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게 하시고, 제자들을 그 누구보다 기억되게 하시며, 처음의 마음으로 한결같은 선생이 되게 하소서, 나로 인하여 상처받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게 하시고, 나로 인하여 실망하는 학부모가 없게 하시며, 늘 맑은 눈과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힘들 때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지칠 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소서,”라는 책 표지금처럼 40년 교단생활을 해 오신 ‘백향목’ 한일랑 교장선생님(전북 원평초)께서는 정년퇴임 기념으로 ‘나의 삶 나의 행복’이라는 문집을 발간하였다. ‘어디를 가든 축복의 만남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섬김 · 나눔 · 봉사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깊이 뉘우칩니다.’ 라고 술회하였지만 결코 뉘우침이 아니라 오히려 교단생활 40년을 그렇게 사셨음을 스스로 인정하시는 말씀이라고 함께 근무한 모든 분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책은 8부까지 부를 달리하여 편집되었는데 1부에서는 ‘사랑과 열정으로 꽃피운 교육애’라는 주제로 함께 근무했던 교직동료들이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의 교단생활을 보고 느낀 대로 쓴 글들을 정리하였으며 2부에서는 ‘나의 삶 나의행복’으로 ‘나의 행복’은 사랑하는 제자들과 세대를 달
2006-02-23 10:43신학기가 다가오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몇몇 지인(知人)으로부터 졸업하는 학생들의 교복을 물려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마침 졸업반을 맡고 있던 터라 교복 기증 의사가 있는 학생을 수소문하여 몇 벌 마련해준 일이 있다. 이처럼 자녀의 신체에 맞는 교복을 얻을 수 있는 학부모는 무척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대부분은 마땅한 기증자를 찾기도 어렵지만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의복의 특성상 신체 조건에 맞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아이의 사기를 고려했을 때, 새 교복을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부모들은 가뜩이나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있는 자녀들이 행여나 교복으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라도 입지는 않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차라리 가계(家計)에 주름이 가더라도 값비싼 교복을 구입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교복값이 한 두푼이 아니라는 점이다. 웬만한 교복 한 벌은 어른들의 양복보다도 비싼 편이다. 유명 브랜드 교복 한 벌 값은 대략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라고 한다. 한 명의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고 가정할 때, 교복(하복, 동복)과 여벌 셔츠(브라우스) 및 바지(치마) 그리고 체육복(
2006-02-23 08:54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게 인생살이다. 나이가 들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에 따라 똑같은 만남이나 헤어짐이 아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만남이 있는가 하면 잘못된 만남도 있다. 섭섭하고 슬픈 헤어짐이 있는 반면에 속이 시원한 헤어짐도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되짚어보면 만남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가수 노사연씨가 노래했듯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그래서 더 소중해야 하고 마음이 맞아야 한다.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면 마음 속에 신뢰가 자리잡아야 한다. 만남보다 어려운 게 헤어짐이다. 헤어짐보다 아픈 것은 그리움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아프고 시린 헤어짐이어야 한다. 떠난 후 빈자리에서 가치를 깨달으며 그리워해야 한다. 교직에 처음 발을 디딘 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28년을 넘어서고 있다. 나도 그 동안 참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다. 다 지난 일이지만 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로 기억되었을까? 손가락질 받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몇 년 전에 쓴 ‘좋은 사람’을 떠올렸다. 좋은 사람은 앉은자리에 온기를 남겨 다른 사람 따뜻하게 합니다 좋은 사람은 상대방 마
