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권5법 후속 조치 추진 현황과 개선 과제’를 22일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제도에 대한 현황을 보면 교권 보호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학폭전담조사관 제도의 실태 파악과 개선 방향 제시는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 학폭전담조사관 제도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도입됐다. 좋은 목적과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 과정에서 몇 가지 우려가 있었다. 학폭전담조사관의 신분과 책임성 문제, 교원 업무 부담의 실질적인 완화 부족 등이 대표적 예다. 또 시행 과정에서 학폭전담조사관 범죄 전력 조회 학교 업무 처리 논란, 사안 조사 시 교사 동석 여부, 학교가 자체 조사를 희망할 경우 학폭전담기구에서 사안을 조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일부 시·도의 방침으로 제도 취지가 퇴색됐다. 교육자치도 좋지만, 교육감이나 지역에 따라 조사 주체나 방법이 달라진다면 국가적 통일성도 사라지고 제도 존속도 장담할 수 없다. 또 일부 학생, 학부모가 학폭전담조사관의 조사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이를 강제할 법적근거도 미비해 대응이 어렵
2024-05-27 09:10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한 개인이 6000곳이 넘는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구인은 연구목적으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전교 임원선거 후 이의제기 건수 및 시기’ 등 총 6개 항목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정보공개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민주주의 원리에 기초한 제도로 전 세계 약 70개국이 정보공개법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8년부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시행 초기인 1998년 2만5475건이었던 정보공개 청구 건수는 2020년 128만 건, 2022년 180만 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신청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신청 건수 중 교육청 대상이총 9만8133건으로 약 5%에 달한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는 힘의 원천이다. 과거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이러한 정보를 독점하거나 불리한 정보를 숨기는 경우가 있었으나 정보공개법 시행 이후 이러한 문제는 많이 해소됐다. 이러한 순기능도 있지만, 정보공개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일부 민원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낭비되는 행정력 또한 심각하다. 악의적…
2024-05-20 09:10한국교총이 2일부터 전 회원과 직능단체를 대상으로 2024년 한국교총-교육부 교섭과제 공모를 시작했다. 교총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제11조에 따라 교섭·협의권을 갖고 교육부장관, 시·도교육감과 교섭·협의를 해 오고 있다. 교원의 처우개선, 근무조건, 복지후생을 비롯해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한 사항이 교섭 대상이다. 또 교원노조의 교섭과는 달리 교원의 전문성 신장 등에 관한 사항까지 교섭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공모를 통해 발굴한 교섭과제는 교섭과제개발위원회를 거쳐 교육부와의 교섭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교총은 1992년 첫 교섭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32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담임수당 신설, 주5일제 수업 도입 및 전면 실시, 병설유치원 원장(감) 겸임수당 신설, 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수당 신설, 자율연수휴직제 도입 등이다. 최근 2022~2023년 교섭·협의에서는 담임수당 20만 원, 보직수당 15만 원으로 인상을 이뤄냈으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교원 생활지도 법적 근거, 학폭 담당교원 민·형사상 면책 법률 마련 등 학교 현장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교섭을 통해 변화되고 실현됐
2024-05-13 09:10교총은 교원단체 중 유일하게 매년 교권교직 상담실적 보고서를 발표한다. 교육부 통계와는 달리 학교에서 대처하기 힘든 사항에 대한 상담이 주를 이룬다. 8일 교총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생생한 현장 목소리가 담긴 교원들의 고충을 살펴볼 수 있다.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는 교권 침해의 주체를 살펴보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단연 1등이다. 학부모 교권 침해 유형은 아동학대 신고 관련으로 약 40%에 달한다. 실제 고소·고발까지 가지 않더라도 많은 학부모가 아동학대 신고를 빌미로 교원과 학교를 괴롭히는 것이다. 학생간 다툼을 훈계했다는 이유로, 지도 과정 중 잡은 팔목이 긁혔다고 아동학대라고 주장한 사례도 있다. 심지어 몰래 녹음한 불법자료로 당당하게 아동학대를 언급하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학폭, 교보위 개최의 반격 카드로 아동학대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난 것은 모호하고 포괄적인 ‘아동복지법’ 상 정서학대 조항이 1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교권5법이 통과됐지만, 현장에서는 교권보호를 체감하기 힘들다. 곧 개원할 22대 국회가 입법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교권 보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안전사고
2024-05-13 09:10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다. 연령이나 성별, 장애, 신분, 인종, 문화, 국가를 초월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하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원도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과거 훈육과 교육이라는 이름의 체벌이나 인권 침해적인 학교문화도 사라졌다. 최근 충남,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면서 학생인권법 제정 찬반 논란이 거세다. 찬성 측은 ‘천부적 권리인 인권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시·도와 없는 시·도간 교권침해 건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교권을 추락시킨 장본인은 학교를 시장화하고 교육을 서비스업으로 전락시킨 정부와 교육 당국’이라고 주장한다. 교실 붕괴와 교권침해의 모든 원인이 학생인권조례일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을 반대한다고 해서 학생인권 자체를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학생인권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불균형 심화 초래 ‘교권 5법’ 무력화 가능성 우려 더해져 가장 큰 이유는 현행 법령으로도 충분히 인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원은 법령이 금지한 학생인권을 침해하…
