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논의와 맞물려 고등학교의 성취평가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미 2019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진로선택과목은 석차등급을 제공하지 않고, 과목별 성취도(A~E)와 함께 원점수·과목평균 및 성취수준별 학생비율로 학생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완전 도입되는 2025년 고1부터는 전면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과 더불어 일반선택과목 또한 성취평가제로 전환되고, 성취평가제 대입 반영 범위가 전과목으로 확대되는 등 중등학교의 평가체제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교육부, 2018). 중등교원이나 학생·학부모 등 당사자가 아니라면 낯설 수 있는 ‘성취평가제’라는 용어는 2011년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서 정책적으로 도입된 평가용어로, 소위 상대평가로 알려진 서열에 의한 상대등급 산출방식과 대비되는 평가방식이다. 교육과정에 기초한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에 따라 90% 이상의 성취율을 달성할 경우 A, 80% 이상이면 B 등의 5단계 성취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성취기준의 90% 혹은 80% 이상 달성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지필평가 및 수행…
2023-06-08 10:30교사들의 우울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2023년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0%(1,348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6년 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전교조가 공동으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건강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교사 40%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고3 담임은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설승은, 2017). 최근에는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2021:33-34) 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의 우울증 수준도 일반 직장인들의 우울증 수준에 비해 다소 높다. 의사와 일반 직장인들을 비교해 보면 정상군은 의사 72.0%, 일반 72.5%로 유사하다. 주의군은 의사 12.0%, 일반 16.4%이고, 상담군은 의사 7.0%, 일반 5.1%이다. 우울증 의심군은 의사 9.0%, 일반 6.0%로 의사들이 상당히 더 높다. 즉 의사들도 다른 직종에 비해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2023-06-08 10:30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
2023-06-08 10:30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
2023-06-08 10:30최근 더 글로리(The Glory)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주인공이 긴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내용이다. 복수의 통쾌함보다는 가해자의 잔인한 폭력성에 대한 무반성과 피해자의 회복되지 않은 깊은 상처 등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가시지 않았다. 사이버폭력·혐오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며 그 폭력성은 더욱 정교하게 진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정서 문해력이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OECD는 ‘Education 2030’에서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태도와 가치(Attitudes and Values)를 중요한 핵심 구성요소로 보았다. 이는 타인에 대한 존중·공정성, 개인 및 사회적 책임, 자기인식 등 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정서 문해력 교육이다. 정서 문해력(Emotional Literacy)이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
2023-05-08 10:30지난 1월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초등 전일제학교를 시행하면서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전일제학교 명칭을 늘봄학교로 수정했다.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의 국가적 해결방안 교육부는 늘봄학교 추진을 통해 모든 초등학생이 방과후교육과 돌봄을 희망할 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 1학년 조기하교와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비롯 놀이와 체험, 체육과 예술, 코딩 등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혔다. 또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확대 등)와 내실화(돌봄교실 석·간식 지원확대, 돌봄인력 지원강화) 등도 새 정부 교육개혁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통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특별교부금 3,402억 원과 지방비 4.2조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간 9천억에서 1조 원 정도를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2025년에는 늘봄학교를 전국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미래형
