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고(교장 이상원)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교육부 지정 '자율형 공립고 2.0'(이하 자공고 2.0) 3차 공모에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를 통해 구례고는 연간 2억 원(5년간 총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이고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구례고는 구례군의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자 지역의 자연환경과 산업 특성을 살린 혁신적 교육모델을 내세워 이번 공모에 응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생태환경 교육을 강화하고, 재난 예방 및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안전 역량을 키운다는 취지다.
또한 구례군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한 K-Food 특화 교육과 구례자연드림파크와 협력한 친환경 식품 및 항암 식단 연구 프로그램도 포함돼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학년도부터 협약이 체결된 국립순천대, 청암대, 구례군청, 지리산생태탐방원, 구례자연드림파크 등과 협력해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과 첨단 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연계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자율형 공립고 2.0은 학교가 지방자치단체·대학·기업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학교를 의미한다.
교육부는 ‘자율형 공립고 2.0 3차 공모 결과’를 발표하고 “이번에 선정한 학교를 포함한 자율형 공립고등학교가 지역 교육력 향상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학교 중 먼저 충북 음성고는 음성군의 ‘4+1 신성장산업’에 맞춰 운영한다. 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산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빅데이터와 생활, 기후변화 등의 과목을 지자체, 인근 대학, 기업 등 협약기관과 함께 개설·운영하고 기업 현장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경북 울진고는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특성을 바탕으로 과학·공학 분야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하고 협약기관의 전문가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경기 서해고는 주변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창의융합과제연구 등 과목을 개설하고 교사와 협약기관 전문가가 협력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사범대학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 교원의 진로진학지도 및 수업·평가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조건부로 선정된 전국 8개 지역, 20개교는 향후 협약 내용 구체화, 교육과정 편성·운영 계획 등 운영계획서를 보완해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선정위원회의 추가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앞으로 협약기관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상황과 학생·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나아가 특색 있는 교육 모델을 일반고로 확산하는 등 지역교육 활성화에 앞장서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3차 공모에서도 많은 학교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과 운영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교육부도 교육청과 협력해 학교가 자율성에 기반해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