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전되고 있다. 여야 대치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집권당의 실정과 무능을 비판하면서 장외집회에 주력하고 있고, 여당에서는 야당의 국회 등원거부를 비난하면서도 현안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회파행과 의료계 폐업 등 시국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 9월1일부터 제16대 첫 정기국회가 개회되었지만 숱한 민생문제는 뒤로하고 정쟁에 휘말린 채 국회 일정 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번 과외문제 위헌 판결 이후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뒷받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교육계는 교원정년 단축이후 교원수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고 교원연금법 개정 문제로 교원들은 불안해하고 불만에 차 있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시도에 따른 반발과 저항이 일고 있다. 이외에도 교육부총리제 도입과 교육세 시한연장, 교육재정 확충 방안 등과 관련된 논의와 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교원단체에서는 단축된 교원정년의 환원과 공교육 살리기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있다. 1년이상 끌어온 교직발전방안은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
2000-09-25 00:00교원의 교육활동중 신분을 보장하고, 학교안전사고에서 학생과 교사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종합적인 장치로 `학교안전망' 제도를 설치하기 위한 정부의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 제도에 대한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이번에 정부가 계획을 발표하게된 것은 학교교육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교원안전망은 그 동안 제기되어온 문제들에 대한 연구결과 및 정책제안들을 가능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교안전공제회를 전국단위로 단일화하는 문제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은 앞으로의 과제로 생각하고 계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예방적 안전망에는 교원불체포특권 및 교원예우규정에서 정한 교원에 대한 무고, 폭행, 협박, 명예훼손 등 교권침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사법당국에 협조 요청키로 했다. 학교분쟁조정위원회를 단위학교별로 설치하는 것과 교권침해교원보호를 위한 학교장의 전보내신권 부여 등은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학교분쟁조정위원회의 구성인원을 5명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학교규모나 지역사회 실정에 따라 인원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5명 이상 10명이하 정도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전적 안전망으로…
2000-09-25 00:00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이란 미명하에 공무원과 교원의 봉급을 삭감하고 특히 교원에 대하여는 정년을 3년이나 단축하는 등 고통을 강요하여 왔다. 이어 정부일각에서 흘러나온 공무원 연금법 개악설은 교원의 대량 퇴직사태를 부채질하였고, 교육공백과 교단황폐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은 심각한 교단의 동요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23일 한국교총이 주관하는 '학교바로세우기 전국교육자대회'에 참석하여 연금부담금의 일부 조정 외에는 결코 기득권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1만 3천여 전국 교육자대표 앞에서 천명한 바 있다. 우리는 대통령의 약속을 굳게 믿고 교단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진력하여 왔다. 그러나 1년도 채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연금법 개악 운운하는 정부의 태도는 40만 교육자를 포함한 91만 모든 공무원의 분노와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연금기금 고갈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첫째, 행정자치부도 스스로 인정하였듯이 국가의 전체 예산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적위주의 무책임한 구조조정에 따른 동시 대량 퇴직사태에 주원인이 있다. 1999년도의 공무원 퇴직인원은 9만5천명으로 97년 문민정부 시절의 3만4
2000-09-25 00:00제27회 시드니 올림픽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느끼는 바가 많다. 우리 정부가 과연 이 나라 체육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은 처음부터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예상은 모두 빚나가고 금메달 획득도 당초 목표와 너무나 거리가 멀게 되었다. 2002년 월드컵대회도 진실로 걱정된다.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세계적인 스포츠 지도자인 월드컵조직위원장을 강제로 사퇴시키는가 하면 최근에는 상암동 축구경기장 건설공사비가 조달되지 않아 공사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들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육성되어 온 구기종목들은 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설움 받고 아무도 돌보지 않던 취약종목 펜싱이 금메달을 딴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수백억원을 투자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올림픽 선수들의 훈련장인 태능선수촌에는 격려금이 21억원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체육의 뿌리인 학교체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체육은 빈사상태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체육회와 선수촌의 엘리트 선수에게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일선 학교 운동선수들
2000-09-25 00:00몇 년 전 담양읍에서 6학년을 담임할 때의 일이다. 서른 명이 넘는 우리 반 아이들은 한 달이 멀다하고 자잘한 말썽을 부려서 내 속을 뒤집어 놓곤 했다. 오죽하면 담임한 지 100일이 되던 날엔 약식으로 고사(?)까지 지내며 무사고를 빌었을까. 그 덕분인지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은 별 탈 없이 지내주었다. 하지만 그 효력도 잠시. 2학기가 시작되고 9월을 거의 보낸 어느 날 아침. 동학년 회의로 2, 3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3층 우리 교실 통로 쪽에 걸린 대형 거울이 박살이 난 것이다. 먼저 다친 아이가 없는 지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사고를 낸 자초지종을 물으니 대답이 가관이었다. 복도에 나와 내가 오나 망을 보던 녀석들이 거울 앞에서 그만 태권도 시범을 보이다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고를 친 세 명의 악동들이 똑같이 가운데 이름자로 `명(明)'자를 쓴다는 사실이다. 아마 훤한 거울 앞에서 몸 안에 흐르고 있는 기가 발동했던 모양이다. 우리 반 수재에 한 덩치하는 강명성, 오락 게임의 귀재 유명관, 사나이다운 서명진. 나는 확실한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현장검증(?)에 들어갔다. 전체 아이들 앞에서 당시