2006-02-23 08:53몇 년 전 고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하는 말이, “어머니, 저 인제 수학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어요.” 라고 하여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물어보니 친구들을 보면 선생님을 좋아하다가 그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과목을 잘하게 되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였다. 그리고 반 친구들에게 수학선생님께 드리는 차(茶)는 자신이 담당하겠노라고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비하여 늘 결과가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어서 내심 잘 생각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딸이 다니던 학교의 수학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과제를 내어 주실 때 깊이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매주 하나씩 내주시곤 하셨다. 토요일 기숙사에서 집으로 오면 다음 주 수학시간에 선생님께 드릴 차(茶)를 사고 컴퓨터 앞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서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한 후에 친구들과 메일을 통하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거나 선생님께 메일로 질문도 하면서 과제를 해결한 후 월요일 학교에 가지고 가곤 하였다. 선생님은 또 수학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책(문제풀이가 아닌)들을 소개하여 학생들로 읽게 하고 독후감을 쓰게도 하셨다. 딸 덕분에 수학과 관련된 책을
2006-02-22 21:52'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 교육지표인 경기교육계에 인재교원이 없다고?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3월 1일자 교원 인사를 앞두고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지상(紙上)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교수, 학급수, 교원수, 학생수에서 서울보다 더 큰 경기도에서 웬 뜬금없는 소리인가? 자세히 읽어보니 이번 정년퇴임으로 물러나는 최운용 제2청 부교육감 후임으로 임명할 후보자감으로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력이나 능력으로 볼 때 후보자감은 있는데 본인이 고사를 하여 교육감이 인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의 교육국장은 물론 거명되는 일부 교육장도 손을 내젓고 있으니 그야말로 딱한 사정에 놓여 있다. 당사자들의 고사 이유를 보니 정년이 아직 많이 남아서, 부교육감 자리가 매력이 없는 자리라서, 예산권이나 인사권 등 실질적 권한이 없어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니까, 직위만 높았지 직급은 장학관에 불과하니까 등이다. G일보 L기자는 이런 사태의 원인을 갑작스런 정년단축과 교장임기제에서 찾는다. 또 교육장 임기 2년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교육장이 뭘 좀 해보려 하면 정년을 맞이하거나 임기가 끝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
2006-02-22 16:00요즘 초․중․고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는 졸업 시즌으로 시끌벅적 하기만 하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고는 하지만 학부모들 입장에서의 그 시작은 사교육비에 대한 걱정이다. 특히 졸업과 동시에 시작되는 입학 시즌에 들어 갈 돈이 장난이 아니다. 중학교까지는 의무 교육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수업료에 교과서대금 나아가 교복 구입비에 이르기까지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할 가계 부담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하물며 어떤 가정은 이 시기에 빚을 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공공물가의 상승과 더불어 고등학교의 수업료 또한 소폭으로 인상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는 것은 턱없이 비싼 교복 값이다. 입학하는 자녀에게 새로운 교복을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진심이나 성인의 일반 정장 값보다 비싼 교복을 사준다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명한 연예인을 앞장 세워 청소년들에게 사행심을 불러일으킨 한 교복업체의 경우 교복비가 무려 30만원에 달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교복의 자율화가 시행됨에 따라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시 등장한 것이 교복이다. 그런데 처음 취
