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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톡톡]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비본질적 업무에 체력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의료 질이 저하될 것이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비본질적 업무에 의해 교사 역량이 소진되면, 교육 질이 낮아져 학생 성장에 지장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교원의 비본질적 행정업무 경감, 즉 교원 업무 정상화는 교육 공동체 성장을 위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다.

 

비본질적 행정업무 부담 계속돼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그동안 교사들이 담당하던 행정업무 경감 노력은 상당 부분 실현됐다. 그러나 교원 감축과 정책 변화 등에 의해 교사들의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 임용에 합격했으나 교무행정 업무로 인해 새벽에 수업 준비를 간신히 한 저경력 교사, 운동장 잡초를 뽑고 쓰레기장에서 분리수거를 하는 체육 교사 등을 본 경험이 있다. 또 통합학급에서 특수 학생을 교육해야 할 특수 교사는 여러 잡무와 함께 다양한 행정업무를 혼자 감당하면서 심리적 소진을 겪었다. 이처럼 수업과 생활지도 외에 교사를 압박하는 다양한 업무는 생기 넘치는 초롱초롱한 교사의 눈을 로봇과 같은 눈으로 만들어 버린다. 비교육적 업무로 인한 교사의 부담은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한 법과 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단순히 교사의 업무를 줄여 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교육’이라고는 했으나 실상은 비본질적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 질 높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는 것이다. 예컨대 통학비 지원, 돌봄 교실, 쓰레기 분리수거 등은 원활한 교육을 위해 필요하지만, 직접적인 교육과는 거리가 있다.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업무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 전문가로서의 교사 역할을 확고히 해 교사의 본질성을 회복하고 교육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하루아침에 교원의 여러 업무를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정한 업무 분배 및 업무표준안 보급과 행정업무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교사들의 부담을 계속 줄여야 할 것이다. 특히 저경력 교사들은 행정업무 등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지침이 널리 보급·홍보돼야 한다. 그 외에도 AI·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학교 업무 수행 및 교육 활동에 온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해야 한다.

 

교육에 전념할 환경 구축해야

“훌륭한 교사는 학생이 꿈꾸는 평생의 잠을 깨우게 할 수 있다.” 교사의 역할을 드러내는 의미 있는 문장이다. 결국 교원 업무 정상화와 교권 회복 등의 과제가 추구하는 최종 목적은 교사를 교육 전문가로 인정하고, 교육에 온 역량을 집중하게 하여 학생의 성장 도모 및 사회 발전을 이룩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공동체 구성원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학교 현장을 만들 의무가 있다.

 

물론 교사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해 교육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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