 수업에 전념하며, 워라밸을 추구하는 직업’ 교직 정체성이라는 개념은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을 어떻…
2025-01-07 10:00정치적 격변의 시대를 산 키케로 늙는다는 것, 그리고 노년이라는 삶의 시기는 아주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시대에 따라 노년의 의미, 노년의 삶은 다르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동소이하다.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과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삶의 과정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 이에 따라 우리는 고대 사상가와 작가들에게 노년에 관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로마 최고의 문인이자, 웅변가이며, 정치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기원전 106~43). 그는 유명한 카이사르(기원전 100~44)의 시대를 살았다. 카이사르는 키케로를 자기편으로 삼고자 했지만, 키케로는 전제 군주가 되려는 카이사르의 야심에 반발했다. 키케로는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은둔생활을 하다가 기원전 44년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뒤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권력을 장악한 안토니우스 역시 전제정치를 펼치며 반대파를 처단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키케로는 원로원에서 안토니우스에 반대하는 연설을 행했다. 결국 안토니우스가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다. 그가 노년에 관하여를 집필한 시기는 정계에서 물러나 은둔생활을 하며 노년에 이른 예순한두 살 경이다. 사려 깊음과 판단력은…
2025-01-07 10:00제주북초등학교는 2023년 IB world school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서관 수업도 IB 교육프로그램에 맞추어 진행된다. 수업사례 소개 전에 먼저 IB 교육프로그램에 관하여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은 글로벌화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많은 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다. IB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비판적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국제적 시각을 강조한다. 이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글로벌 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돕고, 복잡한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한다. IB 교육과정은 크게 PYP(초등)·MYP(중등)·DP(고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초등교육과정인 PYP(Primary Years Programme)는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교과 간 경계를 초월하여 탐구하는 교육과정이다. 초학문적 주제에는 ▲우리는 누구인가(Who we are), ▲우리가 속한 공간과 시간(Where we are in place and time),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How we express ours
2025-01-07 10:00자유 (앙겔라 메르켈·베아테 바우만 지음, 한길사 펴냄, 304쪽, 3만 8,000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지도자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회고록. 동독 공산주의 정권에서 탄압받는 목사의 딸에서 물리학자로, 그리고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어 16년간 유럽 정치의 최전선에 섰던 그의 일생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와 국제 사회의 전환점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세상을 만든 결정 과정을 생생히 조명한다. 불안 사회 (한병철 지음, 다산초당 펴냄, 172쪽, 1만 6,800원)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고, 불안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한다. 저자는 점점 불안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쫓기듯 주식 투자를 하고, 영끌로 집을 산다. 혹시 모를 나중을 위해 진심 없는 인간관계에 매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일한 해결책은 희망이라고 강조하며, 그동안 비판적으로 인식되었던 희망을 샅샅이 해부한다. 2025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 (미래 교육 집필팀 지음, 뜨인돌출판사 펴냄, 432쪽, 2만 7,000원) AI 디지털교과서, 의대 증원, 고교학점제 등 대한민국 교육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202
2025-01-07 10:00다수의 교권침해 사례를 겪고 있는 교육현장 교권침해 사건을 접할 때마다 사실, 교사에 대한 ‘범죄’라고 좀 더 강력하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범죄로 규정하지 않은 행위를 범죄라 지칭할 수는 없기에, 그냥 마음만 그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노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중 장애학생들을 교육하는 특수교사들은 대학교에서 특수교육 개론을 배울 때부터, 아니 대학 원서를 쓸 때부터 이미 많은 ‘사명감’과 ‘헌신’을 알게 모르게 주입(?)받고 교육현장으로 나오게 된다. 최소한의 사명감이 없다면, 침 비린내 가득한 특수학교에서 한 달간의 교생실습도 버티지 못한다. 그 말은 특수교사들은 자기희생을 조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에서 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희생이 당연하니, 권리가 침해되어도 심지어 과격한 일부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일단 참게 된다. 다른 교사들이 참으니 나도 참아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다른 선생님들과 하소연을 나누고 다시 수업하러 간다. 원고 청탁을 받고 바로 특수교사 동기와 후배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특수교육현장에서 겪었던 최근 사례를 공유해달라고. 그러자 역시나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학교 교실…
2024-12-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