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이나 백일장에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지난 해 말 ‘애들 울리는’ 백일장대회를 만났다. 지난 해 3월 군산여상으로 부임한 나는 1년 동안 수십 군데 백일장 및 공모전에 참가했다. 글을 쓰려는 의지가 있고,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한다면 아무리 50대 중반 ‘늙은이’일망정 나는 망설임없이 ‘나를 따르라’며 그들의 지도교사가 되었다.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를 위한 백일장’(이하 ‘50만 백일장’)이 있던 그 날엔 공교롭게도 전북대학교 고교생 백일장도 열렸다. 마침 전북대학교 일정이 오전중 끝나 오후 2시 30분 시작인 50만 백일장도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전주 사는 나는 아침 학교로 가 학생들을 태우고 전주에 왔다가 다시 군산으로 간 것이었다. 교장 · 교감선생님이 그런 나의 백일장 참가에 혀를 끌끌 찰 정도였으니 그 열정을 말해 무엇하랴! 백일장 장소인 군산월명공원 수시탑엔, 그러나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학생들은 뜸했다. 군산 관내 초·중·고 재학생들로 참가범위가 제한되어 있다곤 하지만, 군산에서 열리는 여느 대회와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작품을 내고 공문에 안내된 발표 예정일인 10월말경을 기다렸다. 하지만 발표와 시상(시상식…
2010-03-23 10:51
일요일 저녁, KBS 2TV에서는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또 멤버들이 복불복 등의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21일엔 경남 통영 욕지도에 다녀온 이야기가 방송됐다.욕지도는 바닷가이니 해산물이 명물이다. 특히 고등어 양식으로 유명한 만큼 고등어회가 별미다. 이날 멤버들은 고등어 잡이를 하기로 했는데, 역시 뱃멀미가 걱정이었다. 하루종일 배를 타야한다는 제작진의 엄포에 멤버들은 게임을 통해 배 탈 사람을 정했다. 바닷물로 뛰어들면 제외해주는 게임이었다. 2월 칼바람에 바닷물로 뛰어드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뱃멀미의 고통을 익히 아는 멤버들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뛰어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런데 이날 김종민을 비롯해서 멤버들이 뱃멀미 걱정을 하는데, 제작진은 자막을 처리하면서 계속해서 ‘배멀미’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잘못이다. ‘뱃멀미’가 바른 표기다. ‘뱃멀미’는 발음할 때, [밴멀미]처럼 ‘ㄴ’ 소리가 덧난다. 한글 맞춤법 제30항에 의하면,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날 때(폐쇄시키는 음 ‘ㄷ’이…
2010-03-23 10:48
두 번째 학교에서는 매년 문법 등 다른 과목을 가르치느라고 담임 맡은 반 학생들과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처음엔 자신 없었지만 ‘이 선생은 할 수 있어’ 라고 부추기시는 교감선생님 엄명에 따라 2년째 영어를 가르치다가 전공 외엔 영어밖에 맡을 수 없다는 신임교사에게 본의 아니게 인계한 일도 있고, 가정용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방송극 녹음하듯 국어 수업을 연출한 경험도 잊을 수 없는 추억. 초임지 학교와 마찬가지로 우리 반 학생의 출석번호와 이름은 눈을 감고도 줄줄 외우면서 그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꿰고 다녔다. 첫해 우리 반 실장 W군이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인사의 장학금을 받고나서 나중에 여러 선생님을 초대하는 잔치로 한 번 더 영광을 누리게 해주었다. 음악과 교사의 발령이 번번이 취소되는 바람에 예술, 정서교육분야에서 많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일선장병들을 생각하면 한시도 그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하고 호국선열 그 넋을 추모하며 자투리 시간에 칠판에 가사를 적어가며 나름대로 '현충의 노래'를 가르치기도 하고 애달프고 감미로원 알면 정서 상 도움이 되겠다 싶어 건전가요 '석별의 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날이 밝으면 멀리 떠날 사랑하는 임과 함께
2010-03-22 14:55
