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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흘 교육부총리'를 보는 참담함


취임 후 계속 도덕성 문제로 교원단체, 시민단체, 여론,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오던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자진해 물러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늦었지만 천만 다행이다. 사필귀정으로 본다.

이번 사태에 대해 공통적으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리포터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시각을 우려의 눈으로 보고자 한다.

첫째, 국민을 보는 눈이다. 참여 정부 출발 당시 ‘국민이 대통령’이라고 하였는데 임기 3년차에 이르니 이런 다짐은 오간데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국민을 얕잡아 보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들이 이부총리는 부적격자라고, 각종 여론에서도 부도덕성의 증거를 들이대며 ‘아니다’라고 하여도, 대통령 지지세력까지도 임명 철회를 요청하였건만 청와대 참모진들은 차례로 나서 두둔하기에 바쁘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부총리 감싸기로 일관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한마디로 국민 무시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교육을 보는 눈이다. 교육 국가백년지대계는 차치하고 교육부총리만큼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겠다는 말은 벌써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번 이총리 카드도 대학교육 개혁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하니 땜질용 장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말로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제로는 교육을 경시한 결과가 아닌지. 참여정부 들어 2년이 채 안된 사이 경질된 교육부총리가 모두 3명으로 임기가 각각 8개월, 12개월, 3일인데 점점 최단명 각료 기록을 깨고 있다. 이러다간 장관 임기 기록을 시간으로 표시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셋째, 교육현장을 보는 눈이다. 공교육 신뢰회복, 초중등교육 정상화는 애써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학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그 기초가 되는 초중등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작년에 있었던 수능 부정행위 사건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초중등교육은 황폐화되어 교육은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교원노조의 교육감실과 교육장실 점거는 일상화되어 이제 뉴스감조차 되지 못하는 교육 현실이다. 중병이 든 학교교육을 치유할 믿음직한 전문 의사를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깨끗하여 국민에게 존경 받고, 안정감과 균형감을 바탕으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역사에 길이 기록될 교육부총리 임명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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