2006-02-22 15:59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동료교사들은 식사중이거나 수업 중인지 아무도 자리에 없다. 나는 조용히 막간을 이용하여 나를 생각해본다. 교직생활도 이제 꽤 많이 했구나. 1979년 봄에 교직에 들어섰으니 햇수로 벌써 28년이다, 동갑나기들은 대부분 30년 이상의 경력이다. 이런 저런 사유로 내가 교직에 늦게 입문한 까닭이다. 여덟 명이 사용하는 교무실을 낯선 듯이 여기저기 바라본다. 난초분이 두 개, 하나는 아직도 화사한 꽃을 달고 있다. 선생님들의 책상 위엔 저마다 최신 기종의 컴퓨터가 한 대씩 놓여 있다. 언젠가 태평양의작은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아가씨와 인터넷으로 필담을 주고받다가 선생님들 책상마다 컴퓨터가 하나씩 놓여있다고 하니 매우 놀라고 흥미로워 하던 기억이 난다. 그럴 것이다. 우리의 경제사정이 이제 많이 좋아졌고 우리나라를 부러워하는 외국인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앞뒤 가리지 않고 경제발전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문화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 우리도 외국에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제적 삶의 질뿐만 아니라 환경적 도덕적 삶의 질도 향상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2006-02-22 15:56세월이 흘러 졸업식의 모습도 다양하고 풍경도 달라졌지만 아직도 시골 초등학교에는 옛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본교와 분교를 합하여 16명을 배출하는 우리 학교의 졸업식. 깔끔하게 자려진 단상, 지역의 중요한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근엄한 분위기에서 치러진졸업식 풍경은 여느 해와 다를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송사가 낭독되는 동안 내내 울음을 참지 못하던 졸업생 중에서 답사를 하기로 한 아이가 답사의 시작을 눈물로 시작하는 순간. 졸업생들도, 참석한 선생님들도, 학부모님도 눈물을 찍어내며 제발 끝까지 답사를 이어주기를 바랐답니다. 사전에 낭송 지도를 받으며 발음과 억양,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진지하게 역할을 수행하던 소녀가 처음 맞는 졸업식에서 감정에 북받쳐 거의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쏟아내는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뒷바라지한 부모님의 사랑과 선생님의 노고, 아끼는 후배들의 덕담과 이별의 송사 앞에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눈물로 대신한 답사의 풍경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저 혼자만의 감상이 아니었습니다. 참석한 내빈들도, 학부모님들도 유려하게 읽어 내려간 어느 답사보다도 더 진한 감동을 가슴에 안았던
2006-02-22 14:36"1, 2학년 우리 반! 오늘은 선생님과 마지막 수업하는 날입니다." 늘 재잘대던 꼬마들이 종업식하는 날은 말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헤어짐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얘들아, 선생님께 드릴 선물만들자." 2학년 나라가 1학년 동생들에게 선물을 만들자고 졸랐습니다. "나라야, 그 마음만으로 이미 선물을 받은 것 같아 행복하구나. 선물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게 좋지? 선생님은 우리 나라가 겨울방학 동안에 잊었을지도 모를 구구단을 틀리지 않게 외울 수 있으면 최고의 선물이겠다. 선생님은 나라가 주는 100점 짜리 구구단 시험지를 선물로 갖고 싶다. 나라는 뭐든지 잘 하는데 구구단 외우는 것은 좀 싫어했잖아? 3학년 때 새로운 선생님과 공부할 때 2학년 공부를 까먹어서 수학을 잘못하면 선생님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그래." 나라는 내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예쁜 글씨로 또박또박 구구단을 외워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1학년 아이들은 한 사람씩 읽기 책을 소리내어 읽게 하며 마지막 수업을 했습니다. 단급학급이 아니라서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다른 학년 공부에 지장을 주게 되므로 소리내어 읽기를 많이 못 시킨 미안함을 달래주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긴 문장
2006-02-22 14:35매주 화요일 저녁 10시가 되면 방영되는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재치있는 입담과 시청자들의 활발한 참여에 의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인기의 비결인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포복절도를 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심각하리 만큼 괴리되고 있는 세대간의 언어 차이를 확인하는 심정이 편치만은 않다. 어느 기사에 의하면 20대의 60% 정도가 10대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TV를 시청하면서 필자 역시 10대들의 말에 의아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기존의 언어파괴 현상이 맞춤법을 무시하고 글자를 발음 그대로 표기하거나 비슷한 발음이 아는 숫자로 바꿔 표기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해져서 말을 엄청나게 축약해서 사용하거나 특정 게임 용어와의 합성을 통해 새로운 단어를 창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안습'이란 매우 슬프거나 감동적인 일을 보고 눈물이 나려한다는 뜻을 지닌 것으로 '안구에 습기가 차다'의 준말이다. 이 같은 언어파괴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닌 영어권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언어가…
2006-02-22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