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의 天才 양산하는 주입식교육
신동과거의 폐지
송나라때 요주(饒州)라는 고을에 주천석(朱天錫)이라는 신동이 있었다. 대여섯의 어린 나이에 사서삼경을 줄줄외우자 조정에서 신동과거(神童科擧)라는 제도를 두어 어린이를 발탁, 분에 넘치는 벼슬을 주었다. 그러자 요주땅에서는 아이들이 대여섯살만 되면 앞다투어 사서삼경을 가르치는데 죽롱(竹籠)속에 새처럼 가두어 외출을 못하게 하고서 외우기를 강요했다. 스승도 요즈음 특별과외처럼 한 경서당 얼마씩 거액을 정해놓고 모두 주입시켰을 때마다 돈을 받았기에 맹렬성이 날로 더해갔다. 그래서 한때 요주는 신동의 밭이라하여 천하에 소문이 났었다.
한데 얼마 후 이 신공과거를 폐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급제하는 아이보다 강요된 공부를 감당못해 죽는 아이가 많았던 것도 그 한 이유지만 그보다 이 신동 과거 출신들이 일선에 가 일하는데 그 사서삼경의 경륜을 적용하기는커녕 선악이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도 못해 정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용하지 못하는 죽은 지식을 많이 가진사람을 ‘요주신동(饒州神童)’이라 부르기에 이르렀다.
시험공부 위주로 객관식 교육이 양산해 놓은 요즈음 아이들이 요주신동과 다를것이 없는 것이다. 언젠가 국제수학 올림픽 한국대표를 겸한 국내수학 올림픽에 전국에서 가장 잘한다는 1천8백명 여학생의 평균성적이 1백40점 만점에 겨우 8.8점이요 4분의 1이 넘는 27%가 0점이었다 한다. 0점의 요주신동들이랄 수 있다. 머리는 좋아 기계적으로 외웠을 뿐 연상력 사고력 응용력 창의력을 기르지않았던 우리 교육의 허점이 드러난 이대 사변이 아닐 수 없다.
타조와 독수리
교육이란 지능적인 머리를 지혜적인 머리로 발전시키는 수단인데 지능적인 머리만 짱구처럼 비대시켜놓고 지혜적인 머리는 건포도처럼 말라비틀어지게 했다.
진화론을 세운 찰스 다윈의 아버지는 어릴적의 다윈을 두고 ‘누이동생 머리만 같았던들…’하고 곧잘 한탄했다 한다. 공부도 잘하고 엄마 아빠의 말도 잘 듣는 실무적인 누이에 비해 학교성적도 형편없고 공상력만 강해 이따금 엉뚱한 짓만 저질러놓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진화론을 발상해낸 것은 다윈의 머릿속에 도사린 타조가 아니라 독수리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시점에서 한국의 스승이 안고있는 과제는 영점의 천재들이랄 요주신동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독수리를 길러주는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