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제 평생 잊지 못할 스승님이세요. 자주 연락 못드려 죄송해요. 일간 한 번 찾아 뵙겠습니다.” 2005년 전주공업고등학교에서 편집장을 했던 제자 J군이 전화를 해와 잠에서 깼다. J군은 전문대 졸업후 대기업 엔지니어로 일한 제자다. 언젠가 중국 공장에서 근무하게 되어 한동안 연락 못드렸다며 조만간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전화를 해온 적도 있다. 이어진 통화에서 J군은 10년쯤 회사생활하다 희망퇴직으로 그만두고 자기 가게를 차렸다고 했다. 어제는 J군 1년 후배인 제자 O군에게 연락이 왔다. O군의 경우는 J군과 좀 다르다. 전주 사는 O군은 학생기자를 했던 동기 4명의 간사라서다. 그 4명이 군대 제대하고나서인가, 그 이후 해마다 날 찾아오곤 했다. 작년엔 내가 발행인을 맡고 있는 ‘교원문학’ 출판기념회를 겸한 제3회교원문학상ㆍ전북고교생문학대전 시상식장에 하객으로 참석한 바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퇴직하고 다섯 번째 스승의 날(제39회)이다. 제자들의 전활 받아서 그런지 퇴직하고 맞는 스승의 날 감회가 오히려 더 새로운 듯하다. 재임중 ‘참 우울한 스승의 날’(전북연합신문, 2014.5.15.), ‘개념없는 스승의 날’(한교닷컴, 2015.
2020-05-20 09:31보리밭은 까끄라기가 벌어진 이삭이 황금빛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망종이 멀지 않아 보리타작할 때가 다가오나 봅니다. 토실하게 잘 여문 마늘과 수확할 때가 다가오는 양파가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서둘러심은 어린 모가 무논에 어릿하게 서 있습니다. 뻐꾸기 소리가 날로 짙어져서 하루 종일 강마을 휩싸고 있습니다. 사이사이 산비둘기는 구우 구우 구구구 중저음의 울음을 토해냅니다. 무심한 봄이 가고 있습니다. 지척에 여름이 당도하였나 봅니다. 농촌의 봄수확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저 역시 봄 수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썼던 아침독서편지와 독서 관련 에세이를 모아 책을 엮었습니다. 표지 디자인 최종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강마을에서 책읽기』라는 제목입니다. 이렇게 읽기와 쓰기는 제 삶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일용할 양식처럼 책을 읽고, 내용을 베껴 쓰고, 생각을 갈무리합니다. 고미숙 선생의 책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는 책 한 권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제게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생각하면 밝고 명랑한 겉과 다르게 속으로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저를 휘몰아쳤습
2020-05-18 23:35지구상에는 온갖 극한 오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의 숨결이 있고 또 그곳에서 인류가 긴 세월을 진화해 왔다. 인류학자에 따르면 20만 년 전에 인류가 이 지구상에 등장했고 7만 전부터는 지구 곳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생존을 위해 진화해왔다고 한다. 현생인류는 신체적으로 월등한 네안데르탈인이나 그 밖의 인류인 북경원인 등을 대상으로 적자생존에서 살아남음으로써 현재 이 지구 행성에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라는 인류만이 존재한다. 인류는 이동과정에서 알래스카를 거치면서 그곳에 적응하여 살아왔고 1만 년 전부터는 현재의 터전에 주거를 정하고 문명을 이루어왔다. 1959년부터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49번째 주(state)인 알래스카로 편입이 되어 지방 자치주를 이루며 산다.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넓은 땅이지만 인구는 약 74만 명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매우 광대한 지역인 관계로 이누피아트족이 사는 북쪽 지방은 그야말로 ‘살점이 떨어져 나갈 만큼 혹독한 추위’를 안고 사는 지역도 있다. 그곳은 9달의 겨울이 지속되고 한겨울에는 24시간 내내 밤만 계속되기도 한다.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의 저자 이레이그루크는 북극권에서 북쪽으로 46킬로
2020-05-15 19:46희랍 즉 그리스의 고전 읽기는 늘 어렵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에게 닿은 그 책의 내용을 파악한다는 것은 숨은그림찾기처럼 생각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알기 쉽게 설명된 안내서 한 권을 동반한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희랍 고전 전문가인 강대진 교수의 책을 제 희랍고전 읽기의 동반자로 선택하여 읽었습니다. 청소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기에 이해가 더 쉬웠습니다.^^ 『오뒷세이아』는 문학 장르상 서사시에 속합니다. 운율이 있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번역본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문장을 보십시오.잿더미 속에 불씨를 감추고 있는 모습으로 비유된오뒷세우스는 어떤 의미인지 알기어려웠습니다. 이런 부분을 저자는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근처에 이웃이라고는 없는 가장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검은 잿더미 밑에도 타고 있는 나무들을 감추고 있어 불씨를 보전하게 되고 다른 데서는 불을 가져올 필요가 없을 때와 같이, 꼭 그처럼 오뒷세우스는 자기 몸을 덮었다. 5권 488~491행 오뒷세우스가 바다에서 빠져나와 나뭇잎을 덮고 잠드는 장면이다. 여기서 오뒷세우스는 재 속에 묻힌 불씨에 비