1970년 4월 군 입대 후 훈련과 복무 속에서 개인적 공부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딱 한 번의 휴가기간에 서울대 부고 2년생을 상대로 실제수업지도 시험을 치르고 제대 직전에 임용고시합격, 제대 후 1주일 만에 초임 발령은 내 인생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었다. 2년 동안 내 전공과목 미술 외에 도덕과목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항상 몇 사간 분량만큼 앞서서 확실한 예습을 해야만 했다. 민주생활, 승공통일의 길이란 두 권의 교과 교재연구는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봉사였었다. 남학생은 60여명씩 두 학급인데 여학생은 73명이라 이름 외우기도 힘들었다. 첫 학교에선 갖가지 장부가 많았다.잘 드는 솜씨라며 무조건 표지글씨는 내게 맡기는 바람에 다른 곳에 전근을 가서는 ‘그림은 그려도 글씨는 못쓴다’는 연막작전을 펴기도 했다.한번은 학교 건물 벽에 사다리를 놓고 수 백 미터 밖에서도 보이도록 한 글자크기가 1미터가 넘는 ‘국기사랑 나라사랑’이란 글씨도 직접 썼다. 그 당시에는 시간외 수당도 없었지만…. 그 시절에도 창의력 교육을 강조했는데 학생들에게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넘칠 때 창의력은 꽃핀다고 판단한 나는 학생이 특별하고 훌륭하게 되도
2010-03-22 14:542일부터 시내학교에서 근무한다. 집에서 가깝고 직원이 많으니 업무가 적어 좋다. 하지만 자연과 벗할 수 없는 아쉬움도 크다. 학교는 3월이 제일 바쁘다. 학교를 옮긴 교사들은 더 그렇다. 늘 해왔던 일이지만 학기 초는 메신저를 확인하고 때맞춰 일을 처리하는 것도 버겁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새로 만난 동료들에게 여행지의 사진을 선물하며 여유를 누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부모님들의 귀엽고 소중한 어린이들을 맡게 된 5학년 1반 담임 변종만입니다'로 시작해 '요즘 어린이들, 부모님의 관심과 열성만큼 바르게 성장한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로 끝맺음한 학부모 통신을 보내고, 학부모회에 참석했던 자모님들과 교육상담도 했다. '큰 꿈을 마음껏 펼치자'는 슬로건을 내건 학급카페를 만들고 여자 12명, 남자 21명의 아이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물론 항상 건강하고 밝게 자라며 꿈을 마음껏 펼치되 어른들의 말에 순종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라는 것을 강조한다. 1년 동안 학급과 친구들을 위해 봉사할 약속을 개인별로 받고, 교실의 벽면에 '궂은 일이 먼저다 친구를 배려하자, 의문이 시작이다 모르면 알아보자,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을 키우
2010-03-22 09:05
청주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성안길은 늘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에 역사가 깊은 읍성이 있었고, 성의 안쪽 길을 뜻하는 '성안길'이 읍성의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던 큰 길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둘레 1640m, 높이 4m에 달했던 청주읍성의 성곽이 일제강점기에 모두 헐려 성안에 있던 관아와 충청병영의 시설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4개의 문터마저 표석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새로운 것을 제대로 받아들이려면 내 고장에 관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 맑은 햇살 아래 새싹이 돋아나는 따뜻한 봄날, 시내를 걸으며 청주읍성에 관한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지난 3월 7일은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청주읍성을 공부하는 날이었다. 청주의 찬란했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내의 중심가를 걸으며 발전해가는 고장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시청광장에 모인 회원들은 1922년도의 건설계획도를 보며 일제가 청주읍성을 철거하는 과정과 그 당시 청주지역이 처한 상황을 듣고 답사를 시작했다. 시청 옆 북삼치안센터 앞으로 갔다. 1960
2010-03-21 23:31
일요일 오전 광교산을 찾았다. 구운동에서 13번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이번에는 산행 코스를 달리 하였다. 경동원을 지나 하광교 소류지에서 비로봉(490m·일명 종루봉)의 비탈을 오르는 길이다. 광교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 보려고 일부러 바꾸는 것이다. 오전이라 그런지 그늘진 길에는 서릿발이 보인다. 출발지가 버스 종점이 아니어서 산행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산새 소리를 들으며 한적한 산길을 오르니 산행 기분이 난다. 이제 능선 가까이 올랐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보인다. 당연히 위로 자라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소나무는 그렇지 못하다. 누군가가 이 소나무를 위해 받침대를 해 놓았다. 하나는 각목으로 받쳐 놓았고 다른 하나는 Y자형 받침을 대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 수원사람들의 마음이지! 아니,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애처로워 이렇게 하겠지. 이것을 보고 소나무에 걸터 앉는 사람은 없겠지?" 비로봉 정상 정자에서 땀을 식히면서 귤 하나를 먹으니 꿀맛이다. 곤줄박이 한 쌍이 보이기에 빵부스러기를 손바닥 위에 놓아보았다. 사람을 두려워 하는지 가까이 오지 않는다. 청계산의 곤줄박이, 박새
