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린다. 새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인다. 은행나무잎이 흔들린다. 이런 아침은 정말 보기 힘든 좋은 아침이다. 상쾌한 아침이다. 온 국민이 비를 간절히 소망하니 단비가 쏟아졌다. 어제 오후에는 오랜만에 천둥 번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법 굵은 비가 쏟아졌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감사가 철철 넘치는 아침이다. 엊그제 중학교 때부터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로부터 안부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나 좋았다. 목소리는 변하고 있었지만 옛날의 목소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서로 안부를 물었다. 전화를 해도 편안했다.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친구가 참 좋은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친구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친구는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대할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 학생들은 우리 선생님들을 친구처럼 여기며 다가올 것이다. 친구는 자연스럽다. 꾸밈이 없다. 허물이 없다. 친구 사이의 무슨 허물이 있나? 있다면 그건 다 덮어준다. 莫逆之友(막역지우)라 거스름이 없다. 허물없이 친하게 지낸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허물없이 지낼 수 있으면 얼마나
2017-06-28 09:26어느 현장 초등학교 교사는 "내 심장이 뛰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한 바 있다. 아직도 그의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 선생님은 교육의 과정에 심장이 뛰는 감격을 맛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또, 자기만 알고 혼자 잘 되기 위한 교직생활이 아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수업을 나누는 연수, 강의를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 아들이 모두성장했기에지금은 불가능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내 손자가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은 살아있는 심장과 관계가 있다. 뜨거운 심장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공교육에서 '신뢰'라는 말이 낯선 단어가 되고 있다. 이에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졌고, 실망한 학부모는 내 자녀만은 잘 기르겠다는 교육신앙을 붙들기에 사교육 현장으로 달려가 돈으로 경쟁하는데 몰입해 버렸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은 학생들로 해금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찾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교육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그래서 대학은 합격해 진학하게 되지
2017-06-27 11:30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 세 가지 즐거움을 즐기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삼락이다. 전국 단위 조직인 한국교육삼락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산하 단체로 각 시도 교육삼락회가 있고 시군별로 교육삼락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삼락을 실천한다. 수원교육삼락회도 있다. 그런데 세월의 무상함이랄까? 회원들의 나이가 70대, 80대, 90대다. 한국교육삼락회는 1969년 만들어진 퇴직 교원(교사, 교감, 교장, 전문직, 교수)들의 모임이다. 법적으로는 사단법인으로 조직되어 있다. 수원시교육삼락회의 경우, 1979년 조직되어 현재까지 38년간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삼락회 활성화를 위해 회장과 사무국장을 60대로 선임하고 감사 두 분 역시 60대로 영입하여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얼마 전에는 6월 월례모임으로 가까이 있는 왕송호수를 다녀왔다. 수원교육삼락회 6월 활동 모습을 스케치해 본다. 야유회는 이미 예고되었고 장소 선정이 문제다. 버스를 대절해 멀리 가는 것은 금물이다. 연세가 많아 긴 시간 여행에 체력이 허용되지 않고 여행 도중 어떤 급한 상황이 생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수원 인근으로 정해야
2017-06-27 09:15간밤에 비가 내렸다. 촉촉이 비가 내렸다. 먼지를 씻어냈다. 폭염이 사라졌다. 무기력한 이들에게 새 힘을 주었다. 온갖 나무들과 식물들이 새 힘을 얻었다. 농부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농심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곧 더 많은 비가 내려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하루를 열어간다. 오늘도 물과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비를 애타게 기다렸을 때 내리는 비는 단비다. 목이 마를 때 마실 물은 금장옥액(金漿玉液)이 된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 단잠을 잘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단비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에게 찾아가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 목이 말라 갈증을 느끼는 학생을 보면 그들에게 다가와 시원스럽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선생님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될 것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겸손의 마음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류를 좋아한다. 하지만 하류가 더 좋다. 하류가 상류를 지배한다. 하류는 큰 바다를 이루고 큰 강을 만들어낸다. 실력이 쌓이려면 언제나 마음이 비워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빈
2017-06-26 09:40오늘 아침에 매일 같은 일을 하는 분을 만났다.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 최근 깨달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분은 매일 운전을 하고 요즘처럼 더위에도 지붕을 오르고 작업을 해야 하는 분이셨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니 매너리즘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을 뻔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고개가 끄떡여졌다. 우리 선생님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 봤다.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어느 티비에서 한 40대의 농부가 메뚜기가 미래가치가 있다고 하시면서 메뚜기를 집에서 키우는 것을 보았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분야의 일을 처음 시작해 새로운 길을 닦고자 하는 정신이 돋보였다. 머지않아 성공의 소식이 들릴 것 같았다. 선생님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매일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전문분야를 깊이 파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속에 보물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힘들다고 하지 않으면 편할지는 모르지만 교직의 흥미는 점점 잃게 되고 말 것이다. 