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글날이다. 세계 약276개의 나라 중 11위라는 경제 대국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최근 한글의 위상도 과거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 아마 방탄소년단과 같은 K 팝 가수들의 영향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몇 해 전, 필자가 코이가 국제개발협력 초등부 대상 지도교사로 선발되어 몽골에 다녀 온적이 있는데 상당수 몽골 아이들이 K팝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자연스럽게 춤을 추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몽골이었기에 이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영향력을 받는다는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도 생겼다. 오늘날 우리가 아무런 불편없이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에 의한 것이다. 그 분들에 의해 한글이탄생되고 보존되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일제의 핍박에도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한글 연구가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글이 유지될 수 있었다. 글은 곧 그 나라 사람들의 정신이요 민족을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우리 민족이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말과 글을 잘 지켰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소중한 한글이 최근올바로 사용하는지
2019-10-10 09:42“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은 이렇게 시작한다. 수없이 많은 별들, 그중에서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헤면서 시인은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 그리고 어머니를 부른다. 그리고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을 이름과 낯선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의 이름을 부른다. 이 이름들은 모두 시인에게 오래되고 멀리 있어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사람들의 이름들이다. 시인이 기억하고자 하는 좋은 사람들의 이름은 멀리 있어 별빛으로 투영시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 별빛이 내리는 언덕 위에서 시인은 자신의 이름을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린다. 이름은 별빛에 잠시 반사되고 곧 사라진다. 시인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좋은 사람을 기억하고자 했던 시인은 당대 식민 제국에서 좋은 시민이 될 수 없었다. ‘부끄러운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의 복선이 있다. ‘부끄러운 이름’으로는 밤하늘
2019-10-08 16:057일(월) 아침. 아이들 몇 명이 교무실 복도에서 출근하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마치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교무실로 들어가는 나를 따라오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선생님, O일 학교에 못 나올 것 같아요." "저는 OO일 결석 해야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O 일과 OO일 면접이 잡혀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주에 예정된 대학별 고사(면접, 실기 고사 등) 때문에 부득이 학교에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담임인 내게 사전에 알려 주기를 원했다. 특히 한 아이는 이번 주에 무려 대학별 고사가 두 번(화, 금)이나 잡혀 있어 그 고충이 이루 말할 수가 없는 듯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문득 아이들의 수업결손이 염려되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지원한 대학이 근교가 아닌 수도권 소재 대학일 경우, 최소 하루 전에 출발해야 하는 부감까지 떠안아야 하며 수업결손 또한 이만저만 아니다. 요즘 학생과 학부모의 편의를 위해 대학별 고사 일정을 주말(토)과 휴일(일)로 잡는 대학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아직 대학별 고사 일정을 일선 고교의 수업결손을 아랑곳하지 않고 평일(월~금)을 고집하고 있다. 한번은 대학별 고사 일정이…
2019-10-08 09:11새 정부 들어 국민의 여망인 교육개혁이 한때 공론화 작업을 거치면서 잠시 주춤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반영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또한 교육이 정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교육은 국가백년대계로 한 나라의 성장과 국가 부흥의 주춧돌이기에 국민은 자신들의 생각이 국가 교육정책으로 반영되기를 요구한다. 우리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이지 않는가. 오죽하면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그런데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도 불구하고 대적할 수 없는 강력한 괴물이 되어 버렸다. 주변의 젊은 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의 교육에의 불신과 국가에 대한 실망은 극에 달해 깊이를 측정할 수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유치원에서 대학졸업에 이르기까지 좋은 직장, 안정된 급여, 당당한 자아실현 등을 목표로 현재를 희생해온 그들이 대학졸업 후 막상 부딪히는 현실은 그동안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신한다. 두 팔 벌려 그들을 맞아주는 직장은 없으며, 살인적인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다 해도 만족할 만한 급여나 여유로운 삶은 꿈꾸기 어렵다. 방 한 칸 구하는 일에서부터 좌절은
2019-10-02 12:53전문대 수시모집 마감일(9월 27일)을 앞두고 일선 고교는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대학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매년 줄어드는 학생 수에 한 명이라도 더 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최선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양극화로 대학은 학과 간에도 적잖은 이해관계가 얹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과를 폐지해야 할 정도로 매년 지원율이 저조한 일부 학과의 경우, 그 위기감은 더하다. 그렇다고 모든 전문대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수도권 소재 모(某) 전문대 일부 학과의 경우 4년제 대학 못지않게 경쟁률과 내신 성적이 높다. 심지어 수능 최저학력과 면접까지 있어 합격하기란 여간 어렵다. 매년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전문대의 경우, 입시 때가 되면 학생 유치를 위해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학생들을 유혹해 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전형료 면제라는 혜택까지 제시해 보이지만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다. 아직 현실은 전문대(2~3년제)의 인식이 4년제보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한번은 학급 아이들에게 전문대 지원을 꺼리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질문에 아이들은 여
