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현대식 주택은 외모로 볼 때 모두 한국의 건물과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내부에 들어가 보면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일본의 기후에 적응하여 고안한 다타미 방이 하나씩 있다. 이 다타미가 깔려 있는 방에서는 골풀에서 나는 향기가 풍겨나온다. 이 골풀의 향기가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한다. 다타미 교실에 들어가자 좋은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왔다. 후쿠오카시에 있는 대형 진학학원 “에신칸”에는 다타미를 깐 교실이 3개 있다. 교실에 들어갈 때는 먼저 신발을 벗는다. 다타미 위에 놓인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다. 초등학교 6학년 한 남학생은 “다타미 교실에 들어가면 마음이 안정된다. 마치 집에 돌아온 기분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와서 도시락을 먹은 후에 3시간 수업을 받는다. 다타미 방에서의 안심감은 학습에 중요하다. “다타미는 녹차향기처럼 안심감을 준다. 시험 때에도 별로 긴장되지 않는다.”라고 초등학교 6학년의 한 여학생은 이야기했다. 다타미가 학습에 어떤 효과를 주는가에 대해서 기타큐슈시립대 모리타 준교수가 초,중등학교 학생 323명을 대상으로 산수 계산능력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다타미방이 보통
2008-08-16 19:54- 중부권 최대의 방어기지, 청주 상당산성 산성(山城). 산에 있는 성인 산성의 일차적인 기능은 방어 기능에 있다. 전쟁이 날 경우, 성 주변에 있는 민중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자 적의 진격을 막아주는 전략적·전술적 요충지인 것이다. 이 성을 사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병사들과 민중들이 죽음의 문턱에 드나들었을까? 먼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산성들은 시민들의 훌륭한 쉼터가 되었지만 그 옛날에는 성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청주에 위치한 상당산성을 오른다. 부산의 금정산에 있는 금정산성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중부권 최대의 산성인 이곳은 금정산성과 마찬가지로 돌로 쌓아놓은 석성이다. 이곳에 오르면 청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중부권의 지형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임란 시 서울로 가는 진격로인 이곳을 사수하기 위해 이름 없는 병사들과 민중들은 지긋지긋하게 쳐들어오는 왜병과 혈투를 벌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성들은 그 유려한 성벽에서 살짝 뿜어 나오는 곡선이 아름답다. 가까이서 보면 무가치한 돌들로 쌓아놓은 벽들이지만 그 벽들이 모여 기다란 곡선을 유지하는 모습은 변증법적인 미학을 안겨준다. 돌 하나하나가 모여 새롭게 창조된 유려
2008-08-15 15:57- 갈대밭과 방게가 어우러진 순천만에서 순천만. 전라남도 순천시의 남쪽에 있는 고즈넉한 바다. 동서 22㎞요, 남북으로 30㎞를 자랑하는 그 곡선의 유연함. 동쪽으로는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도시, 여수가 있고, 서쪽으로는 고흥군이 한적하게 놓여 있으며 북쪽에는 고흥군과 순천시를 아우르고 있는 남도의 현묘한 바닷길. 저 갈대들은 수천년의 시간을 두고 바람과 함께 사스락, 사스락 소리를 냈겠지. 또한 이 갈대밭이 자라는 뻘밭을 터전으로 삼아 방게들과 망둥어들은 요리조리 몰려다니며 먹이를 구했겠지. 참으로 신기하구나, 참으로 신비롭구나. 어이하여 조물주는 남도의 끝자락에 이리도 아름다운 바다를 만들어 주었는지. 순천만의 S자 라인은 단지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다. 아는가, 남해안 중에서 유독 순천만에만 적조 현상이 없다는 것을. 왜냐하면 순천만의 S자 라인을 거친 바닷물이 그 불순한 기운을 모두 바다에 빼앗겨 적조가 자랄 틈을 주지 않는다는구나. 그래서 순천만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이요, 천지자연이 태고적의 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는구나. 저 멀리 순천만을 굽어보는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다는 어찌 그리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