2024-05-06 09:10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강산이 바뀌는 시간이지만, 국민적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사랑하는 250명의 제자와 11명의 동료 교원을 잃은 교육계도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10년 전 침몰해가던 세월호에는 우리의 부끄러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불법 선박 개조와 화물 과적, 조타 실수, 어린 학생들을 남겨둔 채 빠져나온 선장 및 일부 승무원 등 경쟁과 양적 팽창에만 치우쳐 달려온 나머지 비양심, 공동체 인식 붕괴, 안전불감증 등 원칙이 무시된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이 형성됐으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안팎이 아직도 안전한지 의문이다. 안전한 등굣길이 돼야 할 스쿨존에는 여전히 과속 차량이 지나가고 있으며,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대형사고가 벌어지고 있다. 아무런 제지 없이 흉기를 들고 학교에 들어가 교사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도 발생했다. 이러한 사건·사고를 개인적 일탈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가 아프게 깨달은 교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안전한 나라, 행복한 학교’를…
2024-04-22 09:102024년 현재 전국 50만 교원들이 법원 판결과 검찰 기소로 연이어 좌절하고 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교실에서 몰래 녹음된 내용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월 초, 수원지방법원은 유명 웹툰 작가인 학부모가 자녀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몰래 녹음한 특수교사의 일부 발언을 아동학대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증거자료로 인정하고 유죄로 판결했다. 그 결과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교육 현장에는 몰래 녹음이 증가하고 교사들은 사비로 성능 검증도 안 된 녹음방지기까지 구입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교육계의 절망은 이게 다가 아니다. 19일엔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사망사고에 대해 검찰이 담임교사와 보조 인솔교사를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해 첫 재판이 열렸다. 이에 교총은 18일 춘천지방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재판부에 해당 교사들의 선처를 요청했다. 명백한 가해자가 있고 교사들의 사전 지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상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이례적인 사고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에 많은 교원들이 공감하고 있다. 체험학습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 민원과 법적 책임, 징계 등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
2024-04-22 09:1022대 총선이 끝났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여‧야간의 정쟁이 치열했던 만큼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의 통합의 장이 돼야 할 국회가 대립과 반목의 투구장이 될까 걱정이다. 계속해서 민생이 실종되고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지난 21대 국회가 그랬다. 무엇보다 교육에 사회적 합의와 숙의 등 합리적 절차보다 정치와 이념색채가 짙게 덧칠해질까 우려스럽다. 교육에 진영논리가 개입될 때 그 고통은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떠안아야 한다는 걸 우리는 계속해서 목도해 왔다. 교육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특정 진영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우리 50만 교육자가 감시의 시선을 거두지 말고 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누가 교육을 정치 수단화하고, 이념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국회 스스로가 자정해 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심판과 단죄가 난무하는 정쟁 국회와 발목잡기식 식물국회가 아니라 교육 미래와 희망의 공론장이 되도록 독려하고 날카롭게 비판해야 한다. 뽑아만 놓고 보기 싫다고 외면하면 우리가 원하는 교육입법…
2024-04-15 09:10강의할 때 ‘학교 교육을 통해서 길러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합니다.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교육활동을 찾고자 하는 질문이며, 학교 교육의 우선순위를 정하려고 던지는 질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답은 ‘언어 능력 향상’입니다. 언어 능력은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능력을 말합니다. 인간만이 가진 이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을 표현하고, 기록하여 남기며, 다른 사람이나 후세에 전하며 살아갑니다. 가장 좋은 듣기 활동, 책 읽어주기 듣기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발달의 도구이자 방법입니다. 임신 6개월 정도가 되면 엄마의 뱃속에서 듣기 중추가 완성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의 소리는 엄마의 몸 울림을 통해서 들을 수 있고, 공기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듣기를 통해 언어발달이 시작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음마), 아빠, 까까, 맘마 등의 쉬운 말, 많이 들은 말을 입으로 소리내기 시작합니다. 듣기를 통한 말하기의 시작이죠. 언어생활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말하기는 듣기와 연결돼 있습니다. 듣기를 잘해야 말하기도 잘할 수 있습니다. 듣기로 시작된 언어발달이 말하기로 연결되고, 글자 읽기로…
2024-04-11 17:292022년 국회에 연금개혁특위가 설치되면서 연금개혁에 대한 논의의 불씨가 당겨졌다. 당시에는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가 예상되면서도 국민적 저항을 우려한 정치권의 방관으로 전혀 손을 대지 못했던 국민연금의 개혁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공무원연금에 대한 개혁안에 대한 검토도 같이 시작했다. 당시 교총은 극렬히 저항하며 국민연금과의 통합이라는 구조개혁안까지 나오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완전히 좌초시킨 바 있다. 이후 연금개혁특위는 국민연금 개혁안에 집중해 지금의 논의구조가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수면에 가라앉은 이후에도 교직 사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괴담이 끊이지 않았다. ‘최대상한이 월 260만 원이라고 하더라’, ‘상한 넘기는 금액은 기대여명 고려해서 퇴직 시 일시불로 지급하는 안을 총선 후에 발표하니 지금 명퇴를 신청해라’ 등 온갖 확인되지 않는 괴담이 교직 사회를 흔들었다. 이는 가뜩이나 교권 추락 현실에 지친 교사들의 명퇴 욕구를 부추기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연금개혁 논의는 국민연금이 중심 괴담에 현혹돼 잘못된 선택 말아야 평균 기준소득월액 높여야 유리해 결론부터 말하면 그야말로 괴담일 수밖에 없는 거짓
2024-04-0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