2019-09-26 13:25백운거사(白雲居士). 흰 구름 속에 거처하는 은둔 선비라는 뜻의 이름이다. 평생 시와 거문고, 그리고 술을 매우 좋아해 스스로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라고 불렀던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호(號)이다. 세속의 삶이 혼탁하고 그 속에서 만족 됨이 없을 때 한번 쯤 이름표에 붙여보고 싶은 호칭이다. 9세에 시를 지어 신동이라 불렸던 이규보. 그러나 16세부터 응시한 사마시(司馬試)에 연달아 세 번이나 낙방했다. 그 후 22세에 실시한 사마시에 장원 합격하고, 이듬해 예부시(禮部試)에서 동진사(同進士)로 급제하였다. 그러나 관직을 받지 못하였다. 당시 무신정권 하에 인재를 등용하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였다. 이규보가 태어난 후 2년인 1170년(의종 22년), 무능하고 안하무인이었던 문신에 화가 난 정중부, 이의민에 의해 무신난이 일어났다. 이러한 시대에 가난하여 무관자(無官者)로 남은 처지의 이규보는 25세에 개경 인근의 천마산에 은거하며 세상을 관조하는 시와 글을 지었다. 백운거사는 이때부터 이규보가 사용한 호칭이다. 세속으로부터 단절당한 불운이 문학사에 빛나는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고려의 문학정신을 높인 이규보
2019-09-23 11:34최근 조국발(發) 대입제도 개선안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의 대입,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시험이 아닌 스펙 위주로 이뤄졌다는 국민 여론 반발과 언론 보도에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부장관에게 대입제도 개편을 고려하라는 지시를 내린 일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교육계에서는 수시보다는 상대적으로 공정성, 투명성이 나은 정시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공식 발표는 줄곧 2022 대입은 이미 공표한 대로 수시와 정시를 70 대 30으로 하고, 그 이후 역시 수시와 정시을 비율 변경이 아니라, 수시 전형의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 확보 위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합당한 공표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제도의 근간인 대입제도, 대입전형을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좌지우지 바꾸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우리의 수능격인 대입공통테스트시험이 2021학년도부터 약간 조정, 변경되는 데, 이 작업과 과정을 2013년부터 8년 간 진행하여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얻어서 개정할 계획이다. 학부모, 교육계를 비롯한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서 무리없이 원만하게 타협하고 정책을…
2019-09-19 11:00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대입 부정 의혹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부에 대학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작년 말에도 대입 내신과 학생부의 평가 공정성 문제, 수시 '깜깜이 전형'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교육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도 특별히 당부했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폐지나 정·수시 비율 조정 여부 등을 놓고 핵심 쟁점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사실 현행 대학 입시 제도의 근간은 1981년 '대학별 본고사 폐지'와 함께 마련되었다. 그 후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져 소위 '수능 위주의 정시와 내신과 학종 위주의 수시'가 공존하는 지금의 구조가 성립되었다. 물론 그 동안 시시비비가 줄곧 이어져 왔다. 교육이 전문 영역이라고 말하면서 역설적으로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 행세를 해왔지만, 정작 뾰족한 대안을 전무한 상태였다. 갑론을박 논란 속에서 작년 대입 비율 조정의 논란 끝에 2022학년도 대입부터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 대 정시 비율을 7 대 3정도로 합의를 봤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 제도 개편의 방향을 '정시 확대'로 잡기보다는 학종 공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
2019-09-04 17:48교사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중요한 업무로 떠올랐다.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형에서는 교과 성적과 함께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세특) 기록 내용 등 정성 평가를 한다. 여기에 부응해 학교에서는 학생부 쓰는 요령을 연수하고, 교사들은 학생부 기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세특 기록은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수업과 연계된 수행평가 등에서 관찰한 내용’을 입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침대로 쓰면 된다. 문제는 수업과 평가 상황 등에서 학생의 역량을 정확히 짚어내 그것을 언어로 기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학생부 기록은 국어 선생님이 유리하다는 말을 한다. 일반 교과 선생님들이 글을 쓰기 버겁다는 의미로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이 말에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즉 국어 선생님들은 글을 잘 쓰고, 타 교과 선생님들은 글쓰기에 서툴다는 인식이 일반화돼 있다. 여기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우선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혼동하고 있다. 국어 선생님이 글쓰기를 잘 한다는 것은 문학적 글쓰기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이야기한 것이다. 학생부 기록과 관련한 글쓰기는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
2019-09-02 18:12매년 교육부가 주관하는 올 1학기 전국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전수 조사인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초중고교 학교폭력조사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데, 초등학교 제4학년부터 고등학교제3학년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에는 학생 전수 조사, 2학기에는 표본 조사(15만명 표본)로 진행되고 있다. 이 조사는 학기초인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초·중·고등학생 중 410만명 중 372만명(90.7%)가 응답하여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으러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3.6%가 학교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학교 폭력의 유형이 과거 신체적 폭력에서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헛소문 유포 등과 같은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일제 전수 조사에는 전국 학생 410만명 중 372만명(90.7%)이 조사에 참여했고, 이중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2018년 1.3%(약 5만명), 2017년 0.9%(약 3만7
2019-08-27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