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을 앞두고 사람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는 말이 있다. 바로 포퓰리즘(populism)이다. 우리말 사전에 의하면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 형태. 대중을 동원하여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 체제로 대중주의라고도 하며 엘리트주의와 상대되는 개념’이라 정의되어 있다. 이는 얄팍한 정치인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실체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현재 2022년 대선에 나선 후보들이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교언영색(巧言令色)의 화려한 기술만이 난무한다. 이는 깨어있는 민주시민들이 가장 경계할 대상이라하지 않을 수 없다. 동양의 고전 도덕경 56장에는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구절이 나온다. 진정으로 도를 아는 사람은 도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어설프게 아는 사람은 함부로 도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위(無爲)와 역설(逆說)로 대표되는 노자 철학을 대변한다. 반면에 유위(有爲·적극적인 행위)를 지향하는 공자는 말을 통해 가르침을 주려 했다. 하지만 공자 역시 말을 잘하기보다는 신중하게 할 것을 강조했다. 말은 뜻을 전달하는 수단이지만,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인격과…
2022-02-22 09:39최근 몇 년 전부터 경기도교육청, 세종시교육청, 충북도교육청은 1월에 종업식, 졸업식을 마무리하면서 2월에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2월에 학생들이 등교를 해도실제로는 학교행사(종업식, 졸업식) 등으로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오전수업만 진행해 교육적으로 큰 성과가 없고, 급식도이뤄지지 않아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부족한수입일수를 보충하는 주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학사일정을 1월 초까지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 학교에서는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5년 전부터 1월에 모든 학사일정을 마무리함으로써 2월에 불필요하게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을 최소화했다. 2월에는 하루만 등교해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 반편성과 더불어 새로운 교과서를 받아 새 학기를 맞는 오리엔테이션교육(생활지도)을 실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사일정을 1월에 모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모두 바쁘게 움직여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장점이 많아 학생, 학부모, 교사로부터 매우 높은 만족도가 나왔다. 봄방학 대신 겨울방학을 두 달 동안 길게 진행함으로써 학교입장에서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학교내부 보수공사를 큰…
2022-02-04 09:08사랑에 대한 찬가로 가장 잘 알려진 성경(Bible)의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에는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 그러므로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사랑입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세상에 대해 이처럼 자상한 정의는 없다. 바오로 사도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라" 하면서 그 방법으로 더욱 뛰어난 길을 보여주겠다며 위와 같이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그는 인간이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요란한 징이나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재산을 나눠 주고 몸까지 자랑스
2022-02-03 10:02일찍이 공자는 이(利)를 가르켜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망이 많아진다(放於利而行 多怨)”고 말하며 제자들이 사익보다 공리를 따를 것을 설파했다. 이런 사상은 180여 년이 지나서도 후학인 맹자에게로 이어졌다. 맹자의 일화에 의하면 양혜왕이 맹자에게 말하기를 “선생이 오셨으니 부디 저희 나라에 이익이 되는 일을 알려주십시오”라고 요청하자 맹자는 “하필왈리(何必曰利), 하필 왜 이익에 대해 말하십니까?”라고 되물으며 “군주가 이를 탐하면 대부도 이를 탐하고 대부가 이를 탐하면 그 가신도 이를 탐하고 가신이 이를 탐하면 백성도 이를 탐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라가 잘 굴러가겠습니까? 선의후리(先義後利), 의당 이보다는 의를 먼저 구하셔야죠. 의를 행하면 이는 저절로 따라옵니다”라고 일갈했다. 공적인 위치에 있는 리더(지도자)에게는 필부필부(匹夫匹婦)와달리 이(利) 추구를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사는 청소년들의 리더다. 청소년들은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교사를 향해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다. 그러기에 교육법에서는 특별히 교사에게 ‘품위유지의 의무’와 ‘성실의 의무’를 규정하는지 모른다. 그뿐이랴. 학부모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담임교사가 누구인지,
2022-01-14 21:02인간의 삶에서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래된 삶의 등식이 됐다. 그만큼 행복은 사람이 가장 간절히 욕망하는 것이기에 이를 존중하고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물론 여기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에 대한 정의와 파급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 또한 철학자의 말대로 비록 미미하나 소유하는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에 만족하고 이로써 타인의 삶에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행복을 실천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누구나 원하는 행복보다는 평화를 얻기를 바라는 삶을 우선 제안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우리일상의 평화가 깨진 지 오래된 느낌이다. 그만큼 안정되고 평화로운 감정이 간절하다. 인류의 역사를 책이나 영상을 통해 되돌아보면 평화는 잠시 머물고 수많은 재난 속에서 고난과 함께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전쟁과 질병, 기아, 화재와 같은 인재(人災)를 비롯해, 태풍, 폭설, 지진, 해일 같은 자연재해와 더불어 다양한 불행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더불어 인간의 욕망과 탐욕, 부도덕한 행동, 지역 간 부족주의, 집단 간 이기주의 등 인성이 타락하고 치열한 적자생존의 투쟁은 다반사
