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 달라고 사흘 굶으며 간청 나를 버렸나이다 달마대사가 숭산(崇山) 소림사에서 면벽 좌선을 하고 있을 때 일이다. 신광이라는 사나이가 찾아와 도를 묻고 스승이 돼 줄 것을 간청했다. 하지만 달마는 제자로 입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禪)이란 다른 가르침과는 달리 스승이 제자에게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닦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인지는 모른다. 한 데 이 사나이는 허락할 때까지 눈보라치는 가운데 서있기만 했다. 몇 일이 지나도록 받아들일 기미가 없는지라 뉘우침이 선행되지 않고는 안되겠구나고 생각하고 그 뉘우침이란 속세의 욕망같은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신광은 ‘소인은 묵은 나를 버려버렸나이다’고 고했다. 달마가 문을 열고 보니 한쪽 팔을 잘라 선혈이 떨어지는 것을 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때야 비로소 달마는 입문을 허락하는 것이었다. 신광의 첫마디가 ‘저의 마음의 불안부터 쫓아주옵소서’하자 달마는 그 마음을 들고 오면 안심시켜주겠노라 했다. 아무리 그 마음을 찾아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하자 그럼 안심시켜준 것이 되네 했다. 불안한 마음이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사라진 것이요 사라졌으니 안심을 찾은 것이라 했다. 한 팔을 잘라 없애기까지 하면
2005-04-14 15:46헤이룽·우수리강 둘러싼 중·러 영토분쟁 러 북경조약 체결로 시베리아 진출 ‘대사업’ 마무리 분쟁원인 양국관계 갈등보다 국제관계에서 찾아 중 아편전쟁 위기틈타 ‘외교적 속임수’로 영토 탈취 애국적 서술, 마르크스엥겔스어록 인용 공존 모순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역사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간의 국경문제를 둘러싼 분쟁 및 조정의 역사는 영토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독도와 교과서 왜곡문제로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오히려 그동안 양국의 현안이었던 영토문제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요컨대 중·러간 영토문제는 한·일간의 그것보다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중·러 국경문제는 제국주의시대, 냉전시대 그리고 냉전 해체시기의 3시기로 구분해 고찰할 수 있다. 제국주의 시대가 국경분쟁의 맹아를 잉태한 시기라면 냉전시대는 국경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표출시기였으며 냉전의 해체 시기는 갈등의 조정시기로 규정할 수 있다. 중·러간 국경문제는 역사성을 지닌다. 이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 간에 체결된 최초의 근대적 국제조약이었던 네르친스크 조약(
2005-04-14 10:10훈장님께 볏섬지원 보내고 혼쭐나 틀리게 내린 비 미국의 한 지방 기상대에 깐깐한 예보관이 있었다. 내일은 쾌청하다는 예보를 하고 잠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억수같이 비가 퍼붓고있었다. 잇달은 항의에 이 예보관은 이렇게 말했다. “어제 밤의 천기도로는 비는 절대 내리지않는다. 그런데도 내린 비가 틀리게 내렸다”고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우겼다. 좀 웃기는 이야기이긴 하나 이 틀리게 내린 비는 배심 재판에까지 제소되어 철학교수들이 판단할 문제로 기각되었다. 그후 “틀리게 내린 비”하면 소신을 갖고 현실에 굴하지 않은 고집과 기개를 뜻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고사가 있다. 옛날 서당 훈장은 아이들에게 글만 가르치는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 편지도 써주고 제사날 축문도 써주고 이사하는 날 장담그는 날받이도 해주어야하는 문화센터였다. 어느 날 훈장은 어머니 제사에 축문을 써주었다. 한데 업드려 읽다보니 장모 제사에 읽는 축문을 잘못 써준 것이다. 새로 써달라고 하자 이 훈장 휭 돌아 않으며 하는 말이 “야 이 사람아 자네 장모가 틀리게 죽었지 내가 틀릴 리가 있나”했다. 훈장의 부당한 고집을 꼬집는 우스개 이야기이긴하나 자신의 직책에 그만한 고집과 소신을…
