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 발을 디딘 지 25년이 넘는 시점이었다. 그때 나이도 50이 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중견 교사라고 치켜세운다. 명시적 지위는 없지만, 제법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을 이렇게 지칭한다. 나 역시 나이가 지긋하다는 이유로 이렇게 부른 듯하다. 중견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제법 무게감이 실린다. 적어도 중견 교사는 젊은 교사보다 전문성이 뛰어나고, 그들보다 나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업 등에서 보이는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배어 있어야 하고, 인품도 남다른 면이 있기를 바란다. 중견 교사는 젊은 교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있어야 한다는 마음의 잣대도 두고 있다. 그야말로 실력과 멋이 함께 있으면 좋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 그런가. 멋은커녕 손가락질을 받을 때가 많다. 사람들이 모두 나이를 넘지 못하듯, 중견 교사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에서 동료들과 선배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흘러버린 세월 앞에서는 무뎌진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열정도 식어버린 모습이 역력하다. 이 시점(2011년)에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됐다. 수석교사제는 교육계에서 1981년부터 30여 년간 간절하게 원하던 제돈데…
2020-03-30 10:02서벽초등학교(교장 박임식)는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휴업이 학생들의 학습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가정학습 및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학급별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하여 다양한 온라인 학습 지원 및 피드백이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온라인 커뮤니티(학급 밴드 및 클래스팅, 단톡방 등)를 통해 학생-교사, 학부모-교사 간 상시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학생 건강 파악 및 생활지도를 실시했다. 서벽초등학교 교장은 지난 13일, 개학을 손꼽아 기다릴 학생들을 위해 교과서를 각 가정에 직접 배송하며 학생들의 건강 상태와 생활 등을 파악했다. 또한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보유 중인 스마트 기기(노트북, 패드)를 담당 교사가 직접 집으로 대여해주고 사용법을 설명해 줌으로써 학습의 효율성을 높였으며 학년성에 적합한 보충 학습 자료를 제작·구입하여 각 가정에 직접 배송해줬다. 서벽초등학교 박임식 교장은 "코로나19로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학교에서 적극 지원을 하여 이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교육 주체인 학생,…
2020-03-30 10:00영주가흥초등학교병설유치원(김필수 원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거듭 연기 되면서 유아들의 학습공백과 가정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인 온라인 학습 지원, 유치원-가정의 소통을 위해 교사들이 직접 영상자료를 제작해서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영상 자료는 만나지 못한 유아들에 대한 인사와 원장선생님의 당부 말씀, 유치원환경 소개, 담임교사들의 코로나19 관련 퇴치방법 등에 대한 자료가 담겨 있으며, 제작된 영상자료는 각 반별 밴드 및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소개되어 학부모 및 유아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각반 밴드로 제공되던 활동 안내는 단순 자료 제공에서 벗어나 연령별 발달단계를 고려해 안전지도, 요리활동, 신체놀이, 기본생활습관, 체조, 미술활동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부모님과 함께 할용 할 수 있도록 했다. 밴드활동과 동영상 편지를 받은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올려주신 자료 덕분에 ○○가 아주 신나서 한 장면도 안 놓치고 봤어요” “평소에 가족들과 놀이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아 너무 좋아요.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들의 배려가 느껴지네요”라고 전했다. 김필수 원장은“선생님이 직접 만든 동영상 자료는 집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어머
