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습비로 배부한 교부금이 교육감 공약사업비로 전용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고등교육재원 마련과 교부금 교부기준 개선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내년도 교육예산 편성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시기다. 2010~201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작업도 공개토론회를 마친 상태기 때문에 머지않아 교육예산을 포함한 중앙정부 예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교육예산 편성과정이지만 내년도 교육예산 편성과정은 약간 특별한 듯하다. 정부 내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의 적정성과 교부방법의 타당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 때문이다. 그 동안은 교육재원이 부족하다는 교육계의 공세와 더 이상 늘리기 어렵다는 예산부처의 수세가 맞서는 구도였으나, 올해는 예산부처가 지방교육재원이 너무 많다고 공격하는 입장인 반면, 교육계는 그렇지 않다고 방어하는 형국이다. 지방교육재원이 많다는 주장은 두 가지 배경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나의 배경은 올해 교육감선거의 쟁점이 무상급식 전면실시였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2조원이나 소요되는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공약한 것은 일반 지자체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정도 지방교육재원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2010-06-24 09:31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직업 기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 위기 국면은 제조업의 중요성을 망각한 데 대한 당연한 업보라고 볼 수 있다. 탄탄한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는 금융 산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는 어느 순간부터 힘들고 어려운 제조업 보다는 주식 투자 등 손쉽게 돈 버는 것을 선호하는 풍조가 급속히 확산됐다. 지난해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의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인재들이 숫자를 만지고 복잡한 금융계산을 하는 일에 주로 종사해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할 수 있는 더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유능한 인재들이 유동성 금융 산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의 고소득 유혹에 빠지지 말고 무언가 하나라도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조업에 뛰어들 것을 직접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술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거리에 사람이 넘쳐나고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정작 산업현장에는 기술인력의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실업은 일자리가 자체가 부족해서 사회문제화 되는 경우도 있지만, 산업계의 요구와 실업자의 역량이…
2010-06-22 16:42교육은 전체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결정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가의 주요 정책 추진의 우선 순위에 교육개혁을 두고 있다. 교원의 질이 학생의 교육 성취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끼치는 변수라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연구 성과에 근거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교원의 질 향상을 주요 교육개혁 정책을 삼고 있다. 양질의 교원은 양성, 입문, 전문성 유지 등의 다양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양질의 교원이 교육 작동 속에 성공적으로 흡수되지 못한다면 결국은 교원의 질 향상 정책이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다. 교원 정책과 관련된 교육의 기본 여건 중에서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지표로는 학급당 학생수, 교원 1인당 학생의 비율, 수업이외의 잡무, 적정 수업시수 등이 있다. 이러한 지표들을 OECD국가들과 비교해보면, 우리의 경우에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간단한 통계로 초등 및 중등학교에서 학급당 학생수와 교원 1인당 학생수가 OECD국가의 평균보다 학교급에 따라 10명 이상 많은 곳도 있다. 이러한 열악한 교육기본 여건을 개선하고자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OECD국가의 평균…
2010-06-22 16:40
국회는 18대 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새로운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동안 국회가 무엇을 했는지 궁금증만 남아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18대 국회의 전반기에는 파행으로 일관된 비생산적인 국회로 여겨진다. 임기 시작 89일이 지나서 개원하고도 총 232일의 회기일 중 54일은 점거 사태, 100일간은 장외투쟁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다보니 법안 통과율이 역대 최저치인 13.2%로 비생산 국회의 극치를 보였다. 더구나 국민들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대표적 불량(不良)상임위로 지목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유는 교육가족 모두에게 기대 이하의 실망감을 줬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의 전반기 2년은 말 그대로 ‘역대 최악(最惡)’이었다. 산적한 각종 교육현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후진적 정쟁으로 일관했으며, 이로 인해 학교현장은 혼란과 불신이 가중돼 불만의 목소리만 높아졌다. 최근 법제처 발표에 의하면, 18대 국회에서 전반기 2년간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률안 중 통과된 법률안은 10건 중 1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입법실적을 기록했다. 더구나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의원발의 법률은 단 4건만이 처리되는 불명예를 초래하기도 했다.…
2010-06-11 15:14격차 없는 교육기회의 제공은 교육정책이면서, 복지정책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농산어촌 연중 돌봄학교’는 학생 수 감소와 학교의 소규모화로 인해 악화돼가고 있는 농산어촌 지역 학교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학생들에게 또 다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열악한 농산어촌 지역에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마늘과 사과로 유명한 경북 의성에 위치한 본교는 전교생이 50명 남짓 되는 전형적인 농촌 소규모 학교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농번기에는 부모님의 일손을 거드는 것이 일상이다. 하지만 지난 해 3월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연계해 ‘농산어촌 연중 돌봄학교’에 지정되면서 학생들의 방과후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정규수업 전 15분간 사제동행 아침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은 학생들은 6교시까지 정규 수업을 하게 된다. 교과수업이 마치면 학생들은 7교시 심화 보충학습을 한 뒤, 8교시에는 테니스, 피아노, 컴퓨터, 육상 등의 분야에서 특기적성 교육을 받는다. 농촌지역에서 받을 수 없는 예체능 사교육을 학교가 공교육으로 끌어들여 실시하는 것이다. 이어 학교에서 제공하는 저녁식사를 한 뒤 한 시간의 자유로운
2010-06-10 17:36
올 2월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전체 외국인 수는 115만 5339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2.3%에 이른다. 이 중에서 다문화가정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결혼 이민자는 13만 4426명으로 결혼 이민 가정의 자녀도 10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령별로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약 60% 정도가 만 6세 이하이고, 그 다음으로는 약 27%가 만 7~12세, 약 8%가 만 13~15세, 약 6%가 만 16~18세에 해당돼 대부분의 자녀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수준의 학령기에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 추이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미래 다문화사회 모습을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다문화사회 속에서 다문화가정은 의사소통 곤란, 생활 방식의 차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관계가 형성되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에게는 부모나라 사이에서의 자아 정체성 혼란,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의 생활 부적응, 학습 부진으로 인한 자신감 부족 등의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 중에서 학교에…
2010-06-07 09:51지난 목요일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투표용지가 무려 8장이나 되는 큰 선거였다. 시·도지사 16명, 시장·군수·구청장 228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에다가 교육감 16명, 교육의원 82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참담하리만치 참패하였다. 광역단체장은 6석에 그치고 기초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서도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감은 16명 중 6명이 좌파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호남의 3명은 지역적 특색에 비추어 논외로 한다 하더라도, 서울과 경기, 강원 교육감이 전교조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하여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서울의 경우 교육감은 집행 예산이 6조 3천억 원, 교원 7만 7천 명의 인사권을 가지고 약 141만 명의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우선 선거 방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첫째 과도한 민주화 요구의 결과로 교육민주화의 허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직선제 만능주의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하면서 직선에 의하여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방식은 재고해야 한다. 둘째, 교육의 정
2010-06-07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