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원 3단체가 교육부에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범정부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고교학점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새로운 대입개편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과정과 내신평가, 대입제도, 교원수급을 연계한 종합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교총, 교사노조연맹, 전교조 27일 교육부 관계자들과 만나 고교학점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협의했다. 지난 8일 공동 기자회견과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한 요구사항 전달에 이은 후속 조치다.
교총 등 교원 3단체는 고교학점제 시행 2년 차에도 교육과정 운영 혼란과 학교 간 교육격차, 입시경쟁, 교원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이수 기준 완화 등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상대평가와 대입제도의 제약, 교사의 다과목 지도와 학생부 기록 부담 등 핵심 문제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면서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과목이 달라지고, 진로에 맞는 과목보다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에는 고교학점제 첫 적용 학생들이 고3이 돼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른다. 교원 3단체는 교육과정과 내신평가·대입제도 사이의 충돌을 개별 학교의 노력으로 해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대입개편과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교육은 필요하지만 수업 개선에 대한 논의 없이 평가방식부터 바꾸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접근”이라는 것이다. 교원 확보와 채점의 공정성, 사교육에 미칠 영향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 등은 개별 정책의 부분적인 보완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국회,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원·학생·학부모·대학 관계자가 참여하는 ‘고교교육 정상화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협의체에서 2028학년도 대입 관련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중장기 대입·평가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구체적인 과제로는 ▲진로·융합선택 과목 절대평가 환원 ▲미이수제 및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폐지와 기초학력 지원체계 구축 ▲선택 중심 교육과정과 학기제 재검토 ▲학생부 기록 적정화 ▲정규교원 확충 및 소규모학교 교육 여건 보장을 제시했다. 충분한 준비와 검증 없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 논의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교원 3단체는 “학생의 고등학교 3년은 되돌릴 수 없다”며 고교학점제의 혼란을 해결하지 않은 대입개편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여야 국회 교육위원들과 면담을 이어가며 협의체 구성과 실질적인 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