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7.23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 후속조치의 하나로 국회에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번 기회에 학폭법에 관련된 일선 교사들의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 우리 교사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법과 별 상관없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했다. 그러던 중 2년 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 발생해 학교폭력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학폭법이 강화되면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교사의 모든 교육행위는 엄정한 법적 테두리 내에서 옴짝달싹 못 하게 규제됐고 교사들은 낯설어하며 당황하고 있다. 교사 대부분은 법을 잘 모르며, 그동안 법 없이도 아이들을 잘 교육 시켰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교사는 어쩌면 늘 법규를 어기고, 심지어 교장으로부터 법규를 어기는 것이 올바른 사도라고 배워왔다. 예를 들어 두발규정을 어긴 학생에 대해 벌점을 줘야 할 때, 빵을 사 먹다 몇 분 늦은 학생에게 결과처리를 해야 할 때, 순간적으로 화가 나 주먹질은 한 두 번 주고받은 제자들에게 교칙을 적용해야 할 때 곧바로 벌점이나 징계를 준다면 이는 준법성은 높겠지만 그리 바람직한 교육방향이라 보기 어렵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
2013-11-07 19:082013년 노벨문학상은 캐나다 여성작가 앨리스 먼로에게 주어졌다. 먼로는 8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하지만 그녀의 첫 작품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출판사들이 출간을 꺼린 원고였다. 원고는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온타리오 주 휴런 호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꼼꼼히 묘사해 새로운 시각으로 그들의 삶을 볼 순 있지만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도 없고 통쾌한 결말도 없다. 아마도 그런 점들이 출판사들에게 부담을 줬을 것이다. 그녀의 첫 작품집은 15개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그 중 표제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집에서 아이들에게 피아노 교습을 하는 마실레스 선생님이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파티에 관한 이야기다. 마실레스 선생은 6월만 되면 그동안 피아노 교습을 받은 제자들을 초대해 파티를 연다. 이미 주부가 되거나 엄마가 된 제자들도 있고 엄마를 뒤이어 피아노 교습을 받는 아이들도 있다. 엄마들은 마실레스 선생의 초대에 부담감을 느끼지만 선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 하지만 해마다 파티에 참석하는 인원은 줄어 현재 열 명 가량만 모일 뿐이다. 그 파티는 주로 교습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진다. 엄마들은 파
2013-10-31 20:18전국 초·중등 학생 713만 명 중, 현재 약 28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나 방황하고 있다. 학교 이탈 학생을 위한 시설로 위탁교육기관 391개, 위기청소년 지역사회 허브기관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196개, 청소년 쉼터 103개, 해밀과 두드림 프로그램 50개소가 있지만 제도권 교육을 이탈한 학생의 재진입은 쉽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학교 이탈 학생들 대안 중 시급한 문제는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특별교육 이수기관이 부족하므로 WEE 센터를 야간에도 개방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이 잘못해 벌점이 쌓이면 선도위원회를 열고 특별교육이수·사회봉사활동 등의 처벌이 결정된다. 그런데 대상 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하려면 보통 2주가 지나야 가능해 피해·가해 학생 간 매우 불편한 학교생활을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백 억 예산이 들어간 WEE 센터의 적극적 활용을 제안한 것이다. 야간 개방에 예산이 문제라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면 된다. 전문상담사 등 자원봉사 인력을 활용해 WEE 센터를 야간에도 운영하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WEE 센터 야간 개방과 더불어…
2013-10-31 16:55어제 우리 아파트와 이웃한 초등학교 앞을 지나려니 누렇게 익은 벼를 한 움큼씩 쥔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운동장에서 벼 타작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벼 타작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광경이다. 발로 돌리는 재래식 탈곡기로 벼를 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조그만 절구를 하나씩 든 학생들이 둘러앉아 벼를 찧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한편에선 떡메로 쳐서 떡을 만들고 뻥튀기 아저씨까지 참여해 펑 소리가 터질 때마다 하얀 튀밥이 쏟아졌다. 여문 벼를 베어 탈곡하고 도정을 해 양식이 되는 일련의 과정을 어린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평소 이 학교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들의 세심한 노력의 흔적을 교정 곳곳에서 느꼈다. 우선 이웃 초등학교는 교정 곳곳에 꽃을 많이 가꾼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도 아름답다고 했던가. 교실 앞 화단은 물론이고 정문으로 이어진 길옆에 놓인 화분에도 항상 꽃이 피어 있다. 요즘은 노랗고 하얀 국화가 함초롬히 폈고, 여름부터 가을이 익어가는 지금까지 천사의나팔꽃이 학교를 환하게 장식한다. 나는 그 천사의나팔꽃이 내뿜는 은은한 향기가 좋
2013-10-31 16:50지난 10월 28일 한국교육신문에서 “장애인 고용 대신 ‘돈으로 때운’ 교육 당국”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새누리당 김성태·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할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국민의 혈세로 의무고용부담금을 냈다는 것이다. 교육당국마저 고용 기피해서야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정부․공공기관은 3%, 민간 기업은 2.5%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해야 한다. 만약 장애인 의무고용을 위반할 경우 최저임금법에 따라 월 단위로 환산한 최저임금액의 60% 이상의 범위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의무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최근 3년간 시·도교육청은 고용해야 할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 중 22.4%만을 고용해 의무고용부담금을 냈다고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특수교육 정책을 개발·수행하는 교육행정기관으로 솔선수범해야 할 시·도교육청조차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했다니 최근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제4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2013~2017)의 ‘2017년 특수교육대상자의 취업률 40% 달성’ 목표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장
