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태백편(泰伯篇)에서 공자께서 "興於詩(흥어시)하며, 立於禮(입어례)하며, 成於樂(성어락)이니라" 라고 하셨다. “시에서 興하며, 예에서 立하며, 악에서 成하느니라”라고 하셨다. 다시 말해 시에서 흥이 생기고 예에서 일어나고 악에서는 이룬다" 하셨다. 한문교재연구회에서 발간(1980)한 한문∏에 보면 興於詩 (흥어시)를 풀이하면서 ‘詩는 사람의 흥기시킨다는 의미이고, 詩는 시경을 가리킨다’라고 되어 있다. 詩를 단순히 시경을 가리키는 것만이 아니다. 詩는 詩, 시경뿐만 아니라 모든 서적을 통틀어 하는 것으로 공자의 사상을 유심히 살펴보면 여기서의 詩는 ‘학문’, ‘배움’, ‘가르침’, ‘교육’이란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시에서 흥하다는 말은 학문에서 흥이 생긴다는 뜻이 된다. 배움에서 흥이 돋는다는 뜻이다. 교육을 받음으로 흥미를 가지게 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배워서 때때로 익히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고 하셨다. 책을 읽는 것에서 흥을 찾은 것이다. 글을 배움에서 기쁨을 얻은 것이다. 교육을 받음으로 신바람이 난 것이다. 이렇게 배우고 익힘으로 기쁨을 얻고 흥이 돋게 되며 나아가 立於禮(입어례
2009-01-18 19:14금요일 아침. 1교시 수업시간 5분 전이었다. 교실 문을 열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용히 자습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출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여학생이 아직 등교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얼굴은 희미하게나마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담임으로서 그 아이의 이름을 아이들에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들어 지각을 자주하는 이름 하나를 떠올리며 말을 했다. “○○이 아직 학교에 안 왔지? 오늘 또 지각이구나. 혼이 나야겠군.” 내 말이 끝나자마자 교실 뒤에서 누군가가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선생님, 저 지각 안 했는데요.” 그러고 보니, 내가 아이의 이름을 잘못 부른 것이었다. 나의 실수였다. 잠시 뒤, 그 아이는 지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각을 한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는 것에 화가 난 듯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러자 갑자기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단지 내가 이름을 잘못 불렀을 뿐인데 교실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어수선해 질지 몰랐다. 한편으로 담임을 맡은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아직 아이들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 것에 미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간신히 그 아이를 달래고 난 뒤, 아이
2009-01-17 17:50논어(論語) 안연편에 “君子(군자)는 以文會友(이문회우)하고 以友輔仁(이우보인)이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공자의 뛰어난 제자인 증자(曾子)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은 “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편의 시와 같다. 서로 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점층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以文의 대구가 以友이고 會友(회우)의 대구가 輔仁(보인)이다. 이 문장 전체의 핵심은 文이고 이 글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文은 무슨 뜻일까? 우선 단순하게 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 즉 배움을 말한다. ‘학문으로써 벗을 모은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하면 글을 배움으로 인해서 친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以文會友(이문회우)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교실에서 만나 무엇을 하나 글을 배운다. 글을 배움으로 친구를 얻게 되니 이 또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귀한 줄 모르다가 뿔뿔이 헤어지게 되면 글로써 얻은 친구들이 생각난다. 죽을 때까지 찾는 것이 글로써 만난 친구이다. 어려울수록 더욱 찾게 되는 것
