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2020학년도 대학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는 전국 153개 4년제 사립대총장들이 가입한 굴지의 단체다. 사립대총장협은 결의서를 통해 2009년 대학등록금 동결 정책 시행 이후 지난 11년 간 대학재정은 황폐화되었고, 교육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2020학년도부터 법정 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책정권을 행사해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공표했다. 현행법상 대학들은 직전 3년 기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 이하 수준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정부와 타 대학 눈치를 살피다 보니 이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었다. 사립대총장협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 확충과 우수 교원 확보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학 총장들이 등록금 동결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와 같은 사립대총장협의 2020년 등록금 인상 추진에 대해서 교육부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만약 사립대가 등록금 동결 방침을 어기고 인상을 추진할 경우 재정 지원을 감축하고 적립금 실태 감사를 하는 등 적정한 통제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대학의 미래
2019-11-22 17:16요즘 학교는 양성평등 교육이 강세다. 특히 성인지감수성 향상에 집중하여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성인지감수성이란 성별 불균형 상황을 인식하고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다. 이에 대한 인식능력을 고양시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특히 우리처럼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의해서 국민의식에 뿌리를 내린 문화는 선진 문명사회로 가는 필수적인 과정이고 그 부정적인 잔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일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발간한 ‘청소년 성평등 가이드북’에 의하면 뉴질랜드 더니든노스중학교의 학교 규정엔 “성별에 관계없이 반바지, 긴 바지, 퀼로트(여자용 치마바지), 킬트(남자용 짧은 치마), 치마 등 5가지 중에서 원하는 교복을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성평등 언어 사전을 제작하여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대신에 ‘직원, 교수, 의사’라 호칭하며 ‘그녀’ 라는 단어 대신 3인칭 대명사는 공히 ‘그’로 통일하고 유모차는 유아차, 처녀작은 첫 작품, 미혼은 비혼, 몰래카메라는 불법카메라, 리벤지포르노는 디지털성범죄, 자궁(子宮)은 포궁(胞宮)으로 사용할 것을 예시하고 있다.…
2019-11-21 09:46지난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이번 주부터 4일간(11.18~11.21.) 2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사실 수시모집 전형이 끝난 상황에서 2학기 기말고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심지어 십 분도 채 되기도 전에 답안지에 인적사항만 체크한 뒤 엎드려 자는 아이들. 더군다나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은 시험 그 자체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다만 시험에 참여하는 데만 의미를 둬 염려되었다. 수능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시험이라 다소 여유는 없겠지만, 모든 교과가 수능시험 이전에 시험 범위까지 진도가 나간 상태라 조금만 관심을 두고 준비한다면 뜻밖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험을 치르고 채점을 끝낸 일부 과목의 경우, 예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교과 담임을 놀라게 했다. 문제를 쉽게 냈음에도 아이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화내는 교사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과목은 성적이 바닥을 쳐 선생님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어시험이 끝난 뒤 아이들의 성적이 궁금하여 채점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영어 과목
2019-11-20 11:33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슬픔으로 고통과 방황 속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그 와중에도 3.1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은 비폭력운동에 앞장섰다. 이는 후에 영국의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대에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운동에 헌신하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는 세계사가 주지하는 바이다. 양국 국민들의 사상적 배경과 인류를 위한 평화와 사랑의 정신은 소위 비폭력평화주의로 전 세계에 역사적인 큰 족적을 남겼다. 이에는 지도자의 헌신과 봉사, 희생이 있었지만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고 대의를 향해 순결하게 저항한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용기와 열정, 애국심을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기꺼이 헌정했던 것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비폭력 운동을 이끈 정치인 간디는 비노바 바베를 가리켜 ‘인도가 독립하는 날, 인도의 국기를 맨 처음으로 계양할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비노바는 사회개혁가이자 뛰어난 영성가로 권력의 바깥에서 이타적인 활동과 인격적인 삶으로 모든 인도인의 마음을 흔들었던 인물이다. 독립운동으로 여러 차례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하였다. 그는…
2019-11-14 10:51숫자는 숫자다. 다른 것이 아니다. 인간이 편리를 위해 사용한다. 사물을 추상 단위로 세는 데 용이하기에 인간이 지성의 능력으로 만든 기호이다. 양, 크기, 순서를 표시하는 데 이롭다. 1, 2, 3, 4, 5, 6, 7, 8, 9, 10. 앞의 수보다 뒤의 수가 많고, 크다. 혹은 앞의 것이 뒤의 것보다 먼저이고 우선한다. 손가락 개수와 같아서 10진을 사용한다. 10진수의 표기 방법은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 상고 시대 고대 문명부터 있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중국의 표기법도 있지만, 아라비아인들이 쓰던 기호를 오늘날 널리 사용한다. 그런데, 숫자는 힘이 있다. 숫자가 특정 의미를 지니면 힘으로 작용한다. 오래전부터 숫자는 문명의 힘으로 작용했다. 예컨대, 숫자 10은 최초의 네 정수의 합(1+2+3+4=10)이다. 이 관계를 기하학적으로 나타내면 정삼각형이 그려진다. 서양의 문화에서 숫자로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고자 했던 피타고라스학파가 이런 방식으로 숫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테면 ‘10은 만물을 포괄하며 만물의 경계를 이루는 어머니이다’. 유대교의 전통에서도 숫자 10은 언제나 중심적인 의미를 지녔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계명은