2020-03-30 09:59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의 위기가 그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질병이 창궐하고 그 속에서 많은 희생을 치른 이력은 많지만 지금처럼 전 국민에게 공포를 유발하며 인간을 격리하고 시설을 봉쇄하며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직장은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실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나라 밖으로는 팬데믹(대유행:pandemic) 선언에 이르러 국가 간의 경계가 차단되어 이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 어느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의 70%가 감염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국가마다 전시(戰時)임을 선포하고 치열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극복은 국가의 실력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엔 단호하고 지혜로운 정책으로 감염극복에 성공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나라도 많다. 그것은 곧 국민에 의해서 위임된 위정자들의 능력이기에 우리는 다가오는 4.15 총선에 관심을 집중한다. 매번 선거철이면 정치에 관심이 고조된다. 정치는 국민의 생활과 땔 수 없는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2020-03-30 09:57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 차례 연기한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開學)이 4월 6일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중이다. 여하튼 교육부는 오는 4월 6일 등교 개학이든, 온라인 개학이든 시행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미증유의 대란 속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방향은 옳은 방향이다. 개학 후 집단 감염 등으로 부득이하게 수업 중단이 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감염 확산 추이에 따라 개학일 추가 연기도 검토하면서, 개학하더라도 등교 개학이 어려운 지역이나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하게 한다는 취지다. 아직 각급 학교 개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고려한 것이다. 개학을 맞아 우려되는 것은 학생 안전·건강이다. 방역 등 준비 없이 개학을 강행하면 ‘집단 감염’ 등 걷잡을 수 없는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전국 유초중고대학 등 학적 보유 학생은 총 21,239개교 9,450,293명이다. 어마어마한 거대 집단이다. 이들 학생들과 교직원 등 거대 집단 구성원들이 근접 생활을 하는 곳이 학교이다. 따라서 유·초·중·고교 개학의 최
2020-03-30 09:55좁은 정원에 하얀 제비꽃이 피었다. 남산제비꽃이다. 제비꽃은 종류가 많다. 주변의 길가나 산야지, 논둑, 묵정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와 같은 앉은뱅이 들꽃이다. 이 남산제비꽃은 장모님께서 몸져누워 시기 전 약초 장사를 하면서 캐어 갈무리해 놓은 것인데 다른 물건에 휩싸여 발아하여 봄마다 춘란꽃과 함께 소박하게 피어난다. 제비꽃은 제비가 오는 삼짇날 전후 피어서 제비꽃이라 하였으며 일명 씨름꽃, 오랑캐꽃이라고 한다. 씨름꽃이라는 것은 두 개의 꽃을 서로 얽어 잡아당기는 놀이에서 장수꽃, 씨름꽃이라 불렸다. 그리고 오랑캐꽃은 보릿고개라 불리는 춘궁기 제비꽃이 필 무렵 옛날 북쪽의 오랑캐들이 양식을 구하러 자주 쳐들어올 때 피는 꽃에서 유래 되었다 한다. 이외에도 병아리처럼 귀엽고 앙증맞다고 병아리 꽃, 어린잎을 무쳐 먹는다고 해서 외나물꽃, 땅바닥에 바짝 앉아서 핀다고 앉은뱅이 꽃, 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고 반지꽃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하지만 여러 이름 중에 오랑캐꽃이란 이름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애환이 담긴 이름으로 시선을 끈다. 생김새에 있어 꽃의 기부에서 뒤로 길게 나온 부리의 모습이 오랑캐의 머리채와 같다는 뜻에서 이른 봄에 어디에서나
2020-03-30 09:50가은초등학교(교장 권미숙)는 3월 3일(화) ~ 22일(일)까지 3주간의 휴업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울림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본교와 분교 2~6학년 78명의 학생이 코로나 19로 인한 휴업 기간 중 불안한 심신의 안정과 가정 내에서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각 담임 선생님들이 각 학년별 교육과정에 맞는 시를 엄선하고, 일주일에 2편씩 SNS를 통하여 안내함으로써 가족과 함께 낭송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낭송한 시를 매주 금요일 영상으로 만들어 담임 선생님 SNS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첫 주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학생들이 집에서 마냥 놀지 않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하게 되었기에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였다. 학생들도 처음에는 시를 낭송하고 영상 제작하는 것을 어색해하였으나 유튜브와 같은 1인 방송에 익숙한 세대답게 이내 능숙한 솜씨로 참여하였다.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SNS로 받은 영상을 통해 시 낭송에 대한 지도를 학생 및 학부모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학교에서는 각 학반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에 대하여 개학 후 격려를 해
