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s, 최고경영자)는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에 인원감축, 구조조정, 효율성 강조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여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사람처럼 여겨지곤 한다. 교육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를 항상 찝찝한 단어처럼 느끼는 것은 나만의 바보 같은 생각일까. 신자유주의의 개념에 의한 ‘수요자 중심’, ‘다품종소량생산’ 등의 경영학 용어가 학문 간의 벽을 허문다는 미명 하에 교육학 쪽에서도 그 사용이 아주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CSO(Customers Satisfaction Officers, 고객만족책임자)라는 용어가 훨씬 교육적 측면에서 적절한 용어일 것이다.
어느 대기업 사장이 6개월 동안 바텐더의 칵테일 만드는 묘기를 연습해 크리스마스 축제 당일 그의 ‘고객’인 직원들 앞에서 엄청난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 교장의 고객은 교감을 비롯한 교사, 행정실 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이다. 교장이 CSO로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자.
첫째, 소위 참모회의라는 이름으로 매일 이루어지는 교감, 행정과장과의 모임부터 탄력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학교의 일상생활이라는 것이 거의 반복되는 일인 만큼 필요에 따라 모임을 가지면 될 것이다. 교감이나 행정과장도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할 때 성취감도 크게 느낄 것이다. 둘째, 동학년 단위의 선생님이나 행정실 직원과의 상설 대화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원활해 질 때 서로를 위하는 학교분위기가 이루어질 것이다.
셋째, 장학지도도 자기장학, 동료장학을 기저로 하고 수업연구 때에는 사전 수업연구 협의회를 갖도록 하자. 연구수업을 마치면 즉석에서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로 주어 교사와 학생들을 동시에 격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넷째, 월요일마다 하는 종례를 과감히 없애는 것이다. 나는 교사시절 6교시를 마치고 청소활동, 학습부진아 지도, 교재연구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종례한다는 방송이 나올 때 마다 서글픈 느낌을 가졌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하여 전달사항, 지시사항을 알리면 될 것이다.
다섯째, 연수 또한 동학년 단위의 연수를 강화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교사들의 문화체험 안내, 실시를 통한 교육력 제고도 필수이다. 여섯째,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올해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교장의 역점사업을 강화하는 일이다. 동시 외우기, 젓가락 바로사용하기, 마라톤대회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어린이 회장단과의 한달에 한번씩 대화를 함으로써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 내용이 타당할 때에는 즉시 시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일곱째, 학부모들에게는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신 분, 같이 독서를 많이 하신 분들에게 표창을 하여 올바른 가정교육의 기틀을 잡아드리는 것도 좋겠다. 여덟째, 경찰 등 지역사회 인사들과 유대강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의 독거노인들과 결연을 통하여 아동, 학부모가 봉사활동을 하도록 격려하는 일도 필요하다. 학교장이 CSO로서 민주적 의사 결정을 꽃피울 때 학교의 교육력은 제고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