2010-03-21 23:25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도곡동 EBS 본사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EBS 콘텐츠 제작 현장을 둘러본 후 학생, 학부모, 교사 등과 간담회를 갖고 EBS 수능 강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병만 교과부장관도 이 대통령의 EBS 방문 열흘 전인 지난 10일 도곡동 EBS 사옥에서 "EBS 수능강의 내용이 수능시험에 70%이상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주무부처 장관이 나서서 사교육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다. 문제는 수요자의 반응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비에 지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단 심드렁한 반응이다.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얘기다. 교사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EBS 수능 강화는 정치권의 연례행사로 여기는 분위기다. EBS 수능 강의와 수학능력시험의 연계는 참여정부 때인 2004년 2·17 사교육 대책에서 비롯된다. 그로부터 6년 동안 EBS 수능 강의와 수학능력시험은 반영률과 연계율에서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늘 바늘과 실처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EBS 수능 강의를 강조할수록 사교육 업체의 온라인 강의가 뜬다는 점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EBS 방문도 따지고
2010-03-21 23:22지난 해부터 교장평가제가시행이 됐고, 올해부터는 교원평가제가 도입됐다.교장들은 한차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 평가에서 교사들의 평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교장들이 자기 실적을 제출하여 평가를 받은 것이다. 주로 서면평가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최하위 3%에 2회 연속 들어가면 중임에서 배제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로 인해 교장들의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임이 필요없는 교장들에게 하위 3%가 돌아가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결국 교장평가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더라도 교장이 교사를 평가하고, 교사들도 교장을 평가하도록 되어있는 시스템에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교장이 교사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평가자료로 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학생상담, 학생지도, 학급 학생들의 학교행사 참여실적 등 모든 것을 기초로 한다는 것인데, 이 이야기를 들은 교사들은 그렇다면 교장, 교감이 하룻동안 어떻게 학교경영을 위해 활동하는지 낱낱이 체크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이긴 하지만 쉽게 생각할…
2010-03-21 23:18대책을 세울려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이 이것 뿐인가. 전문직들이 비리를 저질러서 시끄러운 것이 교장을 잘못 뽑았기 때문인가. 모든 전문직들이 그런 나쁜 일을 했다는 이야기인가. 이미 교장으로 전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일부 전문직의 비리로 인해 교장 자리에 문호를 열어놓아야 하는가.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것이 비리 근절의 주된 대책이다. 전문직들이 좋은 학교 교장으로 전직하기 위해 금품수수를 한 부분을 두고 교과부에서 세우고 있는 대책이다. 전문직들이 좋은 학교로 가기 위해서,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금품을 이용한 것인데, 교장 공모제를 확대하면 그것이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 현재의 구조에서도 비리가 발생하고 있는데, 교장 공모제를 확대해서 비리를 뿌리뽑겠다는 발상이 옳은 발상인지 따져보고 싶다. 교장공모제의 근간을 수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우선 확대하자는 식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학교운영위원들이 전권을 쥐고 있는 현재의 현실에서 교장공모제 확대가 비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학연 지연 기타 인맥 등을 모두 동원할 것이 뻔하고 이와 함께 금품이 음성적으로 오
2010-03-21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