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지난 6월에 3개 학년이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6학년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 날 학생들을 배웅했다. 학생들은 평소 등교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운동장에 모여 출발하는데 단 한 명도 지각하지 않았다. 얼굴 표정 한가득 웃음꽃이 피어난다. 학교 진입로가 좁아서 공원을 가로질러 큰길 버스 타는 곳까지 따라가니 길옆에 학부모들이 배웅하러 나왔다. 학부모 중 한 분이 자녀가 며칠 전부터 현장체험학습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현장체험학습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교육활동이다. 그런데 인솔하는 선생님들의 표정엔 불안감이 그득하다.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최근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제자를 잃은 강원도 초등학교 교사 두 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서면서 학교는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졌다. 이에 전국의 학교들이 계획했던 현장체험학습을 줄줄이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경기도 모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와의 갈등이 깊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최근 교총이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2024-07-04 10:00“인간관계는 고슴도치의 사랑과 같다” 고슴도치는 서로 가까이 다가가면 상처를 입는다. 상대의 가시에 찔리는 탓이다. 다치지 않으려 상대방에게서 멀찍이 떨어지면 이번에는 외로워진다. 그래서 또 다른 고슴도치에게 다가가고, 아픔을 겪기를 거듭한다.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어떨까? 별다르지 않다. 사이가 가까워지면 상대 때문에 힘들어지고, 멀어지면 쓸쓸해진다. 이렇게 사람들은 상처와 외로움 사이를 끝없이 오가며 고통받는다.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r, 1788~1860)의 말이다. 학교에서의 사람 사이도 비슷하다. 7월은 1학기 끝물에 접어드는 시기다. 첫 만남의 서걱거리고 어색한 분위기는 진즉 사라지고 없다. 아이들끼리도, 선생님과 학생 사이도, 선생님들끼리도 살갑고 친근한 대화가 오간다. 하지만 가까워진 만큼 사이가 삐걱대는 상황도 점점 많아질 테다. 선 넘는 학생, 경우 없는 동료 탓에 마음고생하는 때가 얼마나 많던가.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거리 두기’를 강조한다. 적절히 떨어져 있는 관계가 건강하다는 의미다. 그는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비결로 ‘예의’를 강조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를 갖추어야 관계가 틀어지는 일이 적겠다…
2024-07-04 10:00지난 2022년, 강원지역 초등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버스 사고로 소중한 학생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선생님들은 지금까지 죄책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교육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보완과 교원 보호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두 명의 인솔 교사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어 춘천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현장체험학습 사고, 위축되는 교육현장 학교에서 진행되는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교실 밖 세상을 경험하고 학습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꿈과 끼를 키우고,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배양하며, 더 나아가 자율성과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교과 학습을 넘어서는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실질적인 경험을 쌓고,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장체험학습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로 인해 교사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체험학습을 준비하…
2024-07-04 10:00생태 환경 수업 대백과 100 (전상현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432쪽, 2만5,000원)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탄소중립 선도학교를 담당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엮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해 생태전환교육 및 ESD 환경교육 중심의 수업과 활동으로 구성했다. 여러 교과나 행사에 맞는 수업 준비물과 지도방법, 팁을 담고 있어 현장에서 필요한 수업 아이디어를 바로 찾아 응용할 수 있다. 상상하는 공학 진화하는 인간 (KAIST 기계공학과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16쪽, 1만9,800원) ‘기술 혁명 시대’에 나날이 고도화되는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비전공자들을 위해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27명의 지식을 한데 모았다. 첨단 기술의 원리와 적용 사례, 그리고 발전 가능성까지 깊이 있는 지식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도록 차근차근 설명한다. 사람이 기계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계와 융합해 진화할 가능성까지도 살펴본다. 미래형 교육혁신, 국제바칼로레아 IB (김은미 지음, 리케이온 펴냄, 205쪽, 1만5,000원) IB 교육이 생소한 교사·학생·학부모를 위해 IB 교육 전반을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IB 교육이 학생의 주도성을 강조하는 2
2024-07-04 10:00수학여행을 떠나는 서울행 전세버스 안은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수다로 가득합니다. 출발 전날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설렘은 새벽같이 학교로 향하는 분주한 발걸음에서도, 한껏 차려입은 빳빳한 새 옷에서도 느껴집니다. 초등학교에서 제일 고학년인 6학년 정도 되면 학교를 따라오는 학부모들이 거의 없지만, 이날만큼은 무사히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자녀를 배웅하러 삼삼오오 모인 부모들이 떠나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십니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는 동안 담임교사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최근에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교통사고, 전세버스 주차사고로 학생을 잃고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원도의 선생님들. 불행한 여러 가지 사고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며 혹시나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풀지나 않았을지, 전세버스가 무리하게 앞지르기하는 다른 차와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에 자꾸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지만, 불시에 일어나는 사고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01 _ 엉망진창, 좌충우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생긴 일 “내릴 때 좌우를 살…