가르침에 대한 방법도 연구해 보아야 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니 가르치는 본인도 지겹고 재미도 없고 배우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2017-06-24 00:22모두들 논에 나가 모내기를 하는 철이라서 각 마을의 유지되는 분들의 도장을 받는 일이 간단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나가서 어느 분이 어느 들판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만난다 해도 들판에서 도장을 받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유지들은 마을에서 무슨 소리를 듣게 될는지 또 어떤 의견들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서 서로 미루고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어려운 사정이 있었으니 사흘 동안에 약 30여명의 마을 유지들에게 도장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다른 장에다가 받아서는 안되고 꼭 한 장에 30명을 모두 다 받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주장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다툼이 있는 곳이라서 나중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알 수 없으므로 교육청에서도 이렇게 지시를 한 것이다. 어쩔 수가 없었다. 젊은 교사 두 명과 양쪽 마을에 사는 선배선생님 한 분씩이 모여서 이쪽 저쪽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도장을 받아 오는데 내일까지 가지고 가야할 서류가 아직도 한쪽 마을을 다 받지 못한 형편이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약 8 km나 되는 길을 걸어다니면서 먼 마을에서부터 도장을 받다 보니 마지막 봉서 부락에…
2017-06-24 00:21어제는 내 생전 처음 순천매산여고 장용순 교장 선생님의 제자를 사랑해 큰 사람을 기르겠다는 열정 덕분에 노벨물리학상을 탄 존 마이클 코스털리츠 박사의 강의를 듣고,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특강에서 노벨상을 받기까지는 '운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운' 도 생각해 보면 다양하다. 세상에서 운이 좋았던 사람도 태어나서 죽을 때가지 운이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남이 부러워 한 지위와 권력을 누렸어도 삶의 과정에서 언젠가는 지옥을 경험하는 사람도 많음을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처럼 운이 좋았다고 말 할 수 있다면 인류 문명사에 정신적 유산을 남기고 떠난 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 가운데 우리가 부러워하는 천재성을 가진 아인슈타인, 모짜르트,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정조 등 많은 사람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사람들이 가진 천재성은 타고난 것이어서 운으로 볼 수 있는가이다. 뇌가 달라서인가 아니면 그 무엇이 천재로 만들었는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아인슈타인의 뇌는 다른 사람보다 큰 것도 아닌 '사고 실험'의 산물이라는 게 학자들의 결론이다. 한편, 모짜르트의 천재성은 엄청난 '연습'의
2017-06-23 10:32새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바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물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지금 듣고 싶은 소리는 바람소리와 물소리다. 곧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들리리라. 매일 볼 수 있는 정원에 한 그루의 나무가 바로 은행나무다. 부채모양의 은행나무잎이 진한 녹색으로 변해간다. 이 녹색이 찬란하게 빛나다가 가을이 되면 노란 계절로 물들일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은행나무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은행나무는 뿌리가 깊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뿌리가 깊으면 태풍이 와도 넘어지지 않는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열매도 많이 맺는다. 가을의 은행을 보라 엄청 많은 열매를 보게 된다. 탐스럽기까지 하다. 선생님의 실력의 깊이가 은행나무 뿌리만큼 깊어지면 든든하게 된다.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가 있다. 주렁주렁 탐스런 제자들을 많이 양육할 수가 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잘 견뎌낼 수가 있다. 누가 뭐라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고요한 평안이 지속된다. 조용한 연구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뿌리가 깊어지기 위해서이다. 은행나무는 마주 서야 연다. 유명한 속담이다. 은행나무의 수나무와 암나무가 서로 바라보고 서야 열매가 열린다는 뜻으로, 사람이 마주 보
2017-06-23 09:48새소리가 들린다. 머지않아 비 소식을 알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구름이 하늘을 덮는다. 비올 구름이 형성될 것이란 징조인 것 같다. 모두가 바라는 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람을 오늘 아침에도 갖게 된다. 이른 새벽 글을 읽다가 버들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어릴 적 버들이 생각났다. 고향의 강가에 길게 늘어선 수십 그루의 버드나무가 떠올랐다. 강둑을 따라 걸으며 뛰놀던 때가 그리워진다. 이들은 언제나 강으로부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므로 언제나 푸르고 푸르렀다. 오늘 아침에는 버드나무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버드나무는 언제나 수분을 공급받기 위해 애쓴다. 그리하여 건강한 나무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언제나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풍성한 지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우리 선생님들이 언제나 지식의 수분을 섭취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에게 전문지식을 잘 전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지식의 강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에게 풍성한 지식을 전할 수 있다. 지식의 수분이 떨어지면 지식이 얕아져 천박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영양가 있는 지식 전수를 위해 언제나 수분을 공급받아야 할 것 같다. 버드나무는 언제나 푸름을 자랑한다. 그들의 푸
2017-06-22 09:43빠르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나에게도 별로 좋지 않은 습관이 생겼다. 잠들기 전에 못 다 읽은 뉴스를 챙겨 보거나 괜찮은 블로그를 접하게 되면 20∼30분은 후딱 지나간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을 넘었다고 한다. 또, 스마트폰 중독 위험을 알리는 기사도 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시간 도둑이 되고 있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모두가 스마트폰에 유혹당하고 있다. 한 학생은 스마트폰을 망설임 없이 사 두근대는 심장을 가라앉히고 경험을 해보니 이것이 바로 '신세계'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으니 가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폰 중독이 다시 한 번 섬뜩해진 건 김영하의 산문집 ‘보다’를 읽어 보니 작가는 스마트 폰을 '시간도둑'이라고 했다. 자세히 관찰하면 스마트 폰 현상에서 힘의 관계가 나타난다. 스마트폰에 무심할수록 힘이 강한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이다.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구직자나 직급이 낮은 직원, 그리고 거래처와 관계에서 ‘을’인 사람은 중요한 전화를 받지 않으면 타격이 크기에 스마트 폰에 의존하게 된다. 소위 약자들이 자발적으로 스마트폰에 시간을 바치면서 사용료를 내는 동안 부자들은 삼성의
2017-06-22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