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에는 어떤 말들이 오고 갈까요? 어떤 말들을 사용할 때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을까요? ‘감동적이야’ ‘도와줄까?’ ‘좋은 생각이야’ ‘고마워’ 같은 말이 가득한 곳이 당연히 행복한 교실이겠지요. 그런데 왜 이 당연함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꽃밭을 만드는 언어 흔히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욕이나 비속어를 쓰지 말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욕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는다고 행복한 교실이 될까요? 욕과 비속어를 쓰레기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쓰레기로 가득 찬 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열심히 쓰레기를 치웁니다. 쓰레기를 치우고 난 깨끗한 빈터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고 팻말을 세워 뒀습니다. 그러면 이제 쓰레기를 쌓이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그 팻말 옆에 떡하니 쓰레기봉투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주인은 고민하다가 더 강력한 문구와 함께 철조망을 쳐뒀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경찰에 신고함.’ 그런데도 사람들은 철조망 너머로 쓰레기를 던졌습니다. 주인은 고심 끝에 쓰레기를 치우고 꽃밭으로 가꾸었습니다. 새로운 팻말도 세웠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러자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습
2024-12-16 09:00지난달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학교장 및 교직원은 학생에 대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의 학생 생활지도에 필요한 인력 및 시설 경비의 예산 범위 내 지원 조항도 마련됐다. 애초 한국교총이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협력해 발의한 개정안(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때에는)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현장 체험학습과 교육활동 중 일어나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교원을 보호하고 면책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한 것은 큰 의미와 진전이 있다 할 것이다. 많은 교원은 이를 통해 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보호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선 법률 모호성을 해소해야 한다. 즉,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법률의 실질적 시행은 내년 5월이나 6월이 될 것이다. 개정안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가장 신경 써 준비해야 할 것이 법률 모호
2024-12-09 09:10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 수 감소가 교육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일반고에 불합격한 학생이 26년 만에 ‘0명’을 기록했고, 경북 일부 고교는 외국인 유학생 72명을 선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취업률에 목매선 안 돼 고교 3학년 학생 수는 이미 30만 명대로 줄어든 지 오래다. 특히 특성화고는 이러한 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설립 취지였던 ‘취업’이라는 목표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학생이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으며, 특히 중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특성화고는 수시모집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가 마이스터고 설립과 협약형 특성화고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부분 특성화고의 취업률과 학생 선호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들은 생산직 채용 시 군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특성화고 학생은 졸업 후에도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 중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중소기업에 취
2024-12-09 09:10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디지털 과몰입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방향은 ‘디지털(헬스) 리터러시 역량 교육’과 ‘건강역기능에 대한 사전주의 원칙 적용’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중요해 AI나 정보화 사회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교육 혁신과 접근성 향상으로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사회적, 윤리적, 건강 역기능적인 부분도 초래될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AIDT 도입을 피할 수 없다면, 학생과 교사가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가 글을 모르면 문맹이라고 하듯이,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컴맹이라고 할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적절하게 탐색, 분석, 활용,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능력과 소양을 의미한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하는 이 시점에서 인간 존엄성의 원칙, 사회 공공선의 원칙, 기술의 합목적성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AIDT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가 먼저 교육돼야 한다.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
2024-12-09 09:102024년 9월 28일. 1957년생인 친구들 23명이 1939년생 정주영 선생님과 1942년생 사모님을 모시고 대천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74년 5월에 수학여행을 다녀왔으니 실로 50년 만의 수학여행이었습니다. 이제는 대부분 현역에서 은퇴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얼굴에는 잔주름도 보였고, 머리가 허옇게 된 영감님도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대머리가 됐어도 아직 동안을 유지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매년 스승의 날 즈음이면 은사님 내외를 모시고 저녁 식사하는 것을 졸업 후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올해도 스승의 날 식사 모임을 하던 중 어느 친구가 졸업여행을 제안했고, 뜻을 같이한 친구들이 은사님의 연세를 감안해 우리 모교가 있는 송탄에서 두 시간 내외에 도착할 수 있고 걷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 대천 유람선 탑승, 예산 수덕사 코스로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우리 모교는 평택 송탄에 있는 효명고교로 재학할 당시에는 실업계와 인문계가 같이 있는 종합고등학교였습니다. 실업계인 기계과, 건축과, 전자과, 상과가 있었고 인문계인 보통과가 한 반씩 설치돼 있어 50여 명의 친구들은 좋으나
