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이 "학습지도요령을 개정,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욕을 한 단계 더 높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학습지도요령의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초·중·고 학교교육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교과서에 그 내용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현재도 일본 초·중 사회과 전체교과서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있지만, 이는 학습지도요령이 아닌 이를 보완하는 해설서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강제성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 명기한다면 독도문제가 초·중·고 학교교육의 기준으로 격상돼 전체 학생이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문부과학성 장관의 이번 발언이 우리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일본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주도면밀하게 독도영유권 관철을 위해 전력해왔다. 수상이 한마디 하면 이를 관방장관이 발표하고 외무성은 이것을 세계를 향해 홍보하는 한편, 문부과학성은 관련 내용을 교육과정에 조금씩 반영해 나가는 구조다. 학습지도요령 개정은 독도영유권 주장을 최
2017-02-05 11:32
중학교에 학교 스포츠클럽이 도입된 지 4년 반쯤 된 것 같다. 새 학년도가 아닌 2학기에 갑작스럽게 도입돼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됐으나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취지에 밀려 교육과정에 들어온 이후로는 별다른 논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클럽 도입 후에는 대략 체육교과 시수와 스포츠클럽을 더해 주당 4시간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서울의 경우는 3년 간 주당 1시간(34시간)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많은 학교들이 스포츠클럽 도입 후 체육수업 시간을 기존 1~3학년 3-3-2에서 3-3-3으로 조정해야 했다. 스포츠클럽을 매 학년 34~68시간 씩 3년간 총 136시간을 운영하도록 못 박고 있는 교육과정 고시에 따라 두 시간만 편성된 학년에서는 스포츠클럽을 1시간 더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체육수업을 주당 두 시간 편성한 학년이 있는 학교들이 꽤 많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은 강사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창의적체험활동은 원래 해당학교 교사들이 담당해야 하
2017-02-03 14:03탄핵정국으로 대선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대선주자들의 교육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대선이 지역과 이념 중심의 대결 구도였다면 이번에는 서민과 중산층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를 중심으로 교육이 접목된 경제 연동형 교육정책이 대선판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런 이유로 대선주자들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40대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스케일이 큰 공약을 내걸어 유권자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력 주자들이 언급한 공약을 보면 서울대 폐지, 사교육 금지, 반값등록금, 무상교육, 교육부 폐지 등 솔깃한 과제가 즐비하다. 하지만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데다 시도 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과 현실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대선을 치를 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인기영합형 공약 남발로 교육공동체는 갈등 관계로 변질되고, 중앙-지방의 다툼으로 학교현장만 혼란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 아이들의 절반이 현존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현실에서 교육은 어떻게 혁신돼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대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선 주자들은 포퓰리즘의 유혹을 뿌
2017-01-23 09:47현행법상 공무원은 공직선거 관련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성인에 대한 성폭력범죄 행위로 100만원 이상 벌금을 받을 경우 ‘당연퇴직’ 하게 된다. 반면 현행 아동복지법은 교원이 학생지도과정에서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고소돼 금액과 무관하게 벌금형을 받아도 해임 또는 10년 취업제한을 받도록 돼 있다. 이는 법적용의 균형성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이 경우 교사가 교육활동 과정에서 경미한 체벌이나 부적절한 표현으로 처벌을 받을 때, 형법상 단순폭행죄를 적용하느냐, 아동복지법 상 아동학대죄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신분상 피해 정도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벌금형인데도 전자는 경징계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후자는 교직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억울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아동학대 사건이 이어진 2014년 1월, 아동 관련기관의 취업 제한과 해임을 요구하는 ‘아동복지법’ 일부 조항이 신설돼서다. 문제는 아동학대야 당연히 근절돼야 하지만 학교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교원들의 교육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생활지도와 아동학대를 구분할 기준도 모호해 더욱 혼란스럽다. 최근 한 교사는
2017-01-23 09:47
새해는 밝았지만 앞이 캄캄한 요즘 교육자로서 반성을 많이 한다. 바른 교육을 하지 못해 일어나고 있는 일들 때문이다. 수백 명의 학생들을 내버려둔 채 혼자만 살겠다고 뛰어나온 세월호 선장, 진실보다 거짓을 일삼는 위정자들 모두가 바른 교육을 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정의사회를 구현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놓고 부정을 일삼았던 지도자들 모두가 바른 인성을 갖지 못해 그랬을 것이다. 물론 구조적인 사회 인식 및 시스템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성교육 리스타트가 절실한 시점이다. 스펙보다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이 성공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아이들을 무한 입시 경쟁 속으로 밀어 넣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이 바른 아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스펙이나 실력을 떠나 인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실력이자 경쟁력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모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사람다운 사람 즉, '인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탄탄한 기초 역량과 바른 인성을 겸비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2017-01-21 09:19