2019-11-13 16:19결국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가 각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부가 입시공정성 확보, 고교 경쟁력 강화와 고교서열화 해소를 명분으로 이들 고교를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시킨다고 발표했다. 한일고 등 농촌형 자율고도 폐지하기로 했다. 1992년 외국어고, 1998년 국제고, 2001년 자사고가 각각 도입된 후 33년, 27년, 24년만에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한국 교육사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 사회의 복지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양분된다. 선별적 복지를 외면하고 보편적 복지에 경사돼 이제 특목고 중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만 남긴 채 제2의 ‘고등학교 완전 평준화’를 밀어붙이는 것이다. 당장 자사고, 외고, 국제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 등은 헌소 등 법적 절차를 밟을 태세다. 앞으로 6년 한국 교육계는 이 문제로 크나큰 갈등과 대립, 분열의 소용돌이에 처할 것이다. 시한부로 연명하는 이들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 등에게서 자긍심을 바라는 것 자체가 조심스런 사치다. 관련 학교 교장연합회별로 성명서 발표, 반대 투쟁, 법적 소송 등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조국…
2019-11-13 13:39매일 아침 맞이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아침인사를 나누다보면 기분이 언짢아서 시무룩해져있는 아이도 있고 매우 명랑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다. 하이파이브를 통해 그날 아이들의 기분을 알 수 있어 참 좋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내 나이를 잊을 때가 많다. 마침 교정에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연못과 학교 숲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그나마 학교에 작은 숲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한창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금붕어들이 뛰놀고 물 방게와 우렁이들이 여기저기서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저기보세요.” 아이들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제법 큰 물고기 여러 마리가 잽싸게 움직이고 있다. 자그마한 금붕어만 보다가 제법 크고 색깔도 다른 신기한 녀석들을 처음 보니 깜짝 놀랄 만도 하다. 물풀들 밑을 잘 관찰해보면 다양한 종류의 작은 생물들도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 왜 연못인지 알 것도 같다. 연못 관찰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잔뜩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이름 모를 들풀들과 클로버가 군
2019-11-11 09:04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저마다의 시대적 배경을 안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긴다. 주인공을 통해 각인된 행동의식은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시키고 자신의 가치관으로 정립하거나 일상에서의 행동지침으로 삼게 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이는 연령대에 따라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청소년들이 문학소녀, 소년이 되어 접하는 이야기는 이 땅에 정의를 세우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평생을 살아가는데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 필자는 작품 속의 한 인물에 대해 더욱 진한 그리움을 품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스페인의 작은 마을 라만차에서 돈키호테는 늙은 말 로시난테, 그의 시종 산초와 모험을 떠난다. ‘불의를 바로잡고 무분별한 일들을 고치고 권력의 남용’을 막아 ‘황금시대’를 여는 것이 여정의 목표였다. 그는 편력기사에 대한 책을 너무 탐독한 나머지 자신이야말로 이곳저곳을 떠돌며 정의로운 일을 하는 데 적합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돈키호테는 엉뚱한 행동으로 가는 곳마다 놀림을 당하고, 두들겨 맞으며 상처는 깊어지고 참혹한 몰골로 변해간다. 그럴수록 돈키호테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 끌어올려 모순된 세상에 당당히, 정의롭게 맞
2019-11-11 09:03“선생님, 교원평가 어떻게 나왔어요?” 출근하자, 옆자리 박 선생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지 박 선생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5일(화요일) 아침. 지난달 실시했던 교원평가 결과가 나왔다. 결과에 따라, 선생님의 반응이 미묘하게 교차하였다. 일 년간 오직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모든 선생님은 평가결과에 내심 큰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열심히 했음에도 낮은 평가를 받은 일부 교사들은 교원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교사로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교원평가가 교사의 사기를 저하하는 애물단지로 전락,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거라며 차라리 시행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적잖다. 그래서일까? 어떤 선생님은 공정성과 신뢰감이 떨어지는 교원 평가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교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일부 선생님은 교원평가의 후유증으로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 심지어 교직에 환멸을 느낀다며 은퇴를 고려하는…
2019-11-06 16:35세계화가 된 지금, 우리의 지구는 모든 것이 합리화와 효율화를 좇아 획일화되어 간다. 지구촌 각 지역의 문명이 독특한 개성을 상실하고 누구나 공유된 삶으로 편리함을 추구한다. 그런데 아직도 이 지구상에는 우리와는 다른 특별한 문명을 가진 인류가 존재한다. 상상 속의 동화나 SF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처럼 말이다. 예컨대 생일 축하를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다. 그곳이 어디일까? 이처럼 상식적인 행위를 넘어 문화적 독특함을 유지하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들이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그들은 그렇게 살아갈까? 의문에 꼬리를 물게 하는 문화적 이방인들로부터 특별한 메시지를 얻게 된다. ”나이 먹는다는 것을 축하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축하하는가?”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다. “나아지는 것을 축하한다. 작년보다 올해 더 나아지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오스틀로이드라고 불리는 호주 원주민 부족은 문명인들을 ‘무탄트’라고 부른다. 그것은 돌연변이라는 뜻이다. 문명의 회오리바람과 함께 밀려들어 온 백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양식을 보면서 원주민들은 그…
2019-11-06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