2008-08-13 09:20“민호 컨디션은 어떠냐? 우리 민호 응원을 하러 가려고 하는데, ….” “형님, 걱정하지마세요. 우리 김천시청으로 가서 응원해야 할 것 같애요.” “그래. 시청에서? 집에서….” 더 이상 말을 잇질 못했다. 민호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되면, 누추한 집을 전국민들에게 보여주기가 싫었을 것이다. 여의치 못한 생활을 민호의 체면을 생각해서 김천시청 시장실에서 함께 응원하자는 제의를 거절하지 못했으리라. 또 우리가 응원을 하러 갔을 때, 메달을 따지 못하면 더욱 미안한 생각에 선뜻 오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동생은 언제나 남에게 조금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생활의 신조이기도 하거니와 남을 배려하는 생활을 하면서 몸에 벤 생활습성인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아내와 둘째는 빨리 응원을 가야한다며 잔소리를 한다. 형제들이 여러 명 있는데 가족과 친척이 아무도 응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그렇고, 또 얼마나 외롭겠느냐는 것이다. 폭우 속에 우리는 서둘러 김천시청으로 가기로 하였다. 김천시장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민호를 응원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동생과 제수씨를 중심으로 김천시장도 함께 앉아있었다. 동생과 제수씨는
2008-08-13 09:19소설 쓰기는, 내 경험에 의하면,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숙달되는 것이다.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길들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 편의 소설은, 그 소설이 씌어지는 시간까지의 그의 전 삶의 과정의 투사다. 그때까지 먹고 듣고 보고 읽고 느끼고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몸과 근육을 만든다. 소설은 그 근육의 움직임이다. 몸에 배어 있는 것들이, 배어 있는 것들만이 밖으로 배어 나오는 것이다." 소설은 허구다. 소설이 꾸며낸 이야기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소설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허구이면서 현실인 것이 소설이란 것이다. 작가 이승우의 (마음산책)를 읽으면서 소설이란 결국 내 삶의 한 부분이고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그는 소설 쓰기란 것이 작가의 단순한 상상력에 의존하여 쓰는 게 아니라 먹고 듣고 보고 읽고 느끼고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들, 즉 자신의 오감이 작용한 근육들에 의해 씌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는 소설 쓰기의 일상적인 의미와 소설가의 삶의 태도에 대하여 쓴 하나의 인문학적 책이다. 그러면서도 에세이적인 요소가 풍부한 자기 고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책머리에서 자신의 글에 대해 이렇게
2008-08-12 13:28남조 시대 송나라 시인인 범태는 ‘난조시서’라는 시를 통해 난새를 세상에 소개했다. 난새는 음전한 용모와 가향처럼 맑고 고운 목소리를 지닌 새 중의 새였다. 난새는 밀폐된 새장 속에서 한 줌의 모이를 위해 노래나 부르는 새는 아니었다. 난새는 치유불가능한 자유주의자 환자였다. 난설헌은 이런 난새를 닮은 천재시인이었다. 그녀는 경포호 옆에 있는 초당이라고 하는 곳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허엽의 호를 따서 초당이라 불리는 그 곳은 오래된 해송이 웅숭깊은 자태를 가진 곳이었다. 그리고 짚 앞에는 난설헌의 생가터라고 추정된다는 해설판이 이끼 서린 우물가에 초라하게 세워져 있었다. 허난설헌과 전혜린은 여러모로 닮았다. 난설헌은 27세, 전혜린은 31세의 나이로 요절했으며 두 사람 다 천재적인 여류 작가라고 평가받았다. 또한 남편과 사이가 나빴으며 난새처럼 좁고 답답한 환경(가부장적인 사회)을 끔찍하게도 싫어했다. 일설에 의하면 난설헌도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면 자살한 것도 닮은 것이 된다. 그리고 둘 다 사후에 엄청난 유명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비슷하다. 한 사람은 한·중·일을 넘나드는 천재적인 시인으로, 또 한 사람은 불꽃같은 삶과 유장한 문체로 세인들
2008-08-11 09:07청소년기는 갈등의 시기이다.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시기이다. 그러나 그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하다 일탈을 하기도 한다. 그 일탈 행위가 자기 자신을 찾는 행위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질퍽하고 어두운 골목의 늪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눈물을 흘리게 된다. 열여섯 살인 두 아이가 있다. 한 아이는 남자고 한 아이는 여자다. 남자 아이의 이름은 제이미이고 여자 아이의 이름은 에비다. 둘은 모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어떤 대가를 치루기까지 그 상처를 외면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잿빛 현실 속에서도 자신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친다. 하수구 같은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찾으려 애를 쓴다. 성장소설인 팀보울러의 속 제이미와 에비는 서로의 그림자를 도와주며 자신을 찾아가려 한다. 제이미는 스쿼시에 재능이 있는 소년이다. 스쿼시 협회의 장이기도 한 제이미의 아버지는 제이미를 세계적인 스쿼시 선수로 만들기 위해 강압적으로 훈련을 시킨다. 게임에 지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제이미는 점차 곪아간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려 하지 않는다. 늘 자기 방식대로 끌고 가려 한