2000-09-25 00:00박사가 매년 8000명 이상 배출된다고 한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하는 박사만도 매일 5명이라니 우리 나라의 교육열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학위를 따고서도 대학이나 연구소 외에는 일할 곳이 없어서 박사 실업자가 늘고 있다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가고 있는 것 같다. 자원 중에서도 제일 좋은 자원은 사람인데, 이처럼 교육현장에서도 고비용 저효율의 인적자원 손실이 심각하다니 안타깝다. 배우는 것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배운다고 하지만 농경문화시대에나 가능한 대답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좋은 직업, 좋은 일터를 찾아 배움을 선택했고 질적 발전보다는 양적발전에 치중한 교육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적으로 동시화되고 공간적으로 지구촌화 돼 가는 지식정보화 시대가 됐다. 그러므로 획일적인 교육만으로는 경쟁시대에 버티기 힘들어졌다. 바로 열린교육에서 부르짖는 수요자 중심교육이요, 암기보다는 실천중심 교육으로 교육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즉 여러 줄 세우기 교육이 성공한다면 박사가 아무리 많이 배출되어도 대학의 강단만 찾지 않고 스스로 일할 곳을 만들 수 있어 고비용 저효율 시대를 벗어나 창
2000-09-25 00:008월말 39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니 그 길이 마치 꿈과 같다. 다른 능력은 시간이 갈수록 숙달되지만 교직은 묵을수록 퇴보만이 쌓이는 것 같아 항상 나의 무능을 부끄럽게 생각했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촌부로서 논밭에서 하루종일 일했다면 학습에 이처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했을까. 교실에 들어서기 전 `한가지라도, 한 명이라도 더 가르쳐야지'라고 생각하며 내 처지가 고마워서,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몰입하다가 내 자식을 갖게 된 후부터는 자식을 위한 일념으로 교육에 임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내 자식의 담임이 됐을 때, 나는 학부모로서 만족할 것인가'. 남의 자녀를 잘 가르쳐야 남도 내 아이를 잘 가르쳐 준다는 신념을 지키려고 애썼다. 연필 깎아 주고 옷 입혀주고 오줌싸면 닦아주고 똥 누면 치워주고 목욕 시켜주고 돌려가며 머리 깎아주고 손톱 깎아주고 또 다시 가르치고 또 다시 설명하고 입이 아파 벌어지지 않아도, 점심시간 전에 배가 고파 허리가 구부러져도 미친 듯이 매진하고 흠뻑 취해 즐거워했다. 정말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까워했고 해뜰 때 출근해 달을 보며 퇴근한 숱한 날 들이 순간처럼 느껴진다. 이 얘기는 결코 자랑이…
2000-09-25 00:00자라나는 세대에게 쏟을 수 있는 가장 값진 투자는 교육이다. 국가 간 선의의 경쟁이 국력으로 나타날 때, 교육은 국가의 장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내일의 역군이 청소년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역군을 키우는 사람이 교사라는 사실은 쉽게 잊어버리고 그 무거운 짐을 감당할 교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에 너무 소홀하다는 느낌이 든다. 새 천년을 맞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때, 교원의 사기가 꺾이고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도 예전만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평생 교단을 지키며 꿈나무들을 기르는 일이 자신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라고 자부하던 경륜 있는 교사들이 앞다투어 교단을 떠났고 또 얼마나 훌륭한 교사가 떠날 준비를 하는 지 모른다. 무엇이 교사들을 이토록 절망하게 했을까. 교육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이제 교육현장은 교육의 질 향상은 고사하고 교권의 실추로 학교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교육의 목표와 방향이 배움의 주체인 학생들에게 침투되지 않는 교실붕괴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수업 중이던 교사가 학부모에게 옆구리를 채이고 실신해 병원에 입원하고 교사가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히는가 하면 학생이 교사를 고발해 연행되는 등 연
2000-09-25 00:00"올해까지는 교원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명퇴자와 정퇴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 예상되므로(교원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가 교원 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는 초등학교 교단의 실상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와같은 교육부 교원정책 당국자의 인터뷰를 듣는 전국의 교원들과 학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KBS TV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3일 9시 뉴스에서 금년 2학기 들어 초등학교 교사 1만 2100명이 부족해서 2,000명은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임용하고, 나머지 8,000명은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나 정년, 명예 퇴직으로 교단을 떠난 교사들을 다시 6개월이나 1년 계약으로 채용하는 기간제 교사로 메웠다고 보도하며, 증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 임용과 이미 정년을 했거나 명퇴한 교사들을 기간제 교사로 임용하는데 따른 문제점과 함께 교원수급 정책의 잘못을 지적하였다. 교원정년 단축을 비롯한 교원정책의 잘못으로 야기된 교원수급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육부가 발간한 2000년도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금년도 교원수는 지난해 41만4천8백96명에서 3천7백6명이 늘어났으나 정년단축 전인 98년보다
2000-09-18 00:00얼마전 교육부는 과외의 폐단을 막고 공교육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교육재정의 확충이 필연적이라면서 2004년까지 향후 4년간 34.3조원의 추가 교육투자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추가 재원은 기존 제도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의 인상분, 예산절감 및 국가·지자체가 추가 부담하는 방안 등으로 28조원을 확보하고, 교육세 인상을 통하여 6.4조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재정경제부는 정기국회에 세제개편안을 제출해 놓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교육세법중개정법률안의 입법예고까지 있다.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 중 교육세제 개편안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금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등유분 특소세, 교통세, 담배소비세 및 경주·마권세분 교육세의 시한을 2005년까지 연장하고, 지방세분 교육세는 지방세로 전환해 탄력세율을 허용하며 답배소비세 및 경주·마권세의 세율을 각각 10%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등유분 특소세에 LPG 및 증유분 특소세도 포함시키고 있다. 이밖에 에너지세 개편 및 세정개혁 등을 통해 증수되는 재원을 활용하여 교육재정을 확충하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러한 세제개편 노력은 정부의 어려운 재정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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