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며 제도적인 교육이다. 그러므로 학교교육에는 반드시 학습자를 계획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어떤 의도가 있게 마련이다. 그 어떤 의도는 교육과정의 형태로 나타난다. 교육과정에 학습자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어떤 의도를 설계하여 담았다면 교육을 위해서는 그 의도를 실제로 실현시킬 교육자와 교육자료가 필요하게 된다. 이 교육자료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중심적인 자료가 바로 교과서이다. ‘교과서’라는 단어는 학교교육을 받은 국민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극히 보편적인 용어이고 개념이다. 그리고 누구나 학교 교육을 받는 동안 그 교과서를 공통적으로 사용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그 교과서에 얽힌 제 나름의 추억도 모두 가지고 있어 교과서는 우리 국민 전체와 매우 친근한 인쇄물이기도 하다. 근대에 들어와 학교교육이 성립된 당시의 교과서는 학교교육의 거의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첨단 하이테크자료로서 학교교육을 지배하며 군림했던 막강한 교육자료였다. 그러나 인쇄와 사진 기술의 발전과 과학기술과 통신의 획기적인 진보에 따라 교과서는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 누렸던 특권을 그대로 누리기는 점점 어렵게 되었다. 교과서보다도 교육목표를…
2006-02-25 10:35학년초라 토요일도 일찍 집에 가지 못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을 때였다. 뒷문이 열리더니 어머니 두 분이 인사를 하셨다. “안녕하세요. 저는 ○○ 엄마고 이쪽은 △△ 엄마입니다. 선생님과 꼭 상담해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 ○○는 중증 혈우병 장애를 앓고 있다고 했다. 혈우병 학생을 대해보긴 처음이어서 나도 약간 당황스러웠다. 계단을 오르내리다가도 쉽게 지치고, 심지어 관절이 터지면서 피가 나오는데 멈추지 않기 때문에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야 나는 ○○에게 가졌던 의문을 하나 풀게 됐다. 평소 사소한 일에도 친구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까지 휘둘러가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아마 자기방어를 위해 나오는 예민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는 중증 간질병 장애를 앓고 있는 여학생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또 한번 걱정이 됐다. 6학급 소규모 학교에는 보건교사도 없다. 담임인 내가 모두 돌봐야 하는데 의학적 기초가 없는 나로서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날부터 나는 혈우병과 간질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알아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이웃 학교 보건 교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의문이 풀렸
2006-02-23 15:55김진경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에 이어 또 전교조 출신 인사가 행정관으로 입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수 교육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집권 후기를 맞은 청와대가 뒤늦게나마 통합적이고 실용주의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인사라 아니할 수 없다.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실은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원회를 콘트롤하는 부서로 그야말로 교육개혁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참여정부의 대선 교육공약 중 사립학교법 개정, 교장 임용 다양화, 학생회․학부모회․교사회 법제화 등은 전교조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계층간, 학교 조직 구성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이런 공약들로 인해 교육공동체가 불신․반목의 늪에 빠져 창조적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의 교육관련 보직을 전교조 출신 인사 일색으로 포진한 것은 작년 말 사립학교법 개정 강행에 이어 올해는 교장 임용 다양화 방안 등을 전교조 해법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어서 교육계가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교육부는 설익은 교장 공모․초빙제를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안을 밝히고 2기 교육혁신위는 전국을 순회하며 교원승진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고 있다.…
2006-02-23 11:05매년 5월이 오면 교사들은 참으로 괴롭다. 신문이나 방송사에서는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너도나도 교사들의 비리며, 알량한 봉투 사건 등을 앞 다투어 보도하면서 마치 이 세상에서 교사라는 것들이 모두 없어져 버려야 할 몹쓸 인간들인 것처럼 떠들어대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교사의 조그만 잘못이 그렇게 요란스럽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겠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언론에서 떠드는 그 사람들은 자식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사람들일까? 만약 학교에 보내는 분들이라면 그렇게 하면 자기 자식이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는 하는 것일까? 그렇게 못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집의 자녀가 학교에 와서는 그런 잘못된 사람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려 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 아이는 이미 교육을 받을 준비도 안 되고, 받으려 하지도 않을 것인데 과연 교육은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 착잡하기만 하다. 오죽했으면 ‘5월이 되면 도지는 병’이라는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를 했겠는가. 사실 스승의 날은 196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강경여상이라는 시골 학교에서 청소년적십자단원들이 시작한 행사다. 그 뜻이 갸륵해서 이듬해에는 전국의 청소년 적십자단체가 있는 학교
