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도부터 시작되어 14년째가 되는 한국교총-교육부 단체교섭은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는 물론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세상 모든 것이 변했듯이 현재의 교섭도 바꿔야 할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법령이 처음 제정되었던 14년전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법률조항과 현실의 괴리는 2004년도 교섭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는 데, 한국교총은 지난해 교섭에서 주5일 수업제 실시와 교육부·교육청의 주요 직위에 전문직 보임 확대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합의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2가지 사항이 경영자의 고유권한이므로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교원의 근무조건과 관련이 있음을 강력히 주장,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사기업은 단체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사항을 경영자의 고유권한이라며 교섭사항이 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논리적 설득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법령의 제정과 개정, 예산의 확보에 관한 사항도 그 권한이 국회에 있다는 이유로 합의해놓고 국회만 처다보고 있는 정부를 대신하여 교원 스스로
2005-01-28 13:44수능부정사건과 불량도시락 사건, 신임부총리 임명 관련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교육계에 B고 오교사 사건은 교육계에 치명타를 매기고 있다. 교사가 학생의 시험답안을 대필하여 답지를 교체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당 교육청의 감사와 검찰의 수사 도중에 새로운 범죄사실과 의혹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답지 대필 14차례, 위장전입, 부정전학, 비밀불법과외 등 교육비리 백화점 같은 사건으로 확인되어 가고 있다. 교사가 지난 1년간 학생의 성적관리를 해 준 것으로 확인되기까지 하고 있다. 이 충격적인 교육부정부패 사건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져야 한다. 나아가 교육부정부패 사건, 그 중에서도 성적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 사건보다 국민들의 허탈감과 불신감이 더 커다는 사실을 정부와 교육계 인사들은 명확히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교육계에서는 윤리의식을 일깨우고, 대대적인 자정운동이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B고 오교사 사건과 같은 특이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교사집단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교육계가 솔선수범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둘째 각급학교의 성적관리체제를 더욱 투명화 하여 성적조작가능성을 봉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적관
2005-01-28 13:42새벽 4시라 식구들 몰래 일어나니 가족들이 한방에 모여 앉아 나만 쳐다본다. “발령이 나서 3년 후에 우리 가족 한자리에 만날 것을 기약하자고.” 고1짜리 큰놈은 낙천주의자라 부모의 손길이 더 필요하고 둘째는 고집이 황소라 잘 다독거려야 하고 막내는 엄살이 심하고 말썽 부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내가 없으면 아내 혼자서 눈물 흘릴 때가 한두번이 아닐 텐데…. 13년전 으슥한 새벽 4시, 나는 발령장을 들고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교육청에 발령장을 드렸더니 “선생님, 축하합니다. 남부에서 꿈을 펼치세요” 한다. 그 곳은 내가 18년전 총각시절 근무했던 곳이었다. 말 못할 사연들이 추억과 범벅이 되어 한편 반갑고 한편으론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추억의 교문을 들어서니 어떤 여선생님이 “선생님, 저를 아시겠습니까?” 하고 묻는다. “글쎄요.” “16회 제자 은자에요. 많이 늙으셨군요. 선생님, 저희 학교는 명문 학교라 근무하시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줍니다.” 그날 밤 선생님을 초대한다기에 흰머리 검게 하고 식당에 가보니 열일곱 명의 제자 아줌마가 반갑다고 야단이다. “선생님,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는데 승진하셨습니까?” “야, 우리 선생님은 세월을 모르잖아. 너무 무
2005-01-27 16:44교육의 불은 연예인들이나 체육인들의 불처럼 순간 뜨겁게 활활 타올랐다가 금세 꺼지는 요란스런 불이 아니다. 미지근한 화롯불도 아니다. 사람들끼리 행복한 얘기 주고받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가슴을 덥게 하는 모닥불이다. 그런데 그 모닥불을 누가 지필 것인가. 그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였다. 그 모닥불을 지피는 자가 교육개혁의 선봉장인 것이다. 과천하면 흔히 사람들은 모두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특히 소위 학습부진아도 적지 않게 있다. 그런데 풍문에 휩쓸려, 또 체면상, 종전까지는 부진아 현황보고 때마다 없다고 보고해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학교에 부임하여 부진아 검사를 실시해본 결과, 부진아가 상당수 있었다. 나 스스로도 놀랐다. 그래서 안양교육청에 이 사실을 보고 한 후, 여름방학 중에 부진아 특별보충과정을 개설했다. 한여름, 가만히 앉아있어도 가슴팍에 물이 줄줄 흐르던 날에 안양교육청 류혜숙 장학사가 자기 승용차에 수박을 가득 싣고 부진아 지도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부진아를 가려내 줘서 고맙고, 또 이렇게 지도해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선생님들도 의아해 했고, 함께
2005-01-27 16:4337년 동안 걸렸던 “광화문” 현판을 바꾼다 하니, 의아하고 당혹스런 느낌이다. 37년 동안 우리나라의 상징적 현판으로 걸렸던, “광화문” 현판을 바꾸는 것은 범국민적 합의와 타당성이 있어야 바꾸는 것이지, 문화재 청장 한 사람또는 한 부서의 의견으로 바꾼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광화문 현판” 교체사업은 문화재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 청장이 결정한다고 돼 있으나, 벌써 문화재 청장은 현재 간판을 경북궁의 공간성격에 맞지 않고, 원래 한자 현판과 다르게 글씨방향도 거꾸로 돼 있다며, 오래전부터 교체를 검토해 왔다며, 8월15일 광복절에 교체를 완료한다고 한다. 이미 바꾸는 시기와 방법이 결정된 것으로 보도 돼 있다. 현판글씨를 교체하기 위해 모 서예가에게 부탁도 했다가, 고사하니 정조 어필로 집자해서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숭례문, 흥인지문, 대한문, 독립기념관 현판들도 문화재위원회의 의결만 일치하면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건물과 함께 사용되어져 온 현판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바꾸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위험한 발상 일 뿐 아니라, 꼭 바꾸려는 그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는 대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상황