2005-04-08 09:17師道는 人道보다 우선해야할 상위개념 계율 어길수 없다 혜원(慧遠)이라는 고승이 계셨다.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하고 있었다. 안타까워하는 제자들이 술이라도 조금 드시고 기운을 차리십사하고 여쭈었다. 술은 불도의 계율을 어기는 것이니 연명하고 싶어 계율을 어길수는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제자들은 굳이 그러하시다면 ‘미음으로도 드셔 기운을 차리셔야 합니다’하고 미음상을 드려 간곡하게 청했다. 그 시점이 정오를 지났던지 스승은 출가한 자는 정오를 넘어 식사를 하지 않는다 하고 미음상을 물리는 것이었다. 다급해진 제자들은 굳이 그러하시다면 꿀물이라도 입안을 적셔야 하옵니다고 하자 혜원은 병중에 꿀물을 먹지 말라는 계율의 유무를 몰랐던지 찾아보고서 먹던말던 하겠다면서 경서를 갖고 오도록 시켰다. 갖고 온 경서를 뒤적이다가 스승은 임종을 하고 만 것이다. 이 이야기는 스승의 고지식한 일면을 빗댈때 곧잘 인용되는 고사이기도 하고 스승의 길이란 세속의 일이나 죽고 사는 인생사보다 웃도는 상위 개념이라는 것을 말할 때 인용되기도 한다. 사도는 인도에 우선돼야하며 그 권위나 위신은 이치나 사리에 어긋나더라도 지켜져야한다는 전통적 인식은 우스개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2005-04-01 09:53▶우리는 무엇을 타고 다녔을까?=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무엇을 타고 다녔는지 생생한 사진과 그림을 통해 교통수단의 역사를 다뤘다. 탈 것이 없던 시대의 운송수단부터 바퀴의 발명, 최초의 승용차, 처음으로 시속 100킬로미터를 돌파한 자동차 등을 시대순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와 철도를 통해 미래 교통수단도 점쳐본다. 부록으로 실린 세계의 명차, 자동차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권영인|청솔 ▶끝까지 가보자고?=상상력 키우기 시리즈 제7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3종 경기를 비롯해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한계에 도전한 모험들을 사실적인 사진과 그림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특히 뒷부분에는 영어원문을 수록해 내용을 부담없이 읽으면서 영어 실력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글 부분은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 부분은 고학년 대상. 이안 로어|푸른별 ▶이젠 이야기로 가르쳐라=아이가 변화가 필요할 때 부모나 선생님이 읽어주면 좋을 이야기들을 수록했다. 올바른 생활, 자신감, 지혜, 노력, 의지, 끈기와 집중, 배움, 성실, 바른말 등 총 9가지의 주제 아래 상황에 맞는 재미있는 일화나 사례, 이야기
2005-03-31 14:23韓 해방 이후 독도의 한국 영토 귀속 사실 교과서 보완 필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등 보다 명확한 영토근거 제시해야 日 독도 영유권 서술한 ‘후소샤’판보다 대부분 교과서 지도가 국경선 안쪽에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 더 심각 1952년 1월 한국정부가 ‘이승만라인’(‘인접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선언’)을 선포하자 일본정부가 항의각서를 전달하면서 시작된 독도 영유권 문제는 식민지 지배를 미화하는 일본 관료의 ‘망언’처럼 주기적으로 되풀이되어 왔다. 1998년 ‘신한일어업협정’의 체결을 둘러싸고 독도 영유권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된 지 약 7년이 지난 오늘,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식 지명)의 날’ 제정을 계기로 다시 독도 영유권 문제가 한·일 간의 현안으로 부상하였다. 여기에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가 후소샤판 공민교과서 검정신청본에 독도 전경사진과 함께 ‘한국과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라는 설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독도 문제와 교과서 문제가 맞물리면서 일본의 역사 왜곡과 우경화를 성토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었다. 독도의용수비대 1953년 4월부터 약 3년 8개월 동안 일본의 도발에 맞서독도
2005-03-31 13:57사람 만들어 달라고 준 싸리매 英美型 체벌전통 한양의 저자에서 가장 값이 나가는 짚신이 ‘서린옥 짚신’이요 가장 값이 나가는 빗자루가 ‘서당 빗자루’ 였다. 값이 나간다는 것은 질이 좋았다는 것을 뜻한다. 서린옥 짚신은 서린동에 있는 감옥에서 죄수들이 돈도 벌고 여가를 메우기위해 만든 짚신이다. 서당 빗자루는 서당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이 춘추에 한번씩 내자식을 매질하여 사람되게 해달라는 뜻으로 나긋나긋한 회초리 감 싸리나무 한아름씩을 훈장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 관례였다. 부모들이 한아름씩 꺽어다 준 싸리는 매로 쓰고도 빗자루를 만들어 시장에 내어 질이 좋기로 소문난 것이다. 이처럼 옛부모들은 내자식 사람 만들어 달라고 매를 꺽어 훈장에게 바쳤는데 부산의 한 학교에서 선생님이 매를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역현상이 보도되었다. 매질 좀 해서 아이 버릇 좀 잡아달아는 뜻이었을 게다. 대체로 아이들 훈육에 매를 쓰는 것은 기독교 문화권과 유교문화권에 속한 나라들 이었다. 프랑스의 앙리4세는 그의 왕자 사부(師傅)를 매질않고 가르친다하여 궁에서 내쫒고 있다. 몽테뉴의 ‘수상록’에 보면 ‘만약 학교교실에 피가 스민 버들가지(매) 대신 꽃나무가 걸려 있던들 얼마