2009-01-17 17:502009년 1월 9일(금), 우리 학교 도서관에 1,000여 권의 소중한 책이 들어왔다. 학교 예산으로 사온 책이 아니라 기증을 받은 도서이기 때문에 더욱 귀중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도서를 기증한 장기옥 박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중학교까지 고향에서 학교를 다니다 상경,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수학한 후 국가고시를 통해 교육관련 부서에서 첫발을 디딘 후 교육부 차관까지 지낸 유명인사이다. 여러 교육기관에서 관리자로도 봉사하셨고, 신성대학에서는 9년 동안 학장과 이사장으로 경륜을 펼치기도 했다. 일흔넷의 노령임에도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교육학과 교양 강의를 활발하게 하다가 작년에서야 강단을 떠났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 장 박사님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었던 나는 기대와 설렘을 갖고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나와 김학상 씨가 기증 도서를 받기 위해서 트럭을 몰고 그분의 임시 숙소인 평택의 작은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박사님은 미리 책을 다섯 묶음으로 꾸려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눈에도 평생을 공직과 교육계에 몸담아 오신 체취가 물씬 풍겼다. 다소 작은 체구에 인자한 얼굴은 전형적인 학자풍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책을 싣고자
2009-01-17 17:50"장학증서. ○○○ 위 사람은 품행이 바르고 학업 성적이 우수하여 서호중학교 제1회 졸업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으므로 소정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합니다. 2009년 2월 11일 서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지금 학교장은 장학증서 문구를 다듬고 있다. 장학금은 외부에서 주지만 학교에서는 상장용지에 장학증서를 만들고 수여할 제반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방학 중이지만 교장은 출근하여 졸업식, 신입생 소집 등 학사 일정을 점검하고 있다. 아니 웬 장학증서? 우리 학교는개교 3년만에 올해 처음으로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다. 교직원, 학부모, 학생 모두가 대견스러운 것이다. 그 동안 학교 표창이 전무하다시피 하다가 특히 작년엔 도 단위 표창 2개(연구학교 평가, 자원봉사 협력학교), 시 단위 표창 2개(독서발표, 학교 도서실운영)총 4개를 수상하였다. 학생들도 독서 대회와 그리기 대회 등 대외 행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퇴근 시간 무렵 학부모 두 분이 교장실을 방문하였다. 교장에게 작은 메모 쪽지를 내민다.뜻 깊은 제1회 졸업을 맞이하여 장학금을 수여할 독지가를 모은 것이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서부로타리클럽 회장, 바르게살기위원회 회장, 진흥노인대학
2009-01-17 09:46집이 좀 넉넉하다고 해서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에게 경고하는 말씀이 있다.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문공(朱文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家若富 不可恃富而怠學(가약부 불가시부이태학)-집이 넉넉하더라도 넉넉함을 믿고서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주문공(朱文公)께서는 가난한 자에게는 폐학(廢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고 부유한 자에게는 태학(怠學)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학문을 그치는 것도 문제지만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학문을 그치는 것이나 학문을 게을리 하는 것이나 둘 다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름을 빛낼 수 없다. 입신출세를 할 수가 없다. 현달(顯達)할 수가 없다. 성공을 할 수가 없다. 군자가 될 수가 없다. 학자가 될 수가 없다. 전문가가 될 수가 없다. 학문을 그치거나 게을리 하고서야 어찌 보배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나? 자신에게 보배가 될 수가 없고 가정의 보배도 될 수도 없고 세상에 기여할 보배가 될 수가 없다. 폐학(廢學)하는 이는 그래도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공부할 수 없다고, 형편이 어려워서 배우기를 그만 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태학(怠學)은 변명
2009-01-16 16:59논어에 “無友不如己者 (무우불여기자)”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 때문에 공자에 대한 오해가 많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어떻게 해석했을까? 無를 금지로 해석하여 ‘자기와 같지 못한 이를 벗하지 말라(無)’로 하면서 공자의 가르침을 왜곡하였음을 보게 된다. 정말로 공자께서 자기만 못한 이를 벗하지 말라고 하셨을까? 그건 아니다. 그것은 해석의 잘못에서 온 것이라 본다. 여기서 無가 금지의 뜻이 아니라 無뒤에 오는 문장 전체를 부정하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즉 友=不如己者(자기와 같지 않은 자, 곧 자기보다 못한 벗)에 대한 전체부정이 無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자기보다 못한 벗이 없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자기와 못한 벗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자신의 허물이 보이면 고치기를 꺼리지(憚改) 말라고 하신 것이다. 나 주위의 친구를 보라. 어디 자기보다 못한 자가 있더냐? 없다. 반드시 친구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 친구를 보면 자신의 허물이 생각나고 친구를 보면 자신의 잘못이 깨달아지고 친구를 보면 자신의 과오가 생각나니 친구를 보면서 허물이나 잘못이나 과오가 드러나면 지체 말고 고쳐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친구가 바로 나에게 의사가 되는 셈이다.
