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서 여교사와 여학생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하고, 흡연 학생을 지도하던 교감선생님이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연이은 학생의 교사 폭행사건은 생활지도의 어려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교과지도 보다 생활지도가 더욱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생활지도 방식에 대한 교사와 학생, 학부모, 학교구성원 간의 갈등과 불신은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문제 행동에 대해 엄한 책임을 묻고 교권을 강화하기 위해 '체벌을 허용하고, 벌점제를 강화하는 등 엄한 훈육이 필요하다'는 교육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권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폭력 대처 매뉴얼을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폭력을 휘두른 학생을 일탈행동의 정도에 따라 관계 학교 자체 징계를 주거나 기관에 고발하는 한편 상담 등을 실시해 처벌과 치료를 병행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욕구와 감정, 문제행동의 다양성, 청소년기의 발달상의…
2011-12-23 17:05조선시대 선비들이 현재의 교육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진보된 교육, 희망의 교육이 활짝 꽃 피었다고 말할까. 아니면 장탄식을 하며 꾸짖음의 일갈을 할 것인가. 또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현재의 교육을 본다면 뭐라고 할 것인가. 인간적 애정이 끈끈하게 묻어난 시대라고 평가할 것인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교육을 보면서 연말연시가 심란하다. 어쩌다 교육이 이렇게 변질되었는가. 세상에는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게 있는 법. 과학이나 기술은 진보해야겠지만, 윤리는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윤리를 보존하는 교육의 틀이 지금 깨져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을 지켜내고, 선과 악을 분별해주던 교육. 그 판이 흔들리고 있다. 위엄 하나로 살아가던 이 땅의 선량한 교사는 다 어디로 갔는가. 건기가 시작된 사바나 초원, 지평선의 태양마저 물어뜯던 표범은 모두 죽었는가. 황량한 교육현장. 교사들은 그저 양지 바른 곳이나 따뜻한 곳에 모여 잡담을 한다. 커피를 마시고 소일하다가 어둠이 내리면 귀가를 서두른다. 소인은 이익에는 민첩하고 군자는 의에 민첩하다고 했던가. 혁신이다 인권이다 하여 학교가 뒤숭숭하다면 혁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수술 집도의가…
2011-12-23 17:03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대학들은 등록금 짜맞추기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5월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반값등록금 카드를 꺼내든 이후,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당정협의를 거쳐 1조5000억원의 국가장학금과 7500억원의 대학별 자구노력을 포함한 2조2500억원 규모의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1조5000억원의 국가장학금중 7500억원(Ⅰ유형)은 소득3분위 이하 학생에게 분위별로 차등지원하며, 7500억원(Ⅱ유형)은 소득7분위 이하 학생에게 대학여건별로 지원하되, 등록금 인하 및 장학금 확충 등 대학의 자구노력에 비례하여 대학에 배분될 예정이다. 결국 각 대학이 국가장학금(II) 배정액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큰 폭으로 인하하거나 배정액 대비 3배 이상의 교내장학금을 마련해야 한다. 개별대학이 대응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국가장학금(II) 배정액을 지원받지 못한다면, 자칫 학생소요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만 저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12월 들어 대학들이 밤잠을 설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장학금의 지원은 정부가 대학재정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장학금을 소득
2011-12-19 13:19교과부가 오는 2014년부터(현재 중1)부터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고교 내신제도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고교와 대학 등 교육계의 현안이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편안의 핵심은 현행 석차에 따른 9등급 상대평가 방식을 성취도에 따라 절대평가를 통해 6단계(A~F)로 표시한다는 점이다. 기존 등급제는 과목별 석차가 4%이내에 들 경우 1등급을, 4~11%일 경우에는 2등급을 부여하는 등 비교집단 내의 서열로 성적을 산출했다. 그러나 개편안은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면 서열에 관계없이 등급이 부여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평균이 90점 이상이면 무조건 수강자수와 함께 A라는 숫자가 표기된다. 교육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점수 부풀리기’가 성행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도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내신의 비중은 더욱 낮출 것이고 일부 대학은 절대평가를 악용해 자율고나 특목고 학생의 선발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내신 변별력이 약화되면 결국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비중이 더 높아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결국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그만큼 사교육에 의존하
2011-12-19 13:18NIE(신문활용수업)시간에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쓰세요’라는 물음에 대부분 학생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이라는 답을 썼다. 틀린 답은 아니다. 허나 서술형 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알맹이가 없는 맹탕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읽기 부재에서 오는 결과다. 언어영역 문제를 풀 때도 마찬가지다.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라고 명시가 되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객관식에 너무 젖어 있는데다가 읽는 게 습관화되어 있지 않아서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으니 문장전체의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일부 단어에 꽂혀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답을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수능이 쉬워지면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쉽지 않은 게 요즘 대학들의 고민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논술과 입학사정관전형이다. 둘은 생각을 글로 쓰느냐 말로 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고도의 사고력을 테스트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읽기가 부족하면 어렵기 마련이다. 읽기는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어 있어야 한다. 글을 깨우치지 않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입학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전미 최고의 고교생으로 선정된 ‘공부는…
