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이후 인류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혹자는 과거의 의식과 문화의 관성에 의해서 살아오던 2020년 이전과 코로나19가 짓밟고 간 2020년 이후는 확연히 다른 시대가 될 것이라며 2020년을 진정한 21세기의 출발년도임을 말하기도 한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이 불행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 또한 있듯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바람직한 미래를 우리가 스스로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여있다. 그만큼 현재 세상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수년 전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많은 오해와 수박 겉핥기식의 섣부른 판단이 난무한다. 마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단순한 기술혁명이 전부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 순환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교육은
2020-06-14 11:41주말이면 가까운 숲으로 갑니다. 해가 산허리를 넘어서면 배낭에 물통과 빵 한 조각을 넣고 복실이 간식도 몇 개 챙겨 집을 나섭니다. 산자락에 사는 덕에 금방 무학산 완월공원을 지나 산불초소에 도착합니다. 벤치에 앉아 신발을 벗어 넣고 맨발로 천천히 산을 오릅니다. 비가 내려 찐득하고 붉은 흙이 발가락 사이로 비집고 올라옵니다. 등산로를 천천히 걸으며 온몸으로 산의 기운을 느낍니다. 푸른 차나무와 꽝꽝나무, 산벚꽃나무, 상수리나무, 밤나무가 반깁니다. 소나무의 넘실거리는 붉은 줄기가 용비늘처럼 같습니다. 숲 친구들과 웃으며 눈인사를 나눕니다. 숲은 하얀 때죽나무꽃으로 장식하고 저를 반깁니다. 별처럼 하얗게 빛나는 그네들을 만나는 산길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하얗게 빛나는 별 모양의 꽃들이 은하수처럼 흩뿌려져 있습니다. 밟고 지나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우수수 밤하늘의 별들이 떨어지면 저 모양일까요? 그런데 무심한 사람들이 밑창이 두꺼운 등산화로 으깨어 밟습니다. 하얀 꽃송이들이 안타까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혼자 동동거립니다.^^ 이 좋은 시간을 함께하는 벗이 둘 있습니다. 첫째 벗은 아파트에서 지내다 주말만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 집‘복실이’입니다. 몇
2020-06-11 07:56주춤하던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으로 재확산하자 다시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사상 처음인 일들을 겪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괴물이다. 보이지 않는 적인데다가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없어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것은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신작들의 줄줄이 개봉 연기는 물론 오래 전 개봉되었던 재난영화를 소환해내고 있다. 일례로 ‘컨테이젼’은 영화진흥위원회 주문형비디오(VOD) 주간 박스오피스 최신 집계(2월 17~23일)에서 이용건수 4만 2,034건으로 4위에 올랐다. ‘감기’도 같은 집계에서 17위를 차지했다. 2013년 8월 14일 개봉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다. ‘감기’의 최종 관객은 311만 7859명인데, 이 영화를 볼 때만 해도 바이러스 감염이 그렇게 무서운 질병인 줄 몰랐다. 그저 여름철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상업적 오락영화의 하나로 즐기는 정도였다고 할까. 다만, 닭ㆍ오리ㆍ돼지처럼 사람도 ‘살처분’될 수 있음에 오싹했던 기억이 살아나긴 한다. ‘컨테
2020-06-08 08:21일월공원 내에 있는 정원 ‘꽃보다 아름다운 행복놀이터’(수원시/송순옥)가 산림청이 선정한 「2020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공모전에서 100개 정원의 경쟁 결과 장려상(한국정원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산림청은 지난 2일, 금상 1개소, 은상 2개소, 동상 4개소, 장려 6개소를 선정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나의 정원 57점, 우리 정원 43점 등 총 100점이 응모했다. ‘꽃보다 아름다운 행복놀이터’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5월 26일 2차 현장 심사를 받았다. 행짓사(해와 달 행복을 짓는 사람들 약칭) 회원은 일월정원을 방문한 정원 분야 교수, 정원종사자, 정원정책자문위원, 정원작가 등 전문가 심사위원 7분을 맞이해 실사를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산림청이 일상생활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하여 개인단독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마을의 숨은 정원 등을 찾았다. 개인 단독주택의 마당, 옥상, 벽면 등 실외공간에 조성된 나의 정원과 아파트, 연립주택, 마을, 공공기관의 유휴공간에 조성된 우리 정원을 대상으로 정원의 개인 소유주와 공동체 대표가 신청하였다. 공모전에는 취미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다양한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심미적 가치와…