2024-07-04 10:00인공지능(AI)과 결합한 영화의 새로운 세계 만나볼까? 부산국제영화제·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신철, BIFAN)가 7월 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화려한 축제의 장을 연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로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부천아트센터,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부천아트벙커B39, 웹툰융합센터, CGV소풍 등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다양한 즐길거리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동안 야외무대 등에서 우천 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기에, 안정적인 행사가 가능하도록 지난해 5월 개관한 부천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부천아트센터 무대에서 개막식을 개최한다. 1997년 첫발을 내디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부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축제다. 첫해 킹덤 심야상영 열풍을 주도했으며, ‘블루무비 특별전’을 비롯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특별전으로 검열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쇼브라더스 무협영화’와 ‘볼리우드 특별전’으로 두터운 국내외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미국 영화매체가 선정한…
2024-07-04 10:00목동자리(Bootes)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알려진 무척 오래된 별자리로, 헤라클레스와 처녀자리 사이에 있다. 길쭉한 큰 연 모양의 별자리인데, 보기에 따라서는 아이스크림콘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2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Ptolemy)가 저술한 알마게스트(Almagest)에 나오는 48개 별자리 중 하나이며, 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한 88개 별자리 중 열세 번째로 큰 별자리다. 목동자리는 봄부터 여름까지 밤하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목동자리는 밤하늘 전체에서 네 번째로 밝은 별인 아크투루스(Arcturus)를 포함하고 있다. 별자리를 찾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별은 북두칠성이다. 큰곰자리(Ursa Major) 북두칠성(Big Dipper)의 휘어진 손잡이를 따라 나아가면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를 만나게 된다. 목동자리 아래쪽 끝에 있는 아크투루스는 밤하늘을 떠다니는 붉은 등처럼 따뜻한 색조를 띤 주황색 거인별이다. 태양의 25배로 매우 크고 밝다. 아크투루스는 그리스어로 ‘곰을 감시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북두칠성을 포함하고 있는 큰곰자리 바로 뒤에 나타나는 가장 밝은 별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연을 구성하는…
2024-07-04 10:00얼마 전 개기일식이 미국에서 관측되면서 수억 명의 관심이 쏠렸죠!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캐나다 등에서는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일식 이야기를 준비해 봤어요 Q1. ‘개기일식’ 하면 과학시간에 많이 들어본 용어이긴 한데, ‘해를 품은 달’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죠? 네, 맞습니다. 우리가 소파에 누워있는데 가족 누군가가 앞에 서서 TV를 가리고 있으면 TV가 안보이잖아요? 똑같아요. 달이 지구 앞에서 태양을 가려 버리는 게 일식입니다.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부분만 가리면 부분일식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달은 지구를 타원형 궤도로 돌고 있어서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을 가리게 되면, 아무리 완전히 가리더라도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반지처럼 태양의 테두리만 보이게 되죠. 이것을 금환일식이라고 부릅니다. 즉 정리하자면 일식은 개기일식, 금환일식, 부분일식으로 3종류가 있습니다. Q2. 개기일식이 지속되는 시간이 아주 짧은 것 같던데? 원래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시간이 그렇게 짧은 건가요? 맞습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와 달의 공전 속도 때문이에요
2024-07-04 10:00태국이나 발리, 필리핀의 번잡한 바다가 싫다면 대안은 오키나와다. 들뜨거나 수선스럽지 않다. 평화롭고 아름답다. 깨끗하고 싱그럽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프리미엄급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에서 남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섬이다. 아니 섬들의 모임이다. 가장 큰 섬인 나하를 중심으로 160여 개의 섬들이 모여 있다. 연평균 기온은 23.1도. 겨울에도 16.8도를 유지하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기후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키나와인들은 순하고 낙천적이기로 유명하다. “난쿠루 나이사(어떻게든 될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산다. 지리적으로도 일본 본토보다는 대만에서 더 가깝다. 고대에는 일본이 아니라 독립 왕국이었다. 왕국의 이름은 류큐. 해상무역으로 번창하다 메이지 정부에 의해 오키나와현으로 귀속됐다. 이후 미국 점령을 거쳐 1972년 비로소 다시 일본 영토로 재편입됐다. 아시아의 하와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키나와로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대부분은 오키나와의 본섬인 나하로 간다. 리조트에 머물며 렌터카를 빌려 섬을 돌아본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오키나와에 딸린 작은 섬들을 찾는다. 고하마지마·다케토미지마·미야코지마 등이 일본인들이 즐…
2024-07-04 10:00새교육 독자들을 위해 ‘집에 있는 세상, 세상에 있는 집’이라는 타이틀로 인종과 언어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올렸고, 이제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려고 합니다. 문화(Culture, 文化)라는 말은 라틴어 ‘Cul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밭을 갈아서 경작한다’라는 동사로 쓰였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자기 자신의 문화역량을 갈고 경작하여, 형평성과 우수성을 겸비한, 진정성 있는 세계화교육을 실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문화 문화는 우리를 매일 둘러싸고 있는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이며,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양식이나 상징체계를 의미합니다. 문화는 물이고, 우리 사람들은 물고기라는 비유가 있습니다.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물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문화를 벗어나서 일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자신의 문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1980년에 미국 유학행 비행기를 탄 것이 한국 밖으로의, 집 밖으로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본 미국 사람들은 여러 색의 눈과 머리색을 가졌고, 피부색도 다른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그 당시 맥도날드도
2024-07-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