2011-12-19 13:16우리는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천할 때 상식이라는 잣대를 사용한다. 그런데 지도자들은 그들 자신이 아는 만큼의 상식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국민의 소리를 듣는다면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가지나 그 또한 자기 상식 수준의 사람을 동원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 상식에 벗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자기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보다는 전문성은 약하나 자기가 알고 있는 지인을 골라 토론이나 공청회를 하기 때문에 그들이 입안한 정책이 환영받지 못하고 철회되거나 실패한다. 상식이란 자기의 경험과 쌓은 지식수준의 생각으로, 일어난 일만 볼 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정책이나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비상식’이라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비상식은 과학이나 통계에 근거한 실험을 통한 가능성 예측 방법을 말한다. 체벌, 무상급식, 사교육, 성취도평가 같은 문제도 교과부장관이나 교육감 그리고 측근들의 상식으로 결정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범학교나 지역을 선정해 검증해봐야 한다. 탁상에 앉아 자기 상식으로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학기 교
2011-12-19 13:15작은 논과 밭들이 이어져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부드러운 능선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아담한 초등학교, 전교생이 70명도 채 되지 않지만 어린이들에게는 꿈의 터전이자 나에게는 하루하루 삶의 페이지가 펼쳐지는 곳이다. 겨울이 와서 보건실 창밖 나뭇잎도져버렸는데 학교버스에서 내려서 운동장가로 걸어오는 어린이들만 파릇파릇하다. 전날 다친 상처를 소독하러 몇 명의 아이들이 다녀가고 1교시 수업중이라 대체로 조용한 시간에 누군가 보건실 문을 빠끔히 열고 들어왔다. 2학년 미진이다. “미진이~ 어디 아프니?” ‘어디 아프니’는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이 쓰는 말 중에 하나다. 미진이는 속이 좋지 않다고 했다. 여기 저기 아프다 하면서 자주 오지만 잠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노는 아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살펴보았다. 혈색도 발그레하니 체한 것도 아니고 배를 만져 봐도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 외에 별 증상이 없는 미진이를 침대에 눕히고 핫팩을 전자레인지에 따뜻하게 데워 배에 올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한 5분쯤 지났을까. 같은 반 소연이가 귀여운 얼굴에 인상을 잔뜩 쓰면서 보건실로 들어왔다. 몇…
2011-12-19 13:14가람 이병기 시인의 체취가 묻어 있는 전주 다가산(多佳山). 그 앞을 흐르는 냇물을 보며 나는 유년을 보냈다. 그동안 세상 여행을 하면서 많은 강을 만났고 섬진강에 이르러 아, 이것이 ‘강’이로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황하를 본 사람은 여타의 강은 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니 어쩌면 나는 ‘강’을 더 찾아다녀야 할는지 모른다. 추운 겨울날, 나는 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저들도 이제 동안거에 드는구나.’ 부질없는 나뭇잎 다 떨쳐버리고 호숫가에서 묵언수행에 드는 성자들! 오직 사람들만이 분주히 움직이며 떠들썩하게 살아가는 건가. 오늘도 사람들은 욕망의 그릇에 담긴 오욕칠정으로 몸살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늘 고요함에 머무르지 못하고 부스럭거린다. 학교와 거리에서 많은 학생을 만난다. 바다에 녹조현상이 번져가는 것처럼 어느새 아이들은 유형화된 차림을 하고 있다. 어디서 보았더라, 생각해보면 텔레비전에서 본 아이돌 가수의 모습과 닮아있다. 딱따구리처럼 머리를 꾸미고 패딩점퍼, 줄여 입은 바지에 명품 운동화. 여학생들도 뒤지지 않고 선정적이다. 선생의 모습은 어떨까. 선생도 부스럭부스럭 말한다. “이제 선생 해먹기도 힘들어. 애들이 말을 들어야지!” 틀린 말은…
2011-12-19 13:11얼마 전 수업을 마치고 몇몇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선생님, 제가 저녁에 학원이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고, 다른 과목하고 수행평가 기간이 겹쳐서 너무 부담이 되요. 죄송하지만 수행평가를 한 주만 연기하면 안 될까요?”하고 물었다. 다른 여러 명의 학생도 같은 이야기를 하기에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일은 본연 우리학교에서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수행평가는 수업시간에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수업시간에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집에서 개인적으로 준비를 해 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요즘 학생들은 교과목 수는 줄어들었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봉사활동, 독서포트폴리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등 교과목 이외에 부수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 늘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만 하면 됐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공부 외에도 많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봉사활동을 예로 들어보자. 제7차 교육과정부터 중·고등학생들의 봉사활동 시간이 1년에 20시간으로 의무화됐다. 내신 성적에 반영되다보니 방학을 며칠 남겨놓지 않는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찾느라 바쁘게 보낸다. 방학에 다 못한 학생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관공서 등
2011-12-13 13:24최근, 졸업 후 곧바로 교사가 되었던 제자가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이라며 찾아왔습니다. 자기 또래 친구들은 자기 발전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거나 대학원에 다니면서 취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자기만 일찌감치 평생직장을 갖고 별 생각 없이 생활을 하다보니 뒤처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너무 젊은 나이에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갖게 되는 것은 축복일수도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으며, 어느 쪽이 될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지금 대부분 젊은이들은 불안한 미래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처절하게 때로는 큰 기쁨 속에서 그 파도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반면 평생을 보장받는 교직에 들어선 축복받은 신규교사는 외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잘 아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힘든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과거 교수 업적 평가가 강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에는 교수가 되면 자기 목적을 다 이룬 사람처럼 잡기에 빠지거나 편하게 쉬려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기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는 교수들도 많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2011-12-08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