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교사의 흉기에 의해 목숨을 잃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교육부(2025.2.18.)는 곧바로 관련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글은 그간 이뤄진 정부대책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대책 설계에 반영해야 할 세부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아이디어 제안을 위해 체제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상호작용과 정책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하는 복잡계 관점, 그리고 다른 제도 및 정책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체제공학적 관점을 동시에 사용한다(박남기, 2018). 물론 정책적 측면과 더불어 문화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노력으로 김하늘 양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정부 대책 교육부는 ‘(가칭) 하늘이법’ 추진과 관련하여,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과 일반적인 심리적 어려움을 구분’하여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긴급상황 발생 시 (학교장) 긴급분리조치 및 (교육청) 긴급대응팀 파견 등 긴급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전체 교원의 마음건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제도 개선안은 ‘사안 발생(…
2025-04-09 10:00처음엔 수많은 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과 관련 있는 학교인 줄 알았다.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에 위치한 세월초등학교. 마을이 세월리인 탓에 세월초로 불린다. 강물 위로 스며드는 달빛이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세월(洗月)이란 이름이 지어진 곳, 서석산 골안계곡부터 남한강을 끼고 있는 산자수명(山紫水明), 빼어난 그곳에 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와 마을을 살린 세월초가 있다. 한때 세월초는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까지 몰렸다. 1946년에 세워진 전통의 학교지만,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재간이 없었다.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교사와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세월초 활성화 프로젝트.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자는 계획이다. 그들의 노력은 머지않아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전교생이 81명이나 되는 6학급 규모로 커졌다.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도 못 여는 학교가 올해 현재 전국에 184곳에 이르지만, 세월초는 지난해 13명, 올해 9명이 1학년에 입학했다. 비결이 뭘까. 이 학교 최춘지 교장은 ‘소통’을 첫손에 꼽았다.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소통을 통해 믿음과 신뢰를 쌓았다. 이를…
2025-04-09 10:00최근 ‘놀이’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어렵거나 하기 싫어하는 대상에 게임의 요소를 접목하여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 호에서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 수업과정과 효과를 소개하면서, ‘학습자 주도성을 기르는 수업전략’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윷놀이 수업(학습)전략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은 필자가 대학에서 플립러닝을 하는 중에 학생들과 활동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총 4단계로 진행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단계 _ 윷놀이 준비 활동 1) 윷놀이 도구 준비하기 윷놀이 수업을 하려면 윷·말판·깔판이 필요하다. 윷은 문방구에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윷 대신에 주사위로 해도 되지만 흥미를 유발하고, 감각적 경험을 하는 데는 나무로 만든 윷이 더 좋다. 말판은 윷과 함께 구매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만들게 해도 좋다. 깔판은 책상이나 교실 바닥에서 윷을 놀 때 소음이나 튕겨 나가는 것을
2025-04-09 10:00예전에 한 방송사에서 ‘배움은 놀이다’는 프로그램이 4부작으로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도서관에서 학생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서교사에게도 큰 도전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 만약 배움이 놀이라면, 놀이를 통해 ‘어떻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일까? 조금 더 확대해서 그냥 재미있게 친구들과 놀기만 해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부분 연구가 되어왔고, 계속 진행되어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놀이로 배움을 지원하거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까? 이러한 관점으로 ‘학교도서관 교육활동과 보드게임’에 관해 생각해 보려 한다. 게임의 정의와 이론적 배경 _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 먼저 게임에 대한 간략한 정의와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게임은 21세기에 새롭게 생겨난 놀이문화가 아니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라는 말은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적당히 경쟁해야 하는 게임놀이는 인류에게 생존을 위한 도구로 탄생하게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생겨나고, 변화되고, 더욱 진화해 온 아주 오래된 놀이문화다. 이렇게 발
2025-04-09 10:00우리나라가 왜 인재강국이 되어야 하는가, 챗봇이 정답을 말해줍니다. “한국은 자원 부족 국가이므로, 인적자원의 질적 향상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챗봇의 답은 참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챗봇은 그저 우리가 흔히 입버릇처럼 해온 논조를 답습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말해왔지요. 우리는 땅 농사지어서 잘 살 수 없으니 자식 농사라도 잘 지어야 한다고요. 자원강국이 아니면 인재강국이라도 되어야 한다는 논조이지요. 그러나 인재강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아쉬운가를 보여주는 사건이 최근에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습니다. 저는 2025년 3월 1일에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린스키와 미국 대통령 트럼프 간 정상회담을 보면서 인재강국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창고이며, 희귀 광물을 보유한 자원강국입니다. 땅에 매장되어 있는 자원의 가치는 무려 38,000조 원이라고 하니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러시아는 이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미국은 그 엄청난 자원 일부에 대한 소유권과 개발권을 조건으로 휴전 협상을 맺어 주겠다고 합니다. 협상이 성사되