2024-12-09 09:00학교폭력예방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교폭력의 정의를 살펴보자. 학교 내외에서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대부분 학교폭력으로 접수해 처리한다. 가족 여행 중 해외에서 현지인과의 다툼이 있어도 학교폭력으로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학교폭력의 정의를 축소하고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자. 용어부터 바꿔야 학교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위해 선생님들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행정적인 지원을 위한 교직원도 함께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그런데 학교라는 단어에 폭력이라는 단어가 결합돼 학교폭력은 폭력을 일으킨 학교의 문제로 보게 만든다. 학생 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교사 문제로 해석하게 한다. 학교폭력 사안은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지금은 학교 내외에서 일어난 모든 사안을 접수한다. 사이버상에서 일어난 일까지도 모두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해서 처리해야 한다. 정확히 처리하지 않는 경우 문제가 된다. 교사는 수사권과 사법권이 없다. 교사 개인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권한도 주지 않고 무조건적인 처리만 바라는 것은 문제다. 개선이 시급하다. 학교폭력 사
2024-12-09 09:00“선생님, 귀신이 마우스를 움직여요!” 평소처럼 블로그 글쓰기 교육을 할 때였다. 그런데 한 학생이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닌가. 자신은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 화면 속 마우스 포인터가 움직이더란다. 담임교사인 내가 바로 출동했다. 정말로 마우스 포인터가 춤을 추고 있었다. 이게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람? 눈을 질끈 감으며 심호흡했다. 그리고 어릴 때 읽었던 추리 만화를 떠올렸다. 이야기 속 소년 탐정은 항상 이렇게 소리쳤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라고 말이다. 나도 오른손으로 안경테를 잡으며 학생들에게 외쳤다. “손 머리 위로!” 수업 중에 일어난 일 모든 학생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랬더니 귀신같이 마우스 포인터가 멈췄다! 학생들에게 다시 손을 내려보라고 했다. 그러자 다시 마우스 포인터 귀신이 등장했다. 이제 확실히 알겠다. 범인은 유령이 아니었다. 진짜 범인은 바로바로 ‘무선 마우스’였다. 필자는 학기 초에 반 학생 수만큼 마우스를 주문했다. 예산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비싼 제품을 사줄 순 없었다. 그래도 필자가 누구인가. 명색이 ‘알뜰살뜰 구구샘’ 아닌가. 온갖 사이트를 뒤져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유선과 무선…
2024-12-09 09:00AI 디지털교과서(AIDT)는 학생 개개인의 학업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개인화된 맞춤형 교육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새로운 혁신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민간 사업자가 AIDT를 개발·운영하면서 학생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 또는 프라이버시 관점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AIDT 혁신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초·중등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법에 따른 의무 준수 중요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및 프라이버시 수준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이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AIDT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출발점은 법 준수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수집·이용’, ‘제3자 제공’, ‘목적 외 이용·제공’으로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각호의 사유에 해당할 경우에만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합법적 처리 근거는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
2024-12-02 09:10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우리의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대한민국 문학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입증한 역사적인 사건이며 K-문화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경사 중의 경사다. 주입식 이론 교육 탈피 시급 더불어 그의 성취는 우리 교육이 이뤄낸 귀중한 결실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 교육계는 이 영광스러운 성취를 디딤돌 삼아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다음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획일화된 교육과정, 재단된 외울 거리를 던져주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된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왕성한 호기심과 실험정신을 키워왔다고 한다. 주입식 이론 교육에서 벗어나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연구는 대부분 10년, 20년이 넘는 긴 시
2024-12-02 09:10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교육공무직 등의 파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연례화되고 있다. 지난달 21~22일 대구지역 학비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학교 돌봄·급식 등이 차질을 빚은 데 이어 6일엔 전국학비연대가 1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학교 현장은 이러한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지난해에도 대전지역 학비노조 급식 조리원의 장기 파업으로 초등학생들이 두 달 가까이 시판도시락을 먹는 일이 발생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은 식단의 위생 상태 보장과 균형 잡힌 영양소 공급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중요한 급식이 차질을 빚는다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학부모들이 학교 복귀 반대 청원서와 전근 동의 서명서를 교육청에 전달하고 국민청원에 나섰을까. 미래 시대를 책임지는 학교가 언제까지 파업 대란에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학비노조원들도 힘든 업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권은 존중돼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부정적인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바로 학생을 볼모로 하기 때문이다. 굳이 학기 중에 파업을 강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2024-12-02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