2020-03-26 16:22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특히나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의미하듯 인간의 물욕은 살아있는 한 한계가 없다고 할까 보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정보만큼이나 현재의 세상은 새로운 물건이 넘쳐나고 이를 자극하는 광고는 날로 기발한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움에 대한 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즉시 자기충족을 이루고가 하는 욕망의 샘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적절한 이성의 작동을 넘어 정서적 만족을 향해 끝없는 소유의 매커니즘이 작동된다. 그 결과 집 안에는 늘 필요 이상의 물건이 넘치고 이는 곧 생활의 잡동사니나 삶의 군더더기로 남아 공간의 미학을 해치고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모습이지 않은가? 관건은 이를 방치하고 익숙함에 젖어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보수적인 삶과 아니면 꽁꽁 언 얼음을 과감하게 도끼를 들어 깨듯 자기 삶의 공간과 환경을 혁신하려는 진보적인 삶의 추구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슈아 베커의 《작은 삶을 추구하기(Becoming minimalist)》는 보편적인 삶에서 강력한 삶의 의지와 목적의식으로 무장한 삶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마치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의 사상을 닮았다. 일상의 변화와 나아가 행복을 추
2020-03-26 16:21봄 미나리, 봄동, 쪽파 무침, 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야들야들한 돌미역, 통통하게 살 오른 풋마늘 잘게 썰어 참기름 넣은 간장 한 종지로 늦은 저녁 밥상에 봄 향기가 가득하다. 사회적 거리감 두기로 생활하다 보니 갑갑한 일상이 되었다. 전원도 아닌 시멘트 건물 속에서 라디오, 텔레비전, 스마트 폰 등 모든 매체는 갑자기 나타난 뉴스특보로 봄날을 우울의 나락으로 침몰시킨다. 이럴 때는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마음의 빗장도 풀 겸 남면 해안 1024번 지방도로를 달린다. 덧칠하는 햇볕에 황톳빛 흙은 부드러운 숨을 쉰다. 마늘은 통통하여 윤기가 흐르고 촌부의 손길에서 멀어진 듬성듬성 돋아난 시금치는 세어 늙어 간다. 화계마을을 지나자 저 멀리 소치섬을 윤슬로 보듬은 짙은 에메랄드 남빛 바다가 가슴을 연다. 파란 하늘은 연둣빛 명주바람을 풀어내고 녹슨 대문 안에 쭈그리고 앉은 동심을 일으켜 세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진한 블랙 커피 향을 마주한다. 봄빛 바다 냄새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피 향이 목울대 밑에 잡힌 그리움과 서러움을 들여다보게 한다. 누구에게나 지난 시절의 일은 추억의 단맛이 된다. 녹슨 시계 톱
2020-03-26 16:19눈길 닿은 곳마다 봄꽃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네들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습니다. 꽃잔치가 펼쳐진 남도에는 어디에나 사회적 거리두기 현수막이 보입니다. 꽃구경을 내년으로 미루고 집에서 가족들과 에어프라이어에 튀긴 닭과 맥주를 멀리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흔들리는 벚꽃나무를 보면서 즐겼습니다. 개학이 자꾸만 미루어 지다 보니 교과 진도표를 3번이나 고쳐 썼습니다.^^ 교육과정 시간 감축으로 재구성하는 수고보다는 아이들과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동네 사람들과 하는 독서모임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온라인으로 이달의 책을 추천하고 간간이 안부를 전합니다. ‘강원도 감자 드디어 구입!’라는 메시지를 달아놓은 벗이 추천한 책이 『보건교사 안은영』입니다.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인 그녀가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면서 3월의 도서로 단체 밴드에 소개하였습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읽으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당장 구입하였습니다. 집 앞 백목련이 꽃잎을 떨구는 날 읽은 그 책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보건교사가 퇴마사라니요. 이 환상적인 조합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으니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보건교사이자 남들이 볼 수 없는 것
2020-03-26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