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백신 예약. 예비군·민방위 대상자들을 위한 백신을 예약했어요. 저학년 담임이 아니라 백신을 맞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해서 예약을 시작했을 때 열심히 클릭했지요. 백신 예약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가 나와요. ‘교사 대상 화이자, 모더나 접종!’. 더 기다릴 걸 그랬나요? 항체 생성률이 66%라고 알려진 얀센 백신보다는 90%대의 항체 생성률을 보이는 화이자, 모더나가 더 좋아 보이더군요. 화이자, 모더나가 부럽긴 했지만, 얀센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면 제일 뒷순위로 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은 선생님들은 제일 뒷순위로 밀렸으니까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냥 예약한 대로 접종을 했어요. 접종 전, 얀센 백신을 접종한 다음 이상이 생긴 사람들의 뉴스가 올라오더군요.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불안해져요. ‘혹시, 나도 이상이 있으면 어쩌지?’, ‘백신을 맞고 병원에서 꼭 대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사례 중에 하나. 아주 적은 확률이라도 큰일을 앞두고 불안한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얀센은 엄청 아프다는 소문까지 들리더군요. 어른이 주사를 맞고 울면서 나왔다고
2021-06-24 15:13반가운 목소리는 옛적으로 기억을 되돌리기에 충분했다. 선생님이 되었나 싶었는데 영양사가 되었단다. 명랑한 성격도 예전과 다름없는 것 같다. 결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삼십여 년 만의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진한 그리움의 발산이었다. 고마운 나의 제자, 은영이 1981년 5월 첫날, ‘복사꽃 피는 곳은 어디나 고향 같다’란 시구를 떠올리며 부임한 곳은 의성군 금성초등학교였다. 콘크리트 벽, 아스팔트의 거리와는 전혀 다른 농촌의 봄 풍경은 새내기 선생님을 설레게 했다. ‘일학년 일반’ 교실, 마흔여덟 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그저 귀엽고, 재잘거리던 소리는 아름다운 선율의 합창이었다. 은영이는 키가 작음에도 일학년 일반 대표 릴레이 선수였고 똑똑했다. 세월이 흘러 은영이가 5학년이 되던 해, 웅변 지도를 담당했다. 처음 맡은 업무라 5월 대회의 출전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우선 은영이를 연습시켜 대회에 내보내기로 정하고 웅변 책 몇 권을 읽어가며 원고 한 편을 완성했다. 독학으로 제스처, 높낮이 등을 익혔다. ‘궁즉통(窮則通)이라더니….’ 완성된 원고로 학교에서 가르치면 복습은…
2021-06-24 15:10"신고당했다고 우리 애가 가해학생인가요?" "아니요. 지금은 모두 관련학생이고요, 가해학생인지 피해학생인지는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폭위가 결정합니다." 학교폭력 업무를 해본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나눠봤을 대화이다. 신고를 당한 학생의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무심결에 ‘가해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거나, 가해학생임을 전제로 대화를 하면 해당 학부모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학교가 공정성, 객관성,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이미 우리 아이를 가해학생으로 단정짓고 사안을 처리한다고 민원을 제기할 것이다. 이에 학교폭력 사안처리가이드북에서는 학폭위 개최 전에는 신고학생, 피신고학생을 모두 ‘관련학생’이라고 지칭하고, 학폭위가 개최돼 학교폭력을 인정하면 ‘피해학생’, ‘가해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학폭법 제16조 23일부터 시행 그런데 2021년 6월 23일부터는 신고만 하면 누구나 ‘피해학생’ 지위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상대가 학생이든 교사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2021년 6월 23일부터 시행하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는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사건을 인지한 경우 피해학생의 반대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
2021-06-17 17:53아직 6월이지만 날씨는 한여름처럼 무덥다. 운동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체육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표정은 한없이 밝다. 한편으로는 그 모습이 안타깝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급수대도 운영하지 않아 금방 지치는 아이들. 갈증을 달래주기 위해 담임 선생님들이 미리 생수를 준비해 나눠주는 모습을 보며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다. 3분의 2 등교… 불안 여전해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교육부의 정책과 상관없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3분의 2 등교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 문제와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학부모님들의 요구도 있었고, 같은 이유에서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주에만 해도 인근 초등학교에서 확진 학생이 나와 몇몇 학생은 수업 중간에 연락을 받고 검사받으러 가야 했다. 다행히 감염이나 격리 대상은 없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등교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만약 학교에서 발생한다면 그것을 감당하는 것 역시 학교의 몫으로만…
2021-06-17 17:43지난주(14일~18일) 사이버 학교폭력 예방 교육주간을 보냈다. 사이버 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단위학교의 예방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학교별·지역별로 사이버 폭력의 근절과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너무 조용히 지나간 것 같아 아쉽다. ‘과도하다’ 할 정도로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주간 관련 기사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등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데 말이다. 사이버 폭력 예방은 학교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피해 사례 갈수록 증가 추세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뉘듯이 학교폭력의 양상도 크게 변했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확대는 과거 물리적 폭력으로 대표되던 학교폭력을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왔다. 사이버 학교폭력과 사이버 교권 침해 사건도 급증하는 이유다. 사이버 폭력이란 ‘정보통신 기기나 온라인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모든 유형의 폭력’을 뜻한다. 즉, ▲사이버 언어폭력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따돌림 ▲사이버 갈취 ▲사이버 스토킹 ▲사이버 영상 유포 등이 있다. 올해 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0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교폭력 피해 유형 중 사이버