2021-12-29 09:59매년 이맘때는 우리 사회 최고 지성 상징인 교수들이 선정하는 사자성어가 세상에 등장한다. 2019년은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라는 뜻의 '공명지조(共命之鳥)', 2020년은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의미를 가진 '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그럼 2021년은 무엇일까? 갈수록 세상의 가치와 도덕관념이 혼탁하고 게다가 코로나19와의 장기간에 걸친 사투로 민심이 악화하는 가운데 2022년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교수신문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선정한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였다. 득표율 29.2%로 올해의 사자성어에 뽑힌 것이다. 이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LH 사태와 정치권의 갈등, 연이은 부동산 문제 등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잠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는 중국 당나라의 '구당서'와 신당서'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한 지방 군인의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빤다는 '묘서동유(猫鼠同乳)'라는 말과 함께 등장한다. 원래 쥐는 굴을 파
2021-12-13 20:33앞으로 중등 교사 진입문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사범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 교사가 되기 어려워진다. 최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과잉 배출되는 중등 교원 양성 규모도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교육부는 교원 양성과 임용 규모 간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는 중등 교원 양성 규모를 축소해 균형을 모색하기로 했다. 현재 중등 교원 자격증 취득자가 교원 모집 인원의 4배 이상에 달하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등학교 선택·전문교과는 일반학과 교직과정·교육대학원에서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예비교원의 교육 실습(교생 실습) 기간을 현행 4주에서 한 학기로 늘려서 현장 친화적 교원 자질과 역량을 함양하고, 1급 정교사 연수와 연계한 융합전공 이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성 기관인 대학에서 배운 것을 발령 받은 초·중·고교 일선 학교에서 유용하게 활용토록 제도를 개선한다. 사실 2020년 기준으로 사대 등을 졸업하거나 교직과정을 이수해 중등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인원은 1만9336명이었으나 올해 중등 임용시험 모집인원은 4410명에 불과했다. 중등 교원…
2021-12-13 09:52모든 세상사(事)는 우선순위가 있다. 예컨대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걷기 전에 기어 다니기가 먼저고, 달리기 전에는 걷는 것이 우선이다. 인간의 성장이 그렇듯이 자연의 만물도 마찬가지다. 모든 과일은 열매를 맺기 전에 꽃이 먼저 피고 역시 그 이전에 싹 트기가 있어야 한다. 이런 단순한 자연의 원리, 순서를 어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전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상(上)에 나오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중국 송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다. 농부는 논에 벼를 심었는데 남의 논에 심어있는 모보다 자라지 않자 궁리 끝에 빨리 자라라고 모를 하나하나 벼의 순을 뽑아주었다. 어리석은 농부는 집으로 돌아와 부인에게 ‘내가 오늘 벼가 자라는 걸 도와주고 왔소.’라고 말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 벼들은 모조리 말라 죽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렇다. 이를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 한다. 즉, 모든 일에는 순리(順理)가 있는데 이를 어기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교훈이다. 이는 인간관계에도 마찬가지다. 어느 가족의 사례를 들어 보자. “아버지, 상황이 안 좋은데 아이들도 병원에 오라고 하시지 그러세요?” 암이 점차 말기로 향해…
2021-12-06 19:00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지난 10월 20일 1차 총파업에 이어 12월 2일 2차총파업을 했다. 이에 학교는 대안 마련에 술렁였다. 엄동설한에 빵과 우유로 대체급식을 해야 할지, 단축 수업을 할지, 학부모의 도시락에 의지할지, 재량휴업일로 운영할지 고민이깊었다. 노동자의 노동행위는 법으로 보장한 소중한 권리다. 그러나 학생을 볼모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행위가 정당한지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자라나는 미래의 학생들에게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의 권리 주장을 병행할 수는 없을까?학생들에게도 맛있는 점심을 먹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첫째, 총파업으로 근무가 어려운 조리종사자를 대신할 대체인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급식을 제공하면서 총파업을 하면 파업 효과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노동자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모든 국민은 그들의 주장에 귀 기울일 것이다. 둘째, 학교급식을 직영급식과 위탁급식 중에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직영급식으로 운영되는…
2021-12-02 10:21그동안 중학교 1학년에서1년 동안 실시한 자유학년제를2025년부터한 학기로 축소 운영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이발표됐다. 자유학기제는 지난 2017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장이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던 것을 한 학기 또는 두 학기를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바꾼 후 자유학년제로 대폭 확대 운영돼왔다.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크게 줄이고 토의·토론식 수업과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바람직한 진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교육과정에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학교 1년 동안 시험을 보지 않아 학력 저하 우려 및 사교육비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부작용을 유발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동안 지필평가를 보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학력 저하 우려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사교육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도시학원가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표적으로 삼아선행반·특별반 모집 등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광고가 계속 등장했다. 학생들은 자유학년제로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줄었지만 학습 공백과 학습 정체로 인해 자기 실력과 수준을 점검하고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학생들은…
2021-11-27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