2008-08-07 14:35- 경주 남산의 마애구층탑을 찾아 때는 진흥왕 시절이었다. 월성 동쪽에 궁궐을 짓다가 갑자기 누런 용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 기이한 광경에 몸을 사렸고, 이 소식은 곧 왕에게 전해졌다. 왕은 이를 부처님의 계시라 생각하며 왕궁 축조 사업을 포기했다. 대신, 그 자리에 거대한 사찰을 짓기로 결심했다. 이른바 황룡사 축조 사업의 시작이었다. 진흥왕 14년(서기 55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구층 목탑을 세음으로써 비로소 완공되었다는 신비의 절, 황룡사. 아무도 이 절의 진짜 모습을 모른다. 아무도 황룡사 구층 목탑의 진짜 모습을 모른다. 고려 고종 25년(서기 1238년)에 몽고병의 침입으로 이 거대한 가람이 불타버렸기에, 약소국의 한을 안고 흔적도 없이 목탑이 사라졌기에 누구도 이 사찰과 목탑의 원형을 모른다. 다만, 심초석과 주춧돌로만 그 가녀린 흔적을 우리에게 조금 전해줄 뿐이다. 이 목탑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볼까 하여 경주 남산의 옥룡암을 찾았다. 경주 화랑수련원에서 좁은 도로를 따라 가면 망덕사지가 나타나고, 그 망덕사지 맞은편에 있는 신작로로 접어들어 조금만 올라보면 옥룡암을 만나게 된다. 일제시대, 민족시인 이육
2008-08-06 17:57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만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 삼국유사 가락국기조 중 구지가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 내 놓아라/남의 아내 훔쳐간 그 죄 얼마나 크냐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으면/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먹겠다. - 삼국유사 수로부인조 참 이상한 일이다. 시간과 거리의 경계가 뚜렷한 두 노래가 이렇게도 유사한 내용을 가지다니. 구지가는 구지봉에서 아홉 촌장들이 부른 노래이고, 수로부인조의 노래는 강릉 백성들이 부인을 끌고 간 용을 질타하면서 부른 노래이다. 시대적으로 보면 구지가는 기원전의 노래이고, 수로부인 노래는 신라 성덕왕대에 불려진 것이다. 시간상으로 보면 무려 7~8백년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두 노래는 우연의 일치인지 내용이 너무 흡사하다. 도대체 두 노래에 나오는 거북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국문학자였던 고 정병욱 교수는 거북이의 머리가 남성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거북이의 머리는 남성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몸통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양이 발기된 음경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선덕여왕이 여근곡에 숨어든 백제군이 죽는 이유를 '男性이 女性의 몸 안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다'고 설명한 것과 유사한 분위기
2008-08-05 21:45- 부산 최대의 복합스포츠센타, 스포원파크에서 여름에는 무엇보다도 물놀이가 최고! 그런데 물놀이도 하면서 게임도 즐기면 더 할 나위없다. 이런 곳이 어디 있냐고?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스포원 파크에 가면 두 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단다. 지난 6월에 개장한 스포원 워터파크는 부산 최대의 인공해수풀이다. 어린이의 안전을 고려한 어린이 전용풀과 동심을 키워주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완비된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특히 이 워터파크는 스포츠와 결합된 특징을 갖고 있다. 금정체육공원에서 스포원파크로 이름을 바꾼 이곳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스포츠와 레저, 교육, 엔터테인먼트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복합놀이시설이다. 워터파크를 비롯하여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각종 놀이기구가 있는 키즈랜드, 실내골프장, 휘트니스 센타가 있으며 특히 아이들의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스포원 게임존이 있어 더욱 즐겁다. 또한 어린이들이 직접 차량을 탑승하면서 교통안전체험을 하는 어린이 교통나라도 구비되어 있어 살아 있는 교육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물놀이장에는 25m의 정규풀 3레인과 아쿠아로빅3레인이 있으며 스파마
2008-08-03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