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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자 유치원 교사에 대한 인식 바꾸고파"

‘실전! 아빠 육아’ 공동 저자
박준석·임다훈·홍정기 교사

전문성+생생한 경험 책에 담아
"완벽하지 않아도 좋은 아빠…
잘하고 있다, 말해주고 싶어"

 

남자 유치원 교사 12명이 ‘아빠를 위한 육아서’를 펴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육 전문가이자 아빠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들은 스스로 1%에 속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유치원 교사는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인 탓이다. 남자 유치원 교사가 드물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적지 않았다.

 

홍정기 경기 영천유치원 교사는 "우리가 남자 유치원 교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 우리도 유아교육 전문가라는 걸 보여주자, 이것이 책을 쓰게 된 계기"라며 "자신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실전! 아빠 육아’는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부터 아이 돌보기, 함께 놀이하기, 유아교육기관 선택과 생활 가이드까지, 이론과 교육과정에 근거한 정보와 실질적인 팁을 안내한다.

 

아빠 육아의 장점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여러 장점 중에서도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방점을 찍었다. 임다훈 경기 달빛유치원 교사는 "영유아기 때는 인지적 학습보다는 신체를 움직이면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친밀감을 형성하면 청소년, 성인이 돼서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석 경기 지축유치원 교사도 "아빠가 육아를 함께한다는 것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함께 육아를 하면 한 가족으로서 돈독해진다"고 덧붙였다.

 

홍 교사는 ‘아빠의 행복’을 이야기했다. 아이를 안아주고 몸으로 놀면서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홍 교사는 "아빠와 함께한 경험이 평생 아빠와의 관계를 설정한다고 생각하면 아이가 어렸을 때 함께 노는 것이 아빠에게 오히려 득"이라며 웃었다.

 

남자 유치원 교사의 존재는 그 자체로 본보기가 된다. "선생님은 남자가 왜 유치원 선생님을 해요?" 임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왜 남자는 유치원 선생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때마다 되묻는다. 성역할 교육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누구나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성역할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도록요. 선생님을 보라고, 너희와 함께하는 게 좋아서 유치원 선생님이 됐다고 말이죠. 그러면 금방 이해합니다. 그 사례가 바로 자기 앞에 있으니까요."

 

박 교사도 종종 학부모들에게 "선생님, 우리 아들도 유치원 선생님이 되겠대요"라는 말을 듣는다. 유치원 생활이 즐거워서 자기도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설명과 함께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아빠 육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은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박 교사는 "일단 하다 보면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과 노력만큼 육아에 대한 효능감이 생기고 더 잘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며 "주변 아빠들에게 도움을 받고, 아내와 힘을 모으면 보다 쉽게 육아의 산을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주체성’도 강조했다. 육아를 ‘돕는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주 양육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직접 해보니, 좌절할 때도 있고 지치기도 했어요. 위로하고 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좋은 아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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