경기도 여주의 한 중학교에서 올해부터 학생이 직접 담임선생님을 고른다고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학교는 전교생이 71명인 소규모 학교다. 그래서 한 학년이 한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데 이를 작은 그룹으로 나누고 학생 희망을 반영해 담임교사를 배정한다는 것이다. 담임교사 제도는 근대 신교육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에 도입돼 학생을 효율적으로 지도하는 데 기여해왔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사의 성별과 경력 등을 고려해 담임교사를 임명한다. 실제로 학생들에게는 매일 보는 담임교사의 말과 행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식이 된다. 흔히 말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문화도 여기서 만들어진다. 교직 사회에서 담임교사는 교직의 꽃으로 인식돼 왔다. 담임교사를 맡아야 학생들이 진짜 선생님처럼 느낀다. 교과 담당 교사는 기억을 못해도 담임교사는 영원히 마음속에 담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담임교사의 모습이 달리지고 있다. 학습 지도는 물론 생활지도 업무가 폭증해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당을 지급하고 승진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로 볼 때 담임교사를 학생이 선택하는 정책은 단순히 시선을…
2017-01-20 18:15교육부가 지난달 23일 개정한 지방교육자치법 시행령에서 당초 입법예고 내용에 포함했던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기준 하한선’ 조항을 삭제했다. 교총을 비롯해 그간 통폐합 정책을 반대해온 강원, 경북 등 지역단체·교육청은 모두 정부의 철회방침을 환영하고 있다. 그간 소규모 교육지원청은 교육재정 투자 및 행정기관 운영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꾸준히 통폐합 돼 왔고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농어촌 학령인구 감소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30년간 지속돼 온 여파다. 다행히 교육지원청 통폐합 정책은 이번에 교육부가 우회했지만 교육계의 꾸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에대해 교총과 교육계는 도·농간 교육격차 심화와 지역교육 기능의 약화 및 지역해체 가속화를 우려해왔다. 특히, 대부분의 소규모 교육지원청은 관할 지역이 넓고, 또 낙도 같은 도서지역은 교육지원청이 없으면 밀착형 교육지원 행정이 어려운 지역이어서 교육행정서비스의 불편 및 지원 약화를 예견해 왔다. 말할 필요 없이 소규모학교는 교육지원청보다 여건이 더 열악해 지방과 국가의 지원, 배려가 훨씬 더 절실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경제성·효율성을 방패로 통폐합을 지
2017-01-16 09:36정치권의 만18세 선거연령 하향 추진에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 의견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소년 참정권 확대와 세계적 추세에 부응한다는 기대를 하면서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라는 헌법가치 훼손과 학교현장의 선거장화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일본은 지난해 만20세에서 만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하고, 청소년 정치활동을 일부 허용해 학교의 고민이 크다. 학생이 학교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찬성, 또는 반대하는 등의 정치적 발언이나 유인물 배포, 1인 시위를 할 경우에 대한 대책과 제한 지침 마련에 문부과학성이 나선 상태다. 고3 학생들에게 선거권이 부여될 경우 학교는 ‘정치 무풍지대’가 아니라 ‘정치 태풍지대’로 변화할 수 있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고교 방문과 정치선전이 가열되고 학생 간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반대, 공약 유인물이 넘쳐나 수능 등 차분한 입시준비에 차질이 예상된다. 학생지도권이 약화된 교사가 교실 안팎에서 학생들의 정치활동을 얼마나 제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성인 국민을 대상으로 ‘18세 선거권’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찬성 46%, 반대 48.1%로 나타났다. 또 한국청소년정책연
2017-01-16 09:35
올해도 교육부는 국가시책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무수히 많은 사업과 예산을 마련하고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시달했다.다문화학생의 적응지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체험형 예방교육 확대, 게임 과몰입 예방 및 건강한 인터넷‧스마트폰 자율 조절 능력 함양을 위한 예방프로그램 확대,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대안교실, 대안위탁기관 운영, 체육‧예술교육을 통한 인성함양 등등….학생들의 학교적응력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사업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이 모든 사업의 공통점은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단 한명의 어른이 아이 변화시킨다 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수는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명의 어른만 있으면 그 아이는 변한다”고 했다. 학업중단 등 여러 위험성이 많은 청소년기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어린 시절을 잘 보살펴 주는 유능한 ‘어른’이 필요하다.심리학자인 톰 스콥홀트가 성인 171명을 대상으로 ‘좋은 선생님, 훌륭한 선생님’을 두 단어로 설명하기 위한 설문을 했다. 응답자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고 느낄 때와 관련된 단어로 배려, 이해, 친절, 인내, 관심, 도움,
2017-01-15 10:58
한국교육의 현실은 아직도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혼돈과 갈등만을 양산하는 분란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이는 교육의 본질과 가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보편적 물음에 국가나 사회가 명쾌한 해답을 내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교육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으로 하여금 이성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뒀다. 모든 교육행위의 궁극적 목적을 행복으로 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은 인간에게 행복을 갖게 하는 기술이라 생각하고,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이 행복을 누릴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경쟁, 이념에 매몰돼 교육본질 훼손 그러나 지금 한국교육은 어떠한가. 먼저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경쟁 일변도의 교육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벌 중시 사회구조와 맞물려 공교육의 궤도 이탈과 학교교육의 정체성 상실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주체의 한 축인 교원 대다수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다. 지난해 발표한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본인 세대에 비해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 응답이 2006년 27.3%에서 2015년 51.4%로 크게…
2017-01-15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