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 기간은 다르지만 1년에 3번 방학이 있다. 이 중에도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이 제일 신나는 방학이라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등교할 때면 학생들이 몰라볼 정도로 키가 커졌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교실도 활기가 넘친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대자연을 접했을 때 이것이 현장 학습이고 체험학습이다. 교육은 이론과 체험이 꼭 필요하다. 방학은 곧 현장체험 공부시간인 것이다. 이와 같은 귀중한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에게 보충수업이다, 100일 작전이다, 뒤떨어진 공부다 하여 지친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게 할 정도로 공부를 강요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기에는 잘 때 자고 놀 때 놀고 친구와 어울리고 싶을 때 어울리면서 자라야 육체도 정신도 건강해지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욕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듯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다. 자기 자녀가 다른 집 아이보다 무엇이든 뒤떨어지면 큰일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학부모들 자신도 학창시절에 다 해내지 못한 것을 자녀에게만 요구하는 태도는 눈앞에 보이는 점수 외에 자녀의 장래는 보지 않는 것이다. 우리보다 잘 사는 선
2003-08-13 17:03학예발표회 때 우리반은 연극을 하기로 결정했다. 무슨 연극을 할까 아이들과 함께 의논을 하니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하자고 아우성이었다. 결국 계몽 차원에서 학교 주위를 맴돌면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돈을 빼앗는 학원폭력에 대한 연극을 하기로 하고 각자 맡은 배역을 정했다. 재판장, 선생님, 계몽위원, 아이들, 폭력배…. 아이들은 자기가 맡은 배역에 따라 열심히 연습을 했다. 대사를 잘 외우지 못해 끙끙거리는 아이들, 대화와 행동이 일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느라 비지땀을 흘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의젓하게 연극을 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대견스러웠다.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학예발표회 날이 왔다. 농촌 학교라 학예발표회가 마치 온 동네 잔치분위기였다. 프로그램에 의해 차례대로 발표가 시작되고 드디어 우리반 차례가 됐다. 연극이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무대에서는 아이들을 괴롭히고 돈을 빼앗는 폭력배들의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갑자기 웬 할머니 한 분이 씩씩거리며 무대 위로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어리둥절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손가락으로 삿대질을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나에게 덤벼드는 것이었다. 왜 우리…
2003-08-13 17:02지난 7월 25일 교육부 직제개편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과학교육정책과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1998년 IMF 경제위기 시 폐과 된 후 5년만의 부활이다. 신임 과장으로 업무 파악에 여념이 없는 김영준 과장을 만나 과학교육정책과의 신설 배경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과학교육정책과 신설 배경은 "전담부서가 없음에 따라 중앙정부 차원의 추진력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기초과학 육성, 초ㆍ중등 과학교육 내실화, 영재교육 진흥 등 당면과제의 총괄적인 추진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를 신설했다." -과학교육정책과 관장 업무는 "과학교육정책과는 초ㆍ중등 과학교육 내실화, 영재교육 진흥, 우수인력의 이공계 진출 촉진 등의 과제를 주요 업무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교육정책과를 신설하였다고는 하나 이로 인해 시ㆍ도교육청의 과학교육 업무에 필요 이상의 관여는 없을 것이다. 중앙은 어디까지나 종합적인 청사진의 제시 및 정보 제공, 관련 제도개선 등을 통한 장애요인 해소, 관련기관 및 단체와의 네트워크 구축, 과학교육 국제협력 등의 지원 역할을 담당하고 시ㆍ도교육청은 단위학교의 과학교육 내실화를 위한 학교현장 지원 및 교원연수 등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2003-08-13 15:53지난 6월 23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대통령령 제18001호)된 '교육혁신위규정'에 따라 정부 교육혁신위원회가 7월 31일 발족되었다. 이 위원회는 출범 준비단계부터 준비팀의 편향성 시비를 비롯한 졸속 공청회 개최 등으로 적잖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위원회규정안 제1조(목적)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식문화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학부모·교원 등 교육당사자를 포함한 국민의 참여와 합의를 바탕으로 교육·인적자원개발에 관한 상호신뢰 및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일관성 있는 교육 혁신의 방향 정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이 위원회를 둔다고 밝히고 있다. 명시한 바처럼, 교육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및 교원 등 교육당사자들의 참여와 합의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위원회 구성에서는 정작 학부모 및 교원들의 대표성을 지닌 인사는 빠져 있다. 향후 이 위원회가 어떻게 관련 당사자들의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지 심히 걱정스럽다. 위원회의 성격이나 역할도 역대 정부가 실효성을 전혀 거두지 못한 자문기구 형태를 그대로 답습한 형국이다. 2002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장기적인 교육혁
