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1996년 7월 13일 창립된 연합회는 유아교육의 발전과 공교육 가치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출범했다.
현장 목소리 담은 변화 이끌어
당시 유아교육은 국가 교육정책에서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지 못했고, 현장 의견을 모아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공립유치원 교원들은 자발적으로 연대를 선택했고, 유아교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시작했다.
지난 30년 동안 유아교육은 적지 않은 변화를 이뤄왔다. 유아교육법 제정을 통해 유치원은 법적으로 학교의 지위를 갖게 됐고, 누리과정 도입과 무상교육 확대를 통해 국가 책임 교육의 기반도 넓혔다. 유아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국가의 투자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연합회는 늘 현장과 함께해 왔다. 교원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와 연구 활동은 물론, 유아교육법 제정, 교원 정원 확보, 교육환경 개선, 교육활동 보호 등 주요 정책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현장 목소리를 교육정책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결단코 가볍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교권 침해, 교육환경 변화는 유아교육에도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유보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더해지면서 유아교육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논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유보통합은 단순한 행정체계 개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영·유아교육을 어떠한 철학과 가치 위에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선택의 문제다. 따라서 논의의 중심에는 조직이나 제도가 아니라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 그리고 교육의 본질이 놓여야 한다.
지난달 제38회 전국 국공립유치원 교원 직무연수에서 채택한 ‘대한민국 유아교육의 미래를 여는 결의문’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결의문에는 유아교육의 공공성과 정체성을 지키고 국가 책임 영·유아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현장 의지가 담겼다. 또한 교육활동 보호, 적정 학급 규모 보장, 유아교육 지원체계 구축, 중앙유아교육진흥원 설립 등 지속 가능한 유아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과제들도 함께 제시했다.
이는 특정 직종의 이해를 위한 요구가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기초를 더욱 단단하게 세우기 위한 사회적 제안이다. 유아교육의 질은 곧 국가 교육의 질과 연결된다. 유아기에 형성된 배움의 경험과 관계의 경험은 이후 성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 해결에 힘 모을 것
창립 30주년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30년은 국가 책임교육을 더욱 완성하고 모든 영유아가 차별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유아교육은 대한민국 교육 체계의 가장 첫 단계이며, 미래 교육의 뿌리다. 그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은 특정 교육단계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30년 전 시작된 연대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30년 역시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해 함께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