2006-02-16 14:32최근 교육부의 직제개편과 인사 운영상황을 보면, 과연 ‘교육부가 어디로 가려고 하나’하는 본질적인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교육’을 떼어내고 ‘인적자원부’로만 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현행 교육부 직제는 장-차관과 1차관보, 2실, 4국-5심의관, 37과 체제로 운영되며 정원은 492명(전문직 82명)이다. 48개 과장급 이상 간부직 중 전문직이 보직된 자리는 6자리(실장1, 국장1, 과장4)에 불과하다. ‘일반직 독식’ 현상이 당초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 이전은 말할 것 없고 1996년이후의 경우만 봐도 정원 506명 중 전문직이 133명으로 25%의 비율이었고 50개 실-국-과장 간부직은 일반직34, 전문직10, 복수 보임 6자리로 운영되었다. 불과 10여년 사이에 전문직의 위상이 절반 수준 이하로 축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전국 16개 시-도의 부교육감을 100% 일반직 일색으로 충원한 것도 지적받아야 한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김진표 장관과 김영숙 의원(한나라당) 간에 벌어진 일반직-전문직 간 위상과 역할 관계에 대한 설전이야말로 현재의 교육부와 교육부 장관의 인사 기준을 극명하게 보여
2006-02-16 11:52교육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남성의 교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우수한 남학생의 교원양성기관 입학 유도를 비롯 장기적으로 교직의 혜택과 매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심지어 교직의 전반적 이미지 고양을 위한 공익 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기도 하고 캠페인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국민의 정부 시절 무리한 교원정년단축 그리고 참여정부 들어 무자격 교장제 도입 등 전통적인 스승 존경 풍토를 와해시키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고 있다. 교원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가야 할 시기에 교원정년을 단축하고, 수석교사제 도입 등 승진 개념을 확대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해 하늘의 별따기라는 교장 자리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정책을 버젓이 내놓아 교직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로 군필 가산점이 유명무실화된 이래 일반 공무원시험 합격자에서도 몇 년째 여초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이에 비하면 초․중등 교직은 여초현상 정도가 아니라 여성화가 목까지 차 올라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교단의 젊은 피가 초등교사 4명중 3명, 중등교사 5명중 4명이 여성으로 수혈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중등 교단에서 교
2006-02-16 10:32초등 3학년 영어교육은 1997년부터 시작됐다. 교사들은 외국어교육을 위해 교수-학습자료 개발에 많은 땀을 흘렸고 그동안 연구학교의 영어수업 모형들이 학교마다 일반화됐다. 교사들은 영어교육에 자신감을 얻었고 지금은 외국강사들이 대화체험교육을 나누는 학교도 점점 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1,2학년을 대상으로 초등영어교육을 실시하는 연구학교를 16개 시·도별로 한 학교씩 두기로 했다. 문제점을 보완해 2008년부터는 전국의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의 반대가 있겠지만 농촌 학교 학생들은 매우 반가워할 교육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국어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요즘 사회 각계에서 영어를 강조하다보니 영어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고 방학이 되면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해외연수를 떠나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다. 만약 각 학교마다 조기영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면 가정이 어려워 해외유학을 떠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개 조기영어교육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저학년부터 영어교육을 강조하다 보면 우리 한글교육에 소홀해지
2006-02-15 15:51바른 생활 시간에 학용품에 이름을 쓰고 소중히 아껴서 사용하라고 가르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아이고, 나 죽네. 나 조금 있으면 죽어. 엉엉. 선생님, 나 좀 살려주세요” 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살려달라고 울고 있는 것이었다. “성진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응? 왜 울어?” “선생님, 나 조금 있으면 죽어요.” “네가 왜 죽어?” “지우개가 콧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숨을 못 쉬겠어요. 나 좀 살려주세요.” “어떻게 지우개가 콧구멍 속으로 들어가?” “지우개가 하도 맛있는 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배가 고파서 지우개 냄새를 들이마시다가 그만 숨을 크게 들이쉬는 바람에 콧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그래? 어느 쪽 콧구멍이야?” “오른쪽이오.”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성진아, 너 다음부터는 공부시간에 딴 짓 안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할 거야, 안 할 거야?” “네, 다음부터는 딴 짓 안하고 선생님 말씀 귀 기울여 듣고 공부 열심히 할게요.” “그래, 자 그럼 코를 한번 세게 불어봐. 하나 둘 셋!” 후우욱 하는 순간, 얼른 왼쪽 콧구멍을 막았더니 오른쪽 콧구멍 속에 들어있던 새끼 손톱만한 지우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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