2020-06-08 08:19그리움으로 남은 아이들 세상의 어린이를 위해 어른들이 알아야 할 辱 책제목이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이 꼭 배워야 할 욕이라니! 그러나 내용은 어른들을 향한 부르짖음으로 가득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욕은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사용하는 욕이 아닙니다. 이 책은 지구상의 아동들이 겪는 가슴 아픈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책입니다. 아동노동, 아동빈곤, 아동교육, 소년병, 아동학대, 아동산업, 아동음식 등 7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절규에 가까운 실화를 읽으며 마지막까지 마음을 아프게 하는 책입니다. 아동노동 현장에서 아이들이 하는 일들입니다. 붕괴 직전의 광산에서 중금속 채굴, 밀폐된 지하 작업실에서 신발 밑창 제작, 도망가지 못하도록 밧줄에 묶인 채 하는 직공 작업, 성병과 임신에 대한 대비 없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성매매, 길거리에서 구걸하거나 관광기념품 판돈을 모두 관리자에게 상납하는 아이들의 실화가 생생한 증언으로 실려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4초에 1명이 열 번째 생일도 맞지 못한 채 굶어 죽습니다. 저체중과 영양실조로 목숨을 위협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1억 7천만 명이고요. 전투에 동원되는 18세 미만의…
2020-05-31 12:06요즘 세상의 트랜드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우리에게서 행복은 커다랗고 위대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또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진짜 행복이다. 행복은 누가 거저로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일월공원에서 10개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약칭이 행짓사(행복을 짓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활동을 보니 명칭을 변경해야겠다. 행지퍼사(행복을 지어 퍼뜨리는 사람들)로, 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산책객에게 선사하니 이들은 행복전도사다. ‘혼자 행복’보다 ‘우리 함께 행복’이 행복의 크기가 커진다. 22일 10시, 일월공동체 정원에서는 정원 푯말만들기 체험이 있었다. 푯말을 만들어 정원에 세워 놓는 것이다. 참가한 회원은 모두 20명. 여기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기대 이상의 흥미진진한 세상, 행복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오늘 프로그램을 위해 정선아 강사가 초빙되었다. 그는 10개의 정원 푯말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푯말의 재료는 원목. 푯말 하나하나를 들면서 나무재료를 소개한다. 나무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소태나무, 다릅나무, 느티나무, 백합나
2020-05-24 15:21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가능하면 외출을 삼가는데 그렇다고 하루종일 집에만 머물 순 없다. 집에만 있으면 갑갑하기도 하고 우울증 같은 것이 생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일월공원 산책.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월공원산책로 1.9km를 한 바퀴 돌고 나면머리가맑아지고 기분이 개운하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이 힐링이 된다. 일원공원에는 호수가 있어 볼거리가 많다. 호수에서 노니는 새들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일월호수에서는 흰뺨검둥오리, 물닭, 뿔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해오라기 등을 볼 수 있다. 산책로는 수양버들길, 벚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벚나무길, 방죽 둑 중국단풍길로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요즘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물닭 가족. 물닭은 뜸부기과에 속하는 겨울 철새인데 여기서는 물닭을 사계절 볼 수 있다. 물닭은 부리와 부리 위 부분만 하얗고 몸 전체가 검다. 새끼는 머리 부분이 붉고 털이 까만 병아리 같다. 물닭 부부가 새끼 여섯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장관이다. 어미는 물풀을 떼어 새끼에게 먹인다. 물닭 새끼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어미