2021-06-17 17:39제가 아이들을 가르친 지도 어느덧 20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교직을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은 커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거나 여유 있을 때가 되면 따뜻한 커피믹스가 생각나는데 커피 하면 떠오르는 제자가 한 명 있습니다. 교대생 때는 잘 먹지 않았는데 사회에 나와서는 그 횟수가 늘었고 요즘은 2~3잔을 꼭 마시곤 합니다. 그리고 그때 그 제자 때문에 커피가 더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경기도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학교로 발령 난 것은 교대에서 실습할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순수한 시골 아이들을 만난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아이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선생님을 하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졌고, 신규 때 3학년 아이들이 사랑스러워서 가끔 안아주기도 하고 업어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화가 나더라도 벌을 서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 화가 도로 쏙 들어가곤 했습니다. 또, 눈처럼 순수하고 호수처럼 맑은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함께 어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발령을 받고 두 번째 해인 2004년에 6학년을 처음 맡았습니다. 저에게는 6학년이 생활지도가 힘들다는 불안보다는 첫 제자가 생긴다는…
2021-06-15 15:58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학생들은 진로상담, 진로 심리검사 등을 통해 체계적인 진로교육 서비스를 지원받고 있다. 진로교육법 제4조 2항에는 진로교육의 기본방향에 대해 ‘모든 학생은 발달 단계 및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로 제시하고 있으며, 제5조 2항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무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북한 이탈 주민,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진로교육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모든 학생을 위한 진로교육 2018년 ‘진로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2020년 3월부터 특수학교(중학교·고등학교 과정)에도 재학생들의 진로교육을 전담하는 진로전담교사가 배치돼 있다. 특수학교 진로전담교사들은 특수학교 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진로교육 설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로상담, 진로 체험, 진로 정보 제공 등 전문적인 진로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진로교육이 모든 장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몇 가지를 제언하고 싶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희망 직업을
2021-06-10 14:382학기 전면등교. 교직원들은 7~8월 중에 백신 접종을 마친다고 해요.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만, 학교 현장도 전면등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해요. 유료로 바뀌는 온라인 플랫폼은 교사들이 학교 예산을 걱정하게 만들어요. 다른 플랫폼으로 바꾸거나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쓰면 되지만, 지금까지 사용했던 플랫폼처럼 제대로 작동할지는 모르겠어요. 물론, 온라인 수업은 플랫폼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대면 수업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교사를 답답하게 만들어요. 학부모 관점에서도 온라인 수업은 정말 답답한 일이에요.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들만 집에 있고 온종일 온라인 수업을 하는 상황은 어깨를 축 처지게 만들어요. 컴퓨터 한 대를 앞에 두고, 부모 없이 온라인 수업을 하는 상황. 아이들은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지요. 코로나19 전까지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습관을 잘 만들어 놓은 아이들이라도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을 단속하며 공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어른들도 온라인으로 화상 회의를 하면 딴짓을 하기 쉬운데 아이들은 오죽하겠어요? 아이들 입장은 어떨까요? 마스크를 쓰는…
2021-06-10 14:31서울 소재 8개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가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재지정 처분 취소 1심 행정소송에서 모두 승소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학교법인 경희·한양학원이 재단 운영 자사고에 부당하게 재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고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양 재단에서 운영하는 경희고와 한양대부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나머지 6개교도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서울 자사고 8곳 모두 승소 이들 8개 자사고는 서울교육청으로부터 2019년 이전 5년간의 운영 실적을 토대로 한 재지정 평가에서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자사고는 평가계획 매뉴얼에 따른 자체 운영성과보고서 제출 직전에 서울교육청에서 갑자기 평가 점수와 항목을 변경한 데 대해 의도적 불공정 평가라고 반발·불복해 8개교가 둘씩 나눠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했고, 서울교육청은 전패(全敗)했다. 이번 판결로 2019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서울교육청이 평가 기준(배점·항목)을 변경·소급 적용한 것은 입법 취지의 본질에 반하며, 위법·불공정성·권한 남용이라는 법원 판결 취지에 대한 국민 공
2021-06-03 15:42‘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1월 27일 제정됐다. 1년 후에는 50인 이상의 사업장에, 3년 후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재 시행령을 만들고 있다. 중대재해란 재해 중에 사람이 사망하거나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다수의 중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 등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당하는 산업재해와 장소 불문하고 일반 시민들이 당하는 시민재해로 구분된다. 전례 없는 무거운 책임 규정 법은 시민재해를 제외한 산업재해를 학교에 그대로 적용한다. 처벌의 정도를 보면 재해 중 한 사람이라도 사망자가 나오면 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최대 10억 원까지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책임자가 재해 발생에 중대한 과실‧고의가 있는 경우 피해자에게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전례 없이 무거운 책임을 규정한 것이다. 이 법의 학교 적용에 대해서 찬반의 양론이 있다. 찬성론은 재해 발생에 대한 학교장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종사자의 안전권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론은 학교 사업은 대부분 법령에 따른 것으로 학교장에게 사업 여부의 선택권이 없음에도 사업 시행 시 발생하는 재해에 대해서 책
2021-06-03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