2005-03-25 12:13‘고기잡는 법’을 가르친 전통교육 마음의 소를 타라 우리 옛 스승의 가르침으로 ‘짐승이 되려거든 소가 되고 푸새가 되려거든 생강이 되라’는 것이 있었다. 위 선비사상의 양대산맥 가운데 한가닥을 거느린 남명(南溟) 조식(曺植)은 벼슬에 오르고자 서원을 떠나는 정탁(鄭濯)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뒤란에 매어놓은 소 한 마리가 있으니 자네가 타고가게나”고-. 뒤란에 돌아가보니 소가 있을리 없다. “이보게, 내가 타고가라고 자네에게 준 소는 마음의 소 일새. 말은 빠르나 넘어지기 쉬운지라 기가 거센 자네에게 소를 준걸세”했다. 이 마음의 소를 간직하고 처세를 했기로 정승 반열에 올라 늦도록 탈없이 벼슬살이를 할 수 있었다고 정탁은 말년에 말버릇처럼 뇌까렸다 한다. 이처럼 옛날 스승은 요즈음처럼 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쳤다. 스승은 그 사람됨의 본을 잡고 틀을 잡아주면 되었다. 곧 지식을 고기에 비긴다면 가르치는 자제들에게 고기를 주지않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전통 교육의 저류에 흐르는 하나의 명맥이었다. 남명이 마음의 소를 주었다면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제자들에게 마음의 생강을 주었다. 생강처럼 매서운 개성을 지니고 생각처럼 맛을 맞
2005-03-18 13:13▶과학공화국 수학법정=법정 공방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흥미진진한 배울 수 있도록 꾸몄다. 사칙연산의 정의, 콤마 이야기, 이진법 등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수학원리를 소개했다. ‘과학공화국’은 지구법정, 생물법정, 화학법정 등 과학교과를 세분화한 시리즈로 이어진다. 정완상|자음과모음 ▶소리나리의 철학산책=생명공학, 지역감정, 종교갈등, 정보시대, 과거이해 등 다섯 개의 주제를 동화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중학생인 소리와 초등학생 나리가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사람들의 가치관 차이를 인식하고 자신의 입장을 세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정은해|철학과현실사 ▶딸꾹이는 1학년=초등학교 1학년이 된 준서. 학교 안팎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모든 것을 척척해내는 친구 정현이와 은희를 보면서 준서는 조금씩 어른으로 성장한다. 특히 각 장 끝에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작은 정보들도 들어 있다. 박신식|대교출판 ▶나는 무슨 씨앗일까?=각 분야 전문가 9명이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기를 들려준다. 호텔 총주방장, 자연과학자,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박사, 기자, 민속학자 등 분야는 다르지만 꿈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
2005-03-17 13:42한·중·일 3국의 역사분쟁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구려와 발해사를 자국사에 편입하려한 중국의 움직임도 1년여가 지났지만 시원스레 해결되지 못하고 잠복해 있는 상태다. 또 일본은 최근 문부과학상이 “일본 역사교과서에 일본군위안부 등 일제 침략사실에 관한 기술이 줄어들어 잘됐다”는 발언을 한데 이어, 주한일본대사가 “독도는 명백한 일본 땅”이라는 망언까지 하기에 이르는 등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한·일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본지는 지난 6개월간 한·중·일 역사교과서를 ‘같은 역사 다른 기술’이라는 기획 하에 11회에 걸쳐 연재했다. 시리즈 마무리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이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윤휘탁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임상선 고구려연구재단 부연구위원 등 3인의 필자는 역사분쟁의 궁극적 대상인 3국 교과서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담은 2일 오후 한국교총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 ‘국사’라는 말의 의미… 민족주의 시각 매몰될 우려 사회=기획을 하면서 가장 의아하게 생각된 부분부터 짚겠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일본사’ ‘중국사’라고 그들의 역사를 말하는데 반해, 우리만 ‘국사’라고 부릅니다
2005-03-16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