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예비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정책투어에 돌입했다. 15일 교총회관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교육계 인사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22일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동일 장소에서 같은 성격의 행사를 가진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도 교총과 정책토론회 개최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사회각계의 비중 있는 단체가 미래의 유력한 국가정치지도자를 초청해 교육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들어 보고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것은 국가와 교육발전을 위해 매유 유익한 일이다. 온 국민의 과잉관심이 교육에 쏠려있는 한국적 지형에서 정치지도자의 교육에 대한 해법과 비전 찾기 차원의 방향설정과 초기 정책구상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기본 사고의 틀을 벗어 던지지는 못할 것이지만 현장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데는 이것만한 것도 없다. 캠프에 포진하고 있는 자문인사들의 책상머리 아이디어와 실태조사만으로는 교육현장의 정서나 요구를 제대로 읽어 낼 수 없어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정책실험과 혼선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교육부문은 물론 정치와 많은 사회부문에서 이념적 경향성과 아마추어리즘이 성행하고 있고 교육의 논리가 실종된 지 오래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비전문가와 현장경험이 없는 정책입안자들에…
2006-11-17 16:19
30여년만에 전공과목인 동물자원과 교사로 부임했다. 학교 농장을 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별일 없이 한우사와 사슴사를 관리하고 있었다. 농장에는 담당기사들을 보조해서 장학금을 받으며 봉사하는 ‘당번학생’들이 배치돼 있다. 당번을 하면서 힘든 일은 요리조리 빠지는 잔머리의 달인 종선이. 비축해놓은 생초를 매일 뒤집어야 하는데 종선이가 겉만 살짝살짝 뒤집는 바람에 절반이나 썩어서 애써 벤 풀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당번을 그만두게 했더니 이번엔 더 큰 말썽을 부렸다. 종선이가 같이 일하던 학생들을 협박해 당번 학생들이 일시에 그만두게 된 것이다. 수업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10분쯤 지나 어슬렁거리며 교실로 들어와 수업 중엔 잠만 자고, 자지 않으면 잡담에 온갖 산만한 행동을 했다. 종선이를 벤치로 불러 한 시간이 넘도록 타이르기를 세 차례나 시도했지만 늘 그때뿐이었다. 어떤 선생님은 징계조치를 취하자고 했지만 그렇게 해서 고쳐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동물자원과 수업에 들어갔다. “교직 삼십년이 다 되어가도 이렇게 무능하구나. 종선아, 이리 나와라.” 종선이를 교단 앞에 세우고 “종선아, 내
2006-11-16 13:50지난 11월 7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는 예상을 뒤엎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하 교육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예상을 뒤엎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당시 교육계가 교육위원회를 시·도 상임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상황이었고, 제5대 교육위원 선거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교육자치법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할 타당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사중계 시스템을 통해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법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시작하면서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무거운 마음’이라는 말과는 달리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끝내 일을 저지르고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개정 교육자치법이 발효되어 정치판으로 바뀌어 가는 교육현장을 보면서도 그들이 계속 미소를 지을지 의문이다. 17명 중 15명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된 초보 교육위원회는 용감했다. 그들에게서 고뇌와 진지함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교육계로서는 교육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법률안이었지만 그들의 관심의 초점은 표결을 할 것인가, 관례에 따라 여야 간사의 합의를 존중하여 만장일치로 의결할 것인가에 있었다. 법안이 교육에 미칠 영향을
2006-11-16 13:49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본회의 상정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한국교총이 지난 20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이 법의 제정을 환영한다. 이 법은 중앙단위의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설립해 지역별로 들쑥날쑥한 보상기준을 전국적으로 통일시키고 종전 상호부조적 공제제도에서 사회보험 수준의 공적 보상체제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예방교육이 강화되고, 보상범위가 확대되고, 유치원생이 의무가입대상이 되며, 교원과 학부모에게도 보상 청구권이 주어지고, 간병급여 신설 등 급여종류가 확대되는 등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보상체계에 큰 변화와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 등을 통해 보완돼야 할 사항들도 많이 남아 있다. 구체적인 보상비 산정방법 및 지급기준, 의무교육기관 학생의 공제료 국가 부담 등 법률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원의 직무수행 안정을 기하기 위한 실질적 보호대책이 제시돼야 한다. 그 동안 학교안전사고 처리과정을 지켜보면 피해 학부모 측에서 무작정 사고의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전가하는…
2006-11-16 11:27지난 2일 이른 아침, 나는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과학앰버서더 특강을 위해 강원도 영월군에 소재한 옥동초등학교 조제분교로 출발했다. 버스에서 내려 영월터미널에서 조금 기다리니 조제분교에서 나오신 장용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장 선생님의 차를 타고 조제분교로 향했다. 산을 굽이굽이 돌아서 고씨동굴을 지나 분교로 향하는 길은 마치 영화 속 풍경 같았다. 조제분교는 1943년 인가되어 1948년 첫 졸업생을 낸 63년 전통의 학교지만 여느 시골마을처럼 학생들이 줄어들어 지금은 분교가 되었다. 이대로 학생이 늘지 않는다면 2009년에 폐교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작은 학교에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고, 학교에서 기능직으로 시설물을 관리하시는 기사님이 한 분 계신다. 학생은 아직 어린 막내 1학년 미선이, 한의사가 되겠다는 2학년 지연이와 3학년 승희, 그리고 축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5학년 두현이, 의사가 꿈이라는 6학년 민정이와 경찰이 되겠다는 승명이 모두 6명이다. 가건물 식으로 지어진 교무실에 들어가서 선생님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11시부터 학생들에게 태양에너지의 이용과 과학자의 길, 그리고 과학의 원리 등을 설명했다. 강