2005-01-26 09:53‘교원예우에관한규정’이 제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현장 교원들로부터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는 인식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원에 대한 ‘예우’는 교육의 개인적, 사회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를 담당하는 교원의 권위를 존중하고, 예를 갖추어 대접함을 말한다. 예로부터 이어져 온 스승존경의 전통사상을 언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식정보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교원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점차 하락하고, 교원에 대한 존경이나 예우는 갈수록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교원예우에관한규정의 제정은 1966년 UNESCO/ILO가 채택한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에서 그 필요성이 언급된 이래 교육법, 교육공무원법 등을 통해 ‘교원지위와 예우’의 선언적 조항이 반영되었다. 한국교총은 1991년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제정 시 교원에 관한 예우조항(제2조)이 반영됨을 계기로 수차례 공정회와 전문가 회의, 관련보고서 발간과정을 거쳐 1997년 교원예우에관한규정안을 성안했고, 마침내 2000년 4월 국무회의를 통과시켜 대통령령으로 제정되게 힘쓴바 있다. 여기에는 교원의견의 반영, 공공시설 등의 이용, 자료제출요구의…
2005-01-24 09:43해마다 2월이 되면 학교 교원들은 한 학년을 마무리하면서 새 학년도 학교교육과정운영계획을 수립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낸다. 겨울방학이 2월초까지 이어지고 학년말 방학이 있어 여유있어 보이지만 졸업식이 있고 신입생 예비소집도 있다. 각자 맡고 있는 업무처리와 관련된 공문서도 정리해야 하고 학교생활기록부 및 생활통지표도 정성들여 작성함은 물론 새 학년도 해야 할 일도 구상해야만 한다. 문제는 이러한 바쁜 시기에 교원이 전보시기가 늦어 때로는 업무의 공백이 생기기도 한다. 시· 도교육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전보시기가 2월말로 편중되어 있어 새학년도 교육활동에 차질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학교장이 학교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평소 구상하고 있는 교육관과 학교교육과정에 반영되어야 하고, 교직원의 구성 내용도 면밀히 파악하여 학년 담임 및 교과는 물론 사무분장도 검토하여 배정해야 하고 예산 및 시설 관계도 지역사회의 여건 및 실태도 파악하고 학교를 경영할 때 학년초부터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월말에 전보되어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새 학년을 맞이하여 학교를 경영하기 때문에 학년도의 시작이 잘못된 오류를 계
2005-01-24 09:42작년 12월 30일,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았다. 학교에서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불우이웃돕기로 모든 교직원 및 학생들이 성금을 모았는데 12월 한달 모은 금액이 48만9780원이었다. 모은 성금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학생회에서 의논한 결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있는 `나눔의 집’을 돕기로 결정했다. 역사 현장을 견학하는 것이 산 교육과 교훈의 장으로 큰 의미가 있을 듯해서였다. 사무실을 찾았더니 여직원과 관리소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학교장이 직접 오는 경우는 드문데 오셨다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역사관 영상실로 가서 비디오를 봤는데 일제가 1940년대 진주만 공격을 감행하면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나이 어린 우리나라 여성들을 위안부라는 명목으로 전쟁터로 끌고 가는 내용이었다. 말을 듣지 않으면 칼로 협박하고 찌르기까지 하는 만행을 15분 정도 보았다. 누가 그런 잔인한 발상을 했을까. 우리는 광복 6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60여년이 지난 오늘, 늦은 감은 있지만 더 많은 세월이 흐르기 전에 그 죄를 물어야 한다. 당시 20여만명이나 동원된 위안부들 가운데 대부분 학살이나 전쟁의 총성, 포탄으로 사망하고 206명의…
2005-01-20 13:46동원이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병(?)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슴지 않고 나쁜 말을 하고 화를 잘 내며 물건을 던지고 책상을 엎어버리는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화가 나지. 이해해. 그렇지만 의자에 앉아서 화를 삼켜보려고 노력하자. 얼마나 힘들겠니? 참아보려는 원이 모습을 보니 대단하구나.” 작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었다. 차츰 분노가 사그라지더니 1,2분 후에는 가방을 내려놓고 수업에 참여했다. 언제 그렇게 행동했냐는 듯이. 정말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 같았다. “동원아,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 화가 나도 선생님 도움 없이 스스로 이겨내면 스티커를 하나 주고 화를 한번도 내지 않으면 두개 줄게. 스티커 10개 모으면 떡볶이 쿠폰 1000원을 주고. 약속해 볼래?” 해보겠다고 했다. 보름을 잘 넘기는가 싶더니 아침부터 눈에 힘을 주고 가방을 싸서 책상 위에 두는 것이었다. 친구와 다툼 끝에 헐크로 변한 것이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실랑이를 하며 겨우 5교시까지 잡아 놓았다. 수업종이 쳐 체육을 하러 운동장에 나갔더니 동원이가 가방을 메고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평균대 수업을 하고 싶었던지 난간에 기대 기웃거리다가 슬그머니 줄에
2005-01-20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