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인간 학문(學問)의 출발점은 글자 그대로 질문(問)이다. 우리 인간은 원래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두 살배기 손자는 온종일 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지구에 이사 온 지 2년을 갓 넘겼으니 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신기하고 궁금할 것이다. 인간은 원래 호기심이 많고, 질문하기를 좋아하며, 탐구를 즐기는 호모 퀘스티오스(Homoquestius)이다. 학습은 바로 이러한 뇌의 구조와 본능에 부합할 때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어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이 있다. 인간은 본래 질문하는 존재이지만 좋은 질문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의 “왜?”가 처음에는 단순한 놀라움의 표현이라면, 성장 하면서의 질문은 점차 비교하고, 연결하고, 의심하고, 재구성하는 수준으로 깊어진다. 호기심이 질문의 불씨라면 이 불씨를 키우는 땔감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지식과 경험이다. 머릿속에 축적된 개념과 경험, 언어와 정보가 풍부할수록 질문은 더 정확하고 깊어지며 창의적으로 확장된다. 질문하는 능력은 타고난 호기심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지적 토대가 갖춰질 때 제대로 자라난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의 하나가 질문하는 능력이라
2026-08-05 10:00
프롤로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지리 교사로서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장소 중 하나였다.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많은 지리 교과서에 실려 있는 그 사진이었다. 지면을 뚫고 치솟는 거대한 물기둥,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간헐천의 그 장면은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는 직접 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으로 남아 있었다. 지구가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눈앞에서 체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여행의 첫 번째 동기가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장소 자체가 갖는 의미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1872년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보전이라는 철학이 처음으로 법제화된 장소이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인간이 자연을 개발과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대에 이 땅만큼은 있는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결단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 냈는지, 두 발로 걸으며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을 결정적으로 이끈 것은 아이들을 위한 주니어 레인저(Junior Ranger) 프로그램 워크북의 존재였다. 옐로스톤을 방문하기 전후로 꾸준히 접해 온 이 프로그램은 교육자로서 큰 영감…
2026-08-05 10:00
국제공동수업을 통한 독도·통일교육의 필요성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배우는 의미 있는 기간이다. 이러한 교육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공동의 주제를 탐구하고 협력하는 국제공동수업은 이러한 교육을 더욱 의미 있게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기반이 된다.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은 학생들이 우리 영토와 역사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해외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세계시민 역량을 함양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필자는 국제공동수업과 연계한 독도교육과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역사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2026-08-05 10:00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를 교육 때문에 선택하는 도시로 바꾸겠습니다.” 지난 6월 3일 치러진 세종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강미애 교육감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혁신’도, ‘진영’도 아닌 ‘교육’이었다. 그는 세종교육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로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저하를 지목했다. 정치보다 교육을 선택한 세종 시민들 세종시교육감 선거는 이번 전국 교육감 선거 가운데서도 유독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까지 10여 년 동안 세종교육을 이끌었던 최교진 전 세종시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 중인 상황에서, 최 장관과 인연이 깊은 후보와 맞붙었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최 장관의 특정 후보 개소식 참석과 SNS 댓글 논란까지 불거지며 정치적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강 교육감은 선거 내내 자신을 진보도, 보수도 아닌 ‘교육당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는 “교육감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난 정책 중심의 선거를 강조했다. 당선 직후 만난 그는 “한순간도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통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여론조사 숫자보다 현장에서 느낀…
2026-07-07 10:00
2010년 교육감 직선제가 전국적으로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다. 당시 제도 도입의 취지는 분명했다. 교육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주민들이 직접 교육행정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함으로써 교육자치와 민주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방자치의 확대와 함께 교육자치 역시 주민의 손으로 완성하자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다섯 번의 선거가 남긴 불편한 질문 실제로 교육감 직선제가 남긴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과거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이 강했던 교육행정이 일정 부분 독립성을 확보했고, 주민들이 지역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는 계기도 마련했다. 교육복지·혁신교육·고교학점제·미래교육 등 다양한 정책 실험이 가능했던 배경에도 교육자치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교육을 국가의 하위 행정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결정하는 자치의 영역으로 인식하게 된 점 역시 직선제가 남긴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는 도입 취지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실제 운영 결과가 중요하다. 다섯 차례의 교육감 선거를 거친 지금, 우리는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는가. 아니면 정치적 갈등과 비효율만 키운 채 민주주의라는 명…
