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수 연봉제와 계약제를 국립대 발전계획에 포함시켜 2002년부터 도입할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많다. 먼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면 냉철하고도 합리적인 평가제도가 마련 돼야 한다. 그러나 학문은 엄청나게 전문화되고 분화되어서 같은 전공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감히 평가에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안정되지 못한 교수사회는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속담처럼 연구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얻어지는 질 좋은 논문보다는 알맹이 없는 논문을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안정적인 재정의 뒷받침과 양질의 연구인력을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교육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제도의 보완은 케이스 연구를 통해 서서히 해도 될 일이다. 과거 수 십 년 동안 우리는 실험대학, 계열별모집, 특성화대학, 국책대학, 학부제도입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학제도를 바꿨다. 그러나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심해 대학사회가 늘 홍역을 앓았다. 물론 제도가 나빠서는 아니라고 본다. 대학의 질이 저하된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재정 투자가 없고 교육이 정치판에 휩싸여 교육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한데 있다. 차라리 모든 제도를 고치는 것보다 우수한 논문을 발표한 교수를 우수교수로 임명해 명예를 부여하고 연구비를 보조하는 것이 교수의 창의력을 높이고 대학의 질을 높이는 기본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김인수 전북대 교수·전국국립대교수협의회 공동회장>