2020-05-20 12:06보리밭은 까끄라기가 벌어진 이삭이 황금빛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망종이 멀지 않아 보리타작할 때가 다가오나 봅니다. 토실하게 잘 여문 마늘과 수확할 때가 다가오는 양파가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서둘러심은 어린 모가 무논에 어릿하게 서 있습니다. 뻐꾸기 소리가 날로 짙어져서 하루 종일 강마을 휩싸고 있습니다. 사이사이 산비둘기는 구우 구우 구구구 중저음의 울음을 토해냅니다. 무심한 봄이 가고 있습니다. 지척에 여름이 당도하였나 봅니다. 농촌의 봄수확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저 역시 봄 수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썼던 아침독서편지와 독서 관련 에세이를 모아 책을 엮었습니다. 표지 디자인 최종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강마을에서 책읽기』라는 제목입니다. 이렇게 읽기와 쓰기는 제 삶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일용할 양식처럼 책을 읽고, 내용을 베껴 쓰고, 생각을 갈무리합니다. 고미숙 선생의 책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는 책 한 권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제게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생각하면 밝고 명랑한 겉과 다르게 속으로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저를 휘몰아쳤습
2020-05-18 23:35지구상에는 온갖 극한 오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의 숨결이 있고 또 그곳에서 인류가 긴 세월을 진화해 왔다. 인류학자에 따르면 20만 년 전에 인류가 이 지구상에 등장했고 7만 전부터는 지구 곳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생존을 위해 진화해왔다고 한다. 현생인류는 신체적으로 월등한 네안데르탈인이나 그 밖의 인류인 북경원인 등을 대상으로 적자생존에서 살아남음으로써 현재 이 지구 행성에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라는 인류만이 존재한다. 인류는 이동과정에서 알래스카를 거치면서 그곳에 적응하여 살아왔고 1만 년 전부터는 현재의 터전에 주거를 정하고 문명을 이루어왔다. 1959년부터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49번째 주(state)인 알래스카로 편입이 되어 지방 자치주를 이루며 산다.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넓은 땅이지만 인구는 약 74만 명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매우 광대한 지역인 관계로 이누피아트족이 사는 북쪽 지방은 그야말로 ‘살점이 떨어져 나갈 만큼 혹독한 추위’를 안고 사는 지역도 있다. 그곳은 9달의 겨울이 지속되고 한겨울에는 24시간 내내 밤만 계속되기도 한다.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의 저자 이레이그루크는 북극권에서 북쪽으로 46킬로
2020-05-15 19:46희랍 즉 그리스의 고전 읽기는 늘 어렵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에게 닿은 그 책의 내용을 파악한다는 것은 숨은그림찾기처럼 생각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알기 쉽게 설명된 안내서 한 권을 동반한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희랍 고전 전문가인 강대진 교수의 책을 제 희랍고전 읽기의 동반자로 선택하여 읽었습니다. 청소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기에 이해가 더 쉬웠습니다.^^ 『오뒷세이아』는 문학 장르상 서사시에 속합니다. 운율이 있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번역본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문장을 보십시오.잿더미 속에 불씨를 감추고 있는 모습으로 비유된오뒷세우스는 어떤 의미인지 알기어려웠습니다. 이런 부분을 저자는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근처에 이웃이라고는 없는 가장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검은 잿더미 밑에도 타고 있는 나무들을 감추고 있어 불씨를 보전하게 되고 다른 데서는 불을 가져올 필요가 없을 때와 같이, 꼭 그처럼 오뒷세우스는 자기 몸을 덮었다. 5권 488~491행 오뒷세우스가 바다에서 빠져나와 나뭇잎을 덮고 잠드는 장면이다. 여기서 오뒷세우스는 재 속에 묻힌 불씨에 비
2020-05-11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