2026-07-07 10:00
이번 민선 5기 교육감 선거에서도 여전히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 검증보다는 정치 성향과 선심성 공약 중심의 조직적 선거운동이 당락을 결정했고, 후보들 사이의 고소·고발 등 4년마다 되풀이되는 이념 갈등이 지속됐다. 이번이 역대 가장 비교육적인 교육감 선거라는 평가도 있다.1 특히 이번 교육감 후보자들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믿고 10~100만 원의 현금 등을 지원하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심지어 학부모 부담과 교육청 예산을 매칭해 최대 5,000만 원 펀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등장했다. 재원조달의 책무 없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전해 주는 재원으로 운영되는 시도교육청의 교육자치를 위해, 추가로 엄청난 선거 비용과 혼탁한 혐오 경쟁으로 유발되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며, 직선제로 교육감을 선출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글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교육감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물어보고 개방형 공모제라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육감이 갖춰야 할 덕목 _ 무엇이 우선인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은 자주…
2026-07-07 10:00
전문성 향상과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원이 늘고 있습니다. 대학원 형태에 따른 복무처리, 연수휴직, 학위취득 실적 인정 기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대학원 수강 복무처리 •주간 대학원 -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외출·조퇴·연가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증빙자료를 첨부해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 - 학교장의 허가 없이 근무시간 중 대학원을 다녀 취득한 석·박사학위 논문은 원칙적으로 연구실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됨. - 본인의 연가일수를 초과해 대학원 수업에 참여할 수 없음. •야간 또는 계절제 대학원 -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출장(연수)’으로 처리할 수 있음. - 다만 출장비나 시간외근무수당은 지급되지 않음. - 야간대학원이라 하더라도 장거리 통학으로 퇴근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출발해야 하거나 주간대학원 수업시간대에 운영되는 경우에는 학교장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주간대학원 복무기준을 적용할 수 있음. 국내 연수휴직 •휴직 요건 - 교육부 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한 국내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만 가능함. - 야간수업·계절수업 및 시간제수업은 제외됨. 또한 교
2026-07-07 10:00
6월 3일, 교육감 선거가 끝났다. 언론에서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진보 10명, 보수 6명이 당선됐다고 평가한다. 수도권 3곳을 포함해 진보가 우세했다는 평이다. 현장 교사로서 교육감 선거는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교사는 이 선거의 유권자이면서 정치적 금치산자다. 후보자의 정책에 찬성도, 반대도 공개적으로 표명할 수 없다. 다른 공무직·일반직 노조들이 지지 후보를 공개 선언하며 선거판에 뛰어드는 동안, 교원단체는 후보자와의 간담회 형식으로만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교육감 후보자들이 교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없는 현실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발언권 없는 유권자를 진지하게 상대할 정치인은 없다. 교사는 ‘투표는 하지만 목소리는 낼 수 없는’ 존재로, 선거가 끝나면 당선된 교육감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는 일선 관료이다. 교사는 침묵해야 하는 교육감 선거 교육감 선거는 정당을 표방할 수 없다. 그런데 언론은 선거 내내 진보·보수로 후보를 구분하여 보도한다. 후보들은 파란색·빨간색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불리하다 싶으면 흰옷으로 갈아입는다. 선거 용지에 정당과 기호가 표기되지 않는 등 깜깜이 선거라 부르지만,…
2026-07-07 10:00
국가 재건과 인적 자원 개발의 변곡점 1960년대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개발도상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국가 재정은 늘 부족했다. 그러나 불과 20년 남짓한 시간 동안 한국은 중등교육을 사실상 보편화하고, 산업화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의 성취는 흔히 대학 진학률이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로 설명된다. 하지만 그 토대는 1960~1970년대 국가가 추진한 일련의 교육정책 속에서 형성되었다. 중학교 입시 폐지와 고교평준화, 직업교육 강화, 산업체 부설학교와 방송통신학교의 도입, 그리고 지방 국립대학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모두 이 시기에 등장했다. 이 정책들은 한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지만, 동시에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1960~1978년 한국 교육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함께 살펴본다. ‘무즙 파동’이 바꾼 교실 _ 중학교 입시 폐지와 평준화 정책 1959년 초등 의무교육의 완성은 대규모 초등학교 졸업생을 배출하며 중학교 진학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1960년대 우수한 중학교와 명문 고
2026-07-07 10:00
징비록은 과거를 비난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성찰의 기록이다. 교육감 선거를 직접 경험한 지금, 필자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남기는 일 역시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 이 글은 누군가의 승패를 평가하거나 특정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오랫동안 교육행정 현장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이번 선거를 직접 치른 한 사람으로서 선거 과정에서 확인한 몇 가지 사실을 기록해 두고 싶을 뿐이다. 필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국제교육기구를 오가며 교육정책을 다루어 왔다.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은 믿음은 하나였다. 교육은 정치가 아니라 배움과 성장을 통해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에 나서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철학과 정책이라고 믿었다.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무너진 기초학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선거의 중심이 되리라 기대했다. 지금 돌아보면 정책 경쟁이 선거를 이끌 것이라 믿었지만, 무엇을 알릴 것인가 보다 어떻게 알려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현실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다…
2026-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