2023-05-08 10:30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이했다. 이제는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번 짚고 넘어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지난 1월 5일 교육부는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비전 아래, 부처 4대 핵심 추진과제로 학생맞춤(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형 교육), 가정맞춤(출발선부터 공정하게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 지역맞춤(규제없는 과감한 지원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산업·사회맞춤(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에 신속히 대응하는 교육)이라는 4대 개혁분야별 과제를 제시하였다. 10대 핵심정책으로는 ① 디지털기반 교육혁신② 학교교육력 제고 ③ 교사혁신 지원체제 마련 ④ 유보통합 추진 ⑤ 늘봄학교 추진 ⑥ 과감한 규제혁신·권한이양 및 대학 구조개혁 ⑦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구축 ⑧ 학교시설 복합화 지원 ⑨ 핵심 첨단분야 인재 육성 및 인재양성 전략회의 출범 ⑩ 「러닝메이트법」·「교육자유특구법」·「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등 4대 교육개혁 입법추진 등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사실 교육부의 교육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더 나아가서는 대선공약에 기반한 것이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과 후보캠…
2023-05-08 10:30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스승상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대의 말이 되어 버렸다. 요즘 교실에서 선생님을 폭행하고, 선생님을 희롱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선생님을 고발하는 일이 뉴스에서 전해질 때마다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억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찍 교직을 떠나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마저 종종 듣는다. 과연 우리 시대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왜 이렇게 되었고 디지털시대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20세기 산업화시대의 교육은 정형화된 전문지식의 습득이 제일 중요했다.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처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공부 잘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었고, 학부모들은 유치원부터 선행학습 등으로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다른 친구들에게 지지 않는 것을 자식교육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도 지식을 더 잘 전수받기 위한 계약관계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나 지덕체(智德體)의 교육은 사라졌다
2023-05-08 10:3001내 고향 김천 황악산(黃嶽山)에는 직지사(直指川)가 있다. 418년 신라 눌지왕 2년 아도(阿道)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황악산에서 발원하여 김천 시내로 흐르는 직지천, 여기서 바라보는 해발 1,111m의 황악산은 너그럽고 후덕하다. 산이 거느린 자락이 넓고 넉넉하다. 그 넉넉한 자락이 직지사를 품고 있다. 명산에 대찰 명소이었으므로 학창시절 직지사는 단골 소풍 장소이었다. “이번 소풍은 직지사로 간다!” 선생님이 발표하면 우리는 실망의 억양을 가득 실어서 “아휴! 또 직지사!” 하며 단체로 한숨을 내쉬었다. 인물이든 자연이든 제 고향에서는 알아줌을 얻기 어렵다고 했던가. 늘 가까이 있으면, 대단한 것도 만만해지고 범상해진다. 만만해진다는 것은 내 안에 자만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위험이 끼어든다. 나도 목을 빼고 먼 바깥만 향하며, 내 주변의 가까운 것을 만만히 여기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특별한 반성을 했다기보다는 시간의 섭리에 따라 그리된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란 위대하다. 어떤 완강한 것도 누그러뜨린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나의 나이 듦이 감사하다. 경솔하여 만만했던 것들을 소중한 것으로 다시 보이게 한다.…
2023-05-08 10:3001. 대학 신입생 시절 동아리의 한 선배는 나 같은 시골 출신 촌뜨기 신입생 후배들에게 농담조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선배는 ‘이성에게 호감 얻는 법’, 요즘 식으로 말하면 ‘작업의 기술’쯤 되는 강의(?)를 해 주었는데, 재현해 보면, 대충 이런 거였다. “야, 너희들 시골에서 서울에 오니, 서울 여학생들과 사귀고 싶지? 그런데 촌놈이라는 열등감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을 거야. 서울 물정과 서울 인심과 서울 문화에 빨리 적응해서 서울 여학생과 데이트라도 한번 하려고 할 테지만, 그런 접근은 성공하기가 어려워. 서울에 십 년을 살아도 촌티는 잘 벗겨지지 않아. 정말 사귀고 싶은 멋진 여학생이 있으면, 화려한 카페나 주점에 데려가지 말고, 그녀를 야생화 피어 있는 들길로 데려가거라. 시골 출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뭐겠니? 그 서울 여학생에게 풀꽃 이름들을 하나씩 가르쳐 주며, 그냥 그렇게 걷는 것만으로도 그 데이트는 성공하게 되어 있다.” 우리 중에 누군가 장난기 섞인 질문을 했다. “좋기는 한데요, 그건 낮에나 가능한 데이트이지요. 저녁 시간 이후에는 산이나 들에 가 있기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좀 분위기 있는 주점이나…
2023-04-07 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