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선생님 맞으시죠? 여기 T 경찰서입니다. 학부모가 아동폭행과 상해로 고소를 했어요. 서에 한 번 나오셔야 하는데….” 2017년, 나는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혔다며 경찰에 고소하고,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일을 겪었다. H 부모님께서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며 협박한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담담할 줄 알았지만, 이 과정이 마무리되는 1년여 기간 동안 답답함·자책·분노·두려움 등의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혹시 잘못되어 교사를 못할 수 있다는 실존적 위협에 처했었다. 이는 주변 동료교사들까지도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건은 타인에게 드러내기 힘든 치부로 여겨져 감춰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박사과정에 있던 나에게 지도교수님은 개인적인 일로 보이는 이 사건을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해 보길 권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에 대한 성찰적 글쓰기와 학문 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러한 일이 운이 나쁜 누군가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육체제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임을 깨달았다. 연구…
2025-12-04 10:00
학생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서, 양측 모두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사 과정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절차상의 문제를 삼거나, 일부 학부모는 교사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더해 아동학대 신고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사안이 학교폭력, 아동학대, 교육활동 침해의 경계에서 얽히며 결국 ‘법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교육현장이 점점 사법적 판단에 기대게 되는 현상, 바로 이것이 오늘날의 ‘교육(학교)의 사법화’입니다. 교육의 사법화 시작, ‘학교폭력’ 학교폭력 사안은 교육의 사법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2004년 제정 후 20년간 스무 번도 넘게 개정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불복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에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불복하여 제기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총 6,400여 건입니다. 행정심판은 2021년 1,295건에서 2023년 2,223건으로 두 배가량 증가하였고, 행정소송 역시 2021년 255건에서…
2025-12-04 10:00
우울증 걸리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해 줘도 관심을 가질까 말까 한데, 우울증에 걸리는 법이라니! ‘참 할 일도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세상에는 존경받는 법, 인정받는 법, 통솔하는 법 등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법, 더 나은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게 하는 법에 대한 말과 글이 넘쳐난다. 마찬가지로 행복해지는 법에 대한 글도 아주 많다. 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행복으로 향하는 길인 줄 알고 열심히 갔는데, 알고 보니 불행으로 향하는 길인 경우도 있다. 행복해지려면 ‘불행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은 많지만, 우울증에 걸리는 법을 알려주는 조언은 많지 않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겠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우울증을 심화시키지 않게 하려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만이 아니라 우울증으로 향하는 경로도 알아야 한다.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석기시대의 활동적인 야외생활에 적합하도록 설계되고,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움직임 부족, 실내 중심, 달콤한 열량, 화면 과다’로 채워지
2025-12-04 10:00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인 호주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닌 나라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의 깨끗한 자연이 바로 호주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어 지역에 따라 다양한 생태계와 기후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모범적인 계획도시 캔버라(Canberra) 제가 여행한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시드니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호주의 남동쪽, 지리적으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속하고, 수도 특별구로서 연방정부의 직할로 되어있습니다. 호주의 최대 도시인 시드니, 제2·제3의 도시인 멜버른과 브리즈번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한 현대화된 도시는 아니지만, 자연적인 평온함과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잘 어울려진 친환경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계획도시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양대 도시는 시드니와 멜버른입니다. 그런데 양대 두 도시를 놔두고 캔버라가 수도가 된 이유는 바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 영연방국가인 호주연방이 설립되…
2025-12-04 10:00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the Elder, 1525/30경~1569)의 1565년 작품 눈 속의 사냥꾼(Hunters in the Snow)은 시간을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동체의 풍경 속에서 삶의 일면이 잔잔히 느껴진다. 피터르 브뤼헐은 16세기 네덜란드 장르화1의 선구자로, 풍경화적 요소가 있는 화면에 농민의 삶을 담았다. 그는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작품을 남겼는데, 농업·사냥·음식·축제·놀이 등 마을의 절기 의식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삶과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그의 회화는 기존에 유행하던 종교적 서사에서 벗어나 인간에게 관심을 돌려 삶과 자연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르네상스 후기에서 바로크 초기 사이의 전환기 회화의 중요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브뤼헐이 활동하던 시기는 종교개혁의 격변기를 지나며 유럽 미술의 중심 주제가 신화와 종교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일상으로 서서히 확장되던 때였다. 북유럽 미술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학문과 문화의 재발견으로 꽃을 피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달리, 종교개혁의 정신에 영…