2009-01-16 08:53신문을 읽었던 내용 중에 기억난 것을 찾아봤다. 미국 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앤더슨과 스탠퍼드 대학의 존 가브리엘리가 19∼31살의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두 사람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증기-기차’ ‘턱-껌’처럼 서로 관련된 36쌍의 단어를 주고 외울 때까지 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앞쪽 단어 12개를 보여주고, 뒤에 올 단어를 몇 초 동안 기억해 보라고 부탁했다. 이어 다른 앞쪽 단어 12개를 보여주고, 이번엔 뒤에 오는 단어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그 뒤 시험을 치렀더니, 기억에서 밀어내려 했던 단어들이 실제로도 기억에 조금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사람들은 경험한 것을 모두 기억하진 않는다.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에 남긴다. 프로이트가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나로 제시한 데서 비롯된 ‘선택적 망각’이다. 선택적 망각은 무의식적으로, 하지만 정교하게 이뤄진다. 자기공명영상법(MRI)으로 찍어보면, 선택적 망각을 할 땐 뇌 속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반응은 감소한 반면 판단을 맡은 전전두피질은 뚜렷하게 활성화했다고 한다. 전전두피질은 행동을 억제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매개하면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곳이다. 역사 영
2009-01-15 11:23형편이 어려워 공부하기가 힘든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이 있다. 주문공(朱文公)이 “가약빈(家若貧)이라도 불가인빈이폐학(不可因貧而廢學)이라 - 집이 만약(若) 가난하더라도 가난으로 인하여 배움을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폐학(廢學) 즉 배움을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고 격려하고 있다. 한문(漢文)에서 불가(不可)는 ‘할 수 없다’ 즉 ‘can not'의 뜻이 있다. 위의 문장을 ‘아무리 집이 가난하더라도 가난이 배움을 그치게 할 수 없다’로 해석할 수 있다. 가난이 무엇이기에 배움을 그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 가난이 배움을 막아서는 안 된다. 가난이 책 읽기를 금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조금이라도 마음 아파하지 말고 낙심해서는 안 된다. 머뭇거리거나 뒤로 물러서서도 안 된다.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당당하게 생각하면서 배움에 더욱 힘을 가해야 한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을 통해 가난을 구차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난을 슬기롭게 잘 극복함으로 배움에 임한 두 사람이 있지 않은가? 진나라의 ‘차윤’과 ‘손강’이라는 분이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이 바로 가난 속에서 살아 왔다.
2009-01-15 11:22옛날소 너는 일도 않고 맨날 먹고 노니까 좋겠다. 요즘소 말도 마, 칸막이에 갇혀만 있어 답답해. 이젠 사료도 넌더리가 나. 옛날소 그래도 편해서 좋잖니? 요즘소 모르는 소리, 우리도 너처럼 겨울이면 가마솥에 쑨 여물도 먹고 여름이면 들에 나가 일하다 싱싱한 풀도 뜯어먹고 싶다구! 옛날소와 요즘소의 대화다. 우스개소리라지만 언중유골이라고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요즘소의 애환이 남의 일같이 여겨지지 않는다. 하긴 애물단지로 인기 급하락한게 어디 요즘소뿐이랴. 경제 한파로 인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청년 실업자들, 구조 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중년 가장들, 부도 위기에 있는 중소기업들, 쥐꼬리만한 월급에 치솟는 물가를 감당해낼 수 없는 서민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인지 소의 해가 밝았어도, 미키마우스 탄생 80주년이라며 떠들썩했던 쥐의 해처럼, 600년만에 한번 온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하던 돼지해의 특수는 볼 수가 없다. 이러니 올해의 주인이라고 찾아온 요즘소의 기분은 말씀이 아닐 터이다. 미국소가 들어오고, 세계 곡물값이 오르면서 사료값은 두 배로 뛰고, 소값은 폭락해 축산농가는 시름에 빠져있고…. 요즘소나 축산농가나 왕년의 잘나가던 그 때가
2009-01-14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