2003-08-05 10:58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직속 교육문제 자문위원회로 교육혁신위원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2005년이면 교육개혁안이 만들어진지 10년이 되기 때문에 이번 교육혁신위원회의 발족은 그 의의가 남다르다. 1995년에 발표된 교육개혁안은 문민정부의 패러다임과 궤를 같이하여, 과거 군사독재나 중앙집권식 교육체제를 민주화되고 분권화된 교육체제로 바꾸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번 교육혁신은 2005년의 성안을 목표로 하여 공동체적이고, 현장중심적이며, 교육개혁보다는 소극적인 변화를 지향하여야 한다. 따라서 향후 10년간은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학벌주의를 타파하고 능력주의를 조장하며, 신자유주의와 분배주의를 조화롭게 실천하고, 교육공동체의 역할과 기능을 재분배하여, 효과적인 학교나 학급을 만들고, 공동체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참여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이번 교육혁신위원회는 국가적으로 아직 논쟁의 장으로 남겨 논 커다란 물줄기를 찾아주어, 교육이 사회통합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로 교육은 학벌사회를 타파하고 능력사회를 조기에 실현하는 추진체가 되어야 한다. 학벌주의와 능력주의를 어떻게 조화시켜 국제경쟁력이 높은 교육사회로 전환할 수…
2003-08-05 10:58요즘 충남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비리가 표출되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러한 충남도의 비리를 보며 과연 다른 도는 교육감 선거가 순수하게 이루어졌을까 하는 의문이 일기도 한다. 누구든지 자신 있게 비리가 없었다고 단정짓기에는 힘들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다소는 비슷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대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2차 결선 투표이다. 2차 투표로 들어갔을 때에 이러한 비리 관련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리의 소지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차 투표를 시행해야 하는 것은 당선자는 투표자의 과반수를 넘어야 한다는 선거조항 때문이다. 물론 이 조항은 유권자의 과반수를 넘는 지지 속에 교육감을 뽑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조항 때문에 말썽의 소지만 늘어날 뿐이지 본래 의의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현행제도에서는 2차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하나의 형식적인 의미만 부여될 뿐이지 '유권자 과반수 지지'라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비리의 소지를 아주 없애는 것이 낫지 않을까. 교육감 선거에서 2차 투표를 없애고 1차 투표에서 다득표를 한 후보를 당선
2003-07-31 15:38최근 교육부에서는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주요 내용을 행정 예고했다. 대학입시에 관한 사항을 국민에게 미리 알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제 7차 교육과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게 되었다. 새로운 대입전형 계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 모집시기 구분 문제이다. 지금처럼 수시 1학기, 수시 2학기, 정시 및 추가 모집으로 구분하고, 정시모집은 3개의 군으로 분리 시행한다. 수시모집은 일부 학생이 응시하지만 거의 연중 걸쳐 있는 것은 일선 학교의 면학 분위기와 교사들의 업무부담 가중 면에서 문제가 있다. 학생들의 추천서를 작성하고, 자기 소개서와 기타 서류를 준비하며 응시지도를 하다보면 수업시간까지 지장을 받는다. 특히 1학기 수시 모집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면에서 재고해 야 한다. 합격자에 대한 추후 지도 프로그램이 미흡하고 다른 학생들과의 심적인 위화감도 무시할 수 없다. 2학기 수시모집 기간도 너무 길다. 9월부터 12월 수능성적 발표 전까지 4개월 가까이 된다. 한창 수능시험 준비에 집중할 시기에 교실 분위기가 원서 작성과…
2003-07-31 15:35"오늘은 저번 시간에 한 허들 뛰어넘기를 하겠어요. 연습을 해본 다음에 남자 대 여자 시합을 합시다." "여자가 한명 부족해요." "그럼, 선생님이 여자편이 될게." 내 말에 남자아이들은 "좋아요, 여자편이 지면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한다. "그러자. 너희들이 지면 어떻게 할래?" "업어주겠어요." "좋다! 몸으로 때운다 이거지." 휘슬을 불어 첫 아이를 출발시키자 여자아이 몇 명이 근심스런 얼굴로 다가오더니 소현이가 "선생님! 제가 선생님 대신 뛰면 안될까요? 제가 두 번 뛸게요" 했다. "왜?" "선생님은 나이 드셔서 선생님이 뛰면 우리가 진단 말이에요." "선생님, 소현이 보고 두 번 뛰라고 해요." "나, 잘할 수 있어. 나 잘뛴단 말야. 믿어봐" 하면서 팔다리를 힘차게 내둘렀다. 한사람이 두 번 뛰면 반칙이라는 말에 돌아서긴 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울상이었다. 몇 년전에는 6학년 아이들과 축구를 하면 '선생님편이 이기니까 선생님은 빠지세요' 하더니 언젠가부터 그 말이 없어졌다. '축구선수가 많으니까 그렇겠지'하고 자위했지만 요 꼬마아가씨들은 정말 서운하다. 경기는 비슷하게 나가고 있다. 내 차례가 다가오자 미진이가 "선생님 차례가 다음다음이니 배턴…
2003-07-31 15:34지난해부터 많은 논란과 혼란을 빚어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가 국무총리 산하 교육정보화위원회로 넘어가고, 시기적으로도 방학을 맞으면서 표면적으로는 조용한 것처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보화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 이를 둘러싸고 그동안의 논란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사실 교육부가 정보화시스템을 학교별 선택에 맡긴 이후 상당수 학교에서 고소, 고발 등으로 학교구성원간에 마찰과 갈등이 발생하는가하면 심지어 어느 학교에서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교장을 형사고발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학부모 위임장을 받아오라고‘숙제’를 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제(師弟)관계마저 NEIS 투쟁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개탄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리 산하 교육정보화위원회가 8월 중순부터 NEIS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시점에 NEIS 선택 현황을 집계한 교육부와 전교조의 통계치조차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학교별로 어느 시스템으로 결정하였는지의 여부는 그 누구도 숨길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로서 어떤 조사방법을 사용하든 3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이다
2003-07-31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