2006-11-13 09:28전국 단위 14개 교장단 대표와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단체 대표 및 전국교육위원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교육자치말살저지대책위원회가 삭발식을 단행하는 강한 반발 속에서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표결로 통과되었다.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시·도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 상임위로 통합하여 시·도의회 의원과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가진 교육의원으로 구성하되 교육의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계는 교육감·교육위원 주민직선제 도입에는 공감하지만 시·도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로 통합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지방교육의 책임을 맡게 되어 학교교육은 정치적으로 오염될 수밖에 없으며 교육행정이 일반 행정에 예속돼 교육의 전문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시·도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가 이원화돼 행정력 낭비가 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지난 1년 여간 충분히 논의를 했기 때문에 금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킬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되어 있는 시·도교육위원회를 폐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먼저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되는 시·도의원과 교육의원으로 시·도의
2006-11-13 09:27
왁자지껄하던 교실이 한바탕 파도가 지나간 듯 잔잔해진 뒤, 잠시 눈을 돌려 복도 쪽을 바라보니 부끄러운 듯 민희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민희는 지난 1학년 때 보살펴줬던 아이다. 민희는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머니와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가 파출부 일을 다니시는데 그나마 연세가 많으시고 자주 편찮으셔서 일을 못 나가시는 날이 많다고 했다. "웬일이니, 민희야? 어서 들어와." 나는 민희의 손을 잡고 곁에 앉혔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요." 어느 날 민희의 그림일기장에서 “선생님이 주신 예쁜 옷을 받고 잠이 오지 않아 만져보고 입어보고 몇 번을 하다 너무 아까워서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잠을 잤다. 선생님이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선생님 사랑해요" 하며 하트모양과 함께 예쁘게 그려진 그림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민희야, 할머니 건강은 좀 어떠시니? 언니도 잘 지내지? 일기도 잘 쓰고 있니?" 이것저것 얘기 나누다가 꼭 안아주었더니 민희는 내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예의 바르고 착하고 곧게 자라는 민희가 대견스러우면서도 못내 미안하기도 했
2006-11-13 09:22교육자치제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밀유지 속에 7일 국회 교육위는 현행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의 상임위원회로 흡수 통합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관한개정법률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불완전하나마 시행 17년째를 맞으며 교육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교육발전에 기여해온 교육자치제를 5.16군사혁명이후 또 한 번 퇴행기로 몰아넣는 순간이다. 시장논리와 정치의 논리에 경도된 일부 비교육전문가 정치인들의 아집과 횡포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교총 등 범교육계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긴급기자회견과 의원면담과 항의활동, 삭발식까지 단행하는 등의 저지활동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통합으로 인해 주민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도지사와 지방의원의 정치활동은 자연히 교육에 대한 개입과 통제권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교육의원의 의정활동이 청탁이나 협상 등으로 오염될 것이며 교육의원 스스로도 비례대표 등 차기를 보장받기 위해 교육적 신념을 저버리고 협조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통합은 또 지방자치의 원리에 입각한 독립적인 인사권과 정원관리권의 요구로 이어지면서 교원지방직화 논의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에
2006-11-09 16:59최근 들어 우리 국민들의 교육수요가 고급화되고 있다. 그래서 학교를 새로 지을 때 50년 뒤를 내다보며 고급 아파트 수준으로, 혹은 더 나은 자재를 사용하고 시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그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교사 1인당 학생수나 학급당 학생수, 그리고 교사 1인당 수업시수 등을 개선하는 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많은 돈을 내며 보내는 학원에서 강사들이 학생들을 돌보는 수준을 염두에 두며 계속 학교 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학생들의 인성지도를 위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개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발굴해 계발시키는 진로지도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등교 현실을 들여다보면 학급당 35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 전국적으로 초등교 31.3%, 중학교 27.2%, 고교 58.6%에 이른다. 초등교사의 경우 70% 이상이 주당 25~30시간 수업을 하고 있고, 30시간 이상 수업담당 교사도 10%에 이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교사 1인당 사무직원수도 OECD 국가에 비해 훨씬 낮아 교사들은 각종 공문 처리에 시달려 철저한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
2006-11-09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