2020-05-11 10:43한교닷컴 e리포터로 활동중인 장세진 평론가는 최근 영화에세이 ‘한국영화 톺아보기’(해드림출판사, 값20,000원)를 펴냈다. 온라인과 전국 대형 서점에서 시판중인 ‘한국영화 톺아보기’는 영화 이야기로만 국한하면 11번째, 문학평론집이나 산문집 등 다른 장르들까지 망라하면 47권째(편저 4권 포함) 펴내는 장세진 지음의 책이다. 지난 해 1월 산문집 ‘진짜로 대통령 잘 뽑아야’ 이후 1년 5개월 만에 펴낸 책이기도 하다. 장세진 평론가가 펴낸 ‘한국영화 톺아보기’에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아카데미 4관왕 차지로 세계영화사를 새로 쓰거나, 무려 1626만 명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기생충’ㆍ‘극한직업’부터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대박을 터뜨리거나 화제를 몰고온 ‘노무현입니다’ㆍ‘천안함 프로젝트’까지 모두 114편의 한국영화 이야기가 114장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다. 4부로 나누어져 있는 114편 글은 편당 200자 원고지 10장 안팎의 한국영화 이야기다. 이미 한교닷컴 등 여러 매체에 발표한 제1~2부와 달리 3~4부의 처음 선보이는 글들은, 굳이 말하자면 영화평이지만 다른 평론가의 그것들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영화나 감독, 또는 배
2020-05-11 10:43학교가 기나긴 겨울을 지나고서도 아직도 온라인 개학으로 진정한 봄을 맞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계절은 봄이 왔어도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추운 겨울에서 깨어나지 못한 ‘춘래불사춘’의 현장이란 말인가. 그런 가운데도 고3 학생을 지도하는 담임교사들과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막연함과 나아가 진학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우 곤혹스러워한다. 하지만 원격으로나마 수업이 진행되고 진로·진학 상담이 이루어짐에 따라 조금씩 어두운 그림자를 벗겨내고 있다. 마치 데미안의 말처럼 새로운 세계로의 탄생을 위해 알에서 깨어나고자 하는 몸부림과 같다. 본교 3학년의 학생들과 담임교사가 한마음으로 2020학년도 학급의 특색 사업을 구안하여 학급공동체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전개하는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꿈을 꾸는 학급별 슬로건을 보자. ① 함께 성장하는 우리(학급) ②꿈꾸며 성장하며 ③ 꿈지락 꿈지락 ④ 하나 된 우리 ⑤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⑥ 하고자 하는 의지, 열심히 하는 열정, 된다는 확신으로 준비하는 인생 설계 등등이 학급 슬로건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꿈에 다가가는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일까. ‘성공은 디테
2020-05-11 10:42교원의 지방직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지방 교육자치 역량 강화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다. 교육자치가 발전 및 성숙 단계에 이르게 되면 교육정책 역시 지역 단위별 특성을 살리는 인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향후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에 능동적 대처를 위해서는 교원의 지방직 전환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교육공무원의 지방직화는 1995년 5월 31일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제2차 대통령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이 보고서에 ‘생각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행동은 지역적 차원에서’라는 말이 시사하듯이 당시 세계화와 함께 지방화는 중요한 특성의 하나였다. 이 영향으로 교원의 지방직 전환은 지역 중심의 인사 제도 혁신으로 필요한 정책이라며 끊임없이 제안됐다. 하지만 교원 단체를 비롯한 전문직 단체에서 반대했고, 국가 교육의 중대성을 고려해 실행은 되지 못했다. 현 정부에서도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라는 기조로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와 단위학교자치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는 중앙집권적 교육 패러다임이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에서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지