2013-10-31 16:48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간선제’의 보완책으로 나온 것이다. 과거 학교운영위원회가 선출하던 방식은 지연, 혈연, 학연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래서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바꿨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직선제로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퍼붓고도 대부분의 시·도에서 10~15%의 주민들만이 투표에 참여해 심각한 무관심 현상을 보였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감 선거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렀지만 마찬가지로 ‘로또 선거’의 오명을 씻을 순 없었다. 교육에 직접 관련이 적은 사람들은 투표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고,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홍보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도지사 러닝메이트는 정당 예속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도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 논란은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의 과다 비용지출과 효율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도지사가 시·도의회 동의를 얻어 교육감을 임명토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교육감 선
2013-10-31 16:41최근 우리 사회는 100세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인구가 540만 명을 넘을 정도로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2018년까지 300여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예정이다. 과거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고 산업체 재직자의 새로운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는 등 사회·문화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 속 위기의 전문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대학은 실업고등전문학교, 전문학교 등을 거쳐 1979년 개편·출범한 이래 34년 동안 520여만 명의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면서 우리나라 산업인력의 공급처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산업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실업문제 해결과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진학과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배려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렇듯 전문대학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함께 산업인력 양성의 불일치, 학벌 중심 사회 구조 등으로 직접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만약 전문대학을 계속 버려둔다면 고등교육에서 인력양성의 불균형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전체 사회 구조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현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
2013-10-24 21:31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에서 교육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은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에 걸맞은 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19세기 초 독일이 독불전쟁에서 완패했을 당시 베를린대 총장이던 피히테(J.G.Fichte)는 ‘독일 국민들에게 고함’을 통해 새교육을 주창함으로써 ‘라인강의 기적’을 이뤘다. 또 진보주의 교육의 태두 존 듀이(J.Dewey)도 ‘사회 개혁은 교육 개혁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새교육을 주도했다. 교육 본질로 회귀하자 우리나라의 새교육 운동은 해방 후 일제 잔재교육 청산, 민족 교육 강화, 문맹 퇴치 등을 기치로 내걸고 교육 민주화를 시도한 교육 개혁 운동이다. 당시의 새교육 운동은 교원 주도로 미국과 일본 등 외국 교육 방식의 무분별한 도입․적용을 배제하고 한국에 맞는 교육제도와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나라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공허한 외침만 있을 뿐 교육의 본질을 간과하고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 역대 정부가 한결같이 교육 개혁, 교육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결과는 교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키고
2013-10-24 21:262013 어도비 교육회의(Adobe Education Summit 2013 in Barcelona)의 주제는 창의와 표현(creativity and expressiveness)이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 바르셀로나는 주제에 딱 맞는 회의 장소였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2011년부터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연례 교육 회의를 시작했다. 관심사가 ‘무엇을 창조하고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왜 창조하고 왜 표현할 것인가’이다. 21세기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국가이며 교육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우리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의 대결구도 속에서 스마트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2011년에 스마트 교육전략을 세계만방에 선언함으로써 미래교육의 향로 선점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회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도전은 항상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아이패드를 모든 학생에게 나눠줬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우리가 주춤한 사이 한국 IT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스마트교육은 야심찬 출발에 비해 지금은 비틀거리고 있다. 일부에선 그거 보라는 듯 스마트교육 정책의 무모함을 조롱한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달라질…
2013-10-24 21:23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올해는 태풍도 한반도를 비껴가고 풍부한 일조량으로 근래에 드문 풍년이라니 무척 기쁜 일이다. 이 좋은 계절에 다양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각급 학교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 시기엔 각종 연구학교의 운영 결과 보고회를 비롯해 자율장학의 하나로 많은 수업공개가 이뤄진다. 수많은 수업공개 안내 공문을 보면서 문득 ‘좋은 수업이란 어떤 수업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의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인 Parker J. palmer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곧 자신에게 달려가는 용기이다’라며 ‘훌륭한 가르침은 하나의 테크닉으로 격하되지 않는다.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에서 나온다.’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수업’은 기술적 관점보다는정의적 관점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흔히 교사들은 수업공개를 앞두고 교수․학습과정안을 쓰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왜냐하면 교사에게 수업공개는 자신의 수업 능력을 평가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준비된 수업은 자칫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 되기 일쑤였고 참관인도 교사의 계획대로 수업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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