2025-04-09 10:00‘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헌법」 제31조 제4항).’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존의 법률적 해석은 교육과 정치의 관계를 분리하여 논하여 왔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경로진화적 관점에서 교육의 본질적 목적 중 하나가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개정, 2022년 1월 「정당법」 개정 이후, 16세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선거권을 행사하고 정당 가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반면 교사에게는 정치적 자유가 거의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자기 검열’로 정치적 의사표현이 제한되는 교원들이 정치적 기본권 행사가 가능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이제는 교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개념에 대한 재해석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헌법이 추구하는…
2025-04-09 10:00“직업교육 전반에 대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AI시대 디지털 기술 확산에 대비한 교육부터 생애주기에 따른 평생교육까지 혁신이 요구됩니다. 아울러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계속돼야죠.” 한광식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NFVEF) 준비위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중등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직업교육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지원이 없으면 국가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을 지낸 한 준비위원장은 지난 2월 새로운 직업교육혁신의 플랫폼 NFVEF가 출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NFVEF)이 출범했다. 소감은? “NFVEF 출범은 대한민국 미래 직업교육 혁신의 출발점이다. 중등단계 직업교육부터 시작되는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통해 디지털시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고자 한다. 급변하는 노동시장과 직업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교육계·산업계·정부·연구기관이 함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협력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현재 교육시스템은 여전히 학문적 성취와 입시에 치중돼 있다. 디…
2025-04-09 10:00코로나19와 2023년 서이초 사태 이후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면서, 부장을 맡으려는 교사가 줄어들고, 간신히 부장이 정해지더라도 보직을 제비뽑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혹자들은 지금이 학교장에게 ‘단군 이래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학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학교를 경영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는 담임 배정과 관련한 학교 인사행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서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 행정이념의 이해, 담임 배정의 실제의 순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 행정이념의 이해 1. 행정이념의 정의 행정이념은 행정이 따라야 할 규범적 가치 기준으로 공익·자유·형평 등의 본질적 행정가치와 민주성·합법성·효과성·중립성 등의 수단적 행정가치를 포함한다. 이는 시대와 국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되며, 강조점과 우선순위도 다르다.1 필자는 학교 행정에서 특히 강조해야 할 주요 이념으로 민주성·효과성·효율성을 꼽는다. 다만 여기에서는 지면의 한계 등을 고려하여 효과성·효율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효과성과 효율성 ● 효과성(effectiveness) 효과성은 정해진 목…
2025-04-09 10:002025년은 우리나라 중등교육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이다.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등교육 정책 중 ‘고교학점제’처럼 오랫동안 일관되게 준비하여 실시한 정책은 그리 흔하지 않다. 실제 고교학점제의 전면 실시를 위해 국가교육과정까지 개정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의 변화를 위한 대표적 정책인 ‘고교학점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의 질적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고교학점제가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보완해야 할 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대표 정책으로 추진할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였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고교학점제’의 시작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교육공약으로 제시되면서부터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가장 대표적인 교육공약이 ‘
2025-04-09 10:004월이면 서울 화단이나 공원에서 온통 홍자색으로 물든 나무를 볼 수 있다. 잎도 나지 않은 가지에 길이 1~2㎝ 정도 꽃이 다닥다닥 피기 때문에 나무 전체가 홍자색으로 물든 것 같다. 박태기나무꽃이다. 박태기나무에 물이 오르면서 딱딱한 나무에서 꽃이 서서히 밀고 올라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 물론 아무 데서나 꽃이 피어나는 것은 아니고 겨우내 꽃눈을 달고 있다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이 화려한 꽃을 볼 때마다 박완서의 단편 친절한 복희씨가 떠오른다. 이 소설만큼 박태기나무꽃의 특징을 잘 잡아내 묘사한 소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지금은 중풍으로 반신불수인 남편을 돌보는 할머니 이야기다. 할머니는 꽃다운 열아홉에 상경해 시장 가게에서 일하다 홀아비 주인아저씨에게 원치 않는 일을 당하고 결혼을 했다. 그런 할머니에게는 결혼 전 가게에서 식모처럼 일할 때, 가게 군식구 중 한 명인 대학생이 자신의 거친 손등을 보고 글리세린을 발라줄 때 느낀 떨림의 기억이 있다. 나는 내 몸이 한 그루의 박태기나무가 된 것 같았다. 봄날 느닷없이 딱딱한 가장귀에서 꽃자루도 없이 직접 진홍색 요요한 꽃을 뿜어내는 박태기나무, 헐벗은 우리 시골 마을…
2025-04-0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