2020-05-11 10:41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강의 8주째인 4월 4주부터 5월 1주가 중간고사(평가)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한 학기 강의가 15주로 그 중간이 8주째에 중간고사를 치른다. 대학의 학점 평가는 보통 중간평가 30%, 기말평가 30%, 과제물 20%, 수업참여 및 토론(실기) 10%, 출석 10% 등 100%로 이뤄진다. 대학마다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이번 학기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진행돼 중간고사부터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대면고사(평가)에서는 정해진 기간에 오프라인으로 고사를 시행한 후 비율에 맞게 학점을 부여하면 그만인 데 온라인 평가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ㅇ노라인 강의 만큼 온라인 평가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대학들이 온라인 시험, 과제물 제출로 중간고사를 대체하면서 평가 방식을 기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변경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교수들도 정해진 비율에 맞게 학점을 배분하는 상대평가에 비해 절대평가는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건지 걱정하고 있다. 절대평가로 학점 인플레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개강을 한 대학가가 중간고사를 앞두고 평가 방식…
2020-05-11 10:39말은 양날의 검이다. 말을 잘 사용하면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고 잘 못 쓰면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나 말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자기표현의 시대에 그 영향력은 어디서나 파장이 크다. 평소 EQ의 감수성을 발휘하여 말을 잘함으로써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 성공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헛소리를 구사함으로써 오해와 미움을 받거나 심지어 막말이 되어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말을 많이 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아서 무능과 오만함의 대상으로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말은 이중성을 가지고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사적으로 말의 힘을 느끼는 사례를 보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처칠이 수상이 돼 국가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무런 예고 없이 처칠의 숙소를 방문했는데, 그때 처칠은 목욕 중이었다. 무안해진 루즈벨트가 방문을 닫으려고 하자 처칠은 "괜찮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영국의 수상은 미국 대통령에게 아무 것도 감출게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 한마디로 루즈벨트는 처칠을 친구 이상으로 신뢰하게 됐다.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그의
2020-05-11 10:37학교 공간혁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학교의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하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학교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미래 시대를 대비한 학교 공간 조성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학교시설 공급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다. 그 결과 현재 학교는 시설이 노후화돼 가는 곳이 많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력 인구 감소로 교육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학교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도 아니다. 학생들이 참여하고 협업을 통해 지식을 생산하는 공간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사회성을 증진하고, 인격발달을 함양하는 기능을 수반하는 학교가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학교 공간혁신 사업은 당장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아예 시설이 낙후된 학교는 사업을 한다지만, 아직 쓸만한 학교는 그럭저럭 버텨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는 학교에 녹지 공간을 늘리고, 책상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복도에 조형미를 입히는 정부 투자 사업만 기다릴
2020-04-29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