2025-12-04 10:00
01 인간은 학습에 최적화된 기계가 아니다. 자신도 다루기 어려운 마음을 가진 인간이 또 다른 불완전한 학생을 성장시켜야 하기에 교사는 늘 다양한 난관에 직면한다. 인간 정신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이해는 동기부여와 수업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 한 학급 학생이 모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단순한 목표 설정이나 이성적 설득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수업목표에도 가슴을 뛰게 하는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영화 연출과 같은 세심한 수업 연출, 바람직한 규칙과 수칙 제정 등의 행동 루틴 설정과 이를 위한 지속적인 훈련, 작은 성취 기회 누적적 제공 등의 정서적 강화 프로그램이 더해져야 학생들은 목표점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기노시타 하루히로(2004)는 강요하는 초보 감동시키는 프로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수업은 처음 1분으로 결정된다네. 그 1분 동안 자네는 학생의 마음을 잡지 못했던 거야. 영혼을 흔들지 못했다는 말이지. 그래서 지루한 시간이 된 거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지만, 이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은 힘들다. 이 둘을 연결하는 힘이 바로 동기다. AI가 학습 조교 역할을 하는 시대의 교사에
2025-11-05 11:39왜 제목과 본론이 중요한가 정책논술은 단순한 글쓰기 시험이 아니다. 교육현장의 문제를 분석하고 정책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교육전문직의 사고력·기획력·실행력을 평가하는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바로 제목, 그리고 핵심 점수를 좌우하는 본론이다. 제목은 논술의 방향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문제의 지시문을 정확히 반영하면서도 독창적 표현을 담아야 한다. 본론은 평가자가 가장 비중을 두는 영역으로, 현황과 문제를 간단히 정리한 뒤 실천 가능한 지원 방안을 구조화해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논술 준비자는 제목과 본론 작성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목 작성법 _ 지시문 활용과 구조적 사고 1. 제목 작성 기본 원칙 가. 지시문 핵심어 반영 - 문제 속 핵심 개념을 그대로 담아야 감점 위험이 없다. - 예: ‘○○교육 활성화 방안’, ‘△△ 지원 방안’ 나. 형식적 안정성 확보 - ‘지원/활성화/실천/선도/육성’ 등 정형적 어미 활용 - 가급적 12~18자 내외로 간결하게 작성 다. 미래지향성과 가치 지향성 반영 - ‘행복’, ‘성장’, ‘주도성’, ‘협력’, ‘미래’ 등 긍정적 가치어 포함 2. 제목 유형과 예시 가. 원인…
2025-11-05 10:00
장기근속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2005년 폐지했던 공무원의 ‘장기재직휴가’를 부활시키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되었습니다. 10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에게 재충전 기회를 부여하고 공직 사회의 사기를 높이고자 장기재직휴가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내용이며, 구체적으로 재직기간 ▲10년 이상 20년 미만 공무원은 5일 ▲20년 이상 공무원은 7일의 특별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바뀐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근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특별휴가) 제18항 -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8조(특별휴가) 제4항 제8조(특별휴가) ④ 학교의 장은 학사 일정 및 인력운영상황 등을 고려하여 수업일 중 장기재직휴가를 승인할 수 있으며, 교육감은 관련 지침을 수립·시행하고 수업 결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휴가 일수 사용 방법 1) 재직기간 별로 부여된 장기재직휴가는 연속하여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하여 분할 사용 가능 2) 재직기간 10년 이상 20년 미만의 ‘5일’은 해당 기간 중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잔여일수는 재직기간 20년 도달 시 소멸됨. 3)…
2025-11-05 10:00
‘월스트리트’는 오늘날 금융 중심가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통용되는 이름이다. 단순한 거리의 명칭을 넘어 전 세계 자본이 응집된 공간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단어는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비롯되었다.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와 금융기관이 모여있는 곳으로, 미국 경제를 넘어 글로벌 금융질서를 주도해 온 상징적 무대이다. 따라서 ‘월스트리트’라는 표현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금융의 메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이와 같은 ‘월스트리트’가 있을까?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심장부로 불릴 수 있는 금융 중심지는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바로 ‘여의도’이다. 여의도는 국회의사당과 방송국이 위치한 정치·언론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증권사·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금융 1번지라는 점에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라 불린다. 실제로 한국 자본시장의 흐름은 상당 부분 여의도의 빌딩 숲에서 결정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단순히 지리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 배경에는 한국 경제 발전사와 맞물린 역사적 흐름이 존재한다. 이제 우리는 한국판 월스트리…
2025-11-05 10:00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적용 대상으로 공무 외에 기본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합니다. 더불어 사회 통념상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에게는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허가 제도가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의 겸직허가와 외부강의 활동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2)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① 제25조(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1. 공무원이 상업·공업·금융업 또는 그 밖의 영리적인 업무를
2025-11-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